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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나도 금수저 냥이가 되고 싶다규!
작성일 : 18-12-14 09:39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3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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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뀨우?”

 

 「누구지? 냄새는 우리 집사 냄새 같은데?」

 

 현수는 고개를 갸웃하며 킁킁대는 배추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손 크기와 손에서 희미하게 느껴지는 담배냄새가 확실히 현수가 맞았다.

 

 “기다렸지?”

 

 “냥?”

 

 「집사야. 너님 집에 가서 변신 마법 부리고 왔냥? 냄새랑 목소리만 똑같은뎅?」

 

 현수는 제 손을 핥는 배추를 잠깐 보다가 배추에게서 손을 뗐다. 그리고 가지고 온 지감을 열어 카드를 꺼내 연이에게 내밀었다. 연이는 결제를 하며 현수의 얼굴을 잠깐 빤히 올려 봤다.

 

 “어! 안경 쓰시네요.”

 

 “예. 시력이 조금 나빠서요.”

 

 아깐 너무 급해서 안경을 쓸 틈이 없었다. 안경 안 쓴다고 눈뜬장님 수준은 아니어서 멀쩡히 달려오긴 했지만 역시 좀 불편했다.

 

 집으로 오며 거리 진열창에 비친 안경을 안 쓴 제 모습이 너무 어색해 보였다. 게다가 집에 도착해 신발을 벗을 때 보니 한쪽은 슬리퍼 한쪽은 뒤축이 꺾인 운동화를 신고 나간 걸 알았다. 그제야 창피함이 몰려왔다.

 

 다른 사람의 눈을 그다지 신경 쓰고 살지는 않았는데, 괜히 연이한텐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일로 사람 만날 때가 아니면 하지 않는 면도도 하고 나름 깔끔하게 신경 쓰고 나섰다.

 

 “배추 보호자님은 안경 안 쓰는 게 나은 거 같은데요.”

 

 “그, 그런가요?”

 

 “뭐랄까 배추 보호자님은 눈동자가 감정을 많이 담고 있는 거 같아서요. 안경 쓰고 계시니까 많이 안 보이네요. 아하하. 제가 좀 이상한 말을 했죠?”

 

 연이가 현수의 카드를 내밀며 싱긋 웃었다. 현수는 연이의 지금 말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했다.

 

 「집사야. 이 이상한 여자는 신경 쓰지 말고 나 간식이나 좀 사줘라.」

 

 배추가 애절한 눈으로 집사한테 텔레파시를 보냈다. 그러나 그 텔레파시는 다른 거로 통했다.

 

 “아까 배추 귀 청소하실 때 쓰던 그 약 살 수 있는 건가요?”

 

 “네. 하나 드려요?”

 

 “예.”

 

 “오늘은 했으니까 한 일 주일 뒤쯤에 해주시면 돼요. 귀에 특별히 귀지가 많이 끼거나 냄새가 나지 않으면 너무 자주 오히려 안 좋아요. 한 일이 주에 한 번 정도가 딱 좋은 거 같네요. 너무 깊이 닦지는 마시고요.”

 

 “예.”

 

 현수는 끝까지 간식 얘기를 안 하고 계산을 다시 마쳤다. 결국 배추는 쓰잘 떼기 없는 귀청소액 하나만 겟하고 현수의 품에 안겨 동물병원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온 배추는 아직도 그 간식에 미련이 남아있었다. 딴짓 하느라 자길 신경도 안 쓰는 현수를 쫓아다니며 계속 ‘집사야, 나 간식이 좀 사줘라. 그거 사주면 잘생긴 데다 스마트한 내가 착한 냥이까지 될게.’라고 애절하게 외쳤다. 물론 현수의 귀엔 그냥 “야옹”소리였다.

 

 그때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배추의 밥 시간이었다. 일하다 보면 자기 밥시간도 까먹으니 배추는 굶기지 않으려고 이렇게 알람 맞춰뒀었다.

 

 연이의 말이 신경 쓰여 여태 거울 앞에서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하던 현수가 아직도 조르고 있는 배추를 그제야 내려다봤다.

 

 “배추야. 배고프겠구나. 잠깐만 기다려.”

 

 자꾸 텔레파시가 엉뚱하게 통해서 배추는 좌절했다. 배추의 그 마음도 모르고, 현수는 휘파람까지 불며 분유를 타서 사료를 불렸다.

 

 사료가 조금 불자 현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사료 그릇을 배추에게 내밀었다.

