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11-11 17:21
[응모] 신룡의 주인/판타지/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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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의 주인 판타지 태선
누구에게나 처음은 존재한다. 처음 말하게 된 단어가 있을 것이고, 처음 보게 된 영화가 있을 것이고, 처음 가본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처음이라는 말은 항상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묘한 힘이 있다.
나에게는 도서관에서나 볼 법한 커다란 책장 하나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수많은 책들이 있다. 그중에는 역사, 과학, 예술, 사회, 여행 등의 다양한 분야들을 다룬 책들이 있고, 나는 그 모든 책들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가끔가다 책들만이 가득한 방을 보고 신기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건 앞서 말한 듯이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수백 권에 달하는 책을 읽었던 나에게도 앞서 말한 듯이 책에 대한 ‘처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나에게 이러한 광경을 선물해준 책은 태선 님의 ‘신룡의 주인’이다.
본래 나는 단 한 번도 책이 재미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항상 게임을 했고, 그나마 동내에 있는 오래된 책방에 들러서 만화책 몇 권을 빌려 읽었던 것이 나의 유일한 독서였다. ‘소설은 그림이 없어서 지루해!’ 나는 항상 이 말을 입에 달면서 나에게 JK롤링의 해리포터와.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권하시던(사실 이 책은 지금도 손이 가질 않는다) 선생님의 말씀을 부정했다. 이미 영화로 나오기 시작한 것들을 굳이 책으로까지 왜 읽어야 하는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선생님께 말하였고, 그러면 선생님은 ‘상상할 수 있어서 더 재미있어’라고 답해주셨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었지만 당시에 나는 그 말 또한 부정했다.
그렇게 책과는 담을 쌓던 나는 우연히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신룡의 주인’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사실 대로 말하면 나는 그게 소설일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웹소설을 읽는 어플을 다운 받아 그 책을 찾아봤다. 그리고 나는 그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그것이 소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황과 함께 실망을 한 나는 그곳에서 나가려고 생각했었지만 이걸 찾았던 시간이 아까워 시간 버리는 셈 치고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그 충동이 훗날 어떤 일을 만들지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리고 나는 그날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4권을 읽었다. 그것은 최소한 나에게 있어서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낮선 경험이었다. ‘내가 몇 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않은 채 책을 읽다니, 거기다가 돈까지 쓰면서!’ 책을 읽을 만큼 읽은 나는 그런 생각을 하였지만 그럼에도 그 선택을 절대 후회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더 읽고 싶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서 커져만 갔을 뿐이었다.
책을 쉽게 놓게 하지 않는 편안하고, 친근한 분위기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에게 오랜 친구라도 되는 듯이 친근하게 다가왔고, 주인공인 샨의 알이 부화하기 직전의 상황과 한 밤중에 뒷골목에서 벌어진 위험하기 짝이 없는 티스의 사투는 조금이라도 빨리 다음 장을 넘기게 나를 재촉하였으며 점점 확장되어 가는 세계관은 앞으로의 상황을 계속해서 상상해 보라고 나를 자극하는 듯 했다.
정말 요망하고, 근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처음은 매우 중요한 단추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그 단추를 잘 꿰매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주변에 아직 책 읽기를 꺼려하는 사람이 있으면 ‘신룡의 주인’을 권해보자. 그러면 아마 다음날에 만날 때는 재미있는 게임이나 마음에 드는 이성이 아닌, 샨과 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가 대화의 주제가 될 것이다. 왜 그렇게 확언을 하냐고? 내가 그랬으니까!!
참고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샨의(본명은 샤인 알테리온) 둘째 형인 에론이 자신의 애병 두 자루를 들고 샨의 학교에 쳐들어(?)가는 장면이다.
그러면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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