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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2)
작성일 : 18-12-28 23:35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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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늘한 박인하의 미소를 보면서 불길한 느낌에 사로잡히는 별은 살며시 손을 들어 질문했다.

  “어쩔 생각이야?”

  불안한 마음으로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지 묻는 별이었다. 사실 묻는다고 한들 제대로 대답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도저히 불안한 마음에 이것이라도 묻지 않으면 안 되었기에 한 질문이었다.

  별의 질문에 박인하는 일단 웃음으로 답을 하면서 말했다.

  “언니가 질문이라니, 특이한 일이네.”

  “하지 않았던 적은 없는데.”

  “후후후, 그렇긴 하지. 그래도 언니가 이런 식으로 질문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어. 그냥 온갖 걱정으로 불평을 속으로 늘어놓으면서 날 따라와 줄 거라고 생각했거든.”

  정말 자신이 그래왔는지 생각해보는 별에게 다가간 박인하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딱히 뭘 하려는 건 아니야. 단지, 저 기분 나쁜 남자가 마음에 걸리는 것뿐이지. 솔직히 이 이상 내가 할 일이 과연 있는가 하고 물으면 나도 잘 모르겠어. 난 전에 얘기했던 대로 준비만 했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내 소관이 아니야.”

  그럼 도대체 누구의 소관이냐고 별이 묻고 싶어지는 와중에 오무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가 마음에 걸리시는 겁니까? 그보다 도대체 왜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시는지요? 어차피 부적의 힘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가 남들에게 들릴리 없는데 말이죠.”

  “아, 일단 두 번째 질문에 먼저 답변을 하자면 그냥 기분내기야.”

  가볍게 대답을 하고 나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뜸을 들이는 박인하였다. 도대체 그녀가 무엇을 마음에 걸려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는 박인하의 표정은 썩 좋지는 않아 보였다.

  “왜 그러세……, 아니 왜 그래?”

  “흐음…….”

  뭔가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는 박인하의 모습은 별에게나 오무에게나 생소했다. 언제나 여유롭게 웃어 보이며 장난과 함께 거침없이 행동하고 말을 하던 그녀의 평소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의아할 모습이었다.

  “나도 모르겠어.”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보던 박인하가 하늘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말을 꺼냈다.

  “몰……라?”

  “응, 언니. 모르겠어. 오무에게도 미안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하기 힘들 것 같네. 그래도 대답을 하자고 한다면 그냥 감이라고 해야 하나?”

  “육감이니, 여자의 감이니 하는 겁니까?”

  “여자의 감인지는 잘 모르겠고, 육감이라고는 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잘 모르겠어.”

  하늘에게서 시선을 거둔 박인하의 표정은 어둡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밝지는 않았다.

  “다만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도 그렇고, 진압군의 존재가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아.”

  “본래 진압군이 온다는 건 알고 계셨잖습니까.”

  “응, 도술로 아버지가 주고받는 기밀 서류니 대화니 하는 걸 전부 엿보고, 엿듣고 있었으니까.”

  “예?”

  뭔가 그냥 듣고 넘길 수 없는 말을 들은 것 같아 당황한 별을 두고 박인하는 말을 이어갔다.

  “내가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가 평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썩 이번 진압군이 온 것이 내키지 않아. 올 거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지. 도대체 왜 일까?”

  당연히 대답을 해줄 수 없는 별은 박인하의 질문에 멍 때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만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가 썩 좋은 일을 가지고 오지 않을 것 같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비록 몸종에 불가한 별이지만 그래도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박경의 집에서 일하며 박인하를 모셔왔기 때문에 조정의 일을 어느 정도 귀동냥으로 들어왔다. 그 중에는 당연히 석지만이라는 이름도 있었다. 몸종의 입장으로 굳이 참견할 일도, 알아야할 일도 아니라 여겨서 그리 신경을 쓰지는 않았지만 썩 좋은 이야기로 얽혀있는 사람이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박경이 이곳 중경으로 와야 했던 이유 중 하나라는 것도 말이다.

  그렇게 좋게 들리지도, 좋은 인상을 주지도 않은 인물이 자신이 모시는 박인하와 얽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게 별의 마음이었다. 이왕 이렇게 박인하가 내키지 않아 한다면 이제 모든 일에서 관심을 끄고 보통의 규중 여식들처럼 조용히 집 안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난 본래 끼어들 생각은 없었으니 말이야. 그냥 무대를 마련해놓고 신나게 날뛰는 사람들 보면서 적당히 맞장구 좀 쳐주며 웃고 즐길 생각이었는데 말이야. 그런데 이렇게 불편해 해야 하다니.”

  “이렇게까지 돌아다니며 날뛰어놓으시면서 끼어들 생각이 없고, 그냥 보고 즐길 생각이었다고요?”

  어처구니 없어하는 오무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박인하는 망루 아래로 내려가고자 했다. 재빨리 움직인 별의 도움을 받아 망루 아래로 내려온 박인하가 기지개를 피며 말했다.

