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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언젠가 만날 거니까…….
작성일 : 18-12-17 07:34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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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야, 어디 아파? 헉! 여기 왜 이래. 다쳤잖아! 아! 진짜 누나는 왜 문을 열어놔서! 배추야. 많이 아프지?”

 

 상처를 보자마자 진짜 현수의 눈물 한 방울이 배추의 정수리로 뚝 떨어졌다. 맥아리만 없는 게 아니라 눈물도 많은 집사가 배추는 참 한심했다.

 

 “뀨우…….”

 

 「집사! 왜 질질 짜고 그래? 우리 좀 담백하자고! 에휴! 내가 전생에 뭔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덩치만 큰 아이 집사를 키워야 하냐.」

 

 배추가 한숨을 내쉬다 울지 말라는 뜻으로 현수의 손등을 할짝할짝 핥았다. 현지도 다가와 배추의 상처를 보더니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바로 연이가 다시 배추를 받아 책상 위에 올렸다. 혹시 현수가 배추의 상처를 잘못 만졌나 살펴봤다. 다행히 스치기만 했을 뿐 그대로였다.

 

 “배추 많이 안 다쳤어요. 좀 전에 요 앞에 강아지랑 놀다가 살짝 물린 거뿐이에요. 치료했으니까 금방 나을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헉! 개한테 물려요? 그럼 막 광견병 같은 거 걸리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배추의 뒷덜미에 스크래치를 남긴 범인인 멍구는 현수가 들어올 때 그 문틈으로 나가고 없었다.

 

 “그 강아지 이미 접종 끝난 아이였어요. 그냥 소독만 해주면 금방 나을 겁니다.”

 

 “어떤 개 놈이에요? 내가 당장 가서…….”

 

 다혈질인 현지가 팔을 걷어붙이며 말했다.

 

 “놀다가 그런 건데 한번 봐주세요. 애초에 배추가 먼저 공격해서 그 강아지도 코에 살짝 발톱자국이 났어요. 배추가 성질이 좀 있네요.”

 

 “아이! 진짜! 이게 다 배추가 누나를 보고 배워서 그런 거 아니야!”

 

 “뭐! 이 자식이. 내가 뭘 어쨌길래!”

 

 현지 현수 남매가 험악한 분위기를 뿜어댔다. 현수의 집에 온 뒤로 계속 봤던 모습이라 배추는 아주 덤덤했다.

 

 그저 연이를 보며 현수가 뒷덜미 상처를 건드려 또 아프게 했으니, 지금 또 치료하고 간식을 더 주길 바랐다.

 

 그러나 연이는 배추를 보질 않고 있어서 아무리 ‘야옹’거려도 말이 통하질 않았다. 연이는 좀 시끄러운 현수 남매만 보며 진짜 싸울까 봐 어쩔 줄 몰라서 배추를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저기요. 원래 고양이가 좀 그래…….”

 

 “그러니까요. 고양이가 원래 성질이 있는 거지. 하여간에 박현수 내 말은 그지 같이 안 들으면서, 같이 산지 두 달도 안 된 배추라면 아주 그냥 유난을 떨어. 응!”

 

 “고양이가 아무리 성질이 더러워도 덩치 큰 개를 먼저 공격하겠냐? 우리 배추 처음에 나한테 왔을 때, 얼마나 순하고 얌전했는데! 이게 다 누나한테 배웠으니까 애가 벌써부터 발톱 세우고 다니지!”

 

 “뭐? 인마! 내가 그래도 요즘 너 일 좀 한다고 성질 많이 죽이고 살았는데, 아주 그냥 다 내 성질 다 부려볼까? 어?”

 

 연이가 말리려 할수록 남매의 표정은 더 험악해지고 말투는 거칠어졌다. 30대 초반 20대 중후반의 남매가 남의 동물병원에서 유치하게 키우는 고양이 때문에 싸우고 있었다.

 

 그때 좀 전까지 당황하면서 말리던 연이가 갑자기 피식하고 웃었다. 그러자 남매의 시선이 연이에게 온전히 옮겨왔다.

 

 “아, 죄송해요. 그냥 두 분이 너무 친한 거 같아서……. 되게 부럽네요.”

 

 “예?”

 

 “…….”

 

 연이가 계속 크게 웃자 괜히 뻘쭘해진 남매가 연이를 똑같은 표정으로 쳐다봤다.

 

 “저도 언니가 살아 있었으면 두 분처럼 그러려나. 진짜 궁금하네요.”

 

 “……저, 혹시 언니분이 세상을…….”

 

 현지가 묻는데 현수가 고개를 저으며 묻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냈다. 현수의 걱정과 다르게 연이의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 그리고 가볍게 말을 꺼냈다.

 

 “네. 우리 언니는 저랑 일란성 쌍둥이인데, 얼마 전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들었어요.”

 

 “……아, 내가 괜한 걸 물어봤네요.”

 

 “아니에요. 언젠가 만날 거니까…….”

 

 “만나요?”

 

 언니의 죽음인데 꼭 전해들은 것처럼 얘기하는 연이였다. 그래도 괜히 아픈 곳일까 봐 현수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데 현지는 은근 묻고 있었다.

 

 “저도 죽으면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어차피 같은 길을 가면, 지금 가는 길에 행복한 바람이 있는 게 더 좋잖아요. 나는 언니를 딱 한 번만 만나보고 싶거든요. 아, 언니를 본 게 아마 만 15년은 넘은 거 같은데……. 얼마나 더 걸리려나…….”

