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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우리 집 앞에 또 왔네요.
작성일 : 18-12-24 16:20     조회 : 390     추천 : 0     분량 : 4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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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온 뒤 현수는 배추의 발을 닦고 저도 씻은 후, 오랜만에 남들 자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낮에도 잤지만, 꽤 오랫동안 잠이 부족해서 그런지 여전히 피곤했다. 오늘은 밤에 작업할 것도 없고 해서 불을 끄고 가벼운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배추는 집에 와서 현지와 한참 논 다음 현지와 함께 현지의 방으로 갔다. 현수가 안고 자면 발버둥을 치며 침대 아래 스크래쳐로 내려가서 잠들곤 했다.

 

 그에 반해 현지가 안고 자면 현지의 품에서 그냥 아침까지 계속 잤다. 배추는 현수의 곁에 주로 시간을 보냈지만, 스킨십에 있어서는 무조건 현지 우선주의였다.

 

 오랜만에 배추도 현지의 방으로 가서 현수는 혼자 조용히 잠잘 수 있었다. 근데 쉽게 잠들지 못했다.

 

 아까 오빠라는 사람을 보는 연이의 꺼리는 눈빛이 떠올랐다. 저녁을 먹으면서 연이가 그 집에서의 행복했던 것만도 아니었다니 더 걱정이 됐다.

 

 괜찮은지 연락해보고 싶은데, 따로 연락하는 사이도 아니고, 결정적으로 연이의 휴대폰 번호는 몰랐다. 현수는 아쉬운 마음에 휴대폰으로 연이의 동물병원 번호를 켰다 껐다 했다.

 

 그러다 실수로 통화버튼을 터치한지도 모르고 베개 옆에 휴대폰을 내팽개쳐뒀다. 다시 자려고 눈을 감았는데, 휴대폰에서 사람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통화버튼을 눌렀다는 걸 알았다.

 

 -여보세요? 현수 씨?

 

 “아, 죄송해요. 병원에 계셨어요?”

 

 -그냥 답답해서 나왔다가 갈 곳이 여기밖에 없어서…….

 

 “밤에 위험하잖아요.”

 

 -문 잠그고 있어요. 근데 배추한테 무슨 일 있어요? 혹시 다쳤어요?

 

 자정이 넘어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었으니 당연한 물음이었다.

 

 “아, 그건 아니고, 별 일 없어요. 지금 배추는 누나랑 잘 거예요.”

 

 -그럼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

 

 “그게……. 그러니까…….”

 

 할 말이 없었다. 자정이 넘었는데 걱정이 돼서 전화를 걸었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사이라서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오빠랑 만나는데 걱정했다는 것도 더 이상했다. 현수가 머뭇거리는데 연이는 아무렇지도 먼저 말했다.

 

 -나 걱정됐구나?

 

 “네? 뭐 조금…….”

 

 -역시 현수 씨는 예민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그럼 괜찮으세요?”

 

 -대충요.

 

 말주변이 없는 현수는 이말 밖에 할 게 없었다. 꼬치꼬치 물어볼 사이도 아니어서 그냥 말았다. 그래도 이대로 끊기엔 연이의 목소리에 힘이 없어서 안쓰러웠다.

 

 “저기, 병원에 계속 계실 건가요?”

 

 -지금 들어가야죠.

 

 “그럼 제가 다시 모셔다드려도 될까요?”

 

 -현수 씨 자야 하잖아요. 일부러 나올 필요 없어요.

 

 “아, 그게 그러니까, 일부러는 아니고요. 담배도 다 떨어져서 편의점 갈까 해서 겸사겸사 나가려고요.”

 

 떨어지긴, 포장을 뜯지도 않은 게 한 갑 더 있었다. 거짓말을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별짓을 다했다.

 

 -그럼 그렇게 하세요.

 

 “알았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현수는 전화를 끊자마자 침대에서 마치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왔다. 그 기척에 배추가 잠든 현지의 품에서 튀어나왔다.

 

 혹시 배추가 화장실이 가고 싶을까 봐 현지가 방문을 열고 있어서 쉽게 나왔다. 현수가 신발을 신자 배추가 다가와 소리 냈다.

