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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10 16:52
[응모]_살인마3+1_추리 스릴러_찐따왕과해오름달
  글쓴이 : 심삼일
조회 : 617  
요즘 웹 소설의 상위권 작품들을 살펴보면, 평범한 사람이 자살이나 어떤 사고로 죽었다가 수련 과정도 없이 갑자기 엄청난 스킬의 무공을 보유하고 환생하거나 과거로 회귀하여 초능력자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판타지 소설이 식상하리만치 판을 친다.

주인공이 무력으로 처치하는 상대는 대부분 사람이 아닌 좀비나 던전 속의 몬스터이긴 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를 잔인하게 난도질하고 살생하는 그런 소름 돋는 소설이 독자들의 환호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왕따 당한 경험이 있는 약골이라서 격투기를 보듯 강한 주인공을 통해 대리 복수의 쾌감이라도 즐기려는 것인가?

동물의 세계에서는 가장 강하고 힘센 수컷만이 무리의 암컷을 소유하여 자신의 형질을 이어받은 후손을 남길 수 있고, 나머지 수컷들은 대장의 짝짓기를 침 흘리며 구경이나 해야만 된다. 그래서 남자들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상대를 해치우고 최강자가 되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 때문에 무능력자에서 갑작스런 능력자로의 변신에 열광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수컷들에게 자기 몸의 선택권을 넘겨주고 결과를 기다리는 암컷들은 힘없고 유순하기만 한 동물일까? 아니면 살아서 퍼덕거리는 닭의 모가지를 맨손으로 비틀어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을 정도의 강심장인 여성도 상당히 있는 것인가?

이 소설 ‘살인마3+1’에는 네 명의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그 중 세 명은 살인을 서슴지 않는 암살자이고 한 명은 이들을 추적하는 카페 운영자이다.
일 년간 한 달 간격으로 수십 명이 살해되고, 피해자의 얼굴을 다 갈아버려 증거를 거의 남기지 않자, ‘얼굴 없는 살인마’ 일명 얼. 없. 살이 한국에서 아주 핫 이슈가 된다.
이 희대의 살인마는 동물병원을 차려놓고 버젓이 운영하는 젊은 미녀 ‘설인아’인데, 그녀가 전기 드릴을 사용해 산 채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여 죽인 사람들의 공통점은, 변태 사이코인 연예기획사 사장이나 제자와 원조교제 하는 선생님, 인신매매 및 장기 매매자 등, 죽어 마땅한 ‘나쁜 놈’이라는 것이다.

여론의 힘을 입어 시민단체의 지지를 받으며 회원이 10만 명에 이르는 NMM(노 마스크 머더) 팬 카페를 차려놓고 설인아의 행적을 추적하는 ‘구미화’ 또한 재력을 가지고 수하들 수십 명을 부리는 묘한 여성이다. 그녀는 괜찮아 보이는 카페 회원에게 ‘죽어 마땅한 놈 리스트’를 제공해 준다. 겉으로 봐서는 뒤를 봐주는 정부 기관의 높은 곳에 연줄이 닿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괴력의 소유자이다.

‘얼없살’의 추종자로 ‘여신님짱’이라는 닉네임으로 카페 ‘NMM’에 가입해서 구미화로부터 ‘죽어 마땅한 놈’의 정보를 받고 카피캣(모방) 살인을 자행하는 ‘김현아’는 겨우 열다섯 살 여고생으로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집에서는 치매 걸린 무당 출신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 그러나 그녀는 전국체전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로 엄청난 힘의 소유자이며, 항상 “죽여! 죽여 버려!”라며 살인을 부추기는 입만 달린 유령인 ‘면식’을 달고 다닌다.

‘얼없살’이 자기 부모를 죽였다며 원수 갚으러 설인아를 추적하는 ‘이규서’는 스물한 살 젊은 여성인데, 가끔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야 뇌에 필요한 물질이 생성되는 희귀병 환자이다. 길에서 주스를 마시다가 스쳐 지나가던 여인의 옷에 쏟았는데, 그녀가 1만 원짜리 옷을 30만원 물어내라고 하자 렌치로 머리를 쳐서 죽여 버린다. 그러고는 그녀가 끌고 가던 열 살짜리 사내아이를 거두고 보살피는 이중인격자의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한결같이 힘세고 잘 생긴 이들 네 명의 여성 주인공 외에 한 명의 ‘남성체’ 주인공이 더 있는데, 끝까지 보지 않고는 이들 다섯 명 괴력의 실체와 서로 얽힌 관계에 대한 비밀을 전혀 파악할 수가 없다.

처음엔 현실을 벗어난 황당한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졌지만 갈수록 상당한 IT 통신기술의 지식을 겸비하고 치밀하게 제시하는 리얼리티로 사건 전개의 개연성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특히 기존의 틀을 깬 파격적인 문체로 신선함을 주고, 끔찍한 살인현장을 접하면서도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며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작가의 재치 있는 필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다.

예상 못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하루에 5화씩, 어제 밤에 올린 33화 에필로그까지, 살인을 저주하고 머리가 무척 영민하다고 자부하는 내 두뇌에 쥐가 나게 만들며 끌고 온 아주 괘씸한 작품이라서, 공모전에 출품 중이지만 감상문을 빌어 고발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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