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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11)
작성일 : 18-12-23 16:05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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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개를 따라갈 수 없었던 별은 성문 앞에 도착하자 다리의 힘이 풀리어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 그녀에게 미소 띤 박인하가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었다.

  무사히 도착한 걸 확인한 한울은 갑작스레 나타난 자신들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박인하에게 말을 걸었다.

  “무사히 돌아온 모양이군.”

  “그런 모양이네요.”

  여전히 별의 머리를 쓰다듬는 박인하에게 한울이 물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거기로 갔던 건지 물어도 되겠나?”

  “그리고 왜 거기서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쳤는지도 궁금하시겠죠.”

  박인하는 별의 머리에서 손을 떼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한울에게 시선을 돌리어 말했다.

  “그렇긴 하지.”

  “그에 따른 대답으로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준비’라고 해줄 수 있네요.”

  “준비라……. 전에 말한 그 승천할 용을 위한 준비를 말하는 건가?”

  “후후후.”

  특별히 대답을 하지 않고 웃음을 흘렸으나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한울은 웃어넘겼다.

  “과연, 그렇군. 그럼 도대체 그 과정에서 흘릴 피는 어느 정도인고?”

  “이 난세로 인해 흐르는 피에 비하면 지극히 적은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승천한 용에 의해 난세의 문이 닫힌다면 더더욱 가치 있고 적은 피인 셈이죠.”

  “사람의 목숨이 그런 식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것인가?”

  한울의 그 물음에 박인하는 대답치 않았다. 긴장이 풀려 주저앉아 있던 별에게 손을 내밀어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면서 박인하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그저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말이다.

  “그대는 그렇게 흐른 피와 목숨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한울이 던진 또 다른 물음에도 박인하는 대답치 않았다.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던 별의 눈에 희미하게 흔들리는 박인하의 눈빛이 들어왔다.

  “그대는 이 준비로 인하…….”

  “저, 저기요.”

  박인하의 눈치를 보며 그녀의 눈이 살짝 흔들리고 있음을 안 별이 소리 내어 한울의 말을 끊었다. 박인하와 한울의 시선을 받는 별은 살짝 긴장하면서 침을 꿀꺽 삼킨 뒤에 말을 꺼냈다.

  “이만 가,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지만 저희 아씨도, 아 인하도 이제 집에 가야 하니까요. 게다가 저…….”

  별이 슬쩍 주변으로 시선으로 돌렸다. 박인하가 부적을 써서 만든 희미한 푸른색 연기가 사라져서 모습이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늬동산을 왔다가는 동안에 부적을 통해 쓴 도술이 풀린 것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그들에게 시선을 주며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려는 모습도 보였다.

  별로 대놓고 떠들어봐야 좋은 얘기도 아닐뿐더러 괜히 귀한 집 아가씨인 박인하와 가까이 지내는 모습이 보이면 좋을 리 없는 한울은 더 이상의 질문을 던지어 시간을 소모해봐야 좋을리 없음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그는 더 이상의 질문을 던지지 않고 슬쩍 하늘을 쳐다본 뒤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별 역시 박인하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박인하는 그런 별에게 아주 작은 목소리로 고맙다는 말을 건넨 뒤에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아, 한 가지 묻고픈 것만 전하지.”

  돌아가기 앞서서 한울이 말을 꺼냈다.

  “자네의 준비라는 건 혼란이라는 단어로 이어지게 될 터이네. 그렇다면 자네는 그 혼란에서 살아남을 자신은 있는가? 자네가 스스로를 용으로 여기든 아니든 결국은 살아남아야 용의 승천을 보는 법이네. 그러니 묻겠네. 살아남을 자신은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도 듣기 전에 한울을 손가락을 튕기며 사라졌다.

  갑작스레 노인이 사라진 광경에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별의 손을 잡고 있던 박인하는 앞장서서 중경의 성문으로 향했다.

