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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그들의 이야기 2
작성일 : 18-06-21 16:28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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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적에 그런 책을 읽었었다. 고양이들이 사람처럼 학교에 다니고 모험도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 책이었다. 일종의 판타지, 하지만 그 판타지가 내 눈 앞에서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 어디까지나 기계의 힘을 빌린 거지만 말이다. 의원님은 쭈그려 앉아 제품을 착용한, 스스로의 말을 따지자면 ‘제우’ 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와 눈높이를 맞춘 후에 말씀을 시작하셨다.

  “왜 이런 일을 벌인 거지?”

  그들에게 피해를 받거나 죽은 이들이 반드시 물어보고 싶었을 그 질문을 의원님이 내뱉었고 그 말을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고양이는 입을 뗐다.

  “당신들이 하겠다고 한 정책으로 인해 우리들 중 한 명이 죽었습니다. 그것이 시작점이라면 시작점이겠죠.”

  “단지 그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옳은 거라고 생각하나?”

  “인간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연대책임이라는 것입니다.”

  의원님이 차량 안에서 말씀하신 그 ‘허황된 상상’이 ‘허황되지 않은 현실’이 된 것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 누가 여기에 와 있어도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가 애매해질 것이다.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을 보며 생각을 비우고 있는데 문득 드는 생각에 차에서 내렸다. 그들이 당장 의원님을 공격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조건적인 적대도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으라는 의원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이지만... 책임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차에서 내리는 소리가 나자 한순간에 모든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의원님이 잽싸게 “내 부하일세.” 라고 말씀하셔서 그런지 공격을 하려고 달려드는 동물은 없었다. 나는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고양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우리들이 하는 말을 알고 있는 거지... 요?”

  존댓말을 써야할지 반말을 써야할지 모르겠어서 이상하게 둘을 섞어서 사용했다.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는데 고양이가 대답해줬다.

  “우린 당신들을 지켜봐왔기 때문입니다.”

  “지켜봤다는 뜻이 무슨 뜻이지?”

  의원님이 내 질문을 이어받아 대신 말씀해주셨다.

  “말 그대로입니다. 당신들 입장에서야 우리들의 언어를 알 필요는 없었겠죠.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당신들은 우리의 영역을 침범한 일종의 침입자입니다. 당연히 늘 주시하고 경계하는 거죠. 당연한 거 아닙니까?”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고양이의 옆에 있던 호랑이는 이 대화의 내용이나 분위기가 자신과는 맞지 않는지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바닥에 엎드렸다. 의원님이 목을 가다듬으시며 다시 물었다.

  “우리 중에서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네만. 자네들이 죽인 사람들 중에 분명히 있었을 거야. 그들마저도 죽여야만 했나?”

  “당신들은 자원에 제한이 있다는 것 같은 이유를 대면서 그 자리에 무언가를 설치하죠. 그럴 때 당신들은 그 자리에 있었던 식물들을 고려합니까? 동물들을 고려합니까?”

  “하지만 자원이 제한적인 건 맞는 말이야. 당신의 그 말 만큼은 이해할 수 없군.”

  “이해를 바라진 않습니다. 저희도, 적어도 나는 자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부수는 당신들을 이해하지 못 하니까요.”

  “그 말은 그런 사람들도 같이 죽이는 건 우리로선 이해하지 못 할 이유다?”

  “그렇습니다.”

  다시 그 이후로 찾아온 정적. 어차피 이해하지 못 할 거라고 단정을 지어버린 상대가 그것을 말해줄 리는 만무하다. 서로, 아니 아마 의원님만이 다음 말을 어떻게 이을지 고민하셨다. 그러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입을 다시 여셨다.

  “어쨌든... 우리는 합의를 하러 온 거야.”

  “무슨 합의요?”

  “너네들과 우리 모두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합의 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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