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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4.선기자타(善騎者墮) (1)
작성일 : 18-12-28 03:54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4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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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지만이 올리는 인사에 박경은 썩 내키지는 않지만 받아주었다.

  “어서오시게, 우부승지. 지금은 감독관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만, 지금은 진압군의 일로 온 것이니 감독관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알겠네. 우선 안으로 들어가세.”

  담담히 석지만과의 인사를 마친 박경은 진간과 석지만을 비롯한 진압군을 성 안으로 들였다. 진간을 비롯한 장수진들을 박경과 윤경준이 맞이하여 유수부로 향하는 동안 일반 병사들의 경우에는 윤필주의 안내에 따라 그들이 머물 곳으로 향했다.

  “상당히 평화롭군요, 여기는.”

  성문 안으로 들어선 석지만이 꺼낸 말에 진간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

  “이게 다 진경후의 공로가 아니겠나.”

  마치 자기 일인 것마냥 칭찬과 함께 기뻐해주는 진간 덕에 살짝 부끄러운 느낌이 든 박경은 헛기침을 하며 별 일 아니라는 태도를 취하며 말했다.

  “과찬이오.”

  “허허, 과찬은 무슨. 이거이거 진경후 나리께서 부끄러우신 모양이구만.”

  소리 높여 웃어 보이는 진간과 달리 석지만은 표정에 그 어떠한 변화도 없이 성 안을 둘러보다가 자신이 지나온 성문의 위쪽에 시선이 멈추었다. 그는 성문 위쪽에 설치된 여러 망루들 중 하나를 주시하면서 말을 꺼냈다.

  “분명 과찬이랄 건 아닙니다. 분명 진경후 나리의 공이 크기야 하겠죠. 그렇지만 나리를 보필하는 이들의 공로도 큽니다. 듣자하니 이곳 진경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곳 부유수께서도 그렇고 말이죠. 게다가…….”

  그 이상의 말을 하지 않고 석지만은 망루로부터 시선을 거두었다. 도대체 왜 그 망루 쪽을 바라봤는지 대부분은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냥 성 안을 둘러보다가 방어시설을 살피던 것이라 여겼던 것이다. 일부는 이상하다고는 생각하긴 했지만 별일 아니라 여기고 넘겼다.

  그러나 박경만은 그렇지 않았다. 왜냐하면 박경의 뇌리에 결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이곳저곳 허락도 받지 않고 돌아다니는 재능이 넘치는 자신의 딸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설마 하는 생각에 석지만이 바라본 망루 쪽을 힐끗 본 박경의 눈에는 멀리 망을 보는 병사 외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나 박인하가 도술도 부릴 줄 안다는 사실을 아는 박경이기에 박인하가 도술로 모습을 감추고 그곳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만일 진짜 도술로 모습을 감추고 박인하가 그곳에 있다면 이를 홀로 눈치 챈 석지만은 얼마나 재능을 지니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박경은 오싹한 기분이 아니 들 수 없었다.

  설마 하는 마음에 긴장감과 불안감이 드는 박경은 윤경준의 부름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유수.”

  “아, 아……, 왜 그러나.”

  “왜 그러십니까? 어디 편찮으신지요?”

  “아닐세. 내 잠깐 요즘 피곤해서 말이야.”

  “허허허, 어찌 아니 그러겠나. 요즘 도적떼들이 판을 치니 걱정이 여러모로 골치가 아플 것이야, 암.”

  피곤하다는 박경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진간의 말에 석지만은 진간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도적떼가 판치다니요. 원수, 괜한 도적무리가 몇몇 소란을 피는 걸 과장되게 말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런 말은 오히려 민심을 어지럽히는 말임을 모르십니까?”

  석지만의 지적에 진간은 당황해했다. 그의 얼굴에 담겨 있던 웃음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그의 입은 그 어떤 말도 꺼내지 못한 채 어버버 거릴 뿐이었다.

  “아, 아니, 나, 난 아……, 이, 이보게, 우부스……, 아니 감독관…….”

  “흥, 틀린 말이 아닌데 무엇이 문제인가.”

  반면 부원수인 대장군 김창헌은 냉소적으로 툭 내뱉었다. 이번에는 날카로이 노려보는 석지만의 시선을 받게 된 김창헌은 진간과 달리 당황치 않으며 말을 꺼냈다.

  “실제로 도적떼가 창궐하여 시대가 난세에 이르렀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야. 바로 우리가 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을 이끌고 이렇게 출전한 이유가 바로 그 도적떼를 토벌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헌데 이를 언급했다는 게 무슨 놈의 과장이고, 무슨 놈의 민심을 어지럽힌다는 건가.”

  “이번 진압군의 출병은 조정의 위세를 이 계림 전체에 알리기 위한 것에 불가합니다. 만 명에 달하는 병사를 파병한 것은 만일의 사태를 위해 창령공께서 신중함을 기한 것임을 어찌 모르십니까.”

