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대형견 기사님의 순애는 역사를 쓴다.
작가 : 가우리키나키
작품등록일 : 2018.6.21

소녀가 세상의 전부였던 소년과 거대한 세상을 품은 소녀가 9년이 지나 다시 만나고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이야기.

바이안은 세이나가 죽은 줄로만 알고 절망하다, 소녀가 없기에 지킬 수 없게 된 많은 약속들 중에 유일하게 지킬 수 있는 기사의 길로 뛰어든다.

많은 비밀과 기억을 잊은 채로 평범하게 살던 세이나는 이유를 알지도 못한 채로 귀찮다는 성정을 내세워 드러나지 않게 살아왔지만, 옛 오빠를 만나고 진짜 자신을 찾는다.

삶과 죽음. 죽음과 탄생.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에, 끝이 있으면 새로운 시작이 있기에...


“세나야. 나 약속 지켰다. 내일 모래 진짜 기사가 돼. 얼른 너한테 보고하러 가고 싶다.”

어떤 별이 세이나의 별일지 찾다가 제일 크게 빛나는 별을 향해서 입 근육을 간신히 움직여서 이제는 어색해 힘들지만 작게라도 미소를 그려봤다.

“모래에 하는 기사 서임식에서, 내가 최고라고 멋있다고 해주는 네 말이 제일 듣고 싶어. 세나야.”

‘비록, 너의 기사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 약속 지켰어.’

=====

“세나. 때릴 때는 이렇게 피고 때리면 더 효과적이야.”

늘 무표정에 무섭기만 한 바이안이 매우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세이나의 손 모양을 고쳐주고 있었다.

“어이, 얌마.”

“그리고 팔 동작은 이렇게.”

“이렇게?”

“응.”

서로 공중에서 붕붕 손을 휘젓고 있는 행태에 론은 바이안에게 항의했다.



“내가 그렇게 좋아?”

“응.”

고개를 끄덕이며 하는 즉답에 세이나는 자신도 모르게 생김새와는 딴판으로 노는 저 귀여운 생물은 뭔가 순간 고민했다.

“손! 하고 말하면 바로 주겠...”

손바닥을 펴 앞으로 내밀며 말을 꺼내다가 말아버렸다.

손이라는 말과 동시에 바이안이 텁 하고 제 손을 얹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환각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따라 좌우로 흔드는 그 꼬리가 더 기운차다.



 
11. 집안 대청소 (3)
작성일 : 18-07-13 14:18     조회 : 13     추천 : 0     분량 : 728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래. 이제 이야기 해 보거라. 9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더냐?”

 

  자신들 외에 보는 이들도 없었기에 황제는 예를 버리고 말투를 편하게 고쳤다.

 

  “세일리아는?”

 

  황제와 황후의 물음에 세이나는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어떻게 설명을 시작해야할지 고민했다.

 

  하지만 둘에게는 무척 힘들고 어려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였다.

 

  “힘들다면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된단다.”

 

  둘의 배려에 씁쓸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미 두 분께는 말씀 드리려 했었어요. 폐하께서 아셔야 할 내용도 있고요.”

 

  “또 폐하.....”

 

  황제는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목소리로 우울하게 중얼거렸다.

 

  “제가 어렸을 때 남들과는 많이 달랐잖아요. 그때는 이미 이 녀석이 저와 정신을 공유하고 있었거든요.”

 

  이마에 고이 박혀있는 현자의 돌을 가리키며 마저 말을 이었다.

 

  “9년 전에 어떤 남자가 저한테 찾아왔었어요. 제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고, 마을 사람들 모두 제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고, 저를 구하려고 뒤늦게 달려온 엄마도...”

 

  “세이나~”

 

  황후는 서둘러 세이나의 손을 잡으며 그만 말하라며 손을 꼭 붙잡았다.

 

  “크읏!!”

 

  9년전의 사건이 세이나의 입에서 직접 풀리기 시작하자, 격분한 바이안이 상체를 벌떡 세우려다가 전신에 몰아치는 고통에 침대에서 신음을 흘렸다.

