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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우와 소년이 있었지만 감정은 없었다.
작가 : 웨인이
작품등록일 : 2018.6.9

#현대 판타지 #여우 #불쌍한 주인공 #각성 #조금 다크

세상의 그늘 속에 남몰래 살아온 존재 '일족'.

인간임에도 감정이 없는 소년 한태경은 선배의 심부름을 받고 산을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잃고 또 잃기만 하던 그가 얻어낸 건 바로, 여우 일족의 소녀 '미호'!

그러나 그가 얻어낸 것은 또 다른 위협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쓰레기 선배의 괴롭힘, 학교를 습격한 의문의 집단, 그리고 지독한 운명까지.

그럼에도 소년은 맹세한다.

"이 망할 운명에 대고 말해주겠어. 내가 잃어버린 것들까지 합해서, 모든 걸 돌려받겠다고…!"

이것은 두 세상을 그린 것이자,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두 번째 이야기 <아픈 일상>
작성일 : 18-12-01 11:19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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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여름의 향연이 짙어지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먹구름 낀 하늘이 무거운 빗방울 뱉어냈다.

 

 구름 아래 있는 이들은 형형색색의 우산을 피거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그러나…모든 이들이 비를 피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잿빛 존재'는 기운 없는 몸으로 시린 비를 몸뚱이에 적셨다.

 

 '추워…너무…추워…'

 

 '잿빛 존재'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 눈을 겨우겨우 떴지만 떨어지는 빗방울이 눈을 찔러 다시 감고 말았다.

 

 눈을 감은 '잿빛 존재'의 시야는 잿빛 이상으로 깜깜했다.

 

 눈마저도 뜰 기운이 없는 '잿빛 존재'에게 주위를 인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는 피부와 귀뿐이었다.

 

 그래봤자 피부로는 빗줄기가 피부를 뚫고 온기를 빼앗아가는 것 말고는 느낄 수 없었고 귀도 시끄러운 빗소리로에 잠겨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는 그대로 '잿빛 존재'를 잡아먹을 것만 같았다.

 

 '잿빛 존재' 또한, 속으로 그것을 원했다.

 

 하늘에서 번개가 쳤다.

 

 그리고, 누군가의 발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누구…야…?'

 

 '잿빛 존재'는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놀랐지만 이렇다 할 반응은 하지 못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와 함께 그동안 묶어 놓았던 호기심도 일었다.

 

 호기심이 정점에 달하자 '잿빛 존재'는 마법처럼 영영 뜨지 못 할 것 같던 그 눈을 떴다.

 

 앞이 뿌옇게 보였지만 앞에 있는 것이 사람임을 '잿빛 존재'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람은 우산을 쓰지도 비를 피해 건물로 도망치지도 않았다.

 

 자신처럼 가만히 온몸으로 비를 맞는 그 사람을 보며 '잿빛 존재'의 호기심은 깊어져 갔다.

 

 그때, 사람이 자신에게 손을 뻗자 호기심은 곧바로 경계심으로 바뀌었다.

 

 '만지지 마…만지지…마…!'

 

 그 사람은 계속해서 손을 뻗어왔고 경계심은 극도로 강해졌다.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잿빛 존재'는 이를 들어냈다.

 

 '만지지 마…만지지 마…만지지 마…만졌다가는…그 손을…너를…너를…'

 

 -죽일 거야.

 

 …그날은 기상청 역사에 길이 남을 폭우 중 하나로 새롭게 기록되었다.

 

 

  *

 

 

 여름의 기척이 느껴지는 어느 오후의 학교.

 

 약 일주일 전만 해도 비린 피 냄새가 물씬 풍기던 이곳은 다시 제모습을 되찾았다.

 

 바닥에 흩뿌려진 피와 시체들 그리고 불탄 교실은 그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교실이 불탄 일에 대해서는 '어떤 학생의 방화로 인한 사고'로서 불탄 재처럼 아직 학교에 남아 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시작되어 갑작스레 끝난 이번 사건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한태경! 배 안 고파? 내가 빵 사줄까?"

 

 "한태경! 피곤하지 않아? 내가 안마해줄까?"

 

 "한태경! 내가 낼 테니까 같이 pc방…"

 

 "한태경!…"

 

 "한태경!"

 

 "한태경!"

 

 "한태…"

 

 "…."

 

 특히…'한태경'의 친구인 '지성진'은 여러모로 정말 많이 '변화'했다.

 

 귀찮아서 밧줄로 꽁꽁 묶어 어디 한 일주일 가둬 두고 싶을 정도로.

 

 "요즘 따라 왜 그래…?"

 

 "응? 목마르다고? 잠시만 기다려 음료수 뽑아 올게!"

 

 "잠시만……."

 

 태경이 뻗은 손은 허탈하게 허공을 휘저을 뿐 성진의 행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 '사건'이 있고서 성진은 계속 이런 태도였다.

 

 왜 그러는지 혹은 이런 거 안 해도 된다고 말하려 할 때면 딴청을 부리거나 지금처럼 도망가기가 일쑤였다.

