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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우와 소년이 있었지만 감정은 없었다.
작가 : 웨인이
작품등록일 : 2018.6.9

#현대 판타지 #여우 #불쌍한 주인공 #각성 #조금 다크

세상의 그늘 속에 남몰래 살아온 존재 '일족'.

인간임에도 감정이 없는 소년 한태경은 선배의 심부름을 받고 산을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잃고 또 잃기만 하던 그가 얻어낸 건 바로, 여우 일족의 소녀 '미호'!

그러나 그가 얻어낸 것은 또 다른 위협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쓰레기 선배의 괴롭힘, 학교를 습격한 의문의 집단, 그리고 지독한 운명까지.

그럼에도 소년은 맹세한다.

"이 망할 운명에 대고 말해주겠어. 내가 잃어버린 것들까지 합해서, 모든 걸 돌려받겠다고…!"

이것은 두 세상을 그린 것이자,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의 비밀>
작성일 : 18-12-01 11:23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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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항군 내에는 수많은 부대가 만들어지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를 거스르는 부대가 존재했다.

 

 그들이 나서면 피조차 남김없이 사라진다고 일컫는 [철혈(撤血) 부대].

 

 그들의 세상에서 부대의 전멸은 거의 불가피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철혈 부대는 창설이래 단 한 번의 전투에서도 실패하지 않는 무패의 신화를 역사에 때려 박았다.

 

 그들의 주위에는 언제나 선망과 동경의 시선이 빗발쳤다.

 

 철혈 부대의 대원들은 콧대가 날이 갈수록 높아져갔지만 계속해서 무패의 신화를 유지해 나갔다.

 

 '그녀'가 오기 전까지는.

 

 어느 날 철혈 부대에 신입이 새롭게 증원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위가 어수선해졌다.

 

 유명한 철혈 부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철혈의 대장이 집적 추천해서 데려왔다는 소문도 나돌아 모두의 관심이 그 신입에게 향했다.

 

 그렇게 또다시 선망의 눈길로 신입을 본 다른 부대들은, 얼굴에 의아함이 피어올랐다.

 각자가 자신의 눈 의심하게 되었다.

 

 새로 온 철혈 부대의 신입은 바로 '꼬마'였기 때문이다.

 

 딱히 몸집 있어 보이지도 강해 보이지도 않았다.

 

 그때 철혈의 한 부대원이 '여린 계집애'라며 그녀를 조롱했다.

 

 장난기가 많았던 그 부대원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계속해서 그녀를 조롱했다.

 

 보통 애들이라면 그 정도에 기가 팍 죽어야 정상이지만.

 

 어째서인지 그 아이는 무표정하게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 반응이 재미있게 느껴지던 부대원은 그녀의 가족마저 조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는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머리, 쪼개줄게."

 

 그 후 철혈은 작은 아이의 손에서 동료가 피떡이 되는 한순간 한순간을 경악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다.

 

 다행히 소식을 듣고 온 철혈 부대 대장이 나선 덕에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모두가 아이를 바라보았다.

 

 한 명의 아이가 아닌, 하나의 '괴물'로서.

 

 그녀가 찾아온 날 부대는, 첫 패배와 함께 작은 '괴물'을 받아들였다.

 

 

  *

 

 

 삐…삐…삐…

 

 심장 박동을 감지하는 기계에서 규칙적인 소리가 났다.

 

 박동을 측정하는 선은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선배의 몸과 연결되어 있다.

 

 한쪽 팔에는 깁스가 칭칭 감겨있었고 머리 또한 하얀 붕대가 감겨 있었다.

 

 선배는 정신을 차렸는지 두 눈을 뜨고 있었다.

 

 하지만 왜 인지 그 눈은 초점 없이 마구 방황하는 듯 생기가 없었다.

 

 병실 앞을 지키고 있던 저항군 남자가 선배를 보며 말했다.

 

 "불쌍한 녀석, 이젠 사람 구실도 못 할 텐데."

 

 남자는 끌끌 혀를 찼다.

