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는가?
어제 문학소년 하나가 방학을 했노라고 인사하려 왔습니다. 고3에 올라가는 학생인데 작년 대산청소년문학상 예심을 통과하여 캠프에 다년 온 진골 문소입니다. 그때 수상은 못했노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보고하러 왔을 때 물어 본 말이 위의 ‘왜 글을 쓰는가?’였습니다.
답변하지 못하더군요. 80장짜리 단편소설은 척척 엮어내는 문학 영재가 가장 간단한 질문에 맞는 몇 마디 단어를 조형하지 못해 얼굴만 붉히고 있었습니다.
왜 글을 쓰는가?
저는 이 말을 수없이 되풀이 물어왔습니다. 그리고 많은 답을 만들어 왔습니다. 생계를 위해서? 아닙니다. 등단 후 30년인데 원고료 포상금 전부 합쳐봐야 2000만원 남짓이니 생계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멉니다. 그동안 사본 책값의 반절도 못될 걸요.
“그냥 쓰게 됐어요.”
그 문소의 답변입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여 주었습니다. 저 역시 ‘그냥 써왔다’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이 좋아서’라는 말을 만들어도 보았는데 정답이 아니더군요. 싫을 때가 좋을 때보다 더 많았고, 돈도 안 되는 짓거리 하느라고 인생 다버렸다 하고 회의를 가졌던 날은 또 얼마나 많았던지…… ‘그냥 쓰고 있었다’에 휩쓸려 관성처럼 글을 써왔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왜 글을 쓰시는지요?
요즘 우리 자게판에 좋은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기분이 그만인데 말 타면 견마 잡히고 싶다고 겸하여 위의 의문을 풀어보고 싶어 적어 보았으니 문우님들, 좋은 말씀 많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