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마음에 드는 눈이 되었구나.”
“......”
하지만 아쉽게도 제로드에게 돌아온 대답은 침묵, 그리고 분노와 원망이 한데 섞인 눈빛이었다.
“그래. 무엇을 보고, 확인했더냐? 아이야, 너는 거기에서 무엇을 느꼈느냐?”
비척이며 걸어온 바이안은 마치 자신의 전부를 이해하는 이해자처럼 물어오는 제로드의 행동도 표정도 전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말해.”
꽉 다문 이로 뱉어낸 말은 정확하게 나오지 못했지만, 그의 감정이 고스란히 비쳐졌다.
바이안에게서 스멀스멀 뻗어오는 마력에 담겨진 살기가 앞으로 쏘아지자마자 제로드를 뺀 나머지는 몸을 잔뜩 긴장시켰다.
“알고 있는 것 전부..”
뿜어내는 마력이 점점 더 커지고 거칠어 지더니, 제로드와 꽤 떨어져 있는 거리에 있던 바이안이 순식간에 지척에 다다랐다.
살기를 담은 손길이 제로드의 얼굴 앞에 당도할 때까지도 제로드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가만히 바이안이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안은 자신이 하고자 했던 행동을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한 뼘만 더 가까이 갔으면, 가능했을 바이안의 공격은 안타깝게도 주변에 있던 넷이 바이안이 행동을 개시하자마자 파밧 하고 주변을 에워싸고 그를 얽매어 묶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베인트의 낫에 길게 연결이 된 쇠사슬이 바이안의 두 팔과 두 다리를 묶어 움직임을 봉했고, 엘로이의 거대한 대검이 목 젓을 지그시 눌렀다.
하밀은 작은 체구를 이용해 바이안의 밑에 바짝 붙어 단검으로 심장을 겨냥한 반면, 제임스는 등 뒤를 점령해 곧게 뻗은 손가락으로 관자놀이 부근에 가져갔다.
1초도 되지 않은 한 순간에 일어난 상황에 몸의 자유를 잃은 바이안은 충혈 되어 실핏줄이 확연히 드러난 눈으로 눈앞에서 여유를 보이고 있는 제로드를 죽이지 못해 억울함을 담아 괴성을 질렀다.
“말하란 말이다! 전부 불어. 네 놈은 알고 있을 거잖아. 세나를.. 세나가 죽지 않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잖아. 전부 말하라고!!”
가슴과 목 젓을 누르고 있는 검 날의 끝이 아프지 않은지, 바이안은 억지로 몸을 틀어 앞으로 몸을 쓸었고, 날카로운 검 날에 의해서 가늘었던 붉은 실선이 점차 두꺼워지면서 그의 옷깃을 적셔갔다.
“이새끼 힘 오지게 좋네. 근육 찢어지겠다. 쓰벌~”
베인트는 움직임의 대부분을 묶고 있는 쇠사슬을 두 다리와 두 팔로 어떻게든 버티다, 힘에 밀리려 하자, 성질을 부렸다.
“떨거지들이..”
까득 이를 갈아 붙인 바이안은 자신을 방해하는 네 명이 무척 거슬려 크게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한 순간에 마력의 폭발로 인한 돌풍이 몰아치더니, 버티지 못한 네 명은 사방으로 튕겨져 날아가 쓰러졌다.
“쿨럭. 뭐야 저새끼 완전 괴물이잖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쉽게 당한 것이 억울한 베인트의 큰소리에 나머지 세 명도 다르지 않아 납득했지만, 몸의 자유를 얻은 바이안을 서둘러 막지는 못해 자신들의 주인에게 공격을 허용하는 꼴을 봐야했다.
“학습능력이 없을 정도로 덜떨어진 아이였느냐?”
내질러지는 주먹을 간단하게 막고 마력으로 바이안의 움직임을 봉쇄한 제로드는 실망감을 드러내다가 이내 나름 납득했다.
“하긴, 그런 정신머리도 없겠지. 억울하고 분한 그 속이 말이 아닐 테니 말이다. 아주 오래전의 나도 그러했었지.”
“무엇을 안다고 지껄이는 것이냐? 나는..”
