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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9-29 14:18
[역사] 조선시대 성묘와 차례, 제사상차림
  글쓴이 : 스토리야
조회 : 4,494  
   http://story.ugyo.net/front/sub01/sub0103.do?chkId=S_PSE_1196 [403]
◆ 성묘와 차례, 제사상차림

 성묘는 묘를 살펴서 손질하는 것으로, 전묘(展墓)·배분(拜墳)·배소례(拜掃禮) 또는 상묘의 (上墓儀)라고도 부른다. 주자의 ≪가례≫에 의하면 성묘는 묘제(墓祭)의 한 부분으로 되어 있으나, 본래는 성묘에 제례의 절차가 합쳐져 나중에 묘제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찍부터 이 배소례가 있었던 것 같다.
이언적(李彦迪)의 ≪봉선잡의 奉先雜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초·한식·단오·추석에 묘에 가서 배소를 해왔으니, 어떻게 폐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 날 아침 일찍 사당에서 천식(薦食)을 하고 묘에 가서 상을 차려 배례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묘가 멀면 2, 3일 전에 묘소에 가서 재계하여 상을 차리고 배례한다.”고 하였다.
또한 송인(宋寅)은
“시제는 국법에 얽매여 증조 까지만 지내는데, 묘제와 기제는 모두 고조 까지 지내는 것이 옳으며, 5세조(五世祖)는 한식과 추석에, 6세조 이상은 단지 한식에 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정구(鄭逑)의 ≪한강집 寒岡集≫에 따르면, 명절의 묘제는 우리나라에서 가묘(家廟)를 세우기 전에 행해오던 것으로서, 가묘를 세운 다음에는 ≪가례≫에 따라 지내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이(李珥)는 ≪격몽요결 擊蒙要訣≫에서, 한식과 추석에는 ≪가례≫에 의해 묘제를 지내고, 정조와 단오에는 간단히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에 조호익(曺好益)은 ≪지산집 芝山集≫에서, 명절의 묘제는 예가 아니나, 옛날부터 내려오던 것으로 주자나 이황(李滉)도 역시 종래의 풍속을 따라 없애지 않았다고 하였다.
이러한 기록들로 미루어보아 성묘는 대체로 16세기 중반까지는 묘제와 관계없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나, 그 뒤에는 묘제의 형식으로 발전 또는 변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성묘가 묘제의 형식으로 변하게 된 데에는 ≪가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당시에는 옛날부터 행해오던 관습인 성묘와 ≪가례≫의 묘제가 함께 행해졌거나, 이를 절충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때에는 예학자들의 학설이나 해석에 따라 가문이나 지방에 의해 성묘나 묘제의 시기가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대체로 지금까지 변해온 것을 살펴보면, 정초에는 차례만, 한식에는 성묘만, 추석에는 차례와 성묘를, 그리고 10월에는 4대 이상의 조상에 대한 묘제가 각각 행해져왔을 것으로 보인다.
성묘의 형식은 크게 보아 분묘의 손질과 배례(拜禮)로 나뉘어진다. 이러한 형식은 죽은 조상의 육체가 묻혀 있는 장소에서 직접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속에는 조상숭배의 관념이 내재되어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조상숭배의 한 유형인 묘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조상의 혼을 모시는 사당이 별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못한 현대의 분묘는 조상의 혼과 육체가 함께 존재하고 있는 곳으로, 후손에게 중요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차례는 명절에 지내는 제사로, 일반적으로 절사(節祀)라고 한다. ≪가례≫에 나타나는 제례 중에서 참례(參禮)와 천신례(薦新禮)가 관행의 차례에 해당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명절 중에서 차례를 가장 많이 지내는 명절은 설과 추석이다.
이 밖에도 지역이나 가문에 따라서 사당이나 벽감이 있는 집에서는 대보름날·한식·단오·중양절·동지 등에 차례를 올리기도 한다. 차례에 대한 호칭도 지방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어 채사·차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례에 모셔지는 조상은 불천위(不遷位:나라에 공훈이 많아 사당에 모셔 영원히 제사를 받들도록 허락한 분의 위패)와 함께 4대 조상에 한한다.
차례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관혼상제의 규범이었던 주자(朱子)의 ≪가례≫에는 없다. 그러나 차례의 형식과 같은 것으로 참례와 천신례가 ≪가례≫에 나타나고 있다. 참례와 천신례는 본래 제례에 속하는 것이었으나, 구준(丘濬)의 ≪가례의절 家禮儀節≫에는 통례(通禮:집에 있을 때 일상으로 행하는 의례)에 포함시키고 있다.
참례는 정조·동지·초하룻날·보름날에 사당에 참배하는 것을 말하며, 천신례는 청명·한식·단오·중원(中元:7월 보름날, 즉 백중)·중양과 같은 속절에 사당에서 그 때의 시식(時食)을 올리며 참배하는 것을 말한다. 이이(李珥)는 천신례를 대보름날·삼짇날·단오날·유두날·칠석날·팔월보름날·중양·섣달그믐날에 올린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청주 송시열(宋時烈) 종가의 경우, 차례를 삭망차례·사절차례·천신차례로 구분하여 지내고 있다.
삭망차례는 매월 초하룻날과 보름날, 사절차례는 정조·한식·단오·추석, 그리고 천신차례는 대보름날·삼짇날·유두·칠석·중양·동지·납일에 각각 지내고 있다. 이와 같이 참례와 천신례를 올리는 때와 관행의 차례 때가 거의 일치하는 점으로 볼 때, 가례의 천신례와 참례가 관행의 차례로 통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차례는 차(茶)를 올리는 절차를 내포한 중국전래의 제례이다. ≪가례≫에 나타나는 제례 중에서 사당에서 올리는 참례와 천신례는 고사례(告辭禮)와 더불어 차를 올리는 절차가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차례라는 명칭도 차를 올린다는 뜻을 내포한 중국 전래의 제례에서 비롯된 듯하다.
그러나 관행의 차례에서는 차를 올리는 절차가 없다. 이재(李縡)가 살았던 17세기 후반에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보인다. 이재는 ≪사례편람 四禮便覽≫에서
“차는 본래 중국에서 사용된 것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례≫의 절차에 나와 있는 설다(設茶)·점다(點茶:차를 끓여 올리는 것)와 같은 글귀는 모두 빼어버렸다.”고 한 것으로 보아 당시에도 차례에 차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민간에서는 차례, 즉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기제사(忌祭祀) 및 묘사(墓祀)와 더불어 중요한 조상숭배의례로 꼽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추석이나 설 이외의 차례는 거의 소멸되고 있다. 추석이나 설의 차례는 산업사회화의 추세에 따라 외지에 나갔던 부계친족들이 모두 모이고, 다양한 민속놀이가 행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차례의 관행을 보면 남부지방의 벼재배지역에서는 설과 추석이 중요한 명절로 인식되어 이 날 차례를 올리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으나, 북부지방의 전작물 재배지역에서는 추석의 차례가 유명무실한 편이다.
현대에는 전작물 재배지역에서도 추석이 전국적인 명절로 확산되자 차례를 지내는 풍습이 강화되고 있다. 차례는 대부분의 지방에서 낮에 지내며, 가까운 부계친족끼리 모여서 지내되 종가에서부터 차례대로 지낸다.
경주시 양동마을 같은 경우는 사당이 있으면 사당에서 차례를 올리나, 그 밖의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정침의 대청에서 지방을 써붙이고 지낸다. 제사의 절차는 지방과 가문마다 약간씩 차이를 보이나 무축단헌(無祝單獻)을 원칙으로 하여 지내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조상숭배의 실천윤리의 하나로 기제사가 사망한 날을 추모하여 지내는 의례이고, 묘제가 4대조 이상의 조상의 묘를 찾아 추모하는 의례라면, 차례는 조상에게 달과 계절, 해가 바뀌고 찾아왔음을 알림과 동시에 시식과 절찬을 천신하는 의례이다.

