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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파피루스의 비밀
작가 : 청아람
작품등록일 : 2016.9.4
파피루스의 비밀 더보기

문피아
https://blog.munpia.com/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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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건축물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이상한 건축가입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평범한 건축물들 속에서,
그 하찮은 건물이 내게 전달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고,
나의 상상력과 호기심은 언제나 그 건물에게 다시 질문을 던집니다.

잠들어 있던 건물은 그제서야 깨어나면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들려줍니다.

2003년 8월, 저는 터키의 시골, ‘안탈리아’ 지역을 여행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우연히, 지중해가 바라다보이는 언덕 위에서,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아주 오래된, 그로테스크한 교회를 보았습니다.
도처에서 볼 수 있었던 비잔틴이나 오스만의 건축양식도 아닌,
이 방치된 낡은 교회건물은, 단지, 오래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게 흥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사진을 찍고, 건물의 구조와 규모, 미술사적 건축양식의 특이점들을 기록하고 있을 때,
저는, 갑자기 밀려드는 걷잡을 수 없는 영감과,
그 건물이 나에게 시간의 공백을 뛰어넘어 전달하려는 메시지들을 주체할 수 없어,
아무도 없는 교회 바닥에 그저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나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이 그로테스크한 건축물에게
끝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었지요.

자, 이제, 수없이 많은 다양한 건축물들이 그동안 내게 전달해왔던
수많은 메시지들을, 저의 상상력을 통해 함께 들여다보지 않으시렵니까?

 
작전 실행(2)- 제 25화
작성일 : 16-09-23 16:46     조회 : 468     추천 : 0     분량 : 6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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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드리드 출장 보고를 들은 차범석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최장로는 이어지는 침묵이 답답했는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최대한 맞춰보겠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지요. 불과 열흘 늦어진 겁니다.

 실망만 하고 있을 순 없지요. 전 용인으로 내려가 보겠습니다. 현장은 계속 진행돼야 합니다.

 자금 사정으로 현장이 중단되면, 그땐 3차예산 기대 못합니다.”

 

 말을 마치고, 난 벌떡 일어나 당회장실을 나왔다.

 

 내가 나가자 차목사는 최장로에게 말했다.

 “왜, 이 상황을 나만 혼자 감당해야 되지?”

 

 최장로는 뜨끔했다.

 “저도 인부들, 장비 모두 갖다 박았습니다. 매달 2억 이상 들어간다고요.”

 

 “야!, 최장로! 어떻게 내 앞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지?

 난, 전 재산을 박고도 모자라 사채까지 끌어다 넣었어. 그것도 김태식이 한테 말이야!

 자네는 지분이 있어. 책임도 있고! “

 

 “저도 할 만큼하고 있다고요!”

 

 둘의 언성이 높아지고 있었다.

 차목사가 먼저 톤을 낮췄다.

 

 “흠, 정집사 말대로, 3차예산 들어 올 때까지 현장이 중단돼선 안 돼. 교회 자금은 벌써 바닥났고,

 나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이번엔 자네가 만들어보게.”

 

 최장로는, 언젠간 차범석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올 줄 알고 있었다. 그는 지분을 갖고 있었고, 책임도 있었다.

 “힘닿는데 까지 해보겠습니다.”

 

 그는 당회장 실을 나오며 독백을 뱉었다.

 “젠장 공짜는 없네!”

 

 최일권 장로는 아래층 건축 사무실로 내려와 용인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나를 찾았다.

 

 그는 사무실에 앉자마자 푸념부터 쏟아냈다.

 “그 노인네 미친 거 아니야? 이젠 나한테까지 욕지거리를 뱉어.

 12월 자금을 나한테 떠넘기는 거 있지? 참, 죽겠네. 일은 안 풀리고.”

 

 “곧, 자금 들어옵니다. 열흘만 버티면 해결될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한데, 나도 어디 가서 사체라도 알아봐야겠어.”

 

 “김태식이 한테 부탁해 보시지요. 그 사람 돈이 많은 것 같던데요.”

 

 “그 자식 얘기는 꺼내지도 말아. 차목사님도 그놈한테 엮여서 저 모양 아닌가!

 그래, 얼마나 있으면 현장 버틸 것 같아?”

 

 “일단 재단에 티내지 않을 정도만이라도 버텨가려면 17일까지 100억은 들어가야겠지요.”

 

 “알았네. 나도 책임이 있으니 알아봐야지.”

 

 12월 11일 새벽 3시. 어섬 여울목.

 난 임화경과 송전탑 밑에 서서, 이번 달 장기, 764개를 실은 운반선이 멀어져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병원으로 돌아와 임화경을 보내고 오피스텔로 돌아왔다.