 

 "덕분에 지출이 줄어서 좋지만…그래도 이건…"

 

 태경은 끝내 '셔틀 같잖아.'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태경이 받고 있는 대우는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태경이 성진 대신 받은 고생만 해도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태경은 자신의 '친구'인 성진에게 그런 건 눈곱만큼도 바라지 않았다.

 

 그렇기에 갑 입장인 태경으로서는 성진에게 딱 잘라 그만두라고 할 수 있었지만…

 

 "한태경!"

 

 양손에 캔을 하나씩 든 성진이 밝은 얼굴로 달려왔다.

 

 해맑아 보이는 그 얼굴 뒤로는…그동안의 죄책감이 그림자 져있었다.

 

 만일 태경이 원한다면 성진은 아마 더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할게 분명해 보였다.

 

 "자, 여기!"

 

 "응…고마워."

 

 그래도 태경은 성진의 친구다.

 

 지금의 성진의 행동들이 부담스럽다 해도 이로써 그의 그림자가 조금씩 사라질 수 있다면 태경은 이 부분에선 물러서기로 했다.

 

 "이제부터 내가 네 집 가사도 해줄게!"

 

 "…됐어."

 

 이 부분에선 태경은 다시 고민해 보기로 했다.

 

 

  *

 

 

 따뜻하지만 슬슬 뜨겁게도 느껴지는 햇빛을 맞으며 태경과 성진은 학교 내 운동장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그 일이 있고서 무슨 일은 없었어?"

 

 그때 불쑥 성진이 그런 말을 했다.

 

 "난 있었어."

 

 "…."

 

 "그 일이 있고서 나한텐 정부 사람들이 찾아왔었어. 그러고는 대뜸 '그 일'에 대해선 발설하지 말라고 막 압박하는 거 있지? 그때 엄청 무서워서 아무 생각 없이 계속 그러겠다고 사정하다시피 말했단 말이야. 지금 생각하니 좀 창피하네, 하하."

 

 "…."

 

 "너도…왔었지?"

 

 태경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진짜 이게 뭐냐고…. 아아…아직도 그 일이 가끔씩 꿈에 나온단 말이야.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뭐고, 내가 본 그 녀석들도 뭐 하는 놈들인 거야…."

 

 성진은 이마를 짚으며 고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

 

 태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말할 수 없었다.

 

 숨겨진 미지의 종족 '일족', 인간을 사냥하는 '연합',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국제 동맹 단체 '저항군'까지.

 

 어느 하나 성진에게 알려 주기에는 그 스케일이 너무 컸다.

 

 말을 해준다 해도 그 말을 농담 정도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지만 '그 일'을 겪은 성진에게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성진을 위해서도 태경은 그와 똑같은 위치에 있으면 되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그 애는 어떻게 됐어?"

 

 "그 애…?"

 

 "그 있잖아 흰 머리에 얼굴 귀엽고 그리고…"

 

 성진은 손을 머리에 대고서 여우 귀 모양을 흉내 냈다.

 

 성진이 누굴 말하고 싶은 건지 안 태경은 아무 말없이 학교를 바라보았다.

 

 이 학교가 이렇게 다시 평화로울 수 있는 건 모두 '저항군' 덕분이다.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이렇게 '정리'를 했고 태경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은 자기 일을 끝낸 듯 다시 세상의 뒤편으로 사라졌고 '미호' 또한 그 뒤를 따라가 지금 그녀가 어떤지는 태경은 알 수 없었다.

 

 "나도…몰라."

 

 "…그러냐."

 

 성진은 벌컥벌컥 남은 음료수를 마시고 벤치에 기대 축 늘어졌다.

 

 "차라리 모르는 게 좋은 걸지도 모르겠네. 난, 비현실적인 건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 너도 그렇지?"

 

 "난…"

 

 태경은 말을 흐렸다.

 

 -툭 툭

 

 "?"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긴 막대기로 태경의 등을 찔렀다.

 

 아직 눈치채지 못한 성진은 태경의 대답을 기다렸고 태경은 대답했다.

 

 "난 그래도…다시 만나고 싶어."

 

 뒤돌아본 그곳에는---울타리 넘어 하얀 원피스를 입은 미호가 눈부신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

 

 반갑게 손까지 흔드는 미호를 등지고 성진은 계속 말을 이었다.

 

 "넌 그런 비현실적인 게 좋은 거야? 그런 경험 흔치는 않으니 신선한 경험이기는 하지. 뭐, 나도 솔직히 다시 보고 싶기는 해. 그런 비현실적인 거 남자의 로망 같은 거 아니겠어."

 

 그 비현실이 바로 뒤에 있는 데도 모르는 성진을 울타리 사이에 두고 미호는 애써 흘러나올 웃음을 참았다.

 

 그런 진풍경을 보는 태경은 묘한 기분을 느꼈다.

 

 "생각 보다 우리 가까이 있을지도 몰라…."

 

 "그럴지도 모르지. 이제 슬슬 가자."

 

 "응…."

 

 태경과 성진은 미호를 뒤로하고 교실로 향했다.

 

 어쩌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는 저런 얄팍한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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