자기 혼자 떠들고 있는 제로드가 못마땅해 내지르던 바이안의 말을 제로드는 가볍게 막았다.
“너무 그렇게 역정 내지 말거라. 네가 재촉하지 않아도, 여태 알고 싶어 했던 것들을 내가 친히 알려줄 것이다. 시간도 넉넉하니, 자리를 옮기자꾸나.”
움직임을 봉했던 그에게 자유를 주고는 제로드는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등을 보인채로 걸어갔다.
바이안은 자신이 뒤에서 치고 들어올 수 있음에도 무신경하게 등을 보이는 제로드를 당장에라도 죽이고 싶다가 가만히 참았다.
“......”
“무엇하느냐? 따라 오거라.”
가만히 서서 노려보고만 있는 바이안을 돌아보며 재촉했고, 바이안은 침묵을 유지한 채로 그를 따라나섰다.
한순간에 먼지투성이가 된 네 명은 불만을 가득 담았지만, 주인이 한 말도 있기에, 딱히 움직임이 없다면 상관없다싶어 적당한 거리에서 따라갔다.
임시로 마련된 적들의 아지트에 들어가게 된 것 치고 바이안은 경계심을 보이지 않았다.
냉정하지도 냉소적이지도 않고, 오로지 비밀을 캘 목적에만 치중해 자리를 내준 의자에 대충 앉았다.
“......”
“뭐, 마실 거라도 내어 줄까?”
느그적 대면서 능글맞고, 대충적인 제임스를 보자면 론이 떠오를 정도였지만, 바이안은 주변을 싸악 무시했고, 오로지 제로드를 놓치지 않으려 그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완전 재미없는 성격이네. 아 쓰벌~ 속이 진탕 됐나, 아파 죽겠다.”
“킥킥킥 약한 놈.”
한번 각혈했다고, 속을 살살 쓰다듬는 베인트에게 하밀은 신나서 시비를 걸었고, 이내 둘은 시끄럽게 싸우기 시작했다.
“시끄럽구나. 엘로이 셋 다 전부 데리고 나가 있거라.”
“예. 주인님.”
제로드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둘을 잡고 질질 끌고 엘로이가 밖으로 나가자, 왔다갔다하는 것이 무척 귀찮은 제임스가 알아서 따라 나갔다.
둘만으로 채워진 공간 안에 제로드는 곧이라도 미쳐버릴 것처럼 보이는 바이안을 위해 여태껏 그가 궁금해 했던 것들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무엇부터 알려주면 좋겠느냐? 그래. 일단은 현자의 돌부터 겠구나.”
바이안에게서 대답을 바랬던 것이 아니어서인지 혼자 떠드는 꼴이지만 제로드는 개의치 않았다.
“현자의 돌 자체에 깃든 힘은 한낱 인간인 우리들이 감당하기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강대하지. 그렇기에 선조들이 그 돌을 조금이라도 억제하고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주변을 에워싸는 형식의 장식을 만들어 단 것이고. 이것은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알고 있던 건가?”
“......”
필요한 것만 말을 해주기를 원하는 바이안의 눈빛이 형형히 빛나자, 제로드는 비죽 한쪽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렇다면 그 장식을 떼어내고 맨 손으로 취한다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과연, 온전히 그 힘을 평등히 유지 할 수 있을까? 아니지. 생명이란 쉽게 태어나고 쉽게 죽는 존재일진데, 가능할 리가 없지.”
절래절래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바이안에게 다가갔다.
“특수성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만이 대현자가 되어 그나마 다루는 것이지, 그들이라고 다르지 않단다. 작은 것이라도 그 힘을 사용하게 되면 육신과 영혼은 돌의 힘에 의해 버티지 못하고 소멸하거든.”
“..그 말을 믿을 수 있는 근거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증거를 원하는 물음에 제로드는 그의 어깨를 가만히 쓸었다.
“눈앞에서 보았다. 500년 전 나의 눈앞에서 장식을 뜯어내고 손에 쥐었던 대현자를. 그리고 오래지 않아 힘을 사용하던 그녀가 한 순간에 재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말이다. 어떠한 흔적도 없었지. 마치, 애초에 그녀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 없었다는 것처럼 말이야.”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제로드의 말 속에 담긴 감정이 너무 쉽게 바이안에게 들어왔다.