 

 “같이 안 살았어요?”

 

 “예. 7살 때부터 따로 살았어요. 어릴 땐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많이 울고 그랬는데, 커서는 자꾸 미뤘네요. 그래도 나랑 언니는 일란성이어서 똑같은 사람이니까, 찾으려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기다려주질 않네요.”

 

 “그럼…….”

 

 “누나. 그만 가자. 나 작업 밀렸어.”

 

 “으이구. 알았어.”

 

 눈치 없는 현지가 연이에게 계속 아픈 질문을 할 거 같아서 현수가 막아섰다. 그리고 아직 책상 위에서 연이를 애절하게 바라보며 간식 타령을 하고 있는 배추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해진 지폐들을 꺼냈다.

 

 “저기, 얼마나 드려야 할지…….”

 

 “그냥 소독만 했으니, 치료비는 안 주셔도 돼요. 배추 며칠 만에 볼 수 있어서 좋았으니까 그걸로 퉁치죠.”

 

 연이는 허리를 조금 숙여 현수의 품에 안겨 있는 배추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배추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수의사느님아. 우리 집사한테 나 간식이 좀 사달라고 전해줘라.」

 

 연이는 다 알아들었으면서 입 모양으로 소리 내지 않고 말했다.

 

 ‘아직 안 된다.’

 

 설사 때문에 왔을 때를 제외하면, 뭔가를 할 때마다 연이는 간식과 영양제를 줬다. 근데 이제 와서 안 된다니.

 

 「수의사! 돈 벌기 싫어? 빨랑 사달라고 전해주란 말이다!」

 

 배추가 아무리 ‘야옹, 야옹’ 울어도 연이는 그 말을 전해주지 않았다. 대신 다른 말을 했다.

 

 “배추 이제 불린 사료는 안 먹어도 되겠어요. 건 사료 주세요. 영양제는 2차 접종 끝나고 먹이시면 되겠어요.”

 

 “아! 영양제도 먹여야 하는군요!”

 

 “네. 설사 잘 안 하게 하는 종합영양제 있어요.”

 

 “그럼 지금 사야 하나요?”

 

 “며칠 뒤에 2차 접종하러 오실 거 아니에요? 그때 사시면 돼요.”

 

 “예. 그럼 그렇게 할게요.”

 

 결국은 배추는 이번에도 간식은 얻지 못하고 동물병원을 나섰다.

 

 

 병원을 나서자마자 현수는 누나 현지를 가자미눈으로 봤다.

 

 “누나는 사람 곤란하게 뭐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냐?”

 

 “뭐가 곤란해?”

 

 “사람들이 우리한테 고아냐고 물어볼 때, 누난 안 곤란했냐?”

 

 “그게 뭐가 곤란해? 우리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쉽게 대답하는 거 보니까 아무렇지도 않은 거구만. 너는 너무 소심하고 매사에 너무 오버해서 걱정해.”

 

 “그럼 묻는데 정색하냐? 내가 소심하고 과한 걱정을 하는 게 아니라 누나 배려심 진짜 너무너무 심각하게 부족한 거지!”

 

 “아니. 이 자식이 계속!”

 

 또 싸우려고 해서 배추가 현수의 품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간식도 못 얻고 기분 나빠 죽겠는데 집사 남매의 째지는 목소리가 듣기 싫었다.

 

 착지를 잘못했는지 다리가 좀 시큰했지만, 그냥 먼저 앞장서서 걸었다. 어차피 멍구는 집으로 갔는지 냄새도 안 나고 이 정도 거리라면 집까지 찾아갈 수 있을 거 같았다.

 

 “야, 배추 또 도망가겠다. 빨리 잡아.”

 

 “어? 어.”

 

 웬일로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현수가 따라오니 배추는 본능적으로 정말 달렸다. 그래 봤자 다리 길이가 너무 차이 나서 순식간에 잡혀 의미 없는 달음박질이었다.

 

 배추는 왠지 불만스러워서 꼬리를 좌우로 퉁퉁 쳐댔다. 현수 남매는 고양이가 꼬리를 흔드는 게 강아지처럼 기분 좋아서 흔드는 줄 알았다. 배추가 좋으니 두 사람도 더 싸울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웃었다.

 

 “배추가 밖이어서 기분 좋은가 보네. 가끔 데리고 나와서 산책도 좀 시키고 해라.”

 

 “그러게……. 배추야. 앞으로는 혼자 나오지 말고 나랑 같이 나오자.”

 

 현지가 웃으며 말하자 현수는 배추의 턱 아래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

 

 그들의 뒷모습을 동물병원에서 나온 연이가 물끄러미 바라봤다. 연이는 멀리서 들리는 현수 남매의 웃음소리에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아저씨, 저 두 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아요.”

 

 현수 남매와 배추가 다른 골목으로 들어서 보이지 않자, 연이가 흘러가는 구름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으아! 부럽다.”

 

 그때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응. 엄마. 선은 싫어요. 아이, 저 좋아하는 사람 있다니까요! 진짜예요. 응. 응. 아빠 일요일에 골프 치고 오셨을 시간에 잠깐 갈게요. 사랑해요.”

 

 연이는 전화를 끊으며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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