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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내 집사를 소개한다냥!
작가 : 오단로봇
작품등록일 : 2018.12.11

[환생/가족치유물/귀여움/전생을 기억하는 고양이/집사 육아물/집사 장가보내기]

분명히 환생한 거 같다. 어쩌면 회귀일 수도 있는 거 같다.
소설에서 보면 공작부인으로 태어나고 황제의 딸로도 태어나던데
나는 눈 떠보니 배추밭 옆에서 발견된 길냥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전생에 '돈 많은 집사를 둔 금수저 냥이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라고 빌었던 거 같다.

근데 날 발견한 집사 놈은 맨날 같은 추리닝에 누나의 집에 기생하는 처지다.
게다가 그 누나라는 인간은 내가 발톱이 간지러워서 뭔가 살짝 긁어만 놔도 눈에서 불이 튀어나오는 마녀다.

한 번 뿐이 냥생...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죽을 수 없다.
저놈의 한심한 집사놈을 돈도 많아 보이는데다 향기 뿜뿜 나는 예쁜 수의사느님께 장가보내야 전생에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거 같다.

흙수저 냥이 배추의 금수저 냥이 되기 프로젝트.

 
내 말을 알아듣는 거냥?
작성일 : 18-12-13 09:37     조회 : 381     추천 : 0     분량 : 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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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어떤 여자분이 먼치킨인 줄 알고 데려왔던 그 아기 맞죠?”

 

 “아! 기억하시는군요.”

 

 “아기가 예뻐서 기억해요.”

 

 배추는 말끝마다 ‘아기’, ‘아기’ 하는 말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나 이제 젖병 땠으니까 다 컸는데! 난 여기도 뛰어 내려갈 수도 있단 말이다!」

 

 배추는 괜한 오기로 연이의 책상을 뛰어 내리려 했다. 아래를 보니 슬쩍 겁이 났는데 다 컸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용감하게 점프를 했는데 현수가 슬라이딩을 하다시피 하며 받아냈다.

 

 “허! 아기가 용감하네요.”

 

 “아기가 아니라 배춘데요.”

 

 배추와 마음이 통했는지 바로 현수가 이름을 알려줬다. 배추라는 이름이 싫긴 했지만, 아기보단 나은 거 같아서 자기를 받쳐 안은 현수의 손을 핥았다.

 

 “예? 아, 이름이 배추예요?”

 

 “네.”

 

 “크큭, 귀엽네요. 아, 예방접종은 아직 안 해줬죠?”

 

 “예.”

 

 “그럼 맞을 때 된 거 같은데, 오신 김에 맞추시죠.”

 

 “그때 알려주신 날짜보다 이삼일 빠른 거 같은데요.”

 

 지난번에 연이가 예방 접종할 시기를 현지에게 알려줬었다. 그걸 현수가 기억했다.

 

 “보니까 배추가 꽤 많이 자랐네요. 지금 몸무게도 적당하고 건강해서 오늘 맞아도 괜찮을 거 같아요.”

 

 “그런가요? 그럼 그렇게 해주세요.”

 

 “그래요. 오늘 1차 맞으시고, 3주 간격으로 2, 3차 맞으면 돼요. 2차 때 심장사상충 약 바르고, 3차 때 광견병 주사랑 같이 맞으면 됩니다. 요즘 먹는 거나 싸는 건 괜찮죠?”

 

 “예. 아주 잘 먹고, 이제 설사 안 하고 잘 싸요. 근데 잠을 많이 자는데 괜찮은 건지 모르겠네요.”

 

 “아기 고양이들은 원래 많이 자요. 그럼 주사 맞기 전에 귀 청소 좀 할게요.”

 

 “아, 그거 한 번도 안 해줬는데, 꼭 해줘야 하는 건가요?”

 

 “가끔 하는 게 좋죠. 귀에 진드기가 생기기도 하거든요.”