 

  심각하게 듣고 있던 황제는 진지하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방해가 될 싹을 미리 자른다.... 그렇다면 500년 동안 대현자의 자리가 공백이었던 것도 그 이유란 말인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황제의 말이 맞음을 긍정했다.

 

  “네. 그가 그렇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가 누구이며 무엇인지는 아무리 저라도 알 길이 지금은 없어요. 그리고 사람의 수명은 유한합니다. 과연, 500년 동안 대현자의 싹들을 잘라낼 수 있을까요? 그의 행동을 보면, 그렇다고 후예들이 있다고 예상할 수는 더더욱 없어요.”

 

  고민하면 할수록 황제의 심기는 매우 불편해졌다.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최악의 시나리오는..”

 

  “네. 세상의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겠죠.”

 

  “허나,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의 힘을 누가 가지고 있을 수 있단 말이냐..”

 

  그리 말을 하여도 카카리아 마을과 함께 주변일대가 광활하게 한 순간에 사라진 거대한 마력의 파동의 여파를 무시할 수도 없었다.

 

  “끄응~ 500년 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 우리 대에 당장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나는 들지 않는구나.”

 

  “아니요. 늦든 빠르든 큰 사건은 일어날 거예요.”

 

  세이나는 황제의 의견을 강하게 부정했다.

 

  “현재로 그는 죽었다 생각했던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눈치 챘을 거예요. 게다가 대현자의 씨앗들이 올라서기 전부터 싹을 잘라내었지만, 제가 멀쩡히 살아서 이 자리에 섰으니, 분명 움직입니다.”

 

  “무엇을 노리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는 없으나, 다급해 질 수 있겠구나.”

 

  황제는 황후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로 자리에 일어나 황궁으로 돌아갈 움직임을 보였다.

 

  “내 나름대로 500년 전의 일들을 조사해 보겠다.”

 

  “폐하. 궁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믿지 말아주세요.”

 

  “....그러도록 하마.”

 

  기사들이 방문을 열어주기도 전에 황제는 알아서 문을 열고 나갔다.

 

  그러다가 바로 다시 문이 열리며 황제의 얼굴이 삐죽 솟아 나왔다.

 

  “...아빠”

 

  부끄러운 것인지 심각한 것인지 오묘하게 섞인 표정으로 강하게 한마디를 내뱉고 바로 줄행랑을 치듯 사라지는 황제를 멍하니 쳐다보던 세이나와 황후는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기억이 돌아와 마주한 황제는 역시 바이안의 아버지답게 오묘하게 귀엽다.

 

  뜬금없는 황제의 행동 덕분에 분위기가 상당히 누그러졌고, 황후는 마주 앉아 세이나의 손을 아직도 잡고 있는 상태로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세이나와 눈을 맞추었다.

 

  “네가 살아 있어줘서 나는 얼마나 기쁜지 모른단다. 낙상사고로 남편도 일찍 여의고 세일리아 혼자서 널 사랑하고 아끼며 키웠는데... 그동안 홀로 어떻게 지냈니?”

 

  “기억을 잃은 저를 거두어 주신 분이 계세요. 할아범, 아니 할아버지요.”

 

  그 후의 할아범과의 여러 일들을 황후에게 설명해주며 할아범과의 투닥 거리던 이야기에 간간히 웃었다.

 

  “그래! 내일 황궁에 놀러오렴. 우리 오랜만에 다 같이 식사하자꾸나.”

 

  “네.”

 

 

 

 

  이른 저녁에 세이나는 바이안의 옷을 정리해주고 있었다.

 

  “약은 꼬박꼬박, 한 달 동안 마력사용 금지. 술도 안 돼. 어기면 알지?”

 

  “아아~”

 

  하루가 지나고 예상보다 회복이 빨라서 어느 정도 거동이 가능하게 된 바이안은 호위라는 명목으로 자신도 저녁식사에 따라가겠다며 우겨댔고, 간신히 그녀의 허락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준비를 마치고 곧 바로 황궁으로 찾아가, 황궁의 시종들의 안내로 식당에 들어갔다.

