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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6-4 차가운 심장의 기사
작성일 : 18-06-17 11:51     조회 : 37     추천 : 0     분량 : 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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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고민 있으신가요?”

  엔트의 주방장 강혁이 조심스레 물었다.

 “아, 고민이야 얼마든지 있죠.”

  볶음밥을 절반 정도 비운 고속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대답했다.

 “무슨 고민이죠? 가끔은 남에게 털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게, 이게 뭐랄까… 남에게 말하기 조금 부끄러운 고민이라 말이죠.”

  고속은 잠시 말하기를 망설였다. 하지만 마냥 고민만 할 수 없었기에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고, 입을 열었다.

 “시영이라고 아시나요? 검은 모자를 즐겨 쓰는 녀석인데…”

 “아, 그 귀신에게 타격을 준 그 손님을 말하는 건가요?”

  고속은 눈을 깜빡였지만, 시영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 시영이가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

 “어떤 면에서 이해가 안 된다는 거죠?”

 “뭐랄까… 착하고, 좋은 녀석이라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의문투성이에요. 문제는 그 행동도 나쁜 행동이 아니라서 말이죠.”

  강혁은 고속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주방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글쎄요. 저도 그 시영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라서 말이죠.”

 “역시 그렇죠?”

 “하지만…”

  강혁의 말에 고속은 귀를 기울였다.

 “제 생각에도 나쁜 사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저번 유령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절 구해주었기 때문이죠. 뭐, 그때 유령에게 몸을 빼앗겨 정신이 없었는데, 그 사람이 구해줬기에 지금 제가 이곳에 있을 수 있다 생각됩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귀신 소동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죠?”

 “휴우,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무섭습니다. SNS로 소문이 쫙 퍼져버려서 하마터면 장사가 안 될 뻔했죠. 그때 손님께서 나서주신 덕분에 다시 손님들이 올 수 있게 되었죠. 그때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뇨,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이름은 고속입니다.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제 이름은 강혁입니다. 반갑습니다. 고속님. 엔트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합니다.”

  강혁은 웃으며 그에게 악수를 신청했고, 고속도 미소 지으며 악수를 받아들였다.

 “저, 강혁 사장님. 그, 귀신에 타격을 주었다는 말씀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 물론이죠. 잠깐만요.”

  강혁은 물 한잔을 마신 다음,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심야식당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창연이라는 녀석이 손님이었는데, 그 녀석이 우동 6그릇을 먹고, 같이 가게를 정리한 다음 밖으로 나갔죠.”

 “그 이야기는 전에도 해주셨습니다. 나가보니 유령이 많이 있어 당황하다가, 소인이 녀석을 만났고, 비명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가서 유령 소동을 해결하던 중, 시영이를 만나 유령 소동을 해결했다는 내용이었죠?”

 “잘 아시는군요. 아무튼 그때 시영이라는 분이 어마어마했었죠. 저랑 창연이가 아무리 해도 유령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했는데. 아니 글쎄, 그 사람은 정신만 조금 집중하더니 유령을 주먹으로 때리더라고요.”

  고속은 이상한 상황에 눈가가 떨리기 시작했다. 영적인 존재들인 유령들을 주먹으로 때리는 물리적 행위가 가능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인가요?”

 “그럼요. 창연이도 봤고, 시영이라는 분과 같이 있던 당고머리의 숙녀분도 봤고, 아무튼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다 봤을 거라 생각됩니다.”

 “음, 신뢰가 가지는 않지만, 증인이 있으니 믿겠습니다.”

  고속은 앞에 놓인 볶음밥을 입 안에 집어넣었다.

 “그때 아마 범인이 후드를 쓴 사람이었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아, 그 사람이요?”

  강혁은 뒷말을 흐렸다. 고속을 바라보지 못했고, 시원찮은 표정을 지으며 입맛만을 다셨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고속은 그에게 말 못한 사정이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게,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이죠.”

  강혁의 표정은 복잡 미묘했다. 답답하고 우울해보였다.

 “아닙니다. 개인적인 고민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어서 드세요.”

  강혁은 애써 웃는 표정으로 식사를 계속할 것을 권유했다. 마음에 응어리가 진 사람마냥 답답해 보였다.

  고속은 그의 상태를 알고 있었지만, 그저 입 안 가득 볶음밥을 우물거리며 ‘정신에 타격을 주는 공격’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그렇게 식사를 마쳐가던 고속은 ‘후드를 쓴 사람’에게 집중했다. ‘정신에 타격을 주는 공격’은 그로서는 절대 혼자서 알 수 없는 정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랬기에 더욱 그것에 알고 싶어졌고, 흥미로운 정보를 얻은 겸, 곤란해보이는 강혁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후드에게 해코지하려는 건가요?”

  고속은 조심스레 컵을 내려놓으며 휴지로 입을 닦았다. 생각 없이 뱉은 말이었지만, 그것은 강혁으로 하여금 손님에게 열을 내게 만들었다.

 “해코지하다니요! 그런 거 아닙니다!”

 “네?!”

  유령 소동은 후드와 소인으로 인해 일어난 해프닝이다. 그렇다는 것은 후드와 소인에게 잘못이 있는 것이었다. 특히 고속은 그의 고민이 장사를 망칠 뻔한 후드에 대한 짜증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전 단지 그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 해코지하다니요, 물론 처음에는 그럴 생각도 해보긴 했는데, 사람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을 거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그 후드를 알고 이해하고 싶어서요.”