 

 “애옹?”

 

 「집사야. 또 어디 가냐?」

 

 “배추야 쉿! 나 잠깐 선생님 데려다주고 올게. 들어가서 누나랑 자고 있어.”

 

 배추는 현관 앞에 걸린 가슴 줄을 보며 고민했다. 저도 연이가 걱정되는데 따라갈 것인가? 그냥 집에 머물 것인가? 잠깐 고민하다가 빠른 결론을 내렸다.

 

 ‘그래. 집사 핑곗김에 어른의 데이트를 해서 수의사 누님이랑 꼭 결혼해라.’

 

 배추는 그 마음을 담아 바로 뒤돌아서 현지의 방으로 들어갔다. 현지가 침대 아래 받침대로 해놓은 상자를 밟고 폴짝 뛰어올랐다.

 

 잠결에 현지가 배추가 품에 들어온 걸 느끼고 ‘우쭈쭈, 우리 배추 쉬야 하고 와쪙?’하며 팔로 감싸 안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잠시 숨을 죽였던 현수는 현지가 다시 자는 듯하자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현관을 나설 땐 야반도주하듯 숨소리도 작게 내쉬었는데, 일단 건물 밖으로 나오니 마음이 급해 저도 모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연이의 병원에 갈 때마다 숨차게 뛰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병원 앞으로 가니 연이가 이미 문을 잠그고 나와서 현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 나와 계세요? 위험하게.”

 

 “맨날 이 시간에 혼자 다녔는데요.”

 

 “우리 누나는 10시만 넘어도 데리러 오라고 난린데…….”

 

 “역시 현수 씨는 착한 동생이네요.”

 

 씩 웃는 연이의 얼굴에서 아까 그 굳은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조금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왠지 뭔가 감추려는 듯해서 안 돼 보이기도 했다.

 

 “배추 없이 현수 씨랑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거 처음인 거 같아요.”

 

 “네. 아, 지금이라도 데려올까요?”

 

 “아니요.”

 

 “네.”

 

 연이가 먼저 말을 걸었는데, 현수는 이렇게 대답하고 말았다. 현수는 계속 뭔가 말을 해볼까 입을 달싹였지만,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연이를 안 후 말주변이 없는 게 여러모로 불편했다.

 

 계속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어느새 연이의 집 앞까지 도착하고 말았다. 연이의 집이 너무 가까운 거 같기도 하고, 너무 먼 거 같기도 했다. 이거나 저거나 현수는 말 한 마디 제대로 못하는 저 자신이 참 한심했다.

 

 “현수 씨. 우리 집 앞에 또 왔네요.”

 

 “아, 네. 그렇네요.”

 

 “이제 담배 사러 갈 건가요?”

 

 “네? 아, 네. 아마도요.”

 

 “담배는 좀 줄이셨으면 좋겠네요.”

 

 “끊어보려고 노력, 할게요.”

 

 잔소리장이 누나 때문에 많이 피는 편은 아니었는데, 작업할 때 스트레스가 쌓이면 피는 양이 늘었다. 근데 연이가 줄이라니 저도 모르게 금연을 다짐했다. 그 모습에 연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오늘 고마워요. 나 이제 그만 들어갈게요.”

 

 “네.”

 

 “그럼 현수 씨 조심히 가세요.”

 

 “네. 먼저 들어가세요.”

 

 연이가 뒤돌아서 건물 안으로 들어서려 했다. 그 모습이 왠지 아쉬워서 현수는 저도 모르게 ‘저기요. 선생님’ 하고 불렀다. 그러자 연이가 다시 뒤를 돌아봤다.

 

 “왜요?”

 

 “저, 저기, 그러니까, 하, 다음에 이렇게 늦게 들어가실 때 저 부르세요. 여기까지 데려다드릴게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이제 진짜 들어갈게요.”

 

 “네.”

 

 연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현수는 한숨을 내쉰 후 제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아, 진짜 난 왜 이렇게 항상 병신같냐?”