 

  식당 안에는 이미 황제와 황후 그리고 황후와 쏙 빼닮은 소녀가 자리하고 있었다.

 

  따라온 기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의자에 앉은 바이안을 마지막으로 곧 바로 먹기 좋은 음식들이 자리했고, 식사가 시작되었다.

 

  “세이나는 처음 만나는 거지?”

 

  황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호호하며 근처에 앉아있는 소녀를 가리켰다.

 

  “엘라이어 에바라고 해요.”

 

  스스로 자신을 소개한 소녀는 황제의 막내딸이자 유일한 황녀다.

 

  세이나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숨기지도 않고 바라보며 에바황녀는 몸을 들썩였다.

 

  그 조그마한 행동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그녀가 명랑하고 밝은 성격임이 느껴졌다.

 

  에바는 더 이상 얌전히 있지 못하겠다며 세이나에게 속사포처럼 빠르게 말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나만 빼고 대륙에 내려가고, 소개도 안 시켜주고 해서 얼마나 궁금했는지 몰라요. 특히 오빠는 나랑 놀아주지도 않고 언니만 찾는데..”

 

  “에바.”

 

  황제의 엄한 목소리에 에바황녀는 바로 입을 삐죽 내밀며 애꿎은 음식만 뒤적인다.

 

  그 모습이 못내 귀여워 웃어주다가 한명이 자리에 하지 않음을 의아해했다.

 

  “그런데 황태자전하는 안계시네요?”

 

  “몸이 좋지 않다며 다음에 하겠다고 하더구나.”

 

  걱정스러워 하는 황후를 위해서 화재를 돌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식사를 마쳤다.

 

  “고기....”

 

  식사가 끝났음에도 바이안의 뱃속은 꼬로록 자신의 주인을 다그쳤다.

 

  아직 환자라며 자신은 간도 되어있지 않은 멀건 죽만 먹어서인지 힘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게다가 식사 후 나오는 디저트와 차를 모두가 즐김에도 자신은 미지근한 물 한잔이 다였다.

 

  중간중간에 에바황녀의 귀여운 말과 몸짓이 섞여가며, 잡담을 주고받던 세이나는 잊어버릴 뻔 했다며 둘을 불렀다.

 

  “몇일 뒤에 대륙 남단에 있는 로도스에 내려갔다 와도 될까요?”

 

  황제는 허허 웃으며 허락했다.

 

  “볼 일이 있으면 갔다 오는 것이지. 굳이 허락을 맡는 게냐? 네 자리가 자리인데 너의 생각대로 행해야지. 반대할 사람도 없지 않느냐.”

 

  천공의 땅의 생활도 룰도 아직 적응이 된 것도 아니었고, 정리 되지 않은 일들도 많았으며, 특히 그 자리라는 입장에 오히려 더 조심하게 되어 세이나는 황제의 허락과 양해를 구했던 것이다.

 

  “그래. 네가 살고 있던 곳인데 당연히 다녀와야지 갑자기 올라왔잖니.”

 

  황후도 황제의 말에 긍정해주었다.

 

  “대륙에서 천공의 땅으로 올라 올 수 있는 조건이나 그런 것들이 조심스러워서 그런데, 그.. 할아버지 모셔오고 싶어요.”

 

  “당연하지. 가족인데 어떻게 떨어지니? 이제 이곳이 너의 집인데, 무조건 모셔와야지.”

 

  “다녀오려므나. 내려간 김에 몇일 쉬다오고, 단지 걱정하는 것은 그것이니 조심해야한다.”

 

  듣는 귀가 있을 수가 있어서 그것이라 표현했지만 세이나는 황제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바로 알아챘다.

 

  부모님과 세이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에바가 흥분하며 손을 번쩍 들었다.

 

  “나도. 나도 같이 갈래요. 대륙에 내려가 보고 싶어요.”

 

  “안 돼.”

 

  조용히 있던 바이안이 에바를 다그쳤다.

