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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시오데란드 전기의 첫 시리즈.
15국으로 나뉜 시오데란드 세계.
민주주의, 유목민, 신성국, 마도국 등 다양한 이상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들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제4왕자 클레이브와 그의 친구 시엔 스탈리스는 이상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북방의 검은 사자 (1)
작성일 : 18-12-27 23:32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9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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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시커 왕자 세력의 본거지 격이라 할 수 있는 월터 공작 궁으로 돌아온 제이시커는 즉시 휘하의 주요 인사들을 소집하였다. 이에 각지에 나가있던 인재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즉각적으로 귀환하였다.

 

 “신 도리아! 제이시커 왕자님을 뵈옵니다.”

 “신 두리아! 제이시커 왕자님을 뵈옵니다.”

 

 쌍둥이인 듯 매우 닮은 두 기사가 중앙 홀 안으로 들어오며 제이시커에게 예를 갖추었다. 이것에 제이시커는 조금의 표정 변화도 없이 손을 까딱하며 그들을 앉게 했다. 그 후 여러 기사와 귀족들이 중앙 홀로 들어섰고 시간이 흘러 대부분의 자리가 가득 차게 되었다.

 

 이에 제이시커는 잠시 시계를 보다가 무덤덤하게 정면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지... 문을 닫도록.”

 “넵!”

 

 제이시커 왕자의 명령에 중앙 홀의 대문 앞에 있던 위병들이 고개를 숙이며 문고리에 손을 잡았다. 그 때 한 사내가 헐레벌떡 달려와 문을 잡았다.

 

 “잠깐... 신 웨스트 남작입니다. 영지 내 몬스터 문제를 처리하는 통에 늦었습니다. 용서를...”

 

 이 모습에 이 자리에 있던 인사들 모두가 시계를 보았다. 제이시커가 소집령에 적은 시각에서 딱 6분이 지나 있었다. 그것을 확인한 모두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월터 공작.”

 “넵!”

 

 제이시커 왕자의 차가운 부름에 백발의 귀티 나는 노인이 바로 일어서 제이시커의 옆으로 왔다. 이에 제이시커는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물었다.

 

 “내 소집령에 늦는 자는 처벌이 어떻지?”

 “5분 이상 늦을 경우 태형 스무 대, 30분 이상 늦을 경우 태형 50대, 소집에 1회 불응할 경우 귀족, 기사 작위 박탈이고 소집에 2회 불응 시엔 처형입니다.”

 

 본래 귀족이나 기사 작위의 박탈이나 이들 계급의 처형 문제는 디스카이온 국왕의 권한이었다. 그런 중대사를 왕자의 손에 의해 처리되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지금 제이시커의 앞에 앉아 있는 이들 중 이것에 대해 토를 다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에 제이시커는 웨스트 남작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저 자를 끌고 가 태형을 치고 내쫓아라. 나의 사람 중에 시간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자는 필요 없다.”

 “넵!”

 “와, 왕자 님...”

 

 자신을 벌레 보듯이 바라보며 손을 내젓는 제이시커 왕자에게 웨스트 남작은 뭐라 변명을 하려 했으나 위병들은 그를 매몰차게 끌고 가버렸고 그렇게 중앙 홀의 문은 닫히었다. 대단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도 중앙 홀의 인사들은 심장과 간 부분을 매만지며 마음을 가다듬어야 했다.

 

 이에 제이시커 왕자는 월터 공작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회의를 시작하도록.”

 “알겠습니다.”

 

 제이시커의 명령에 월터 공작은 늙은 몸을 이끌고 준비된 지도 옆에 서서 설명을 시작했다.

 

 “최근 갑자기 봉기한 몬스터 대 군단에 대한 첩보 사항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들은 북쪽 르망 왕국에서 내려온 마족들을 중심으로 뭉친 자들로 밝혀졌습니다. 어떤 고위 마족이 내려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대규모의 몬스터들을 모은 것으로 봐서 분명 공작 이상 급으로 파악됩니다.

