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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밤의 왕을 죽여라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8.7.6

예기치 못한 사고, 그리고 뱀파이어가 되어버린 자신.
그럼에도 정재빈은, 언젠가 인간시절의 일상을 되찾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자신에게 접근해온 이들과 함께 '뱀파이어'로 살아가기로 한다.
'우린 인간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우린 인간이 아니다.'
'너 또한 인간이 아니다.'
냉혹한 현실을 끊임없이 들이미는 이들, 원치않게 휘말려드는 사건사고들.
그 사이에서, 재빈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점점 줄어만 간다.
그리고 재빈은, 결론을 내린다.
밤의 왕을 죽여라.
'

 
일상이 비일상으로 2
작성일 : 18-07-07 23:42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4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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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크아아악!”

  잠시 자신의 귀를 의심한 재빈이었지만 어깨의 고통에 그 말을 곱씹을 여유따윈 없었다.

  “크아악! 도와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낮의 주택가라고 해도 듣는 사람 하나 정도는 있으리라 믿고 소리쳤지만 소리를 아무리 질러봐도 돌아오는 반응은 없다.

  “유감입니다. 지금 이 일대의 인간에겐 인식 저하 마법과 강제 수면 마법을 걸어놨거든요.”

  분명히 한국어이건만, 재빈은 엡실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엡실론의 여유있는 태도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조용한 주변의 상황을 볼 때, 지금 자신의 몸부림이 의미없는 짓이라는 것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때, 엡실론이 다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 마법도 완전하진 않죠. 그러니, 계속 소리 지르시겠다면...”

  엡실론은 여전히 부드럽고 달콤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온 말은 재빈은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 주위의 인간을 모두 죽이겠습니다.”

 

  “...”

  재빈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정말 저 자에게 그것이 가능한지 아닌지, 재빈은 몰랐다.

  그러나 저런 끔찍한 말을, 남자인 자신도 홀릴 법한 부드럽고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말하는 그 모습은 재빈의 입을 다물게 하는 데 충분 했다.

 

  겨우 재빈이 조용해 지자 엡실론은 가볍게 손뼉을 쳤다.

  “자. 그럼 슈트라페님? 재빈씨를 옮겨 주시겠습니까?”

  “명령하지 마라 뱀파이어. 나는 짐꾼으로 온 것이 아니다.”

  이번에도 나온 ‘뱀파이어’라는 단어, 그러나 재빈은 그걸 듣고 ‘저 남자도 뱀파이어?’라고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큭... 크으윽!”

  여전히 느껴지는 어깨의 격통과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재빈은 몸부림친다. 그러나, 엡실론도, 슈트라페도, 그쪽엔 눈길 조차 주지 않는다.

  “하하... 당신을 짐꾼 취급할리 있나요. 다만 지금 저는 동시에 3개, 아니, 4개의 마법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서요. 집중이 풀리면 곤란하답니다?”

  “제기랄... 주둥이는 언제나 잘 굴러가는 군. 이래서 뱀파이어는 싫다니깐.”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남은 한 손을 자신에게 뻗는 슈트라페를 보자 재빈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절망감을 느꼈다.

 

  드디어 병원을 벗어나나 했더니 웬 깡패에게 붙잡혀 고문당하고, 이제 납치까지 당하는 상황이다.

  재빈은 그다지 겁이 많은 성격은 아니었다고 자부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든 겁을 집어먹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큭... 크윽! 이...”

  그러나 천만 다행인 점이 하나 있었다.

  지금 재빈은 상당히 얕보여지고 있는지, 지금 그를 구속하고 있는 것은 어깨를 붙잡고 있는 손 하나 뿐이라는 것이다.

  “응?”

  “이 납치범 새끼들아아아!”

 

  재빈은 그렇게 외치며, 비교적 자유로운 팔꿈치로 뒤를 후려쳤다.

  그 끝은, 슈트라페의 양 다리 한가운데, 남자의 소중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퍼억!

  “끄윽?!”

 

  “Jesus...”

  엡실론이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것 같은 목소리를 낸다.