 

 "그나저나 교대는 언제 오는 거야, 올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그때 때마침 병실 문이 열리면서 남자와 같은 복장을 한 사람이 들어왔다.

 

 "교대 시간이 한참 늦었잖습니까, 저는 이만 가볼 터니 수고하십시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병실을 나왔다.

 

 문이 스르륵 닫히고 또다시 병실은 두 명이 남았다.

 

 "하, 웃겨. 실험은 조바심 내면 절대 오류만 낳는 것도 모르나?"

 

 예상 밖으로 교대한 사람의 목소리는 여자였다.

 

 그때 기계에서 들리는 '삐' 소리가 순간 크게 뛰었다.

 

 "실험의 성공을 위해선 이 정도 불편쯤은 감수해야 진짜 '연구가'라 할 수 있지, 안 그래요-"

 

 여자는 깊게 쓴 모자를 벗었다.

 

 "-우리 친구?"

 

 쇼트커트 한 그녀의 머리카락을 본 선배의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히 초점이 잡힌 그 눈에는 다시금 '공포'가 자리 잡았다.

 

 여자는 선배의 얼굴을 부드럽게 잡고 얼굴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기계는 연신 시끄럽게 삐삐 울려 댄다.

 

 "우후, 우후후 우리 친구는 정말 훌륭한 '실험체'였어요. 친구들한테 당당히 자랑해도 된다고요."

 

 "우,우으어…아…어…"

 

 선배의 입에서 알 수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보나 마나 비명을 지르고 있으리라.

 

 "그런데 안타깝지만 이제 친구한테는 흥미가 없어, 너 덕분에 더 좋은 실험체 후보를 찾았거든."

 

 여자는 선배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넌 정말 좋은 실험체였어, 이름 정도는 기억해 줄게."

 

 선배는 경련하듯 미친 듯이 몸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완력 앞에서 선배의 저항은 한낱 지렁이의 마지막 발악일 뿐이었다.

 

 머리와 손의 접촉면에서 은은한 빛이 반짝인다.

 

 "바이 바이"

 

 선배의 눈에 생기뿐만 아니라 중요한 무언가마저도 부서져 내려갔다.

 

 뺨을 따라 떨어지는 눈물은 은은한 빛을 냈다.

 

 

  *

 

 

 "내 정신 좀 봐, 차 키를 두고 와 버렸네."

 

 다시 병실로 돌아온 남자가 어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러나 병실에는 분명 있어야 할 교대는 사라지고 없었다.

 

 "화장실에라도 갔나."

 

 남자는 병실을 두리번 두리번거리다 침대 옆 탁자 위에 올려진 자신의 차 키를 발견했다.

 

 "이제 진짜 퇴근을…"

 

 그 순간 남자가 천천히 시선을 돌리던 중에 무언가가 시선에 들어왔다.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움직이고 있었을, 절대 멈춰 서는 안될 것이 멈춰있다.

 

 "뭐, 뭐야 이게 왜 멈춰있어! 이봐! 이봐!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남자의 비명 같은 외침이 열린 문 너머로 울려 퍼졌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걷고 있던 여자 또한 그 소리를 들고 한 번 뒤돌아 볼 뿐이었다.

 

 "그런데 저 친구 이름이 뭐였더라?"

 

 여자는 겨우 몇 초 생각하고는 기억하기를 그만뒀다.

 

 "음~뭐, 모르면 어때."

 

 여자는 남자의 외침을 뒤로한 채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

 

 

 밝게 비치는 햇살이 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마치 알람 대신인 듯 태경은 부스스 잠에서 깨어났다.

 

 '몸이 무겁네…'

 

 어째서인지 몸이 무겁게 느껴진 태경은 덮은 이불을 살짝 치워보았다.

 

 "쿠울~"

 

 또 어째서인지 태경의 몸 위에 망둥이가 사람 모습을 한 체 곤히 잠자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태경은 기억을 다듬었지만 아직 비몽사몽 한 탓인지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망둥이는 태경이 잠자고 있었을 때 몰래 이불 속에 숨어들어 왔기에 태경은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

 

 있지도 않는 기억을 다듬던 태경은 자고 있는 망둥이를 옆에 치워두고 방에서 나왔다.