 몬스터 군단의 수는 총 4만이며 그 종족들은 오크, 트롤, 레트라, 웨어울프, 밴쉬, 그리고 휴먼 형의 모습을 한 마족들입니다. 총 6개 종족의 연합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들은 동쪽 벤제마 백작의 영지를 점령한 상태였는데 오우거 족의 합류를 기다리고 있다가 그것이 무산되자 영지를 벗어나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4만... 4만이라...”

 

 월터 공작의 설명에 중앙 홀의 수십 인사들이 침을 삼키며 말이 없었다. 오직 제이시커 왕자만이 골똘히 생각을 하며 적의 규모를 되뇌었다.

 

 그렇게 생각을 마친 제이시커 왕자는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모두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군의 첩보 담당이 누구인가?”

 “넵! 소신 ‘디아르’ 백작입니다.”

 

 수려한 외모의 중년 귀족 하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이시커 왕자의 앞에 달려와 섰다. 그를 바라보며 제이시커 왕자는 잠시 말이 없더니 그대로 손을 휘둘러 그의 뺨을 때렸다.

 

 ‘짜아악’

 

 대단히 큰 따귀 소리가 중앙 홀 벽에 반사되어 홀 전체를 울렸다. 이에 모두는 눈을 잠깐 감았다가 서서히 눈을 떠서 제이시커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는 차가운 얼굴로 디아르 백작을 보고 있었고 디아르 백작은 땅에 쓰러진 채 자신의 뺨을 만지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방에 퍼져 사는 몬스터들이 무려 4만이나 모이다니... 이 지경까지 오는 동안 너는 대체 무엇을 하였느냐... 대체 뭘 했길래 이것도 미리 간파하지 못한 것인가.”

 “그, 그것은...”

 “변명은 필요 없다. 너는 즉시 자격 박탈이다. 당장 내 앞에서 꺼지도록.”

 “크윽!”

 

 제이시커 왕자가 손을 내저으며 말하자 디아르 백작은 고개를 돌려 월터 공작을 바라보았다. 이에 월터 공작은 그에게 눈을 옆으로 굴리며 따르라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디아르 백작은 몸을 추스르며 중앙 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런 디아르 백작을 향해 어느 누구도 시선을 두지 않았다. 모두가 이전 경험을 살려 전방의 제이시커 왕자에게만 시선을 집중하였다.

 

 그런 부하들을 바라보며 제이시커 왕자는 무표정으로 말하였다.

 

 “나의 전 군세를 모아서 저들을 쓸어버릴 것이다. 그것에 대한 전략을 짤 것이니 그때까지 그대들은 이곳에서 머물도록.”

 

 그 말과 함께 제이시커 왕자는 다른 쪽의 문을 열어 자신의 침소로 돌아갔고 그렇게 제이시커 왕자가 나가고 나서야 귀족과 기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 틈에 월터 공작은 빠르게 문을 열고 달려가 디아르 백작을 찾았다. 그는 벌겋게 부어오른 뺨을 매만지며 공작 궁 밖 후원에서 씩씩 대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그 어린 놈이 감히 나에게!! 이런 망할 놈이!!”

 

 그는 귀족으로서 할 수 있는 온갖 욕을 하며 분노를 표출하였다. 이에 월터 공작은 후덕하게 웃으며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아주었다.

 

 “허허.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그 정도로 끝났으면 다행인 것인데 뭐가 그리 분한가?”

 “헛! 월터 공작님. 아니, 그것이 무슨 저의 잘못이라는 것입니까. 애초에 저의 첩보 대에게 내려진 지령은 다른 세 왕자 세력에 대한 정찰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하여 저의 모든 전력을 디스카이온 남부, 서부, 동부에 보내야 했지요. 그 때문에 북부에 대한 정찰을 소홀히 하여 이런 일이 생긴 것인데 이게 어찌 제 잘못입니까. 이는 처음부터 북부 정찰을 명하지 않은 저 제이시커 왕자의 잘못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의 책임을 저에게 돌리면서 공개적으로 제게 이런 모욕을 주다니... 저보고 저런 기본 예의도 없는 자를 왕으로 모시라는 것입니까!”

 “그럼... 현 디스카이온의 왕자들 중 저 정도의 왕재가 있다고 보는가?”

