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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12 14:02
[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17세기 초 추석 풍경 - 소잡는 이웃집에서 제육 얻어 제사드리고, 성묘와 벌초를 하다.
  글쓴이 : 한작협
조회 : 1,267  
   http://story.ugyo.net/front/sub01/sub0103.do?chkId=S_CEJ_0092 [319]
1616년 8월 14일, 김택룡의 조카 김형과 누님의 집에서 절사(節祀)를 지낸 음식을 나누어주었다.
8월 15일, 김택룡은 가동(檟洞)의 선조 무덤에 제사를 지내므로 직접 그 곳으로 갔다.
그리고 조카 김형을 시켜 수록동(水綠洞) 왕부[王父, 조부] 묘소를 벌초하게 하고 음식을 올리도록 했다.
가동에서 합제[合祭, 여러 사람에게 제사를 함께 지냄]를 지냈는데, 영해 외조부모도 함께 제사를 지냈다. 김택룡이 들으니,
능운대 증조부모 제사는 송필이 묘소에서 지냈다고 하였다. 가동의 제사에는 범금(范金)과 임인이 술을 가지고 와 올렸다.
제사에 참여한 사람은 조카 김형 · 아들 김각 · 손자 중길 · 해응(海膺) · 조술(祖述) · 대달(大達) 등인데 모두 참여하여 도왔다.
1617년 8월 12일, 김택룡의 큰 아들 숙이 덕현(德峴)의 풀 베는 곳에 갔다. 절기가 추석 제사에 가까우나 제육(祭肉)을 얻지 못했는데,
김택룡이 들으니 권전룡(자는 응상)이 소를 잡는다고 해서 조카 김형을 보내어 얻어 왔다.
천실도 와서 선조 무덤의 벌초 일을 아뢰었다.
8월 13일, 김택룡의 아들 김숙이 제 외조부와 제 죽은 어머니 제사를 지내기 위해 요산에 갔다. 논복도 함께 나갔다가,
제 부모 무덤을 벌초하러 돌아갔다. 변전이 김택룡을 찾아 와서 만나고 제 장인 산소에 제사지내러 간다며 인사하고 돌아갔다.
김택룡은 은종을 시켜 포태[泡太, 두부를 만드는 데 쓰는 콩]를 자신의 누님에게 보냈다.
내일 누님이 가동(檟洞)의 선조 무덤에 함께 가려 하시기 때문이었다.
8월 14일, 어제 아침 정리에 있는 능금이 김택룡에게 쇠고기를 보냈고, 또 권전룡의 집에서도 조금 보내왔다.
김택룡은 누님 집에 있다가 가동과 수륙동(水陸洞) 절제(節祭)를 지내기 위하여 무덤에 올라가려 했으나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큰 아들 숙의 집 청사(廳事)에 신주를 모시고 지냈다. 제사를 파하고는 생질 정득의 집에서 제사음식을 음복하였다.
그 때, 김몽서(金夢瑞)가 마침 와서 참여하고 음복했다.
8월 15일, 김택룡이 자신의 외조부모 제사를 상방(上房)에서 지냈다. 김택룡의 생질 정득 무리는 수록동(水綠洞)에서 벌초했다.
또 김택룡은 술과 과일을 마련하여 생질 정득 · 조카 김형 · 손자 괴를 데리고 가동(檟洞)에 올라가 선조 무덤에 잔을 올려 절하고,
또 제물을 나누어 영해 장인 산소에도 절했다. 조카 김형은 제 어머니 무덤에 절했다. 남은 제물을 요절한 손자, 손녀 무덤에도 뿌렸다. 천실에게 떡을 주고, 술과 과일은 같이 간 사람들에게 나누어 먹였다. 천실도 탁료주를 가져와서 사람들에게 먹였다.
해질 무렵 헤어져 돌아왔다. 김택룡의 아내와 누님 · 김숙의 처 · 김택룡의 형수 · 김택룡의 아들 각과 손자 중렴 등은 제물을 마련하여
죽은 아들 김적의 무덤에 올라가 제사를 지내고 왔다. 산양의 사람들은 오지 않았는데, 물이 불어 못 오는 것 같았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추석 차례의 풍경
 일기란 누가 쓰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시각의 묘사가 담긴다. 위의 장면은 조선 중기 노성한 학자의 시각에 비친 추석의 풍경일 것이다. 그에게는 성묘와 벌초, 그리고 제사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관심사였을 것이다. 아마도 부녀자가 추석이라는 명절을 보내며 일기를 기록했다면, 명절 음식 준비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으리라 예상되는 것처럼.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윤회봉사와 외손봉사의 풍속이 살아있었기 때문에, 김택룡이 성묘하는 범위가 매우 다양함을 볼 수 있다. 또한 꼭 추석당일이 아니라 전날부터 무덤을 찾아가 절제(節祭)를 지내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날씨 때문에 무덤에 가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엔 집에서 그에 대신하는 제사를 지낸 것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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