  그리고 그 피해자, 슈트라페가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손을 놓아버리자, 재빈은 허겁지겁 몸을 일으켰다.

  “이 개x끼들아!”

  재빈의 생애에서 이토록 진심을 담아 욕설을 내뱉은 적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이토록 진심을 담아 주먹을 휘두른 적도 거의 없었다.

  빠악!

 

  “!”

  “응?!”

  다음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놀랐다.

  콰지직!

  재빈이 마구 잡이로 날린 주먹에 얻어맞아, 뒤로 5m 이상을 날아가 바닥을 구르는 슈트라페를 제외하고.

 

  “뭐, 뭐야?”

  재빈은 사람이 사람에게 맞아 저렇게 날아가는 것은 만화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이전에, 펀칭 머신을 쳐도 변변찮은 점수만 내던 자신의 주먹이 저 정도의 위력을 낼 리가 없다는 것을 재빈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으흠... 2개월 만에 근육까지 전부 변이가 완료된 모양이군요. 예상보다 좋은 결과라는 건 언제나 기분 좋은 법이죠.”

  동료가 바닥을 구르고 있음에도 미소짓고 있는 엡실론이었지만 재빈은 그런 그를 무시했다.

  예상을 벗어난 자신의 힘에 당황한 것도 잠시, 일단은 여기서 달아나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탁.

  무언가가 재빈의 양 다리를 잡아채었다.

  “윽?!”

  그리고 눈을 질끈 감은 재빈이 땅바닥에 엎어지기 직전, 다리를 잡아챈 그 ‘무언가’가 그 다리를 붙잡고 위로 들어올렸다.

  부웅!

  “미친 이게 뭐야아아아!”

  그가 아까보다 더욱 경악에 찬 그를 울부짖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가 다리를 붙잡고 들어올리는 감각은 확실히 느껴지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아귀가 그를 붙잡아 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하하... 너무 놀라지 마세요. 그저 간단한 염동력인 걸요.”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재빈이 공포에 질려 버둥거리는 모습에 미소를 짓는 엡실론. 그는 검지손가락을 재빈에게 뻗은 채 천천히 재빈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자, 이게 바로 마법이라는 겁니다. 이 세계에 당신이 알지 못하던 영역이 있다는 증거는 되었겠죠?”

  그러나 지금 엡실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재빈에겐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방금 당신의 힘, 그건 절대로 인간이 낼 수 없는 힘이란 것은... 뭐, 당신처럼 상식적인 이라면 확실히 알수 있었겠죠.”

 

  엡실론의 부드러운 말도 이제 들리지 않는다.

  재빈은 겁에 질려 현실을 부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꿈이다. 이것은 꿈일 것이다.

  눈을 뜨면 나는 아직 병실에 누워 있을 것이다.

  깨어라. 빨리 깨라고 정재빈 이 멍청아!

 

  하지만 그렇게 애타게 애원하지만 현실이 바뀔 일은 없었다. 재빈이 현실도피를 하는 사이 어느새 엡실론은 재빈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오, 오지마!”

  “죄송합니다. 그건 안되겠네요.”

  그리고 공중에 거꾸로 매달린 재빈의 공포에 질린 눈과 엡실론의 여유있는 미소를 담은 푸른 눈이 마주쳤다.

  “이번엔 당신이 인간이 아니란 증거를 보여드려야 하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엡실론은 허공을 휘적거리던 재빈의 팔을 낚아채듯 붙잡더니 그 셔츠의 소매를 강제로 걷어올렸다.

  그 다음 순간, 재빈은 또 다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엡실론이 들어 올린 왼 손, 그 끝에 길게 뻗은 손가락.

  그 끝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투둑...

 

  살이 터지는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그 손가락과 손톱 사이에서 칼날을 연상시키는 금속질의 손톱이 솟아나왔다.

 

  “...저게 뭐야...?”

  애초에 대답을 기대하지도 않고 공포에 질려 중얼거린 말이었다.

  그걸 잘 안다는 듯 엡실론도 거기에 대답하는 대신, 맨 살이 드러난 재빈의 팔에 그 칼날 같은 손톱을 가져다 대었다.