  “자, 그럼 집에 가자.”

  “저, 정말인가요?”

  더 이상의 일 없이 집으로 가겠다는 박인하의 말이 반가우면서도 믿기지 않아하는 별의 태도에 박인하는 살짝 삐진 얼굴로 말했다.

  “뭐야, 내가 그럼 집에 들어갈 생각도 안 하고 싸돌아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너무하네, 언니.”

  실제로 그랬지 않냐는 별과 오무의 마음의 소리는 제처 두고, 박인하는 별과 오무의 달램을 받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편, 유수부의 유수방에서는 김득신이 여태껏 모은 진만과 관련한 정보와 함께 현재 상황을 진압군 핵심 장수들에게 전달하는 중이었다.

  사실 진간, 김창헌, 석지만을 비롯한 진압군 전원에게 고생하여 이곳으로 왔다는 의미로 푹 쉬게 한다면 저녁에 잔치를 벌인 뒤, 그 다음날이 되어서야 보고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석지만이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룰 수 없다며 보고부터 강행하게 되었다. 다행히 만약을 위해 일찍이 박경이 김득신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것이 있기에 문제는 없었다.

  “대략 이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경과 그 주변 일대 여러 성의 물자 및 군사들, 무수성 인근에서 벌어진 진만의 무리와의 전투, 그리고 거기서 조수라는 이를 포박했다는 것과 현재 진만의 무리가 접근 중이라는 보고를 마치자 묵묵히 듣고만 있던 석지만이 먼저 입을 떼었다.

  “과연 진경후 나리십니다. 중경 유수로서 일처리가 훌륭하시군요.”

  빈정대는 것은 아니나 왕실 종친에게 무례하다 느껴질 수 있는 석지만의 말에 진간이 넉살 좋게 웃어넘기며 말했다.

  “허허허, 당연한 것 아닌가. 참으로 고생하셨소.”

  “다 여기 있는 부유수와 김 판관의 공이지요.”

  “하하하, 전 그저 제 일을 한 것입니다, 유수.”

  마치 모든 게 자신의 공인냥 웃어 보이는 윤경준이 눈꼴시운 김득신이 살짝 째려보는 와중에 김창헌이 물었다.

  “그 조수라는 자는 지금 옥에 있는 것인지요.”

  “그렇습니다. 지금 신문해 보시렵니까? 원하신다면 지금 신문할 수 있도록 하겠소이다.”

  “아니오. 나중에 하도록 하지요.”

  박경을 대신해 대답하며 윤경준이 한 물음에 김찬헌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

  “그보다 지금 이 보고는 모두 확실한 것이겠죠. 설마하니 과장하시거나 뺀 정보는 없으신 게분명하시겠죠.”

  무표정한 얼굴로 그리 물어보는 석지만의 시선이 박경에게로 꽂혔다. 박경은 그 시선을 무시해 버리며 답했다.

  “당연하네. 진만의 무리는 이 곳 중경으로선 골치덩이이네. 이런 골치덩이를 해결하는데 어찌 정보를 숨기어 해가 되는 일을 만들겠나.”

  “암암, 우리 중경유수께서 어찌 중요한 정보를 숨기는 일을 하겠는가. 감독관, 괜한 의심은 분란을 부를 뿐이야. 허니 괜한 의심과 억측은 삼가도록 하게나. 알겠나?”

  진간의 말에 대답치 않는 대신 김득신에게 몇 가지 확인질문을 하는 석지만이었다. 이런 석지만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김창헌이 한 마디 하려다가 진간이 무언으로 제지했다.

  이를 보면서 박경은 마음이 불편했다. 사실 방금 한 보고에서 뺀 정보가 두 개 있었다. 바로 조수와의 싸움에서 활약한 이가 바로 박경의 딸인 박인하라는 것이다. 박경은 박인하가 활약했다는 내용 대신 무수성주 중랑장 조응신이 승리의 주체라고 바꾸었다.

  박경은 사전에 보고할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 윤경준과 김득신에게 도움을 청했다. 비록 영특하기는 하지만 아직 어린 딸이 활약하여 적들을 무찔렀다는 보고는 듣는 입장에서 믿지도 않을뿐더러 괜한 눈초리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김득신은 물론이고 윤경준 역시 흔쾌히 받아들여서 이렇게 변경된 내용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나저나 참으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중경유수. 이번 진압이 마무리된다면 마땅히 그 공로를 인정받아 상서령께서 다시금 중앙으로 부르실 겁니다.”

  “그거 고맙네.”

  정말 무덤덤한 석지만의 말에 박경은 의례적인 감사의 말로 답했다. 석지만은 박경 쪽으로 시선을 주지도 않으면서 김득신에게 보고 내용을 몇 번씩 다시 확인차 물어보거나 중경 일대의 지도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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