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고양이들의 이야기 5
작성일 : 18-06-17 19:29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25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동물원까지 가는 길은 그렇게 멀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 회의장으로 갈 때 느낀 체감 거리보단 적었다. 떼로 몰려가면 인간들의 감시에 걸릴 수도 있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도 있을 것 같아 조를 나눴다. 내가 현재 가고 있는 인간들이 만든 이상한 냄새가 풍겨대는 검은 길로 가는 조와 하수도를 따라 가는 조, 마지막으로 숲 근처로 쭉 돌아서 오는 조가 있다. 그리고 도착하고 보니 우리 조가 제일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한 고양이의 제안에 따라 입구 주위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입구 근처에 그 장소를 위에서 바라보듯 그려둔 그림에 이것저것을 써둔 것을 세워두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을 찾고 있다. 목적도 확실하니 최대한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나오기 위함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서성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을 발견했다. 올려다보니 붉은 피 같은 색으로 무언가 쓰여 있고 화살표로 가리키고 있다. 입구라는, 즉 우리의 위치가 여기라는 뜻인가 보다. 그렇게 그림에 난 길을 따라 쭉 시선을 옮기다 오른쪽 위에 커다란 입이 쩍 열려있고 이빨이 날카롭게 배열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여기다. 이곳에 우리가 찾는 동물이 있다. 모두에게 따라오라고 말을 건넨 뒤 우리는 무리지어 동물원 안으로 들어갔다.

  아까 본 그림을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발걸음을 신중하게 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했다. 마치 저 하늘에 떠있는 별이 된 것처럼 상상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여기선 꺾고 여기선 직진. 그것을 반복한지 얼마나 됐을까, 뒤로 따라오던 고양이들이 제각기 다른 의미를 담은 것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고 난 그들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있다. 바로 내 앞에 있다. 저 멀리에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하품을 늘어지게 하는 호랑이가, 내 앞에 있다.

  다행히 방음까지 되진 않는지 우리의 소리를 듣고 호랑이는 우리에게 시선을 옮겼다. 고개를 왼쪽으로 갸우뚱, 오른쪽으로 갸우뚱하더니 우리를 향해 그 낮고 묵직한 소리를 내며 우리에게 물었다.

  “뭣들이지? 나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나와는 다르군.”

  그의 분위기에 압도되어서 우린 가만히 있었다. 서로 팔을 툭툭 치며 발언권을 넘겨주기 바빴고 그것을 본 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몇 초 후에 그 예감이 현실이 되어 발언권이 결국 내게 넘어왔다. 떨리는 마음과 몸을 최대한 억누르기 위해 눈을 감고 내가 해야 할 말들을 머릿속으로 차근차근 정리했다. 그리곤 눈을 다시 뜨고 그를 바라보며 입을 뗐다.

  “밖에 무슨 상황이 벌어지는지 아십니까?”

  내 질문에 그는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알 리가 있나? 저것들이 나를 여기에 가두고 있지만 않았으면 난 여기에 없었어.”

  “그래서 알 바가 아니시다?”

  “그렇지. 머리가 잘 돌아가는 친구군.”

  “그렇다면 그 머리가 잘 돌아가는 친구 소리 좀 들어보실래요?”

  그는 큰 몸을 이끌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곤 인간들이 세운 유리벽 앞에 앉고는 나를 조용히 응시하다가 말을 이었다.

  “한 번 해봐.”

  “밖에선 현재 저희 같은 고양이들을 잡아들이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인원 중 한 명이 그 일로 인해 죽는 사태까지 벌어졌어요. 그리고 저희는 이 일이 벌어질 것을 알고 규칙을 하나 세웠죠.”

  “무슨 규칙이지?”

  “그들의 그 일로 인해 피해를 우리 중에 단 하나라도 받을 시엔 무력으로 인간들을 제압하자.”

  “그런데 왜 제압은 안 하고 내게 온 거지?”

  “저희만으론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계라면?”