 “가능하다면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고속은 그릇을 반납하며 말했다. 강혁은 설거지를 마친 다음에야 이유를 알려주었다.

 “실은 제가 그 후드와는 이미 악연에 가까운 사이입니다. 전 손님들에게 항상 최고의 요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작물의 일부를 북쪽 산의 한 밭에서 손수 재배하고 있죠.”

 “그래서 요리가 좋은 맛을 내는 거군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작물 몇 개가 서리당한 흔적이 보이는 겁니다. 그래서 한번은 잠복해서 지켜보니, 글쎄 그 후드가 나타나 작물을 서리해가는 걸 똑똑히 봤습니다.”

  고속은 그의 증언에 조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몇 십 년 전이라면 모를까, 요즘 같은 시대에도 농작물의 서리행위가 있다는 것은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후드는 낡은 상태에다 이곳저곳 꿰맨 흔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드는 며칠 굶은 사람처럼 정신없이 작물을 훔쳐갔습니다.”

 “후드가 왜 작물을 훔쳐갔는지는 모르신다는 거죠?”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강혁은 아쉬운 듯 한숨을 쉬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의 답답함이 고속에게까지 전해지는 깊은 한숨이었다.

 “북쪽 산이라면 항상 추운 기후를 자랑하는 얼음산이죠. 그런데 다른 산도 많은데 굳이 그 산에서 작물을 키우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 산에서 치유의 명소가 있다는 건 몇몇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죠. 고속님도 아시는 정보 아니신가요?”

 “잘 알고 있죠. 직접 효과를 봤다는 사람도 만나봤고, 직접 그 물을 떠서 마셔보기도 했죠. 포션이라는 물약의 제조도 그 물로 한다고 하고… 여러모로 엄청난 산이죠.”

 “바로 그겁니다. 그 산의 계곡물로 작물을 키우면 굉장히 싱싱한 작물을 얻을 수 있죠. 그것 때문에 제가 그 산에서 작물을 기르는 겁니다.”

  고속은 고개를 끄덕였다. 엔트의 싱싱한 재료들의 비밀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득 다른 의문이 들었다.

 “다른 건 다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방장님은 이미 후드를 충분히 잡을 수 있지 않나요? 아무래도 후드는 여성인 것 같고, 더군다나 다부진 체격의 주방장님이라면 충분히 잡으실 것 같은데요?”

 “빠릅니다.”

 “빠르다고요?”

 “마치 여우의 몸놀림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밭 주위에는 눈이 많이 쌓였는데, 맨발임에도 저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고속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그는 그녀를 못 잡았기에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던 거였다.

 “저번 귀신 소동이 해결된 직후에는 잡을 수 있을 뻔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유령을 사용하여 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다음 빠른 속도로 도망쳐버리더군요. 시영 씨가 그 유령을 어떻게든 빼 주긴 했습니다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었습니다.”

 “빠르다라…”

  고속은 마음속이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속도라면 자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빠른 상대와 한 번 달려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것이었다.

 “주변을 탐색해볼 생각은 안 해보셨나요?”

 “해보긴 했습니다만, 일단 북쪽 산이 올라가면 갈수록 추워지는 바람에 도저히 더 이상은…”

 “그럼 제가 도와드릴까요?”

 “손님이요?”

  강혁은 놀란 토끼 눈으로 고속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가 그녀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의 눈빛이었다. 고속은 자신의 속도를 의심하는 그의 표정을 마냥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랬기에 그만큼 그녀가 엄청난 속력을 자랑할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 정보상입니다. 정보상은 신뢰가 중요하죠. 주방장님은 제게 ‘정신을 타격하는 공격’에 대한 정보를 주셨고요. 그랬기에 전 주방장님이 원하시는 그 정보를 얻어드리겠습니다.”

 “후드에 대한 정보를요?”

 “그렇습니다. 약간의 수고비만 주신다면 못 할 이유가 없죠.”

  자신만만한 고속의 태도에 도리어 강혁은 신뢰가 생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들었다. 물론 도와준다는 그의 호의는 더할 나위 없는 고마움이었지만, 북쪽 산은 그만큼 혼자 해결하기는 어려운 험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같이 갑시다!”

 “아닙니다. 주방장님은 엔트를 지키셔야죠. 그것보다 오늘은 그 미인 종업원이 안 나왔네요?”

 “루나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루나라면 오늘은 휴가입니다.”

  고속은 엔트에서 일하는 노란 양 갈래머리의 종업원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걸 지금에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손님에게만 맡겨두면 제가 마음이 좋지는 않아서요.”

 “저는 괜찮습니다. 단지 돌아올 때 먹을 만한 따뜻한 음식만 준비해주셨으면 합니다.”

 “네! 얼마든지요!”

  그렇게 고속은 볶음밥의 가격을 지불하고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폈다.

 “북쪽 산이라…”

  고속은 북쪽 산이 우뚝 솟은 그곳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긴장돼서가 아니었다. 단지 ‘정신을 타격하는 공격’에 대한 실마리를 북쪽 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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