  “거기까지는 나도 답이 나오진 않는군요. 하지만 죽을 생각도, 죽어줄 생각도 없기는 합니다만…….”

  걸어가는 와중 별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박인하였다.

  “그나저나 가치와 감당이라. 저로서도 생각해봐야할 부분인데 그에 대한 생각이 부족했던 모양이군요. 아직도 전 어린 소녀인가봐요, 후후후. 그 부분에 대해선 좀 생각이 필요한가 보군요. 안 그래, 언니?”

  “어? 어…….”

  갑자기 불려서 당황한 별이었으나 박인하는 별의 대답을 들을 생각이 없다는 듯 그저 걸어갔다. 별 역시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박인하의 손에 이끌려 갈 뿐이었다.

  “정말이지, 저 분은 참 날카로운 분이야. 그런데, 언니.”

  “어?”

  “후후후, 오늘 일 비밀로 하는 거 잊으면 안 돼.”

  검지를 입가에 대면서 박인하가 한 말에 별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아니, 끄덕이는 것 외엔 방도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를 말한다고 한다면 오히려 모시는데 소홀했다며 별이 혼날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기 때문이다.

  박인하 역시 혼나겠지만 몸종인 별에 비하면 상당히 가볍게 혼이 날 터이나 별은 몸종이라는 입장이 더해져서 말도 못할 정도로 혼이 날 것이 분명했다. 이미 이 장소에 나타나 집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혼날 일이긴 하지만 하늬동산에서의 일까지 알려지면 그녀로선 생각하기도 싫은 처벌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했다.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라는 현실로 돌아와 한숨을 내쉬는 별의 눈에 급하게 병사들과 함께 달려오는 별장 나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부랴부랴 뛰어온 나래가 숨을 헉헉 대며 달려와 맞이하자 박인하는 싱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도, 도대체……언제…그리고 어디서 오시……는 거…….”

  “안녕, 오늘도 무척이나 바쁜가 보네. 날씨도 좋은데 참으로 아니 되었어. 이렇게 날씨 좋은 날에는 나처럼 소풍이나 산책을 다니는 게 최고일 텐데 말이지.”

  “그게 뭔…말…같지도 안……, 그보다 어…디를…….”

  “일단 숨부터 고르는 게 좋을 거 같네.”

  같이 뛰어온 병사들과 숨을 고르던 나래는 박인하의 손에 잡혀 있는 별을 보곤 눈인사를 나눴다. 어린 시절부터 박경에게 신세를 진 나래는 박인하의 몸종인 별과는 아는 사이였다. 그렇기에 별이 얼마나 박인하 덕에 고생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고, 이번에도 박인하 때문에 끌려가서 어떤 고생을 했음을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보다 난 이제 집으로 가야할 것 같네.”

  “당연하죠. 그보다 집밖으로 함부로 나오지 마십쇼. 요즘 얼마나 시기가 어수선한데 몸종 하나만 딸랑 데리고 돌아다니십니까.”

  “어머 내 실력을 봐놓고?”

  “본디 천금의 부잣집 귀한 자식은 처마 밑에서 놀지 않으며 백금의 부잣집 자식은 높은 누각의 난간에 매달리지 않으며 지체 높은 위치의 사람은 험한 언덕에서 수레를 빨리 몰지 않는 법입니다.”

  “후후후, 그거 원앙(袁盎)이라는 사람의 말이었던가? 조금 내용이 다르긴 하지만 재미는 있네. 알았어, 이만 가도록 하지. 가자.”

  지체 높은 아가씨의 모습을 보이며 박인하는 별을 데리고 성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지체 높은 아가씨라면 몸종의 손 잡고 그렇게 돌아다니진 않아요.”

  “아, 그렇네.”

  나래의 지적에 깜빡 잊었다는 듯 별의 손을 놓고 박인하는 자신의 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별은 고개를 돌려 나래와 말없이 인사를 주고받은 뒤 따라갔다. 그리고 두 소녀가 가는 뒷모습을 보며, 정확히는 너무나도 자유분방하게 돌아다니는 박인하를 보며 나래는 이마에 손을 짚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집에 도착한 박인하와 별은 각자 박경과 집사에게 한가득 잔소리를 들었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 일일 것이다.