 

 태경은 세수를 하고 아까보다는 또렷해진 정신으로 부엌에 갔다.

 

 자연스럽게 요리 도구를 쥐고서 요리를 준비하는 그 모습은 주부 같은 게 아닌 정말 주부 그 자체였다.

 

 달그락달그락 능숙하게 요리를 하고 있던 중 망둥이가 방에서 나왔다.

 

 망둥이는 눈을 비비며 탁자 옆에 놓여있는 개 밥그릇 앞에 앉았다.

 

 개 밥그릇 앞에 인간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앉아 있는 그 모습이 차마 맞다고도 틀리다고도 하기 어려웠다.

 

 "그 모습으로 사료 먹을 수 있겠어?"

 

 태경이 그렇게 물어보자 망둥이는 아직 졸린 눈으로 개 밥그릇과 식탁을 번갈아 보았다.

 

 "…."

 

 "그 모습이면 같이 앉아서 먹어도 돼."

 

 "…응."

 

 망둥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개 밥그릇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냥 밥그릇에 먹어도 되는 돼."

 

 "태경이가 사준 거, 이게 좋아."

 

 "…."

 

 태경은 애완용품점에서 떨이로 산 개 밥그릇을 좋다고 뺨에 비비고 있는 망둥이를 보며침묵했다.

 

 그리고 속으로는 좀 더 좋은 걸 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

 

 

 소파에 앉아 주말의 첫 아침을 맞은 태경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

 

 어제 격은 일도 그렇고 몇 년을 같이 살아온 개가 실은 일족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충분히 충격적인 일들이 단, 하루 만에 일어났다.

 

 더 길게 잡으면 이틀 전에도 공무원에게 고문도 당할 뻔한 일이있다.

 

 '그런데도…'

 

 태경은 자신의 허벅지를 배게 삼아 누워있는 망둥이를 내려다보았다.

 

 겉만 사람이 됐지 속은 여전히 그가 알고 있는 개 망둥이였다.

 

 '왜 이리…평화로운 걸까.'

 

 보통 사람이라면 아마 밖이 무서워 우울증에라도 걸렸을 테지만 태경은 그런 공포마저 느낄 수 없는 몸이다.

 

 그 사실을 태경은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하지 않았다.

 

 '감정이…꼭 필요한 걸까.'

 

 태경은 앞으로 이런 일들이 연이어 일어날 거라면 차라리, 무감정인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이번에는 자신의 이런 점 때문에 엄마가 괴로워했던 게 떠올랐다.

 

 '난…어쩌면 좋은 거지, 애초에 난 뭘까…"

 

 분열된 영혼, 그 영혼을 지탱하는 검은 것, 그리고 자신이 얻은 '힘'.

 

 무엇 하나 갑작스럽고, 무엇 하나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은 그저 이렇게 먼 밖을 바라보는 게 다다.

 

 "태경아"

 

 "?"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을 때 망둥이가 그를 불렀다.

 

 "어디, 힘들어?"

 

 "응?"

 

 "괴로워 보여, 많이."

 

 "괴로워 보인다고…?"

 

 망둥이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더니 탁자 위에 놓여있던 목줄을 집어왔다.

 

 "산책, 기분 좋아질 거야."

 

 "아…"

 

 익숙한 목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익숙한 '가족'이 눈앞에 있다.

 

 태경은 스스로가 했던 말을 상기했다.

 

 이 망할 운명에 대고 말해주겠어. 내가 잃어버린 것들까지 합해서, 모든 걸 돌려받겠다고.

 

 그때 처음으로 무언가를 느꼈다.

 

 의지가 있는, 생명이 있는 무언가를.

 

 그게 만일 그토록 찾아 헤매던 '감정'이라고 하는 거라면…

 

 "…그래, 가자 산책."

 

 "응!"

 

 '한 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

 

 태경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분위는 아까보다 밝아 보였다.

 

 "그런데 그 모습으로는 목줄 안돼."

 

 "…칫."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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