  “얼씨구, 조정의 위세를 알리기 위한다는 건 이미 그 위세가 떨어졌기에 그런 것이고, 신중을 기한다는 것 자체가 적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말이 나와서 한 마디 더 하겠는데, 이미 민심이 어지러울 때로 어지러운 이 상황에서 과연 더 이상 어지러울 민심이 있기나 한지 의문이군.”

  “그 말씀, 가벼이 들을 수 없는 말이군요.”

  갑자기 날카로워진 분위기에 김득신은 당황하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누구든지 말려야 하지 않냐는 그의 시선을 진압군 장수들은 피하려고 했다. 진간을 비롯한 여러 장수들은 시선을 상관없는 곳으로 돌리는 식으로 자신들은 이 일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다만 김창헌의 측근으로 보이는 장수 몇몇만이 살기가 띤 눈으로 석지만을 노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만들 하게. 지금 길 한복판에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박경의 제지에 김창헌과 석지만은 서로를 노려보다가 눈을 돌렸다.

  “엄연히 나라의 명을 받고 왔다는 자네들끼리 분란을 조장할 셈인가?”

  “그렇소이다. 일단은 오느라 노고가 크셨을 터이니 푹 쉬도록 하시지요.”

  윤경준 역시 거들면서 차가워진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윤경준의 눈치를 받은 나래가 나서서 진압군 장수들을 숙소로 안내했다. 진간, 김창헌, 석지만은 중경에서의 일과 전력 등을 확인하고자 박경, 윤경준, 김득신과 함께 유수부로 향했다.

  유수부로 향하는 내내 냉랭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김창헌과 석지만의 태도에 박경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인하였다.

  성문 위의 여러 망루 중 하나에 별과 함께 올라와 있는 박인하는 역시 가지고 있던 부적을 사용해 만든 푸른 연기 덕에 다른 이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중이었다.

  “저게 바로 그 우부승지 석지만인가.”

  석지만을 비롯한 진압군의 주요 인물들을 꼼꼼히 확인하는 박인하의 뒤에서 별은 연달아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 하늬동산을 다녀왔다가 크게 혼이 난 별은 더 이상 누구의 허락을 받지 않고 밖을 나돌아다닐 생각은 없었다. 허나 몸종의 신분으로 뭘 어찌하겠는가.

  역시나 오늘도 박인하의 강제에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렇게 오기 전에 박인하에게 간절히 사정도 하고, 딱 잘라 거부도 하기는 했지만 애교섞인 투정과 함께 신분으로 찍어 누르는 박인하를 이길 수 없었다. 도대체 자신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미천한 신분으로 제멋대로인 아가씨를 모시게 되었는지 속으로 한탄하는 것외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언니, 한숨을 너무 쉬면 복 달아난댔어.”

  과연 이 이상 달아날 복이 있나 하는 별에게 박인하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보다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 여기를 보더라. 우리가 보이는 걸까? 아니면 그냥 우연의 일치인 걸까?”

  그 이유란 건 정말 모르겠지만 그냥 집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하는 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박인하는 말을 이었다.

  “정말이지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 기분 나빠.”

  평소 무엇이든 재미있어 하는 것 같은 박인하가, 그것도 착 내려앉은 목소리로 말하자 별은 흠칫 하고 놀랐다. 역시 박인하의 허리춤에 가면 형태로 매달려 있던 오무로부터도 놀란 기색이 전해졌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엄연히 한 아버지의 딸이야. 자식된 입장에서 과연 자신의 아버지를 멀리 지방으로 쫓겨나게 만든 남자를 과연 좋아하겠어? 아, 물론 덕분에 재미있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지.”

  웃고는 있지만 전혀 웃음끼가 느껴지지 않는 박인하의 얼굴을 보고 별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인하는 자신을 보고 긴장한 별에게 평소의 미소를 띠며 다가가 별의 뺨을 콕 하고 찔렀다.

  “후후후, 너무 걱정하지마, 언니.”

  “아, 예……. 아, 응.”

  “후후후, 그보다 아까 분명 날 본 거 같단 말이지. 그렇다고 한다면 분명 창령공께서 곁에 둘만한 인재라고 할 수 있겠네. 그 사람, 내가 알기론 성격과 욕심은 둘째쳐도 사람 보는 눈 만큼은 훌륭하거든. 그런 면에선 저 석지만이라는 남자가 날 봤거나 눈치 챘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

  평소와 같은 어투이긴 하나 창령공을 언급하는 부분에서 만큼은 묘하게 힘이 들어갔음을 별은 눈치 챘다. 마치 증오 혹은 경멸의 감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만일 그런 일이 없었다면 재미있어 해줬을 테지만 지금은 결코 그런 느낌이 안 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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