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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인간들의 이야기 6
작성일 : 18-06-19 16:17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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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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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 가운데에 운전하고 있는 이 길이 어렸을 적 가족들과 같이 피크닉을 가기 위해 가던 길과 비슷해보여서 나도 모르게 기분이 설레었다. 하지만 사이드미러를 볼 때마다 다시 떠오르는 그 치타와의 추격전이 설렘을 죽이고 그 일의 자식인 긴장과 공포가 내 기분의 왕좌를 차지했다. 아마 면접 때에도 이렇게까지 긴장하고 있진 않았을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면접 때엔 손을 떨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위기와 공기도 환기시킬 겸 창문들을 반쯤 열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바람이 차 안으로 들어와 공간을 메웠다. 남은 기름의 상태를 보니 아직은 빠듯한 정도는 아니어서 안심을 하며 뒤를 바라봤다. 의원님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신 걸까, 정신을 차리시곤 창가에 팔을 걸치며 생각에 잠겨 있으셨다. 난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며 의원님의 주의를 내 쪽으로 돌렸고 내 의도와 걸맞게 의원님은 나를 보셨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나는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 허황된 상상을 좀 들려주시죠.”

  그는 내 말을 듣고 그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입술로 ‘오’ 모양을 만드시며 내게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자네보다 더 오래 그 사태를 보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지?”

  의원님의 질문을 듣고 그 때의 장면을 회상해봤더니 확실히 무언가 다름을 깨닫고 그의 책상 뒤편에 있는 창문을 봤을 때 이미 의원님은 보시며 나름의 리액션을 하고 있으셨다. 그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사람들이 그렇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놀랐던 것도 있지만 말이야. 다른 점에서도 놀라운 점이 많았어.”

  “그 중 하나는 아까 말씀하셨던 진행방향인가요?”

  “그렇지.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점은 동물들의 종류가 많았단 거야.”

  “...? 그게 왜요? 동물원에서 탈출한 게 분명해 보이는데 그러니까 종류가 많죠.”

  “종류가 많다는 건 초식, 육식, 잡식이 섞였단 소리야. 그런데 육식 동물들은 사람은 공격하지만 초식 동물들은 공격하지 않았어. 그리고 그 공격은 사냥의 느낌이 아니었고 말이지. 사냥이었으면 사람을 먹어야 정상인데 먹진 않고 그저 뜯었어. 애초에 배가 고팠다면 초식 동물들은 여기까지 못 왔겠지.”

  “초식 동물을 안 먹을 수도 있죠...”

  “어디까지나 상상이라고 했잖은가. 허황된 것이라고 미리 말했으니 일단 들어봐.”

  “네...”

  “뭐 아무튼...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자면 모종의 이유로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이 같이 풀려났는데 서로를 피하거나 쫓아야 정상인 상황에 같이 인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진행방향은 한 방향으로 고정이 되어있고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나?”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불만이 있다는 소리야. 그렇지 않고선 이 일을 설명할 수 없어. 그럼 그 불만은 무엇인가? 하필 왜 타이밍이 오늘인가? 혹시 자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나?”

  “아뇨.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고양이 정책이 어젯밤부터 진행됐거든. 그런데 그 와중에 한 길고양이를 죽인 일이 있었다는군. 그 고양이는 어쨌냐는 질문에 당사자들은 강가에 버렸다고 말했고.”

  “설마 의원님... 그게 이 일에 영향일 끼쳤으리라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런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돼요! 아니, 어떻게 그거 하나로 이런 일이 벌어진단 소리십니까?!”

  “아니 글쎄, 허황된 것이라고 말했잖은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럼 자네가 한 번 생각해보게. 내 의문점들을 모두 타파시킬 수 있을 만한 가정을 내게 들려줘.”