 

  이틀 뒤, 박경은 윤경준, 김득신 등과 함께 중경성 남문으로 나와 있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중앙에서 진만의 무리를 토벌하기 위해 보내진 진압군을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굳이 이렇게 나와 있을 이유가 있습니까?”

  김득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긴 했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잘 알고 있었다.

  창경공 박준은 현재 조정의 실권을 장악하긴 했지만 지방 전체를 장악한 건 아니었다. 진만을 비롯한 여러 반란과 혼란으로 인해 그는 지방의 여러 관리들과 부호들에게 불신의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중경유수 박경 역시 처음에는 신뢰받던 인물이나 중앙에서의 몇 번의 충돌이 있었던 만큼 그리 신뢰를 받는 처지가 못 되었다. 더군다나 이번에 진압군의 감독관으로 오는 석지만은 박경과는 악연으로 엮여있는 상황이었다.

  중경의 여러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중앙으로부터의 신뢰를 얻어야 하는 것이 우선임을 잘 아는 박경으로선 석지만을 비롯한 진압군에게 좋은 인상을 줘야하는 판국이었다. 이는 박경만이 아니라 윤경준과 김득신을 비롯한 중경 일대의 부호들과 관리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이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소. 그래야 중앙으로부터 지원도 받고, 앞으로 우리의 인생에 장애가 적어지지 않겠소.”

  박경이 아닌 윤경준이 대답을 하였으나 박경 역시 같은 생각인 만큼 반론치 않았다. 김득신도 윤경준이 박경을 두고 제멋대로 답을 했다는 게 맘에 안 들었지만 맞는 말이기에 특별히 불만을 표하진 않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던 중 멀리서 진압군이 오고 있다는 신호가 올랐다. 윤경준의 지휘 하에 병사들과 관리들이 긴장감을 갖고 진압군을 맞이할 채비를 했다. 박경 역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윽고 진압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썩어도 준치라고, 아무리 혼란스럽기 짝이 없는 난세라고는 하지만 진압군의 위용이 가히 볼만했다. 화려한 형형색색의 기를 펄럭이며 질 좋은 장비로 무장한 일 무리의 병사들이 천천히 중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진압군 측도 자신들을 맞이하기 위해 사람들이 나와 있음을 보고는 속도를 늦추면서 최고 지휘관인 장수들이 앞장서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진압군과 이를 맞이하기 위해 나온 중경 측이 마주하자 맨 앞에서 말을 타고 있던 장수가 말에서 내렸다. 기다랗고 아름다운 수염이 인상적인 장수, 바로 진압군의 총사령관인 원수를 맡고 있는 상장군 진간이 호탕히 웃으며 박경에게 다가갔다. 박경 역시 걸어가나여 진간을 맞이했다.

  과거 중앙에서 친하게 지낸 사이였던 만큼 진간은 껄껄 웃으며 먼저 다가가 박경의 손을 꽉 잡았다.

  “어서 오시오, 상장군.”

  “오랜만입니다, 진경후.”

  서로 짤막한 인사를 나누고 있자 다른 장수들도 말에서 내렸다. 그 중에서 날카로운 눈을 하곤 주변을 매섭게 돌아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대장군 김창헌이었다.

  “대장군께서도 오랜만이시오.”

  “진경후께서도 무탈하셨습니까.”

  매서운 눈매와 다르게 예의바르게 인사를 올린 김창헌을 뒤로 하고 박경에 눈에 한 청년이 들어왔다. 갑옷이 잘 어울리지 않은 그 청년은 수려한 외모를 지니긴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느낌을 주고 있었다.

  “우부승선.”

  “오랜만이십니다, 유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부승선 석지만이 무감정한 어조로 인사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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