 

  하지만 반대로 다그침의 화살이 자신에게로 돌아왔다.

 

  “너도 안 돼.”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을 짓는 바이안에게 세이나는 잔소리 폭격을 날려주었다.

 

  “뭘 당연하다는 듯이 말해? 내가 아무 말 안하고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 따라오려고 했어? 반 생각이 있어 없어? 회복이 빠른건 칭찬해 주겠지만 넌 환자거든요? 한 달은 안정을 취해야 할 인간이 따라오면 어쩌자고. 침대에서 고이 누워있어!”

 

  에바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눈을 활처럼 휜 채로 혼나는 오빠를 고소해했다.

 

  “킥킥 꼴좋다.”

 

 

 

 

  황제의 가족들과의 식사가 끝나고 대륙으로 내려갈 준비가 끝날 때까지 세이나는 바이안과 에바에게 미치도록 시달려야했다.

 

  에바는 부모님도 허락해주지 않으니 그 당사자인 세이나에게 자신도 데리고 가 달라며 끈질기게 현궁을 드나들었고, 바이안 역시 자신이 함께 해야 할 타당한 이유들을 나열해댔다.

 

  그 덕분이라면 덕분인지 에바황녀와 무척 가까워졌다.

 

  “언니이~~ 예쁘고 지적이고 착한 언니이~제바알~~”

 

  오늘도 여지없이 일을 방해하며 옷자락을 잡고 매달리는 귀여운 에바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들었다.

 

  “내려가는 건 내일이니까. 나랑 멀리 떨어지지 말고, 기사들은 꼭 데리고 다녀야해. 그리고 도시 사람들한테 태도를 함부로 하지 마. 그 조건만 지키면 허락해줄게. 폐하께는 내가 잘 말씀 드려줄게.”

 

  “꺄~~~ 언니 최고.”

 

  정말 황녀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순수하고 밝았다.

 

  지금도 너무 좋아하며 방방 뛰는 모습이 무척 귀엽다 느껴진다.

 

  “세나...”

 

  귀와 꼬리가 추욱 쳐져 좋아하는 에바를 부러워하는 반을 흘끔 보다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미치겠다. 옛날에 저런 성격도 이미지도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저렇게... 의지가 되고 멋있던 오빠는 어디갔니..”

 

  세나의 혼잣말 하나하나에 움찔하며 더 의기소침 해졌다.

 

  저런 성격이 된 것은 다 자신의 탓이려니 싶었다.

 

  “반. 약은?”

 

  “꼬박꼬박.”

 

  “마력은?”

 

  “한 달 금지.”

 

  “술은?”

 

  “일체 금지.”

 

  때는 이때다 하며 바로 즉답했다.

 

  “내려갈 인원을 더 증원해야겠네. 히데아”

 

  다가온 히데아에게 일주일 분의 약 준비를 추가로 부탁하고, 하일에게 기사의 인원을 늘리는 건을 단장에게 전달하라 지시하는 것으로 그날의 일과를 일찍 마쳤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또는, 자리에 올라 서봐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본질이나 능력이 드러난다.

 

  그 말의 의미가 좋은 쪽으로 제일 잘 어울리는 사람이 히데아였다.

 

  시종이나 시녀들을 통틀어서 제일 위에 군림하게 된 히데아를 몇은 운이 좋다든지, 눈꼴 시리다며 그녀를 시기하고 질투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러워하면서 신임을 한 몸에 받는 그녀를 존경했다.

 

  타인을 배려하고 조용하게만 지냈던 히데아가 저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는 여인이었나 싶을 정도로 상황에 딱 맞게 지시하는 판단과 결단력을 뿜어내면서 갑자기 바뀌게 된 주인덕분에 어수선하고 혼란한 궁 안을 순식간에 정리하고 재압하여 처음부터 돌은년은 없었고, 세이나가 주인이었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더니, 입 발린 소리를 좋아하고 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이들을 망설임도 없이 잘라버리고 단장에게 인사부를 넘긴 후에 세이나에게 보고했다.

