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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작성일 : 18-12-24 16:11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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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저기만 나가면 저 나비 따라갈 수 있어!’

 

 이제 등받이에 마저 올라가서 방범창 사이로 나가면 될 거 같았다. 다시 소파의 끄트머리에서 힘껏 도약을 하고 날아올랐다.

 

 그러나 등받이는 너무 좁았다. 앞발은 걸렸는데 뒷발이 멈출 수 있는 공간이 좀 부족했다. 점프력이 좋았다면 약간 사선으로 해서 착지할 수도 있을 듯싶었지만, 아직 그 정도의 경지는 아니었다.

 

 매달린 채 버둥거리던 배추의 앞발이 중력을 이기지 못한 못하고 힘이 빠졌다. 물론 떨어져봤자 소파 위로 떨어지겠지만, 그 순간 까마득한 바닥 같았다.

 

 이제 바닥에 등이 닿겠다 했던 순간 바닥이 아닌 현수의 손바닥 안에 안착했다. 어째 소파 위로 떨어지는 게 차라리 나을 뻔한 단단함이었다.

 

 “배추! 여긴 어떻게 올라갔어? 누나가 냥린이 됐다더니, 이제 좀 컸다고 요딴 사고도 치는 거야?”

 

 “야아옹!”

 

 「집사야, 나 저 나비 따라가야 한단 말이다! 나를 저 창밖으로 내놔 줘!」

 

 배추가 버둥거리며 다시 창 쪽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러나 그사이 나비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냐아앙!”

 

 「나비 놓쳤잖아! 이게 다 멍청한 집사 너 때문이라규! 나아쁜 집사! 엄마한테도 못 가게하고, 수의사 누님한테도 못 가게하고! 씨잉!」

 

 배추는 현수의 손바닥 위에서 꼬리를 좌우로 탱탱 치면서 길게 울었다. 그리고도 분이 안 풀려 소파 위로 폴짝 뛰어내렸다. 올라가는 게 문제지 뛰어내리는 건 항상 문제가 아니었다.

 

 소파 위에서 바로 바닥으로 뛰어 내려 현수의 방에 있는 둥지 모양 스크래쳐로 갔다. 그 안에 며칠 전 현지가 사준 새로운 쥐돌이가 있었다. 첫 번째 쥐돌이는 벌써 배속 솜이 드러난 채 쓰레기봉투 안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지 오래였다.

 

 꼬리를 좌우로 흔드는 게 강아지처럼 좋아서 흔드는 게 아니라는 정도는 이제 현수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쥐돌이를 진짜 쥐 잡듯 잡는 게 딱 봐도 뻔했다.

 

 “배추! 왜 또 삐친 건데?”

 

 “앙앙앙!”

 

 “인마. 네 비위 맞추는 게 날 차버린 첫사랑 비위 맞추는 거보다 어렵겠다.”

 

 현수는 거실과 누나 방의 창문을 닫으며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배추의 삐침을 풀어줄 방법을 생각했다. 사실 생각하고 말고가 없었다. 간식이면 된다는 걸 깨달은 지 오래였다.

 

 현수가 적당량의 간식을 가지고 냄새를 풍기자 배추는 화가 어느새 풀려서 현수에게 달려들었다. 간식은 배추에게 게임 속 만능 치트키나 다름없었다.

 

 간식을 먹이고 난 후 현수는 쥐돌이를 손에 쥐고 배추와 격투기를 좀 하다가 슬금슬금 잠이 왔다. 조금 전까지 하던 일을 마치고 나자 긴장이 풀려서 피곤함이 몰려왔다.

 

 배추는 쥐돌이와 공만 있으면 혼자서도 잘 놀았다. 현수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사료 그릇에 사료를 채워놓고 서랍에 넣어둔 배추 전용 초 미니 축구공과 덤으로 박스골대까지 하나 세워줬다.

 

 “하암. 나 이제 잘 거니까 너도 축구 조금만 하다가 자.”

 

 현수가 잠이 들자 쥐돌이를 가지고 놀던 배추가 침대와 조금 열려 있는 창문을 바라봤다. 현수는 자기 방의 창문을 열어놨다는 깜빡했다. 게다가 창문의 열려진 틈은 책상 바로 옆이었다.

 

 배추는 지금이라도 나가면 아까 자길 향해 날갯짓을 하던 나비가 기다리고 있을 거 같았다. 오늘이 지나면 그 나비를 못 볼 거 같아서 다시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침대가 스크래쳐 바로 옆에 있어서 스크래쳐를 밟고 뛰면 아까 소파 높이 정도 될 거 같았다. 실험 삼아 침대를 정복하고 난 뒤, 다시 책상 의자를 정복하고, 바로 책상 위로 뛰어올라 탈출로를 확보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스크래쳐 끝으로 가서 아주 짧은 도움닫기를 한 후 뛰었다. 첫 시도는 이불을 밟아서 뚝 떨어졌다. 다시 2차 시기 땐 다리에 힘을 더 주고 조금 옆으로 뛰었더니 무난히 침대 위로 착지했다.

 

 이제 책상 의자를 정복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서둘러 침대를 내려가려고 했는데 현수가 잠결에 배추의 몸통을 잡았다.

 

 “……배추야. 나랑 같이 자고 싶어서 올라왔어? 그럼 이리 와.”

 

 「집사야! 이러지 말지. 우리 그런 사이 아니잖아. 아이! 우리 쿨해지자고! 한 이불 덮고 자는 건 내 약혼녀 공주랑도 안 해본 거라규!」

 

 아무리 버둥거려도 절대적으로 강한 힘 앞에 의미 없는 몸짓이었다. 결국 현수가 배추를 끌고 가서 볼에 뽀뽀를 해대고 품에 안았다.