 

 자신의 한심함을 탓하고 돌아섰는데 왠지 자꾸만 입꼬리가 귀 근처로 올라갔다. 오늘 밤 아무래도 제대로 잠들긴 틀렸다는 확신이 들었다.

 

 

 ***

 

 

 장마철, 새벽부터 구슬픈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그 빗소리에 현수의 집에선 배추만 눈을 떴다. 배추는 잠든 현지의 얼굴과 머리를 핥았다.

 

 평소의 현지는 배추가 이렇게 그루밍을 해주면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영 힘든지 일어나지 못하고 등을 돌려 누웠다. 배추는 현지의 귀에 대고 그루밍을 하며 ‘야옹 아옹’하며 말도 했다.

 

 「누나 집사야. 아침이다. 맘마 줘라.」

 

 “아잉, 배추야. 그만, 그만해. 오늘 휴일이란 말이야. 조금만. 조금만 더 자자.”

 

 꿀잠을 방해하는 배추를 현지가 한 손으로 안아서 침대 아래로 내려놨다. 침대에서 축객이 된 배추는 다시 올라가서 현지를 깨울까 하다가 그냥 방 밖으로 나갔다.

 

 저 스스로 규칙적이고 부지런하다 여기는 배추는 매일 아침마다 잠에서 깨면 하는 일과를 시작했다. 일단 화장실로 가서 시원하게 모닝 응가를 쌌다. 처음으로 먹어본 삼겹살 덕분인지 응가 상태가 꽤 힘이 넘쳤다.

 

 「음, 오늘 맛동산은 꽤 듬직하군. 누나 집사가 치울 때 소리 좀 지르겠는걸.」

 

 나름 현지와 오래 생활하다 보니 깨우친 진리가 하나 있었다. 응가 상태가 안 좋거나 좀 많으면 현지는 꼭 소리를 지르곤 했다. 그럴 때 제대로 덮지 않으면 그 소리의 데시벨이 더 높아졌다.

 

 배추는 특별히 신경 써서 쓱쓱 모래를 모아 두껍게 덮었다. 어디 드러난 곳이 있나 다시 확인까지 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이제 제가 조금 전에 볼일 봤다는 흔적을 지우려 X꼬까지 꼼꼼히 그루밍을 했다. 앞발에 침울 묻혀 눈곱도 떼고 아침 꽃단장을 하고 나서 현수가 잠들기 전 갈아놓은 물그릇에 제 모습을 비춰봤다.

 

 역시나 그림처럼 잘생긴 고양이 한 마리가 감동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박배추 얼굴아. 오늘도 빛이 나는구나. 언제나 수고가 많다.」

 

 배추는 물을 마신 후 쪼그려 앉아서 집사 남매가 나오길 기다렸다. 매일 이 시간쯤이면 집사 남매 중 누구라도 한 명은 하품을 하고 나와서 사료를 주곤 했다. 매일 그랬으니 배꼽시계가 아무리 난리를 쳐도 기다렸다.

 

 그렇게 앉아서 소파 뒤쪽 창밖을 구경했다. 빗방울이 창을 때리는 게 새삼 재밌어 보였다. 왠지 잡아보고 싶어서 입이 본능적으로 떨리고 이상한 새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빗방울 사냥을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마스터한 소파 오르기를 시전하자 금방 소파의 등받이 위까지 정복할 수 있었다. 빗방울이 창을 친 뒤 느려져서 금방 잡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아무리 앞발로 휘적거려도 잡을 수가 없었다.

 

 「뭐지? 이 눈도 코도 없는 게 감히 날 약 올려? 잡히기만 해라. 내가 물어뜯어서 눈, 코, 입을 만들어 줄 테다!」

 

 마치 냥펀치를 하듯 앞발을 날려도 그 펀치는 유리창을 뚫고 가지 못했다. 확 열이 치받아서 배추는 앞발에 혼을 실어 마지막 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결국 그 펀치는 창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배추만 튕겨 나갔다. 하필이면 발을 딪고 서 있는 곳이 좁은 등받이여서 아래로 떨어졌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푹신한 소파 쿠션에 한 번 더 튕겨 딱딱하고 차가운 거실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퀙’하는 소리와 함께 배추는 순간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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