  의원님의 말씀을 듣고 나름 머리를 굴려봤다. 교육과정을 밟으면서 성적이 중간이었으면 중간이었지, 밑으로 내려간 적은 없는 터라 자신 있게 생각을 시작했다. 그러나 첫 단계부터 막혔다. 그도 그럴 것이 육식 동물들이 초식 동물들을 해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배불러서? 그것이 서로의 털끝도 건드리지 않고 사람과 그에 관련된 것들만 죽이고 부순다는 것은 설명하지는 못 한다. 생각의 생각을 거듭할수록 늪에 몸이 푹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고 점점 의원님의 그 허황된 상상이 옳다는 쪽으로 저울이 기울기 시작한다. 난 머릿속 지우개로 모든 생각들을 지운 후에 의원님에게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의원님 또한 내 반응에 뭐라 하시지 않으셨다. 의원님의 그 자신 있는 말투는 내가 생각해도 논리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으리란 확신에서 나온 것 아니었을까.

  그 대화 이후로 이렇다 할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화 주제가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뚫을 힘이 의원님에게도, 내게도 없었던 것이 더 컸을 거다. 내비게이션을 계속 확인하며 차를 몰았다. 기름이 거의 다 떨어져 경고음이 들릴 정도에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기름을 새로 얻거나 차를 다른 것을 타야겠다고 생각하며 차에서 내려 의원님 쪽 문을 열었다. 의원님이 차에서 나오시며 앞에 있는 허름한 집을 바라보셨다. 그리곤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고 “가지.” 라고 하시면서 나를 안내해주셨다.

  겉으로 보이는 허름함은 안으로 들어서자 더더욱 심해졌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은커녕 기본적인 가구조차 보이지 않았다. 폐가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이곳이 그런 제품이 나올 연구소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의원님에게 물었다.

  “진짜 여기에요...?”

  “난 길치가 아니야.”

  의원님은 구두 뒤꿈치로 부셔질 것만 같은 바닥을 내리치시며 나아갔고 한 지점에서 소리가 달라지자 허리를 굽혀 그곳을 노크하듯 손으로 두드렸다. 그러자 바닥이 흔들리더니 다른 소리가 나는 부분을 중심으로 바닥이 열렸고 새 집 냄새와 함께 사람이 나왔다. 의원님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니 그는 의원님께 인사를 했고 웃는 얼굴로 우리에게 물었다.

  “왜 여기까지 오셨어요? 오시는 길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자네가 그 만들고 있다는 제품 있잖은가. 완성 단계라는 그거.”

  “네, 네.”

  “다 되었나?”

  “지금 막 테스트하는 중이었습니다.”

  “사이즈는?”

  “고양이나 개 정도의 사이즈입니다만... 왜 그러시는지?”

  “아니, 우리가 좀 필요해서 말이지. 지금 당장.”

  “파시려고요?”

  “아니,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일이야.”

  의원님의 마지막 말을 듣고 그는 고민하는 표정을 짓다가 “잠깐만 기다리세요.” 라는 말만 남기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가 내려간 틈을 타 그 통로를 내려다보니 이 집은 페이크고 지하에 공간을 따로 판 것 같다. 복도와 비슷한 것이 통로의 제일 밑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아래 내부 상황은 어떻게 생겼을까, 라고 생각하는 도중에 그가 통로를 타고 올라왔다. 얼른 시선을 떼고 의원님의 옆에 섰다. 이내 올라온 그는 의원님에게 제품을 쥐어주며 웃었다.

  “완벽할 겁니다,”

  “고맙네.”

  “고마우시면 돈으로 주세요.”

  그의 무례한 답변에 일순간 뭐라고 할 뻔 했지만 의원님이 웃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리시기에 가만히 있었다. 저 정도의 대화는 그와 의원님 사이에선 일상인 것 같았다.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무언가가 떠올라 그에게 질문했다.

  “혹시 기름이나 차 있나요?”

  “있기야 한데... 왜요?”

  “오는 길에 기름이 다 떨어져서...”

  그는 내 말을 듣곤 안타깝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곧 기름을 가져다 드리죠.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의 대답을 듣고 난 감사를 표했고 의원님과 난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그 곳에서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을 가지고 올라오는 연구원을 바라보고 있는데 의원님이 내게 질문하셨다.

  "자네는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들은 것까지 합하면 세 번은 들었던 것 같은 의원님의 이 질문. 나는 의원님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정신이 나간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내 눈을 마주친 후에 나를 묵묵히 바라보시다가 이내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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