 

  그 덕분에 궁 안의 사람들의 움직임도, 일을 함에 있어서의 마음가짐도 자부심과 함께 고와졌다.

 

  게다가 히데아를 시녀장으로 올린 세이나도 그녀의 행보에 몇일 내도록 놀람의 연속이었고 순수하게 감탄했다.

 

  너무 놀라서 세이나가 사람을 그렇게 뚝뚝 잘라도 괜찮냐고 물었을 때,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히데아에 제일 많이 놀랐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은 것은 나쁜 것이 아니예요.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태만하게 일을 하지 않는 것은 나쁜 거예요.”

 

  단순히 착하기만 한 천사가 아닌 그 분야의 천재라고 생각을 정정해야만 했다.

 

 

 

 

  자신들의 주인이 일찍 잠이 든 것을 확인한 14명의 기사들은 근처에 바로 붙어 있는 간이 방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물론 언제 어느 때고 주인을 위협에서 보호하기 위해, 문은 열어두고 주변을 경계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상태가 많이 호전이 되어 거동하기에도 자유로워진 바이안을 중심으로 그 동안의 상황의 경위 등을 자세히 듣고 있었다.

 

  “너네 둘 진짜 너무한다. 우리가 뭐, 나쁜 놈들이냐?”

 

  “어이, 레인트 목소리 커진다. 주군 겨우 잠드셨다고.”

 

  “아차차”

 

  레인트는 허겁지겁 입을 가리고 세이나가 있는 쪽으로 힐끔 눈치를 보다가 새근새근 잘 주무시고 계신 모습에 작게 안도했다.

 

  “이제 우리들이 해야 할 것은 어느 정도 자리가 잡아졌는데, 야. 로트론 너한테 하나만 물어보자.”

 

  다임이라는 기사가 무언가가 분하다는 듯이 운을 떼자, 다른 기사들도 비슷한 심정으로 론을 째려봤다.

 

  갑자기 안 좋은 느낌의 화살이 자신에게 날아오자, 대충 널브러져서 뒹굴던 론은 무슨 소리를 늘어놓으려고 저러나? 하며 눈썹을 꿈틀했다.

 

  “후.. 우리가 아무리 궁리해도 전~혀 모르겠는데 말이다...”

 

  “뭔데 말이 그렇게 늘어져? 그냥 말해 뭐? 뭔데?”

 

  띠꺼워하는 론에게 다임은 행여나 큰 소리가 날까봐 주먹을 쥔 손을 제 무릎에 쳤다.

 

  “밑에서 그 짧은 기간 동안 너 무슨 짓 한 거냐? 응? 우리들이랑 크게 차이도 없었던 네 능력이 걷잡을 수 없어 보일 정도로 그렇게 커진 이유가 뭐냐고. 크읏~ 네 놈한테 진 것 같은 이 분노를 풀 데가 없단 말이다.”

 

  “아, 그거야? 흐흐흐흐흐”

 

  의미심장하게 웃고만 있고, 놀리듯 입을 다무는 론을 모두 합심해서 밟아주고 싶은 충동이 올라온다.

 

  “능력껏 따라와 보던가.”

 

  “저 놈의 새끼가.”

 

  “아오~ 땅에 묻어 버리고 싶네. 저거.”

 

  이 자리에 있으면서도 변함없이 얄미운 론 덕분에 자신들의 복창이 터져 눈앞에 내장이 보일 지경이다.

 

  이대로 놓아두다가는 싸움이 나서 세이나가 깰 것 같자, 바이안은 작게 한 숨을 내쉬었다.

 

  “별거 없어.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단점을 세나가 파악하고 언질을 준 뒤에 깨달은 거니까. 저자식의 마력의 양이 는 것은 아니야.”

 

  모두를 더 놀릴 수 있었는데 바이안 덕분에 깨끗이 없어지자 론에게는 아쉬웠다.

 

  “췌엣~”

 

  겨우 언질 하나에 저리 될 수 있단 말인가 싶어, 세삼 자신들이 모시게 된 주인에 대한 경외감이 커졌다.