 

 연이가 배추의 귀에 탈지면을 넣고 약을 조금 뿌렸다. 생전 처음 당하는 배추는 당황해서 아까보다 더 버둥거렸다.

 

 「수의사야, 내 귀에다 뭐 하는 짓이냐! 나는 그런 거 할 필요 없이 깨끗하고 스마트한 고양이란 말이다! 놔라!」

 

 배추는 억지로 잡혀서 양쪽 귀의 개통식을 당했다. 억울하고 수치스러워서 “뀨뀨”소리만 나왔다.

 

 “됐다. 배추, 수고했으니까 이거 한 번 먹자.”

 

 연이는 다시 현수를 보고 싱긋 웃은 뒤 책상 구석에 있던 짜 먹는 간식을 조금 손가락에 덜었다. 처음으로 느낀 향긋한 비린내에 배추는 홀린 듯 할짝댔다.

 

 「오! 이게 도대체 뭐지? 뭐가 이렇게 맛있어.」

 

 조금 전에 당한 굴욕은 그 간식 한 방울에 깨끗이 잊어버렸다. 이 천국의 음식을 주는 연이가 이젠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여신으로 보였다.

 

 「수의사야, 아니 수의사느님아 한 번만 더 줘라, 요!」

 

 아쉬운 마음에 꼬리를 치켜들고 연이를 봤다. 그런데 연이는 그냥 배추의 이마를 한번 쓰다듬고 말았다.

 

 “이제 주사 놓을 테니 좀 잡아주시겠어요?”

 

 “예? 예. 근데 아플까요?”

 

 “주산데 당연히 아프겠죠. 그러니까 움직이지 않게 꼭 잡아주세요.”

 

 배추가 아플까 봐 긴장한 현수는 연이가 시키는 대로 배추를 꼭 붙잡았다. 연이가 붙잡을 때보다 더 세게 잡아서 버둥거릴 수조차 없었다.

 

 “이야옹!”

 

 「집사야! 이거 놔라! 놓으란 말이다!」

 

 순간 목덜미에 뭔가 찌릿하게 들어왔다. 아픈 거 같기도 하고 억울한 거 같아서 배추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까지 고여서 ‘야옹 야옹’하며 울었다.

 

 “배추야. 다 끝났어. 아팠으니까 간식이 한 번 더 먹을까?”

 

 ‘흥! 그깟 간식! 내가 그딴 거 먹……어야지. 남의 마음 무시한 거 아니니 먹어준다.’

 

 이번엔 안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 간식의 향기를 맡는 순간 또 홀랑 넘어가 버렸다. 고양이의 의지는 이다지도 약한지 스스로 한심했지만, 그 한심함 따윈 이 천상의 맛 앞에선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무래도 불 꿈의 횡재는 처음 맛보는 이 간식이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했다.

 

 현수는 배추가 맛있게 할짝대는 걸 보고 예방접종 비용을 내려 했다. 그제야 지갑도 없이 급하게 온 걸 깨달았다.

 

 “아! 제가 너무 급해서 돈을 안 가져 왔네요.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네. 다녀오세요.”

 

 현수는 나가려다가 다시 돌아와서 메모지에 전화번호를 적었다.

 

 “아, 누나 분 전화번호 아는데.”

 

 “누나보다 제가 더 많이 돌보니까 저한테 연락을 주시는 게 나을 거 같습니다.”

 

 조금 붉어진 얼굴로 현수가 전화번호와 자기 이름 그리고 배추라는 이름을 적어 놓고 서둘러 나갔다. 연이는 그런 현수의 뒷모습을 보며 계속 미소 지었다. 현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쪼그리고 앉아서 배추와 눈을 마주쳤다.

 

 “배추야. 네가 좋은 집사를 만났구나.”

 

 “야옹, 야옹.”

 

 「좀 인간이 맥아리가 없긴 한데, 내가 잘 데리고 놀고 있지.」

 

 “그래? 그럼 네가 저 사람 친구야?”

 

 “야옹?”