  “살짝 따끔 할겁니다?”

  그리고 재빈이 마음에 준비를 할 틈도 주지 않고, 그대로 내리 긋는다.

  촤악!

  손톱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재빈의 선혈이 튄다.

  “아아아아악!”

  기괴한 광경에 사고가 정지되었던 재빈의 머릿속이 붉게 물든다. 아까부터 혹사당한 목에선 이젠 쉬어터진 비명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큭, 크아아아...”

  왜 이런 꼴을 당하는 것인지, 재빈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억울한 감정과 지금 느껴지는 고통이 더해지자 그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잠시 후.

  “크아아...아? 어?”

  재빈의 비명은 곧 얼빠진 신음, 혹은 의문문으로 바뀌었다.

  치이이이...

  상처에서 흘러나와 팔을 적시며 바닥으로 떨어지던 피에서 수증기가 치솟는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수증기가 걷혀진 자리엔 더 이상 한방울의 피도 남아 있지 않았다.

 

  또한, 상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분명 근육까지 깊게 패여 손을 움직이는 것 조차 힘들게 했던 상처가 정체불명의 수증기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매달려 있는 것도 잊은 채 자신의 팔을 멍하니 바라보는 재빈에게 엡실론이 어쩐지 조금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것은 미묘하게 열에 들뜬 듯한, 흥분을 애써 억누르는 그런 목소리였다.

 

  “환영합니다. 나의 동포여.”

 

  “...동포?”

  “크으윽... 이 더러운 새끼 뱀파이어가...”

  그때, 조금 전 재빈에게 가운데를 얻어맞은 슈트라페가 엉거주춤 몸을 일으키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 거칠고 위협적인 목소리를 듣자, 엡실론과 자신의 상처(이었던 것)을 번갈아보던 재빈이 현실로 돌아왔다.

  “...이런 씨...”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는 재빈이었지만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엡실론의 목소리엔 한 층 더 여유가 느껴졌다.

  “하하... 너무 겁먹지 마세요. 당신을 해치려고 하는 게 아니...”

  그러나 이번엔 그는 말을 다 마칠 수 없었다.

 

  터엉!

  금속질의 무엇인가가 재빈과 엡실론 사이에 떨어져 내렸다.

 

  “?!”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가 시선을 집중한 그 물건은, 약 한 뼘 길이의 원통형 물체.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재빈은 그저 눈을 동그랗게 뜰 뿐이었지만 엡실론은 그걸 보고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이런.”

  그 직후.

  퍼어엉!

  “케엑!”

  원통이 폭발하고, 갑작스레 눈을 덮친 강렬한 섬광에 재빈이 비명을 지른다.

  재빈은 알 리가 없었지만 방금 재빈의 정면에서 폭발한 것은 군용 섬광탄, 순간적인 폭음과 섬광으로 적의 감각을 마비시켜 제압하는 물건이다.

  거기에 직격당한 재빈은 마지막으로 보았던 광경에서 시야가 멈춰버리고, 귀 역시 제 기능을 상실, 격렬한 귀울림 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재빈은 누군가가 뒤에서 자신의 옷자락을 잡아 끄는 것을 느꼈다.

  그것도 아주 강렬한 힘으로.

  그리고 그 덕인지, 재빈은 드디어 허공에서 자신을 붙잡고 있던 것에서 벗어나 바닥으로 낙하 할 수 있었다.

  쿠웅!

  “으엑?!”

  바닥에 등허리를 부딪혀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는 재빈이었지만 그 아픔에 신음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뛰어.”

 

  곱고 예쁘지만 어떠한 억양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한 소녀의 목소리.

  그것이 그의 귓가에 들려왔기 때문이다.

 

  “어? 으아아악!”

  그리고 그 목소리에 대답하기도 전에, 또 다시 무시무시한 힘이 그의 목덜미의 옷깃을 잡아채었다.

  “일단 여기서 벗어난다.”

 

  그것만이 재빈에게 돌아온 ‘소녀’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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