 

 말로 분노를 풀으려는 듯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디아르 백작에게 월터 공작은 두터운 턱살을 매만지며 후덕하게 물었다. 이 말 하나에 디아르 백작의 입은 다물어졌다.

 

 그러자 월터 공작은 껄껄 웃으면서 말을 시작했다.

 

 “자네의 억울함은 내가 잘 알고 있지. 그러나... 명심하게. 우리에게 다른 카드는 없다는 것을... 자네도 내심 인정하고 있지 않은가? 성격은 차갑고 또한 비인간적이지만... 능력 하나는 최고라는 것을... 현 국왕의 위업에 비견할 만한 재능은 제이시커 왕자에게만 있다는 것을 말이야...”

 “크윽... 저는 그것이 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우리 귀족들로서는 오히려 사람 좋고 무능한 왕을 모시는 것이 더 편하고 유리하지 않습니까? 저런 자를 왕으로 만들어봤자 왕권만 강화되고 전쟁은 잦아져서 우리 귀족들의 힘만 위축될 뿐인데 공작께서는 어찌 저 자를 지지하시는 것입니까?”

 “허허... 거기까지 생각하고 있었는가? 대단하군. 나는 그저 이런 난세를 살아남기 위하여 가장 유능한 자를 선택했을 뿐인데...”

 

 월터 공작은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하였고 이에 월터의 등 뒤에서 다른 이가 나타나 그 말을 반박했다.

 

 “하하.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시는군요. 월터 공작님...”

 “엇? ‘도르치’ 아닌가. 제이시커 진영의 최고 마법사께서 이곳에는 무슨 일이지?”

 “하하. 월터 공작님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언제나 제가 따라가는 법이지요. 그보다 디아르 백작님... 자고로 소탐을 하면 대실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작은 권력에 연연하다가는 가진 모든 것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월터 공작님께서 제이시커 왕자를 밀고 있는 것은 당신보다 한 단계 위를 보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제이시커 왕자 군의 핵심 인사 중 하나인 도르치가 나서서 말하자 디아르 백작은 예를 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 모습을 보며 월터 공작은 따스하게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우리 디스카이온은 대륙 최강국으로 들어선 지 몇 십 년도 되지 않은 나라일세. 또한 총 8개 국과 국경선을 맞대고 있지. 때문에 언제나 멸망의 위협에 둘러 싸여 있다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무능한 자가 군주가 된다면 나라는 그대로 외적의 공격을 허용하게 되겠지. 그럼 우리의 재산 역시 온전하지 않게 될 것이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나는 보다 나은 자를 군주로 밀고 있는 것이라네. 멍청한 암군처럼 위험한 것이 없기 때문이지. 또한 저 왕자가 겉으로는 냉혹해도 제법 나의 말은 들어주고 있거든. 그러니 나만 믿고 따라와 준다면 자네의 영지와 재산은 더욱 불어나게 될 것일세. 어쩌면... 후작 계급에 올라서게 될 지도 모를 일이지.”

 “으음... 알겠습니다.”

 

 월터 공작의 이런 중재에 분노가 끓어올랐던 디아르 백작은 분을 풀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또 다시 제이시커 왕자에 대한 불만을 제거한 월터 공작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제이시커 왕자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디아르 백작과 후임 직에 대한 보고를 한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공작 궁에서는 다시 회의가 열렸다. 모두가 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며 홀로 들어와 앉았고 이번에는 하나의 빠진 자리도 없이 모든 자리가 가득 찼다.

 

 이에 제이시커 왕자는 팔짱을 낀 채 모두에게 말하였다.

 

 “적의 몬스터 대군이 현재 현 위치에서 이틀 거리까지 진군해왔다고 한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핫핫! 그것은 간단한 것 아닙니까. 저들이 평원 지대까지 오게끔 기다린 후 저와 도리아가 기병대를 몰고 가 단번에 쓸어버리겠습니다. 포르시아 국의 대군을 막아냈던 우리 북방의 기병대가 가진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저런 미개한 몬스터 군단 쯤이야 상대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제이시커 진영의 핵심을 맡고 있는 도리아-두리아 형제 중 동생 격인 두리아가 신을 내며 말하였다. 이것에 도리아는 팔짱이 끼며 신중히 생각을 하였다. 이것에 대해 제이시커는 도리아를 보며 물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넵.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라면 평야 전으로 임할 것입니다. 도르치 님과 함께 한다면 우리 북방 기병대를 대적할 적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아무리 신체 조건이 월등한 몬스터들이라 해도 말입니다.”