 

 「내가 이런 맛없는 사료 따위 내가 먹을 줄 알아? 다신 안 먹어! 흥!」

 

 배추는 삐쳐서 사료 그릇은 본 척도 안 하고 뒤돌아섰다. 그러자 현수는 배추가 지금 배가 고프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까 간식을 먹는 걸 봐서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래도 그냥 놔두기 아쉬워 밥 먹으면 항상 가지고 놀아주던 종이 나비 장난감을 가지고 나왔다. 배추는 이번엔 진짜 짜증이 나서 종이 나비를 흔드는 현수를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마침 박스 침대에 쥐돌이가 보이 길래 쥐돌이를 잡고 화풀이를 해댔다.

 

 “오! 배추! 너 꼭 레슬링 선수 같다. 너를 냥이 이종격투기 선수로 키워볼까?”

 

 “양양양!”

 

 「집사 너를 이렇게 해주고 싶다고! 내 말도 못 알아듣고. 멍청한 바보 똥개 집사!」

 

 배추의 그 외침을 못 알아듣는 현수는 쥐돌이를 손에 잡고 일부러 찍찍 소리를 내며 배추를 공격했다.

 

 「말귀도 못 알아듣는 집사! 내가 다신 너랑 놀아주나 봐라. 흥!」

 

 배추는 나름 콧방귀를 끼며 현수를 무시하고 다시 거실로 갔다. 여전히 구석에 사료 그릇이 보였고, 배도 좀 고팠으나 자존심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소파 근처로 갔는데 성질도 나고 발톱도 간지럽고 해서 천 소파의 거칠한 면을 발톱으로 긁었다. 긁다보니 화도 풀리고 재미도 있어서 몇 번 더 했다.

 

 ‘오! 이거 재밌네.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그때 현지가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다. 현지는 들어서자마자 배추가 소파를 긁고 있는 걸 보고 소리부터 질렀다.

 

 “야! 박배추! 너 할부 끝나려면 아직 까마득한 소파를 왜 긁고 난리야!”

 

 배추는 돼지 소리를 들어본 적 없는데, 지금 현지의 목소리가 딱 돼지가 죽을 때 내는 소리 같았다. 그게 아니면 진짜 마녀 현신인 거 같기도 했다.

 

 현지는 빛의 속도로 달려와 배추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콩 튕긴 후 소파에서 멀리 떼어놨다. 괜히 억울해서 ‘야옹’하고 길게 울었다. 그 소리에 현수가 놀라서 나왔다.

 

 “새끼 고양이가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렇게 심하게 그러냐?”

 

 “너 배추랑 같이 쫓겨나고 싶지? 이 소파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건데! 조금이라도 뜯기기만 해라. 어!”

 

 “치사해서 내가 우리 배추 데리고 독립하고 만다.”

 

 “지 용돈 벌이나 겨우 하는 게 독립 좋아한다.”

 

 “이번에 외주 많이 받았거든!”

 

 “으이구! 외주든 내주든 좀 많이 받아서 제발 그 독립이란 것 좀 해줘 봐라. 아주 그냥 내가 평생 기념일로 지내줄 테니까! 응!”

 

 “아! 씨!”

 

 현지의 잔소리가 더 듣기 싫었던 현수는 꽥 소리를 한번 질렀다. 그리고 바로 한 손엔 배추를 또 다른 손엔 사료 그릇을 들고 제 방으로 들어왔다.

 

 배추를 배추의 박스 침대에 넣어두고 뭔가 화가 난 듯 책상 앞에 앉았다. 뭔가 열심히 작업을 하는데 배추가 알아볼 수는 없었다.

 

 평소와 다르게 뭔가 뿔이 난 표정인 현수를 보니 괜히 놀아달라고 양양 거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눈치를 보다 보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성장기 고양이는 밥을 자주 먹어야 하는데, 심통 부리느라 꽤 오래 안 먹었다. 이젠 간식이 아니라 돌이라도 씹어 먹을 거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사료를 먹긴 했지만, 자신의 신세가 너무나 서글펐다.

 

 그 불어터진지 오래된 사료를 먹으며 눈물이 났다. 그리고 엄마와 떨어졌을 때 처음 떠올랐던 ‘금수저 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나도 그깟 간식이 정도는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금수저 고양이가 되고 싶다규!」

 

 오늘 생애 처음으로 눈물 젖은 사료를 씹으며 흙수저 집냥이의 서글픔을 온몸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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