 

  그 후에 바이안은 세이나가 론에게 해주었던 말을 그들에게 풀어주었고, 다들 여신의 홀에서 론이 보여주었던 무위를 상기하며 자신들의 능력에 대해 깊이 고찰하기 시작했다.

 

  그런 모두가 한 발 앞으로 갈 수 있게 배려하기 위해서 바이안과 론은 방에서 나와 문을 닫고 자연스럽게 세이나의 밤 경호를 맡았다.

 

  아무리 남을 놀리는 것을 낙으로 삼는 것 같은 론이라고 해도, 같은 기사다 보니 이때만은 장난스러움을 접어 두었다.

 

  그렇게 14명은 뜬 눈으로 아침을 맞았고, 단체로 토끼 눈이 된 모두는 세이나에게 작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 중에서 제일 크게 혼난 것은 물론 바이안이었다.

 

  환자라는 놈이 호위가 웬 말이냐. 빨리 나을 생각은 있는 것이냐. 반대로 보호를 받아야할 입장이나 다름이 없는데 안정을 취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병세를 악화시킬 상황을 스스로 만들면서 누구를 따라온다는 거냐, 등등 내려갈 준비를 마친 에바 황녀가 방으로 찾아 올 때까지 지속되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4 35. 가족 (4) 完 2018 / 10 / 16 325 0 6741   
133 35. 가족 (3) 2018 / 10 / 15 266 0 5203   
132 35. 가족 (2) 2018 / 10 / 14 254 0 5315   
131 35. 가족 (1) 2018 / 10 / 13 261 0 5961   
130 34. 마지막을 향해서 (4) 2018 / 10 / 12 255 0 4679   
129 34. 마지막을 향해서 (3) 2018 / 10 / 11 278 0 5687   
128 34. 마지막을 향해서 (2) 2018 / 10 / 10 274 0 5507   
127 34. 마지막을 향해서 (1) 2018 / 10 / 9 271 0 5416   
126 33. 엘라이어 진 바이안. 황제의 이름으로 (3) 2018 / 10 / 8 269 0 4840   
125 33. 엘라이어 진 바이안. 황제의 이름으로 (2) 2018 / 10 / 8 265 0 5789   
124 33. 엘라이어 진 바이안. 황제의 이름으로 (1) 2018 / 10 / 6 262 0 5609   
123 32. 세달 (4) 2018 / 10 / 4 230 0 4178   
122 32. 세달 (3) 2018 / 10 / 3 290 0 5704   
121 32. 세달 (2) 2018 / 10 / 2 299 0 5105   
120 32. 세달 (1) 2018 / 10 / 1 244 0 5057   
119 31. 부딪히는 절망과 희망 (4) 2018 / 9 / 30 274 0 4939   
118 31. 부딪히는 절망과 희망 (3) 2018 / 9 / 29 271 0 5030   
117 31. 부딛히는 절망과 희망 (2) 2018 / 9 / 28 265 0 5291   
116 31. 부딪히는 절망과 희망 (1) 2018 / 9 / 27 269 0 5068   
115 30.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나 (3) 2018 / 9 / 26 268 0 6267   
114 30.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나 (2) 2018 / 9 / 25 267 0 5952   
113 30.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하나 (1) 2018 / 9 / 24 268 0 5801   
112 29. 무왕 젠토라 (5) 2018 / 9 / 23 258 0 3823   
111 29. 무왕 젠토라 (4) 2018 / 9 / 22 269 0 5282   
110 29. 무왕 젠토라 (3) 2018 / 9 / 21 270 0 6123   
109 29. 무왕 젠토라 (2) 2018 / 9 / 20 281 0 5956   
108 29. 무왕 젠토라 (1) 2018 / 9 / 19 266 0 5129   
107 28. 달빛아래의 하객들 (4) 2018 / 9 / 18 262 0 4255   
106 28. 달빛아래의 하객들 (3) 2018 / 9 / 18 252 0 5429   
105 28. 달빛아래의 하객들 (2) 2018 / 9 / 16 251 0 5753   
 1  2  3  4  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