  “간단하게 말해 힘.”

  “그렇다면 나에게 온 이유는 그것 때문이겠군.”

  “당신도 머리가 꽤 잘 돌아가시네요.”

  내 답변에 불쾌한 건지 재밌는 건지 그는 헛웃음과 쓴웃음의 미묘한 경계에 있는 것 같은 웃음을 짓고 나에게 물었다.

  “내가 왜 힘을 보태야 하는 거지?”

  당연히 나올 것이라 생각한 질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생각했기에 난 당연히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했다.

  “당신 또한 피해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잠시 내 대답을 듣곤 소리를 내어 웃기 시작했다. 이런 대답을 들은 건 처음이라는 듯, 그런 대답은 예상하지 못 했다는 듯 웃어댔다.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기침을 하며 진정하는 행동을 하더니 한순간에 얼굴을 내 앞으로 확 들이밀었다. 이 유리벽이 없었다면 뜯겼을지도 모른다는 위압감이 들 정도의 속도와 박력이 몰려왔다. 그는 내게 속삭이듯 천천히 물었다.

  “어째서 내가 피해자인지 설명해봐.”

  나는 침을 삼켰다. 이 질문의 대답 여하에 따라 그를 계획에 넣을 수 있을지 없을지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가 내게 한 것처럼 나 또한 그에게 속삭이듯 천천히 대답했다.

  “지금 잡혀서 거기에 들어가 있잖아요.”

  유리벽의 단면만큼의 거리만을 둔 채 그와 나는 서로를 바라봤다. 정말 눈 하나 꿈쩍 안 하고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 그가 시선을 먼저 거두곤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우리에게 대답했다.

  “좋아. 협력하지.”

  연이어 뒤에서 터져 나오는 안도의 한숨과 감탄사.

  “그런데... 날 어떻게 꺼낼 생각이지?”

  그가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난 그를 올려다보며 속으로 안심했다. 융통성이 전혀 없는 꽉 막힌 동물이 아니어서 말이다. 나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졌는지 그가 고개를 갸웃이는 걸 보고 난 고개를 좌우로 흔든 다음에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그에게 대답했다.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또 다른 결말 2 2018 / 6 / 26 314 0 1222   
20 또 다른 결말 1 2018 / 6 / 23 314 0 2325   
19 그들의 이야기 4 2018 / 6 / 22 321 0 1764   
18 그들의 이야기 3 2018 / 6 / 21 309 0 2634   
17 그들의 이야기 2 2018 / 6 / 21 324 0 1721   
16 그들의 이야기 1 2018 / 6 / 20 321 0 1794   
15 동물들의 이야기 (2) 2018 / 6 / 20 337 0 1982   
14 인간들의 이야기 6 2018 / 6 / 19 316 0 3789   
13 인간들의 이야기 5 2018 / 6 / 19 315 0 2086   
12 인간들의 이야기 4 2018 / 6 / 18 316 0 2087   
11 시작의 이야기 2 2018 / 6 / 18 293 0 1611   
10 시작의 이야기 2018 / 6 / 17 319 0 1900   
9 고양이들의 이야기 5 2018 / 6 / 17 315 0 2588   
8 고양이들의 이야기 4 2018 / 6 / 16 336 0 2925   
7 고의든 아니든, 어쨌든 원인들의 이야기 2018 / 6 / 14 357 0 3355   
6 인간들의 이야기 3 2018 / 6 / 13 325 0 2448   
5 고양이들의 이야기 3 2018 / 6 / 12 323 0 2817   
4 인간들의 이야기 2 2018 / 6 / 12 334 0 2565   
3 다시 고양이들의 이야기 2 2018 / 6 / 11 325 0 3343   
2 그 시각, 인간들의 이야기 1 2018 / 6 / 10 323 0 3181   
1 고양이들의 이야기-1 2018 / 6 / 9 544 0 377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nonsense love
쑤우
어서와, 우리의
쑤우
살인은 살인일
쑤우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