 

 동생에 비해 신중하고 냉철한 성격인 도리아도 동생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조하며 말하였다. 그것에 대해 제이시커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유목 민족 출신으로 기병대 운용에 대단히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제이시커는 초창기부터 두 사람을 군단의 핵심으로 활용하여왔고 그래서 두 사람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다.

 

 “제 생각도 같습니다. 적은 강성하나... 제 마법으로 아군을 지원한다면 신체적 능력의 차이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왕자님의 전술이 더해진다면 우리 진영에 패배란 없습니다.”

 

 제이시커 군의 최고 마법사인 도르치 역시 쌍둥이 형제의 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8클래스의 보조 마법사로 보조 마법에 있어서는 동부 대륙 전체를 통틀어서도 탑클래스로 꼽힐 정도로 명망이 있는 존재였다. 물론 원소 마법사들에 비해 인기도가 낮은 보조 마법사였기에 그리 명성이 대륙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었지만 원소 마법의 파괴력보다는 물리적인 전술을 지원할 수 있는 보조 마법을 우선시한 제이시커의 성향 덕에 북방 군에 중용되어 최고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 존재가 쌍둥이 형제를 지지하자 회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갔다. 그때 다른 한 사람의 기사가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의견을 밝혔다.

 

 “음... 평야전이라... 저는 반대입니다.”

 “응? 어째서 그런가? 그보다... 누구신지?”

 

 갓 스무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젊은 기사가 이런 대 회의에서 의견을 밝히자 두리아는 약간 깔보는 눈빛으로 그에게 이름을 물었다. 이에 그 젊은 기사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 제 이름은 ‘키어마이어’라고 합니다. 작년에 검기를 익혀 정식 기사가 되었고 월터 공작님의 정규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왜 반대를 했냐면 승산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지금 4만이나 되는 몬스터들과 전투를 하여 아군 전력을 손실하는 것은 아까운 손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월터 공작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북방의 모든 귀족과 기사들을 참석시키라는 제이시커의 명령에 따라 이 자리에 부르기는 했지만 키어마이어는 나이도 너무 어리고 신분도 미천한 기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존재가 의견을 밝혀 제이시커의 성향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자 월터 공작은 조심스럽게 제이시커의 안색을 살폈다. 제이시커는 이에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물었다.

 

 “적을 치는 것을 손해라고 하다니... 그럼 그들이 날뛰게 놔두는 것이 이득이란 말인가? 적은 대군이고 그들에게 휩쓸려 파괴되는 마을의 수는 부지기수다. 그들을 한시라도 빨리 치는 것이 이득이 아닌가?”

 “물론 그렇지만 몬스터들 4만을 잡으려면 보통 아군 2만 정도를 잃게 될 터... 이는 아무리 운용을 잘 하더라도 평지 전에서는 당연히 나올 손실입니다. 그것보다는 성문을 굳게 닫고 수성 전으로 임하여 저들이 스스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상책입니다.”

 “적에게 나의 땅을 내어주고... 알아서 돌아가게 놔두라는 것인가? 그리고 과연 저들이 알아서 돌아가기는 할까?”

 “틀림없이 돌아갑니다. 저들은 대군... 묵을 대규모의 근거지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해 이곳 공작 궁으로 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에 응해주지 않는다면 저들은 한계를 느끼고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제 계산에 따르면 그 방향은... 동부의 드라이언 왕자 영지가 될 것입니다.”

 ‘!!’

 

 키어마이어의 발언에 모두의 눈은 커졌다. 단지 어린 기사의 치기라고 생각하기에는 제법 들어줄만한 말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오오! 이거 나쁘지 않군.”