흔들리는 동공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제로드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내가 굳이 죽음이 아닌, 소멸이라 지칭한 의미를 아느냐?”
“무슨..”
혼란스럽게 올려다보는 바이안의 턱을 잡아 올려 비틀어 웃었다.
“나니까 알 수 있었단다. 그 현자의 돌을 취한 나였기에 소멸한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지.”
현제 현자의 돌을 취하고 있는 이는 세이나가 분명한데, 제로드 자신이 취했다하는 말에 쉬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바이안의 의문을 아는지, 제로드는 자신의 품에서 검은 돌덩어리를 꺼내들었다.
“현자의 돌은 하나가 아니다. 애초에 이 두 개가 한 쌍으로 있음으로 비로서 하나로 보는 것이지.”
“?!!”
어떤 역사서에도 현자의 돌이 두 개가 존재한다고 적혀있는 문구는 없었다.
오로지 붉은색의 돌 하나만을 가리켰기에, 바이안이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모를 수밖에 없지. 대대로 대현자들 만이 알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이 돌은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묻혀있었단다.”
현자의 돌이 두 개라는 것도 쉬이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대현자도 아닌 자가 아무데서나 굴러다니는 돌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만질 수 있는 것인지의 의문이 똬리를 틀고 올라왔다.
“아이야. 대현자 외에도 이 돌을 다룰 수 있는 존재가 있단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냐.”
“괴를 달리하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가 눈앞에 있지 않느냐? 그건 바로 우리 같은 황족이다. 황족들 중에서 아주 드물게 가능한 이들이 있지. 나처럼 말이야. 물론 그들처럼 쉽지는 않아. 게다가 힘의 사용에 의한 소멸의 조건은 똑같이 찾아온다.”
조곤조곤 떠드는 제로드의 말들은 모든 것이 충격이었다.
어째서 황족이 돌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 의문은 제로드도 알지는 못하지만, 힘을 사용해도 바로 소멸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찾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개의 돌이 서로 멀리 떨어져 세상의 균형을 맞춰왔었다는 것과 자신이 찾아 취했기에, 이미 균형은 엇나가 무너지기 시작했다가 돌에 대한 이야기의 전부였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상당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에 세이나가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이미 돌을 맨 몸으로 취한 뒤에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결과에 받은 것은 오로지 절망이었다.
다른 이가 보기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은 바이안은 탁자에 팔꿈치를 걸치고 양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받아들이기 힘든 모든 것들에 부정을 하면서도 방도를 찾으려 머리를 돌렸다.
하지만 그런 바이안을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는 제로드의 눈에는 이미 광기와 분노, 일그러진 세상을 부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너는 나를 많이 닮았어.”
한동안 그리 놓아두던 제로드의 입에서 애착어린 말투가 내비쳐지자, 숙였던 바이안의 고개가 비틀려 올라갔다.
“아이야. 너의 눈에는 이 세상이 제대로 된 세상으로 보이느냐? 어찌하여 이리 불안정한 세상을 아무도 불안정하다 의심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인지 나는 무척 의아하단다.”
제로드의 말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지금의 바이안은 그의 말의 어떤 것도 부정을 할 수가 없었다.
어찌하여 세상이 하늘과 대륙으로 나뉘었는지, 어찌하여 마력을 쓰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구분되어 있는지, 어찌하여 대현자라는 이의 희생을 강요하여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것인지, 의문의 끝엔 모든 것의 원인인 현자의 돌의 존재 의의가 남았다.
현자의 돌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세상의 존속과 멸망이 가려진다는 것에 차마 잘못 되었다 강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가 없었다.
“황족인 너라면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을 테지. 라이트리아라는 여신은 단순한 신화가 아닌 존재했던 여신이라고 말이다.”
여신을 들먹이는 그의 대사에 바이안은 바로 떠오르는 생각을 입으로 표했다.
“세상을 창조했다 일컬어지는 여신 그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이겠지. 불안정한 세상을 만들고 우리들에게 떠넘긴 뒤에 외면한 여신이라 말 하고 싶은 건가?”