 재단으로부터 메일이 와 있었다.

 

 ----------------------------

 *발신 : 바울의 사자들 .

 *수신 : 파라오.

 *임무 지시내용 : 그동안 도향병원 임무를 착오 없이 수행해 주신 것에 노고를 치하 합니다.

 내일 오후 2시에 병원 임무를 수행할, 새 사람이 갈 겁니다.

  암호명 : 아폴론(한국인 2세)

  나이 : 42세

  레벨 : 3

 

 그가 도착하면 “꽃을 가져왔다.”고 할 겁니다.

 인수인계를 철저히 하여, 마무리를 지어주십시오.

 

 -바울의 사자들-

 ----------------------------

 

 난 메일을 닫고 생각에 잠겼다.

 “내일이면 장기밀매의 현장에서 나오게 된다.

 이제, 임화경도 할 일을 다 했어. 그녀를 거기서 구해 내야해.”

 

 난 다시 메일을 열고, 제이콥 박사에게 직접 메일을 썼다.

 

 “제이콥 박사님께.

 

 내일 새 사람이 병원에 온다는 연락을 재단으로부터 받았습니다.

 이제 저는 차범석 제거에 집중할 겁니다.

 그리고 한명 더 있지요. 그동안 보고 드렸듯이, 최일권 장로도 이일에 깊숙이 관여 되어 있습니다.

 내일 50억을 입금 시켜 주십시오. 그 돈으로 최장로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그 돈은 다시 현장에 투입 될 겁니다.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혼자서 감당하기가 버겁습니다.

 해서 한 가지 더 요청 합니다.

 제게 사람이 필요합니다.

 한국인으로 조직 일을 아는 사람이어야 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병원의 ‘포라’(임화경)를 제게 주십시오.

 임무를 완성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파라오-

 

 10분도 안되어 답장이 왔다.

 

 “그동안 수고 많았네.

 내일 오전에 입금 될 걸세. 그리고 인수인계가 끝나면 그녀와 함께 병원을 떠나게.

 목적을 달성하게.”

 

 아침 일찍 눈을 떴다.

 그리고 임화경에게 전화했다.

 

 “나야. 오늘 2시에 새 사람이 조직에서 올 거야.

 난 인수인계를 마치고 병원을 떠난다.

 너도 함께 떠날 거야. 조직의 허락을 받았어.

 떠날 준비해 놔. 이따 2시에 보자. “

 

 잠시의 침묵 후에 그녀가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그 말 밖에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오전에 용인 현장을 점검하고, 병원으로 가기 전, 은행에 들려 입금된 돈을 찾았다.

 10억짜리 수표 5장이다.

 

 원장 집무실에 앉아 있을 때 임화경이 밝은 낯으로 들어왔다.

 “꽃을 지지고 온 남자가 왔습니다.”

 “들어오시라고 해.”

 

 암호명, 아폴론.

 이제, 이자가 장기밀매를 담당할 것이다.

 

 내가 그에게 인수인계를 마치고 일어설 때 그가 물었다.

 “이제 어디로 떠나십니까?”

 

 난 웃으며 대답했다.

 “하, 하. 그건 말씀 드릴 수 없지요.

 잊지 마십시오.

 장기운반은, 매월 11일 새벽 두시. 어섬 여울목, 송전탑 밑입니다. “

 

 난 임화경과 병원을 나와 부천 호수 공원으로 갔다.

 호수 옆 벤치에 잠시 앉았을 때, 난 수표 다섯 장중 넉 장을 그녀에게 주었다.

 

 “이제부터 이걸 가지고, 사채업자로 위장해서 대광교회 최장로에게 접근 하는 거야.

 그리고 어떻게든 모래까지 그가 사채 40억을 쓰게 만들어야해.

 알아본 바로는 그의 전 재산이 40억이 조금 안 돼. 관여하지 않을 테니, 계획은 네가 세워.

 너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긴장되어 있었다.

 

 그날 저녁 8시,

 임화경은 대광교회 앞에서 건축팀 회의를 끝내고 나오는 최장로를 보았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차문을 여는 최장로에게 다가갔다.

 

 “아니 최장로님 아니세요? 어쩐 일이세요? 늦은 밤까지 교회에서.”

 최장로는 고개를 돌려, 하늘색 린넨 재킷을 걸치고 금테 안경을 쓰고 있는 여자를 돌아다봤다.

 “누구시더라? "

 ”예, 장로님. 추상희예요. 그냥 평신도지만 교회에 열심히 다니지요.