 

 「수의사! 너 내 말을 알아듣는 거냐?」

 

 연이는 그 말을 못 알아들은 건지 그냥 싱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배추의 이마를 툭 건드렸다.

 

 “냐아앙!”

 

 「에이 씨! 못 알아들으면서 알아듣는 척하고 있어!」

 

 자기 말을 알아듣는 이가 생긴 거 같아서 잠깐 설렜던 배추는 앞발로 이마를 문지르며 툴툴댔다.

 

 그때 다른 얼룩무늬 새끼 고양이와 보호자가 들어왔다. 고양이는 이동장에서 나오자마자 배추를 보고 ‘하악’하는 소리를 내며 경계를 했다.

 

 「야! 너 내가 뭘 어쨌다고 이빨을 드러내고 그러냐? 나는 그거 못 할 줄 알아? 내 이빨이 더 날카롭다규!」

 

 배추도 똑같이 이빨을 드러내고 ‘하악’질을 한번 시전 했다. 왠지 꼬리와 등의 털도 세워야 할 거 같아서 같이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새끼 고양이가 쫄았는지 다시 이동장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배추! 어디서 너보다 더 조그마한 아기한테 하악질을 하고 그러냐!”

 

 연이가 다시 배추의 이마를 콩하고 쳤다.

 

 “냥?”

 

 「동생이야?」

 

 그제야 배추가 털을 가라앉혔다. 그러고 보니 두 달이나 산 자기보다 훨씬 작아 보이는 게 정말 까마득한 동생 같았다.

 

 연이가 이동장에서 그 고양이를 꺼내서 배추 옆에 세웠다. 나란히 서니 분명 얼굴 크기나 덩치는 배추가 큰데 다리가 짧아서 키가 좀 작았다.

 

 괜히 굴욕적이어서 등의 털을 다시 세웠다. 그러자 연이가 또 콩하고 이마를 손가락으로 튕겼다.

 

 「씨! 털도 못 세우게 해!」

 

 그 새끼 고양이는 입양 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아직 작아서 접종할 때가 되지 않았다. 연이는 대략적인 검사만 하고 다음에 오기로 하면서 간식을 아주 조금 짜서 새끼고양이의 입에다 몰려줬다.

 

 그 천상의 간식을 그 고양이가 할짝이자 배추는 다시 홀린 듯 연이의 손가락에 매달려 같이 핥았다. 그러다 보니 그 낯선 고양이의 입가에 묻은 게 아까웠다.

 

 “미야옹”

 

 「가만히 있어 봐. 이 오빠가 깨끗하게 닦아줄게. 오빠 믿지?」

 

 핑곗김에 그 아기 고양이 입가 묻은 간식을 혀로 깔끔히 닦아내며 남은 맛을 봤다. 그 고양이는 너무 어려 말을 할 수 없는 것인지 배추조차 못 알아들을 “양양” 소리만 냈다.

 

 그러면서도 배추가 그루밍 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배추는 그렇게 낯선 고양이에게 제 첫 키스를 바쳤다. 그 고양이의 주인이나 연이나 그 둘을 보면서 빙긋이 웃었다.

 

 

 첫 키스의 아련하고 비릿한 추억을 배추에게 남겨준 아기 고양이가 간 후 바로 현수가 동물병원으로 들어왔다. 병원을 나설 때 현수는 목 늘어난 티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근데 지금은 깔끔한 셔츠와 긴 면바지 차림에 면도도 하고, 평소처럼 안경을 쓰고 있었다. 단장 아닌 단장을 하느라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린데 꽤 시간이 걸렸다.

 

 냥생 2개월의 반평생을 함께 한 현수의 이런 모습은 배추에게도 처음이었다. 맨날 저보다 덥수룩해 보이는 턱을 지니고 있더니 턱이 푸르스름한 빛이 나는 게 신기했다.

 

 “뀨우?”

 

 「누구지? 냄새는 우리 집사 냄새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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