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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젖과 꿀이 흐르는 ‘간식이 세상’으로
작성일 : 18-12-14 09:41     조회 : 385     추천 : 0     분량 : 3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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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간 현수는 배추에게 기본적인 필요만 해결해주고 놀아주질 않았다. 배추는 밥을 먹고 나면 혼자서 쥐돌이와 놀고 현지가 퇴근하면 기분 내킬 때 흔들어주는 종이 나비와 놀았다.

 

 배추는 현수가 뭘 하는지 궁금해서 계속 얼쩡댔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뭘 하는지는 보이질 않았다.

 

 이놈의 짧고 허약한 다리는 아직 책상은커녕 현수의 침대조차 오를 힘이 없었다. 아무리 스마트한 고양이라지만 뭘 하는지 볼 수가 없으니 제 집사의 사정을 제대로 알 수도 없었다.

 

 오늘은 현지가 출근하지 않는 날이어서 거실 겸 주방에서 청소하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렸다. 환기를 시키는지 현관도 열어 둔 채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였다.

 

 아무도 놀아주는 이가 없자 이 집에 있는 게 따분했다. 게다가 현지가 청소기를 돌려서 너무나 무섭고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렸다.

 

 배추는 이 집에 온 후 처음으로 넓은 세상에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현지가 구석구석 청소하느라 배추를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 종종종 걸어서 현관을 통과했다.

 

 계단이 좀 있었는데 1층이라 많이 있는 건 아니었고, 내려가는 계단이라 갈만했다. 며칠 만에 맛보는 바깥의 공기는 참 신선했다. 근데 이상하게 코에 뭔가 끼는 거 같긴 했지만, 처음으로 혼자 외출한 기분에 그냥 신선하다고 치기로 했다.

 

 ‘어디로 가지? 아! 간식이! 간식이한테로 가자! 내가 미냥계가 통하는 비주얼이니까 그 수의사느님이 또 줄 거다!’

 

 의기양양하게 현수가 저를 안고 갔던 방향으로 갔다. 멀리 그곳이 보이는 거 같았다. 조금만 더 가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간식이 세상’에 도착할 거 같아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르릉!”

 

 몇 걸음만 가면 도착이다 했을 때, 그 앞을 막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똥개’였다.

 

 현수에게 바보 똥개라고 욕을 했는데, 진짜 그 똥개라니. 실제로 본 똥개는 덩치도 크고, 다리도 길고, 무엇보다 이빨이 어마무시했다. 현수에게 했던 욕이 정말 심한 욕이었구나를 그제야 알게 됐다.

 

 너무 무서워서 등골이 바짝 서고 털도 마구 섰다. 어떻게 할지 몰라 저도 이빨을 보이며 ‘하악’을 했는데, 오히려 똥개의 화를 돋은 듯 ‘그르릉’소리가 더 커졌다.

 

 고지가 눈앞인데 이 무시무시한 똥개를 지나쳐야 하다니. 흙수저 고양이는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것인가 하는 냥생의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은 순간이었다.

 

 “야아옹”

 

 「똥개님아. 저 얌전히 지나갈게요. 제발 저 좀 보내주세요.」

 

 나름 애절하게 부탁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통하지 않은 것인지 갑자기 똥개가 ‘컹컹’ 짖었다.

 

 배추는 그냥 얌전하고 조심스럽게 똥개 옆을 지나가려고 했다. 근데 제 마음도 모르고 똥개가 짖어 댔다.

 

 괜히 쫄아서 도망칠 뻔했지만, 순간 사람들의 속담이 생각났다. 정신만 차리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이래 봬도 호랑이랑 같은 과인 고양이 아니냐! 집사네 마녀도 아니고 겨우 똥개 따위에 쫄 거 없어!’

 

 그 속담에 용기를 얻은 배추는 꼬리를 내리고 똥개에게 다시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마침 똥개가 짖기를 멈춰서 긴장도 좀 풀렸다.

 

 “냐아앙…….”

 

 「저, 똥개, 아니 크고 아, 아름다운 개느님, 저 쪼오기 동물병원에 볼일이 잠깐 있는데 말이죠. 번개보다 빠르게 지나갈 테니까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하시던 일 보시지요. 그럼 이만.」

 

 똥개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무래도 말이 통한 거 같아서 배추가 똥개 옆을 조용하고 빠르게 지나가려 했다. 순간 똥개가 다시 한번 “컹!”하고 짖었다. 커다랗고 끈적한 침방울이 배추의 수염을 건드리고 볼때기를 때렸다.

 

 이 미모를 유지하려고 집을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그루밍을 했던가. 그리고 수의사느님을 미냥계로 홀리려는데, 듣도 보도 못한 똥개의 침 범벅이라니!