 저도 장로님처럼 교회일도 해보고 싶은데, 평신도 신분이라 지금은 교회만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

 “아! 그러세요? 신앙생활 열심히 하다보면 주님께서 일을 맡기지 않겠습니까?”

 

 그녀는 핸드백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최장로에게 주었다.

 

 “시키실 일 있으면 연락 주세요. 그럼 살펴가세요.”

 “예, 그럼.”

 

 그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뱀눈으로 지켜봤다.

 균형 잡힌 몸매에, 귀티가 나는 게 알아둬서 나쁠 건 없겠다 싶어, 여자가 준 명함을 들여다봤다.

 

 -가나안 상사. 사업자금 대출. 40억 까지 당일대출 가능함......-

 

 ‘그거 알다가도 모르겠네! 젊은 여자가, 그것도 반반하게 생긴 게 사채업잔가?’

 

 다음날 아침 임화경은 최장로의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예. 어제 주차장에서 본 최일권 장로입니다.”

 “아! 예, 장로님. 어쩐 일이세요? 제가 뭐,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니 저······. 교회일로 잠시 만났으면 하는데......”

 “예. 그러세요. 교회 일인데 가야지요.”

 

 잠시 후 임화경은 최장로와 여의도 커피숍에 마주 앉았다.

 

 “교회일 돕고 싶다고 하셨지요?”

 “예. 물론이지요. 교회 일이라면 뭐든지 하고 싶어요.

 혼자 살다, 하나님 만나 교회에 나가게 됐어요. 늦게 주님을 알았지만,

 이제라도 신앙생활 열심히 해야지요. “

 

 “우리 교회에서 하고 있는 성화궁 사업 아시지요?”

 “예! 알다마다요.”

 

 최장로는 사업가답게 서서히 논리적으로 얘기를 풀었다.

 

 얘기를 들은 임화경은 잠시 생각 하다가 결심한 듯,

 “오늘, 담보 30억만 맞춰 주세요. 서류 준비되시면 바로 사십억 드릴게요.

 교회 일이니 이자는 안 받겠어요. 다른데 들어갈 자금이에요. 상한기간은 맞춰 주셔야 됩니다.

 한 달 안에 들어와야 돼요.”

 

 다음날 오후,

 난 임화경의 전화를 받았다.

 

 “수표 전달했어요.”

 “해냈군. 수고했어.

 이따 저녁에 부천 호수공원에서 봐.”

 

 난 호수를 바라보며 임화경에게 말했다.

 

 "이제 네가 할 일은 끝났어. 내 일만 남았지.

 내일 한국을 떠나, 네가 살았던 스페인으로 가.

 이제 자유의 몸이야. 새 삶을 찾아야해.

 난 여기서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어. “

 

 난 10억짜리 수표 한 장을 그녀에게 주었다.

 

 어느새 그녀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당신은 제게 새 삶을 주셨어요. 부디 목적을 이루고 당신의 삶을 찾으세요.

 인연이 닿으면 다시 볼 수 있겠지요?

 하, 하. 기분 참 좋네요! “

 그녀는 눈으로 울며 입으로 웃었다.

 

 그리고 조용히 벤치에서 일어나 호수 길을 걸어갔다.

 그녀의 감색 스커트와 하늘색 린넨 재킷이 참 잘 어울렸다.

 

 다음날 오전 11시.

 최장로는 차범석에게 수표 넉 장을 내놨다.

 

 “40억입니다. 이게 제 한돕니다. 나머지는 목사님께서 하십시오. 저도 전 재산 다 건겁니다.”

 

 그는 팽개치듯이 네 장의 수표를 차목사의 책상위에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보게, 최장로. 어제 내가 화낸 건 미안하게 됐네.”

 

 최장로는 그대로 당회장실을 나왔다.

 

 최장로가 나가자 차목사는 송여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잠시 후 송여사와 여의도 일식집에 마주 앉았다.

 

 “제가 도와드릴 일이라도 있으세요?”

 “흠......”

 차목사는 한숨부터 내쉬며 말했다.

 “죽겠어. 해외 자금이 17일로 연기 됐어.

 불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

 눈치 빠른 송여사가 물었다.

 “또 사채를 쓰시게요?”

 “되는대로 알아봐 줘. 연말 안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갚을 수 있으니까.”

 “글쎄요······. 김태식은 안 되고, 연말이라······. 한번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이 돼서 하는 소린데,

 김태식이 조심하세요. 날짜 어기면 정말 큰일 나요.

 그 사람한테 병신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에요.”

 

 차범석은 김태식이 이름이 나올 때마다 신경이 곤두서,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았다.

