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6-04-11 11:36
[스토리테마파크] /가족, 영원한 동반자/ 활을 잡을 것인가, 붓을 잡을 것인가 - 아들의 돌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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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작협
조회 :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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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ory.ugyo.net/front/sub01/sub0103.do?chkId=S_CEJ_0038 [315] |
1612년 4월 15일은 김택룡의 아들 대건(大建)이의 돌이었다.
이 날 택룡은 『탁영집(濯纓集)』에서 읽었던 것처럼 활과 화살, 붓과 벼루, 시서(詩書) 등을 늘어놓고 아이를 기롱하였다.
배경이야기
◆ 조선시대 돌잔치
『양아록(養兒錄)』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16세기에 살았던 이문건(李文健, 1494~1567)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손자를 양육하면서 기록한 일기이다. 일기에는 손자의 돌잔치를 치르면서 돌잡이를 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손자의 돌날에 책, 붓과 멋, 벼루, 활, 도장, 투환(套環), 쌀, 실, 떡 등을 차려놓고 손자가 그 물건들을 차례로 집는 모습을 아래와 같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552년 정월 초5일 : 숙길(이문건의 손자)의 돌날이다. 여러 가지 물건들을 늘어놓고 아이가 잡는 것을 보았으니, 옛날 사람들이 모두 이런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절구 5수를 지어서 아이가 잡은 것들에 대해 읊고 더불어 바라는 뜻도 나타내었다.
① 붓과 먹을 잡다 : 높다랗게 놀이감들을 늘어놓아 돌날에 시험해 보니, 엉금엉금 기어와서는 붓과 먹을 잡는구나. 손을 들어 소리내며 한참 동안 가지고 노니, 참으로 훗날 문장을 업으로 삼을 아이로다.
② 투환(套環)을 잡다 : (투환은 집안에 전해오던 장식품으로 가운데는 옥이고 가장자리는 금으로 두른 것이다.) 금과 옥이 단장되어 보배로운 고리 하나를 만들었는데, 아기가 끌어당겨서는 찬찬히 쉬지 않고 가지고 노네. 가만히 원하노니 네가 필경에는 덕을 이루어 온화하고 순하고 굳센 가운데 성인과 짝할 만큼 되기를...
③ 활을 잡다 : 남자가 태어나 천하사방에 뜻을 두어야 하니, 문무의 지략에 모두 다 능해야 하는 법. 활을 잡아 무예를 닦는 것이 진정 그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니, 느슨하게 할 때와 당겨야 할 때 등 활쏘는 법을 배워야 할 일, 고귀함은 강한 데 있느니라.
④ 쌀을 잡다 : 활을 잡고 쉬다가는 다시 쌀을 잡더니, 집어서 입에 넣고 서너 번 맛을 보는 구나. 백성의 목숨을 살리는 것이 진실로 곡식에 의존해 있는 법, 도리에 맡긴 채 몸은 모름지기 양육되고 평강되게 하거라.
⑤ 도장을 잡다 : 나무를 깎아 네모난 도장을 새겼으니, 이것으로 시험삼아 관직에 오를 조짐을 점쳐보았네. 빙 둘러보다가 필경에는 이것을 끌어당겼으니, 모름지기 좋은 신하가 되어 임금님을 보좌하거라. (『조선시대 생활사 2』 ‘출산과 육아’ 중 참고)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옛날이라고 달랐을까? 다만 사는 문화가 달라졌을 뿐이다. 요즈음 돌잔치에는 골프채며 마이크며 돈이며 청진기까지 올려놓고 부모가 원하는 것을 아이가 잡길 원한다. 이문건이 손자가 차례로 잡는 것을 주시하며 그에 대한 의미를 풀어 놓은 것은, 돌잡이가 그저 풍습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손자가 자라 가문과 나라를 빛내는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와 희망을 꿈꾸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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