 

 이렇게 냄새나는 똥개의 침 싸다귀나 맞으려 집을 나온 게 아니었다. 그동안 마녀의 눈치보느라 성질 죽이고 산 것도 억울하고 서러운데. 순간 아드레날린의 축복을 받았는지 눈이 돌고 무서운 게 없어졌다.

 

 「야이! 듣도 보도 못한 똥개 시키야! 네가 감히 잠자는 박배추의 수염을 건드렸다 이거지! 내가 그동안 쥐돌이한테 갈고 닦은 냥펀치와 이빨드릴 솜씨를 보여주마! 드루와! 이 똥개 시키야! 야아옹!」

 

 배추는 ‘하악’ 소리와 함께 이를 보이고 앞발을 들어 공격태세를 취했다. 소파는 현지가 못 긁게 하니 틈틈이 현수의 방 책상과 의자를 긁어서 발톱도 이만하면 날카로웠다.

 

 똥개가 고개를 들이밀어 사정권에 들어오자 배추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맹렬하게 냥펀치를 좌우로 날렸다. 몇 번 헛발질을 하긴 했지만 그중 한 방의 냥펀치가 똥개의 축축한 코에 적중했다.

 

 깔끔한 제 발에 똥개의 기분 나쁜 콧물이 묻어서 기분은 좀 많이 더러웠다. 그래도 선빵을 날려서인지 은근 통쾌했다. 순간 똥개가 당황했는지 ‘낑’하는 소리를 내며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와! 오라고! 가진 거라곤 이 덩치밖에 없는 바보 뭉충이 똥개야!」

 

 최대한 털을 세우고 다시 2차 공격을 노렸다. 똥개는 조금 전 배추의 냥펀치에 충격을 받았는지, 쉽사리 들어오지 못하고, 배추의 주변을 빙빙 돌았다.

 

 배추는 그런 똥개의 기습에 당하지 않으려 눈에 불을 켜고 똥개를 노려봤다. 배추와 똥개의 마주친 시선에서 불꽃이 파바박 튀었다.

 

 잠시 후 똥개의 머리가 다시 배추 곁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도 배추는 코를 노리고 앞발을 재빠르게 원투 하며 뻗었다. 당연히 똥개가 이번에도 도망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똥개는 배추의 냥펀치가 간지럽지도 않다는 듯 그냥 무시했다.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얼굴을 들이밀고 배추의 뒷덜미를 물어 하늘로 올렸다.

 

 순간 배추의 눈앞에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약 80일 가량의 냥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이렇게 죽는 것인가. 그동안 잊고 있었지만, 엄마도 못 찾고? 집사한테 이제 불린 사료 말고 건 사료 달라는 말도 못 했는데?

 

 저 멀리 동물병원이 아득히 보였다. 고지를 눈앞에 두고 이렇게 세상을 떠나다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욱한다고 다 덤비지 말았어야 했는데. 객기와 용기는 구별해야 한다는 걸 냥생 2개월 반 만에 맞은 죽음의 고비 앞에서 깨달았다.

 

 똥개의 이빨에서 벗어나 공중에 뜬 몸이 최정점에 오른 순간 배추는 울부짖었다.

 

 “냐아아아아옹”

 

 「냥신님! 이번 생은 이렇게 마감하지만, 다음번엔 꼭 사료와 간식이가 넘쳐흐르는 동물병원 금수저 고양이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그럼 착하게 죽을게요.」

 

 그리고 이제 바닥으로 꼴아 박힐 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한 많은 짧은 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한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역시 본능은 이성보다 빨라서 몸이 자연스럽게 돌더니 네발로 가뿐히 착지했다. 10점 만점에 100점짜리 착지였다.

 

 ‘오! 이게 되는 거였네. 그래! 내가 이래봬도 고양이다!’

 

 배추가 멀쩡히 바닥에 서 있자 똥개가 침을 흘리며 배추를 바라봤다. 배추는 아주 짧은 순간 반격을 시도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며 털을 세웠다.

 

 그 모습에 똥개가 배추 쪽으로 한 발 움직이자 배추는 아주 이성적 판단을 내렸다.

 

 「나는 주먹이 앞서는 무모한 고양이가 아니라 생각이란 걸 하는 스마트한 고양이야. 지금 덤비는 건 객기일 뿐이라규. 내가 몸이 두 배만큼만 자랐을 때, 그때 다시 보자. 똥개.」

 

 나름 으르렁대는 소리로 경고를 보내줬다. 그러자 똥개의 발이 조금 빨라지고 눈빛이 사나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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