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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인간들의 이야기 5
작성일 : 18-06-19 11:44     조회 : 307     추천 : 0     분량 : 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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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같으면 입구에 먼저 차를 대고 의원님이 내려오시길 기다렸겠지만 지금이 그럴 때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안다. 원래 눈으로 구경하는 것보다 실제로 본 것을 경험하는 것이 더 생생한 법인데 방금 의원님의 사무실에서 본 광경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이제 그 아수라장을 해쳐나가야 한다. 의원님에게 실례지만 그의 팔목을 잡고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에 올라탔다. 의원님도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걸 아시는지 별 말씀 안 하시고 초조하게 목적지까지의 도착을 고대하신다. 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몰아쉬고 핸들을 잡고 엑셀을 밟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비서가 아니라 카레이서가 되어야 한다.

  다행히 주차장 안엔 아직 동물들이 없어 보인다. 천천히 몰아 출구 앞까지 도착해 앞 유리창으로 밖을 살폈다. 한 번 휩쓸고 지나간 듯 황량하기 그지없는 풍경을 보며 한숨을 한 번 쉬었다. 뒤로 고개를 돌려 의원님을 바라보며 평소에도 여쭸지만 분위기 상 힘이 좀 더 들어간 질문을 드렸다.

  “어디로 갈까요?”

  의원님은 내 생각에 바로 대답하시려고 입을 여셨다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시며 고민을 하시기 시작했다. 아마도 안전한 곳으로 가자는 대답을 하시려다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다. 그런 의원님과 밖 상황을 번갈아 보며 애간장을 태우는 사이에 의원님은 생각을 마치신 듯 고개를 끄덕이곤 내게 대답하셨다.

  “인장구 변두리로 가자.”

  뜻밖인 그의 대답에 내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어째서요?”

  “자네가 날 끌고 여기로 내려오기 전에 봤는데 저 동물들의 진행방향은 뒤가 없어 보였어. 즉, 앞만 보고 달리니까 그 반대로 가면 안전할 거야.”

  의원님의 관찰로 인한 결론이니 별 토를 달진 않기로 했고 다른 질문을 던졌다.

  “변두리 어디든 상관이 없는 거예요?”

  “아니, 변두리 쪽으로 도착하면 내가 길 안내를 할 거야.”

  “어디로 가시려고요?”

  “이거 알지?”

  갑자기 그가 손을 쑥 운전석으로 내밀었다. 내밀은 손 위엔 앞서 말씀하셨던 제품이 들어있었다. 그제야 난 의원님이 하시고 있으신 생각을 한순간에 이해했다.

  “설마... 그 발명가 분의 거처에 가시려고요?”

  “정확히는 발명소지.”

  “어쨌든 가시려고요?”

  “당연하지.”

  “아니, 왜요?! 저 동물들에게 걸만한 커다란 거라도 있대요?”

  “그건 모르지.”

  “근데 왜...!”

  “허황된 상상이긴 하지만 말이야. 내 상상이 옳다면 이게 정답이야.”

  “무슨 상상이신데 그래요?”

  “그건 가는 길에 말해주지. 어쨌든 변두리로 좀 가세나.”

  큰 볼 일을 보고 뒤를 닦지 않은 찜찜함, 아니 닦다가 휴지를 손가락이 뚫어 손가락에 잔해가 묻어난 수준의 찜찜함을 가진 채 우선 좌표를 입력하고 엑셀을 밟아 천천히 나왔다. 위를 살피며 나아가다 앞으로 시선을 옮겼는데 눈앞에 멀뚱멀뚱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동물이 있었다. 과거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기억을 뒤적여 저 점박이에 대한 설명을 찾아봤고 치타라는 결론이 튀어나왔다. 놀랄 틈도 없이 치타가 이빨을 보이며 자세를 잡았고 난 반사적으로 그에 대한 반응을 했다. 이 차량의 최고 속도까지 찍을 각오로 다리에 힘을 줘 소리가 날 정도로 엑셀을 부수듯 밟았고 차량은 말 그대로 튕겨나갔다. 급발진에 당황한 의원님이 뭐라 소리치시긴 했는데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전부 부수고 지나가 준 덕분에 건물들에 구멍이 생겨 새로운 통로가 생겼고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길과는 전혀 다른 길로 빠져나갔다. 일단은 반대의 길이기도 하고 나중에 새로 설정하면 장땡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뻥 뚫려있고 장애물이 없어 사이드미러로 뒤를 봤더니 아직 치타가 따라붙고 있었다. 물론 치타의 최대 속력과 차량의 최대 속력의 차이는 큰 편이지만 혹시 모를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앞을 보면서 엑셀을 더 세게 밟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주위에서 더 이상 빌딩숲이 안 보이게 되었을 때 사이드미러로 뒤를 보니 더 이상 추격자가 없었다. 차량을 멈추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의원님은 괜찮으신지 걱정이 되어 뒤를 돌아보니 기절하신 건지 등받이에 기댄 채로 입을 벌리고 있으시다. 어쨌든 살아계시니 다행이라 생각하며 내비게이션을 재설정했다. 기름을 확인해보니 절반 정도를 소비했다. 지나가는 길에 다른 차로 갈아타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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