 

 이런 짓은 주로 현지가 했지 현수는 여태 이런 적 없었다. 현지가 할 때와는 달리 너무 수치스럽고 서러워서 “야옹”거렸는데 현수는 그 소리가 신경 안 쓰이는지 다시 잠들어버렸다.

 

 덕분에 배추는 현수의 품에서 바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짧은 발톱을 세워 잠든 현수의 뺨을 할퀴어줄까 하다가 멈췄다. 괜히 다시 깨면 긁어 부스럼이었다. 서둘러 침대를 내려온 뒤 현수의 침이 묻은 곳을 닦아내고 털도 정리했다.

 

 「오늘의 이 원수는 나중에 꼭 갚아주겠다. 이 변태 집사놈!」

 

 배추는 코를 살짝 골고 있는 현수를 한번 노려보고 다시 목표에 집중했다. 이제 침대는 정복했으니 궁극적인 목표인 책상을 노릴 때였다.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도움닫기를 위해 좀 멀리 떨어졌다. 책상 의자가 이제껏 뛰어올랐던 높이 중에 가장 높았다. 조금 겁이 났지만 이미 마음먹은 거 지체하지 않았다.

 

 곧 짧은 다리로 도도도 뛰어서 날아올랐다. 그 사이 점프력이 조금 는 건지 한방에 의자 위에 제대로 착지했다.

 

 ‘오! 내가 운동신경이 꽤 좋구나!’

 

 배추는 내친김에 책상 위까지 뛰어올랐다. 어쩌려고 이것도 한 번에 성공이었다. 이제 저 창문을 통과하는 일만 남았다.

 

 두 번째 가출을 그렇게 완성하기 직전, 발걸음도 가볍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창문 바로 앞까진 그랬다.

 

 근데 그 앞에 작은 액자를 보고 배추는 더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그 앞에 막고 있는 건 현수의 청소년 시절 가족사진이었다.

 

 예전에 현수의 핸드폰도 있던 사람. 현수의 아빠 얼굴을 보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 아저씨를 내가 어디서 본 거 같은데……. 누군지 모르겠지만 왠지 좋은 아저씨 같아.’

 

 배추는 이제 창밖으로 나가려 했던 계획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왠지 그 사진 속 현수의 아빠를 보자 기분도 좋고 마음이 편해졌다.

 

 앞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쪼그려 앉아서 사진을 하염없이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있다보니 배추는 저도 모르게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까무륵 잠이 들었다.

 

 

 ***

 

 

 콜록! 콜록!

 

 잠을 자던 현수가 목이 칼칼해서 잠에서 깼다. 저녁 시간이었지만 해가 많이 길어져서 아직 어둡지 않았다.

 

 그런데 창밖을 보니 아침에 누나가 했던 말이 맞는지 미세먼지로 온통 뿌연 세상이었다.

 

 다른 곳 창문은 다 닫았으면서 하필이면 자기 방 창문을 닫는 걸 까먹었으니 창 밖 공기나 창 안 공기나 마찬가지였다.

 

 얼른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켰다. 그때까지 배추는 창문 바로 앞 책상 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원래 배추의 코는 옅은 핑크색에 작고 귀여운 데다 무척 깔끔했다.

 

 근데 지금 잠든 배추의 코 밑에 검은 딱지가 껴있었다. 괜히 현지가 출근하기 전에 말했던 콧물 얘기가 떠올랐다.

 

 “아구, 배추야. 감기 걸렸어?”

 

 현수가 잠들어 있는 배추를 들어 올리자 무언가 그립고 행복한 꿈을 꾸던 배추가 눈을 번쩍 떴다. 눈을 뜨자마자 바로 잊어버렸지만, 아직도 꿈속인지 현실인지 잘 구분이 되질 않았다.

 

 배추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고 앞발로 눈을 비볐다. 덕분에 제 앞발 털이 코를 간지럽혀 재채기를 했다. 그냥 한 번의 재채기였는데, 쓸데없이 예민하고 소심한 현수의 눈에 빼박 감기였다.

 

 “어떻게 하지? 새끼 고양이는 감기에 걸리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 왜 창문을 열어놔서.”

 

 아무리 요즘 배추가 몸도 좀 커지고 활동량이 늘었다고 해도 이제 4개월 좀 넘은 아기였다. 고양이에 대해 좀 찾아본 블로그에서 감기로 죽는 고양이 얘기도 본 게 떠올라 불안했다.

 

 현수에게 지금 떠오르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아빠와 인연이 있다는 걸 안 후로 왠지 불편해진 연이. 다른 동물병원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배추를 계속 돌봐줬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서둘러 씻고 배추를 이동장에 넣으려 했다. 평소엔 눈곱만 떼고 잘만 돌아다녔는데, 연이를 그 꼴로 만나긴 좀 그래서 특별히 세수와 양치질을 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배추는 평소대로 가슴 줄을 하고 공주를 만나러 가는 줄 알았다가 현수가 이동장을 열고 들이밀자 고개를 갸웃했다. 끝까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는데 그놈의 간식이 뭔지 또 홀린 듯 들어갔다.

 

 「집사야! 어디 가는 거냐? 가슴 줄 해줘라! 답답한 이동장 싫다규! 내 발로 걷고 싶단 말이다! 어!」

 

 배추가 ‘양양’ 거리자 현수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아! 씨! 괜히 세수했나 봐. 배추야. 조금만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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