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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1-30 03:28
[응모]_운명의 화살은 제멋대로 날아간다_로맨스판타지_람글
  글쓴이 : 할수있다
조회 : 390  
일반적으로 운명에 대한 견해는 두 가지다. 운명은 바꿀 수 있는가, 바꿀 수 없는가. 각각의 관점에 따라 운명에 대한 태도도 나뉜다.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쪽과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쪽으로. 소설 <운명의 화살은 제멋대로 날아간다>는 후자에 힘을 단단히 실어준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야기는 고주연의 당당한 발언과 함께 시작한다. “화살이 제멋대로 날아가는 게 아니에요. 제 마음대로 날아가는 거죠.”

 ‘김연아’에 버금가는 세계 1위 양궁선수 고주연은 은퇴를 선언한 날, 교통사고를 당한다. 눈을 뜬 그녀는 소설 <원화랑>의 서브여주인 신백하가 되어있었다. 남주 대신 죽음을 맞이한 가련한 황녀의 운명에 놓인 것이다. 그녀가 처한 상황에 좌절은커녕, 현실을 직시하자마자 그녀는 바로 목표를 정한다. ‘살아남자.’ 거기에다 ‘원화랑의 정점이 되자.’는 포부 가득한 목표도 추가했다. 세계 정상급 양궁선수였던 그녀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투지를 불태우며 그녀는 신백하의 삶을 살아간다.

 소설 전개와 상관없이 행동하겠다는 백하의 태도 때문일까. 소설의 정해진 부분들이 뒤틀렸다. 서브남주의 마음이 그녀에게 향하거나 죽지 않아도 되는 그녀의 동생이 죽거나··· ···. <운명의 화살은 제멋대로 날아간다>는 제목은 소설 곳곳에서 힘을 발휘한다. 알 수 없는 운명 앞에서 그녀는 굳세게 맞서 싸운다. 동생의 죽음으로 단지 ‘그녀의 생존’이었던 목표는 ‘내 사람들을 지키는 것’으로 바뀐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황제’가 되기로 결심한다.

 백하의 운명에 맞서는 태도는 인상적이다. 주저앉을 법도 하건만 그녀는 꿋꿋하게 일어나 맞서 싸운다.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녀가 그토록 운명에 맞설 수 있었던 이유는 자기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다. 고주연으로 살면서 얻은 수많은 성공 경험들이 그녀를 지탱했다. 도전적인 양궁선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가의 선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덧붙여 이 결정은 다분히 상징적이기도 하다. 화살은 활을 잡은 사람이 겨눈 방향으로 날아간다. 이는 인생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깨달았다면 행동할 때다. 활이 손에 익지 않아 물집투성이가 돼도 계속 활시위를 당겨야 한다. 그래야 점점 과녁에 가까워질 테니. 수많은 시도 끝에 과녁을 맞힐 확률은 점차 높아진다. 운이 아닌, 가능성이 갈수록 커진다. 이제 더는 운명의 화살이 제멋대로 가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

 새삼 나 자신을 살펴본다. 내가 제대로 노력한 적이 있었나. 어려운 상황에 닥치면 우는 소리부터 냈다. 불평하면서 최대한 질질 끌다 마지못해 문제를 처리했다. 그에 따른 결과는 겨우 턱걸이만 넘긴 수준이었다. 좀 더 노력하면 더 나았을 텐데, 하는 후회만 반복했다. 그게 바로 인생에 대한 내 태도였다. 미적지근하게 살아온 나는 백하의 강한 정신력과 근성에 금세 매료됐다. 그녀를 보고 나는 결심했다. 더는 후회하지 말자.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자. 넋두리는 그만하면 됐다. 이제 박차고 일어날 때다.

 백하를 응원하며 깨달았다. 나는 숙명론자가 아니다. 나 자신이 운명을 바꾸길 원하는 개척론자다. 이왕 해야 할 일, 이제부터는 끌려가지 않고 내가 주도권을 잡고 해결하리라. 위축된 마음이 그녀로 인해 당당해졌다. 어차피 활은 내 손 안에 있다. 숨을 한 번 깊게 내쉬고 자세를 잡자. 화살은 충분하다. 과녁을 벗어나도 절대 포기하지 말자. 목표를 잡고 활을 쏘다 보면 어느 순간 운명의 화살이 홍심을 꿰뚫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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