제사상차림
제사상에는 기본적으로 맨 앞줄에 과일, 둘째 줄에 포와 나물, 셋째 줄에 탕, 넷째 줄에 적과 전, 다섯째 줄에 메(밥)와 갱(국)을 놓는다. 그러나 제사상 차림은 각 지방의 관습이나 가문의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제주가 제사상을 향해서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이라 하였을 때, 대체로 다음과 같은 원칙 하에 제사 음식을 차린다.
① 조율이시(棗栗梨枾) : 왼쪽에서부터 대추, 밤, 배, 감 순
② 홍동백서(紅東白西) :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③ 생동숙서(生東熟西) : 생채(김치)는 동쪽, 숙채(나물)은 서쪽
④ 강신(降神) : 주인이 분향하고 술을 따라 모사기에 따른 후에 두 번 절을 한다.
⑤ 좌포우해(左脯右醢) : 포는 왼쪽, 젓갈은 오른쪽
⑥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육류는 서쪽
⑦ 아헌(亞獻) : 주부가 두 번째 잔을 올리고, 네 번 절을 한다.
⑧ 두동미서(頭東尾西) :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⑨ 건좌습우(乾左濕右) : 마른 것은 왼쪽, 젖은 것은 오른쪽
⑩ 반서갱동(飯西羹東) : 밥은 서쪽, 국은 동쪽
⑪ 고서비동(考西妣東) : 아버지 신위는 서쪽, 어머니 신위는 동쪽에 모신다.

출전 : 계암일록(溪巖日錄)
저자 : 김령(金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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