탁해진 눈동자는 여전했지만, 냉정함을 찾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바를 금방 알아챈 뒤에 납득을 하는 듯 보이는 바이안을 보자니, 자신이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있다 생각했다.
“그러니 이 말도 안 돼는 세상을 없애야지. 이런 세상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어.”
가만히 듣고 있던 바이안은 순간 꿈틀하더니 제로드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애초에 네놈이 그 돌을 건드리지만 않았어도, 세나가 처음부터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어.”
바이안의 건방진 행동을 굳이 제지하지 않은 제로드는 잡힌 상태로 그를 비웃었다.
“내가 아니라 하더라도 과연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하느냐? 네 녀석이 후에 나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구나. 늦더라도 알게 되었을 것이고, 너는 나와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야.”
근거도 없는 확신을 담은 말에 바이안의 턱에 힘줄이 두텁게 도드라지다 못해, 꽉 다문 이의 힘에 의해 그 힘줄이 터질 것처럼 부풀었다.
“나는 세나의 곁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상관이 없다. 나는 네놈과 달라.”
속과는 다른 말을 하는 바이안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 것처럼 제로드는 불쾌감에 바이안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정말로 그것뿐이라 자신하느냐? 오직 현자의 돌만을 신경 써야하는 삶을 사는 존재의 옆에 있는 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너는 아직 모를 뿐이다. 기본적인 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에 다른 모든 일상을 포기해야만 하는 자리야.”
오랜 세월동안 화를 내본 적이 없는 제로드는 잊고 있었던 지난날을 바이안을 통해 투영이라도 했는지, 격하게 밀려오는 제 감정을 추스르지 않고, 그대로 바이안에게 쏘아 보냈다.
후웅하고 공중으로 붕 뜬 바이안은 그대로 벽과 강하게 부딪혔고, 그대로 주륵 미끄러져 고개를 아래로 떨어뜨렸다.
“어리석은 것.”
“...내 놔.”
바이안이 무엇을 탐내는지 아는 제로드는 등을 돌려 고개만 비틀어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그를 거만히 내려다보았다.
“나에게 오거라. 나의 말에 인정하고 납득을 한다면, 이 돌을 못 줄 것도 없다. 너라면 사용 할 수 있겠지.”
허름한 건물이 무너질 것처럼 크게 진동을 한 덕분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네 명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왔다가 제로드는 바이안에게 머리 식힐 시간을 준다면서 네 명을 데리고 다른 빈방으로 들어갔다.
홀로 남겨진 텅빈 공간에서 바이안은 한참을 공허한 눈동자로 허공만을 응시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지금이 밤인지 아침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던 바이안은 벽을 짚고 느리게 자리에 일어났다.
“...아무 말도 없이 나왔는데, 세나가 걱정하겠다. 지금 돌아가면 혼나려나... 뭐라고 말해야 괜찮을까.. 속상해 하는 모습 보는 거 싫은데.”
시선은 여전히 허공에서 흔들렸고, 비척이는 몸이 움직이는 대로 발을 떼었다.
공기는 차갑지만,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 오늘따라 자신을 힐책하는 느낌이라 피하고 싶고, 숨고 싶다.
“세나한테 돌아가자.”
바이안이 사라진 것을 인지한 제로드는 부득 이를 갈아 붙였다.
“주인님. 저대로 보내도 되는 겁니까?”
제임스는 자신들에게 붙을 것이라 확신을 가지고 한 제로드의 말과는 다르게 떠나버린 바이안 때문에 걱정스러워 물어왔고, 제로드는 심기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
“확실한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멍청한 녀석일 줄은 몰랐구나. 돌아간다.”
“예.”
자신들의 본거지로 돌아가는 와중에 그에게서 모두가 기다렸던 명령이 떨어졌다.
“돌아가는 대로 시작할 준비를 하거라.”
그 명령에 베인트와 하밀은 뛸 듯이 좋아했지만, 제임스와 엘로이는 크게 반응하지 않고 묵묵히 명령만을 들었다.
그리고 제로드에게서 조용히 혼잣말이 바람에 스치듯 흘러나왔다.
“그토록 소중히 생각하는 아이가 너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