 “정말 몬스터 군단을 동부로 보낼 수 있다면 우리가 입을 피해를 동부 귀족들이 입게 될 것이니... 이는 일석이조, 이이제이의 효과를 낳는 셈이오.”

 

 그렇게 웅성거림이 일면서 자신에게 호응하는 자들이 생기자 키어마이어는 더욱 힘을 내며 제이시커에게 진언했다.

 

 “수성 전이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었던 유일한 요소는 바로 오우거의 존재였습니다. 그들이 그 괴력으로 원거리에서 바위를 던져댄다면 이는 투석기의 위력에 필적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을 왕자님께서 미리 제거하신 이상 수성 전은 아군의 피해를 거의 제로로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왕자님! 저들의 경로에 희생될 마을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들을 희생시켜 아군 전력을 보존해야 할 때입니다.”

 “오오!”

 

 그의 말에 귀족들의 웅성거림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노회한 월터 공작은 이 상황에 숨을 죽인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제이시커 왕자가 어리던 시절부터 그를 옆에서 봐온 월터 공작은 이런 소극적인 안에 대해서 제이시커 왕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쾅!’

 

 귀족들의 환호는 단 하나의 소리에 의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제이시커 왕자는 탁자에 금이 갈 정도로 강하게 내리찍으며 키어마이어를 포함한 모두를 노려보았다. 이에 키어마이어의 얼굴에서도 미소가 사라졌다.

 

 “이 제이시커의 기사란 자가 전투에서 이길 생각은 않고 적을 물러나게 할 궁리만 하고 있다니... 너는 전투와 전쟁이란 것의 생리를 전혀 모르고 있군.”

 “생리라니... 그것이 무슨...”

 “전쟁이란 말이다. 3만의 병력을 잃으면 5만의 병력이 새로 돌아오는 그런 곳이란다. 그리고 반대로 3만의 병력을 아끼려고 몸을 사리다보면 5만의 병력을 잃게 되기도 하지. 너는 너무 단순하게 전쟁을 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헐헐... 왕자님의 말씀은 이런 것이라네. 우리 제이시커 왕자님의 북방 군은 디스카이온 4개 구역 중에서 최강으로 꼽히고 있지. 또한 우리의 오랜 공작을 통해 타 구역의 귀족들 중에서도 우리에게 호응하는 세력이 늘고 있네.

 그렇기에 우리의 행보는 언제나 강하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네. 그런데 한낱 몬스터를 상대함에 있어 몸을 사리는 꼴을 보인다면 향후 누가 우리의 힘을 믿으려 하겠는가. 왕자님의 뜻은 이러하니 자네는 이만 조용히 있게나.”

 

 자기 사람을 아끼려는 월터 공작은 이렇게 설명과 함께 가벼운 압박을 하며 키어마이어의 입을 다물게 하였다. 이에 키어마이어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고 이에 제이시커는 모두를 훑어보며 물었다.

 

 “이제 평야 전에 대해 반대하는 자는 없겠지?”

 “.......”

 

 방금 전 키어마이어가 당하는 것을 본 귀족과 기사들 모두가 감히 나서지 못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아샤스, 자네의 생각은 어떠한가”

 “후후. 저야 언제나 왕자님과 생각을 함께 합니다.”

 

 대단히 예외적으로 제이시커에게 먼저 질문을 받은 검은 옷의 사내 아샤스는 눈을 빛내면서 예를 갖춰 답하였다. 이에 제이시커는 차가운 눈빛으로 대단히 엷은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그대로 문을 돌려 나가버렸다.

 

 월터 공작과 쌍둥이 형제, 도르치 등은 이것이 회의 끝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아채며 함께 일어나 귀족, 기사들을 해산시켰고 그에 따라 그들은 각자의 영지로 돌아가 끌어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군세를 모아 월터 공작의 영지로 집결하였다.

 

 

 

 이렇게 사흘이 흘러서 북방의 모든 군세가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그 규모는 무려 15만에 달했다. 북방의 귀족들 중 제이시커에 반대했다가 가문이 멸족을 당했던 몇몇 귀족을 제외한 현 총 전력이라 할 수 있었다.