 

 “회장님, 제가 잘 아는 용한 점쟁이가 있는데, 한번 찾아가서 말이라도 들어보지 않으실래요?”

 

 차범석은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명색이, 대형교회 당회장 목사인 자신에게 점집에 가자니······.

 

 “종교를 떠나서 어려울 때 얘기라도 들어보는 거야 뭐 어떻겠어요?”

 

 차범석은 답답했고 불안했다.

 “그래. 한번 가보지. 믿어서가 아니라 그냥 말이라도 들어보려는 거야.”

 

 송여사와 찾아간 곳은 낙원동 순대 골목 뒤에 있는 작은 한옥이었다.

 

 대문에 붉은색 깃발이 걸려 있었고,

 간판에 ‘고자 선사 태몽룡’ 이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왜, 이름이 하필이면 고자 선사야?”

 “어려서 사고로 고자가 된 후에 신 내림을 받았데요.

 그리고 이름은 자기가 전생에 이몽룡이었다나 봐요.

 왜, 있자나요, 심청전에 나오는 이몽룡. 지금은 성이 태가니까 태몽룡이고. “

 

 “하! 참. 골 때리는군!”

 “그래도 맞추는 건 귀신 이예요.”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청마루에, 먼저 온 손님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을 기다리다 차례가 되어, 창호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한 남자가 병풍을 뒤로하고, 보료위에 한복을 입고 앉아 있었는데,

 남자는 얼굴에 흰 분칠을 하고 있었고, 입술엔 붉은 연지가 칠해져 있었다.

 

 송여사는 들어가자마자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안사했다.

 “선사님, 안녕하시지요? 큰 기업하시는 회장님이신데,

 사업자금 문제로 애를 태우시길래 제가 모시고 왔습니다.”

 

 고자선 사는 말없이 눈을 치켜 떠 차범석을 바라보았다.

 차범석은 송여사 말대로 준비해 간, 이름과 사주가 적힌 종이를 탁자위에

 두 손으로 공손하게 올려놓았다.

 

 고자 선사 태몽룡은 한동안 차범석의 사주와 이름을 내려다보더니 눈을 지그시 감고,

 가부좌를 튼 채 몸을 좌우로 흔들기 시작했다.

 

 피워놓은 향연기가 방안을 돌아 선사의 몸을 감싸고돈다.

 고자 선사는 한참이나 좌우로 흔들던 몸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용마산 자락에 재운이 들었는데,

 오장육부가 난도질당한 팔만 혼백이

 용마산 귀곡에 깃들어 곡성이 멈추지 않으니

 재운이 피어오르질 못하는구나. “

 

 차목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용마산이라면, 그게 어디입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그건 니가 알지!”

 

 옆에서 송여사가 속삭였다.

 “가만히 듣고만 계세요.”

 

 고자 선사가 말을 이었다.

 “돌아가거라.

 용마산에 들어가 신당을 세우고,

 팔만 혼령을 불러 모아, 오구굿을 베풀 거라.

 그래야 제명까지 살어! “

 

 차범석은 송여사가 시키는 대로 50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을 탁자위에 올려놓고,

 선사가 주는 부적을 받아들고 나왔다.

 

 송여사를 보내고 교회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그 자식 말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알다가도 모르겠네. 그냥 오십만 원만 날린 거 아니야?

 용마산, 용마산이라······. 오장육부가 난도질당한 팔만 혼백이라······.

 혹시, 이거, 장기밀매 얘기 아니야? 용마산은 용인이고? “

 

 그는 갑자기,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모골이 송연해 졌다.

 

 그리고 다음날, 용인현장, 장비창고 옆에 신당이 차려졌고, 고자 선사가 오구굿을 하고 있었다.

 

 12월 17일.

 

 용인 현장의 자재 창고는 비어가고 있었고, 인부들 숫자도 눈에 띨 만큼 줄었다.

 그리고 오늘이 L.0.P. 재단에서 3차 자금을 약속한 날이었다.

 은행 마감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지만 입금은 안 되고 있었다.

 

 차범석은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나, 김태식입니다. 내일이 상환 마감일인데 별일 없겠지요?”

 

 차범석은 수화기를 든 채 자리에 주저앉았다.

 올 것이 오고 있었다.

 “아, 예. 김 사장님. 내일까지 들어오겠지요.”

 “내일 네 시 넘으면 전화 안 드립니다. 그냥 작업에 들어가니, 잘 알아서 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전화가 끊어졌다.

 

 차범석의 수화기를 잡고 있던 손이 풀어지며 수화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제부터 수십 번도 더, 재단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불통이었다.

 그는 당회장 실에 앉아 움직일 수 없었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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