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시나요? 작년 여름이 얼마나 더웠는지요.
근 111년 중 가장 심한 폭염이라던 2018년 8월의 첫 날, <2018 가을 :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그간 안전가옥에 드나들며 관심을 가져 주셨던 창작자분들에게 우리의 공모전을 이렇게 소개했어요.
“작가님, 안전가옥 스토리 공모전에 꼭 ‘놀러’ 오세요!”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자면 결국 ‘규칙’일 것입니다. 규칙이 없는 놀이는 재미가 없지요. 축구에는 축구의 규칙이, 야구에는 야구의 규칙이 있습니다. 얼음땡과 숨바꼭질도 마찬가지죠.
안전가옥의 첫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끝까지 붙들고 있던 마음 하나가 있었습니다. 공모전이 창작자들의 놀이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총 상금 얼마를 내걸고 마냥 작품을 기다리는 공모전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창작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조건들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결국 그것이 ‘놀이의 규칙’이 될거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만 23세 이하의 창작자들이 만 23세 이하의 인물(캐릭터)을 내세워야 하는 남정일 공모전, 오직 냉면과 관련된 중단편 소설만 응모 가능한 냉면 앤솔로지 공모전, 반세기 이내의 sf/판타지를 주제로 한 트리트먼트만 심사하는 원천 스토리 공모전까지, 각기 다른 규칙을 가진 3개의 공모전을 기획했습니다.
놀이의 근간이 규칙이라면, 놀이의 꽃은 승자에게 주어지는 보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3개 공모전의 총 상금은 1100만원이었습니다. 상금뿐 아니라 다양한 특전도 주어졌죠. 돈 주고도 못 사는 안전가옥 파트너 멤버십이라든가, 스토리pd의 피드백과 함께 이야기를 발전시킨다든가!? 그 특전 중 하나로 ‘냉면 앤솔로지 공모전’에서 선정된 작품을 작품집으로 엮어 종이책으로 출간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죠.
2017년부터 성수동에서 장르문학 도서관을 운영하며 SF, 판타지, 로맨스 등 각종 장르 글을 쓰시는 작가분들을 여럿 뵈어 왔습니다. 그분들에게 실물 책이란 종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도 깨달았어요. 그래서 안전가옥에서 공모전을 하기로 결정했을 때, 공들여 만든 작품을 꼭 책으로 엮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사위원 4인의 만장일치로 김유리, 범유진, dcdc 작가의 중단편 소설을 선정하고, 초대작 2편을 더해 작품 모음집을 만들었습니다. 작가 5인의 개성이 가득 담긴 다섯 가지 장르 냉면 이야기를 맛보세요. ‘냉면 앤솔로지 공모전’의 수상작을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기회이자, 안전가옥이 앞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안전가옥의 취향인 작품이 어떤 작품들인지 확인하실 수 있는 기회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냉면 프로젝트 담당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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