 

 “저, 정말 많군...”

 

 15만이나 되는 대군이 이렇게 한 지점에 집결하는 경우는 흔히 보기 힘들었다. 이는 웬만한 강대국의 정규군 총 전력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그만큼 북방 귀족들이 잘 단결하고 있다고 보아야 했다.

 

 그런 바글거리는 수에 키어마이어 같은 젊은 기사는 잔뜩 긴장을 하였다. 이에 그의 뒤에 있던 월터 공작은 후덕하게 웃으며 말하였다.

 

 “껄껄. 감히 제이시커 왕자님께 말대답을 했던 녀석 치고는 의외로 긴장을 많이 하는구나. 향후 자주 보게 될 장관이니 미리 익숙해져 두거라.”

 “아, 알겠습니다.”

 

 모시는 주군의 말에 키어마이어는 눈을 빛내며 답을 하였다.

 

 이렇게 15만의 대군은 집결한 후 곧 미리 짜둔 편제에 따라 대열을 맞추었다. 워낙 규모가 대단한 탓에 이는 무려 4시간이 걸려서야 끝이 났다.

 

 그렇게 멋지게 대열을 맞춰 도열해 있는 대군의 단상 앞으로 제이시커 왕자가 천천히 걸어와 섰다. 그리고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미소를 뿜으며 말하였다.

 

 “참으로 기쁘다. 향후 디스카이온 왕국의 미래를 책임질 멋진 정예 군의 자태를 보게 되니 말이다. 또한 상대 역시 우리의 적수로 부족함이 없다. 바로 마족들의 군대이다. 오랜 세월 대적해왔던 휴먼 족과 마족-몬스터들의 전쟁이라는 무대가 갖추어졌다.

 이런 성전을 위해 열정을 뿜을 준비는 되었는가!”

 “우오오오오오!”

 

 제이시커 왕자의 격려에 병사들은 가슴을 두드리며 함성을 질렀다. 그 소리는 땅을 울리고 하늘까지 닿을 듯 강렬했다. 이것을 기분 좋게 느끼며 제이시커 왕자는 말을 이었다.

 

 “여기서 마족들을 쓸어버린 후 우리는 향후 르망 왕국에게 책임을 묻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래의 일. 지금 우리는 디스카이온 왕국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이고 이후 우리들은 디스카이온의 다른 구역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너희들 모두가 나의 손발이 될 것이며 나와 함께 이 나라의 주역이 될 것이다. 그럴 준비는 되었는가?”

 “물론입니다!”

 

 제이시커 왕자의 물음에 다시 대군의 함성소리가 뒤이어 터져 나왔다. 그렇게 병사들의 사기를 올린 제이시커는 힘차게 말을 몰아 대군의 앞으로 향했고 그렇게 15만 대군은 몸을 돌려 제이시커 왕자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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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시엔 - 드라이언 동맹 (1) 2018 / 12 / 31 324 0 10233   
64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9) 2018 / 12 / 31 280 0 5411   
63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8) 2018 / 12 / 31 298 0 5725   
62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7) 2018 / 12 / 31 302 0 5022   
61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6) 2018 / 12 / 31 306 0 6106   
60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5) 2018 / 12 / 31 321 0 5390   
59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4) 2018 / 12 / 31 327 0 5725   
58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3) 2018 / 12 / 31 313 0 5974   
57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2) 2018 / 12 / 31 335 0 5218   
56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1) 2018 / 12 / 27 297 0 6302   
55 베리알 후작의 제안 (1) 2018 / 12 / 27 302 0 9391   
54 흑마술사 크루엘라 (1) 2018 / 12 / 27 281 0 9382   
53 북방의 검은 사자 (4) 2018 / 12 / 27 295 0 5236   
52 북방의 검은 사자 (3) 2018 / 12 / 27 297 0 5182   
51 북방의 검은 사자 (2) 2018 / 12 / 27 312 0 9655   
50 북방의 검은 사자 (1) 2018 / 12 / 27 295 0 9752   
49 오우거 족의 대습격 (6) 2018 / 12 / 24 283 0 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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