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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우와 소년이 있었지만 감정은 없었다.
작가 : 웨인이
작품등록일 : 2018.6.9

#현대 판타지 #여우 #불쌍한 주인공 #각성 #조금 다크

세상의 그늘 속에 남몰래 살아온 존재 '일족'.

인간임에도 감정이 없는 소년 한태경은 선배의 심부름을 받고 산을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잃고 또 잃기만 하던 그가 얻어낸 건 바로, 여우 일족의 소녀 '미호'!

그러나 그가 얻어낸 것은 또 다른 위협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쓰레기 선배의 괴롭힘, 학교를 습격한 의문의 집단, 그리고 지독한 운명까지.

그럼에도 소년은 맹세한다.

"이 망할 운명에 대고 말해주겠어. 내가 잃어버린 것들까지 합해서, 모든 걸 돌려받겠다고…!"

이것은 두 세상을 그린 것이자,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밤의 학교>
작성일 : 18-06-13 22:18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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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경의 하루하루는 언제나 고달팠다.

 

 집에 부모님이 안 계신 탓에 집안 일들은 모두 그의 손에 의해 이루어진다.

 

 말하는 거나 평소 모습이 좀 멍해 보이기는 허나.

 

 그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고 있단 걸 생각하면, 새삼 그런 태경이 대단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태경은 인생에게 미움을 샀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피곤의 연속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봤지만 '남자'는 온데간데 없었고,

 

 덤으로 저 멀리에서 종소리까지 들렸다.

 

 지금 가나 나중에 가나 늦은 똑같은 데다

 

 태경의 품에는 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작은 생명이 숨 쉬고 있었다.

 

 결국 태경은 다른 건 다 내던지고 몰래 학교로 들어와 보건 실을 찾아왔지만.

 

 새하얀 문에 그보다 하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출장

 

 "…."

 

 쪽지의 글자를 보는 태경의 얼굴에는 어느 때 보다 감정이 없었다.

 

 "왜 하필…."

 

 딱히 태경은 보건 선생님이 동물을 치료해주실 거라는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다.

 

 그래도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동물 병원까지도 족히 20분 거리.

 

 그랬기에 태경도 아예 기대를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여우의 안색을 보니 그 시간을 참아 달라고 하기도 어려울 듯 싶었다.

 

 태경은 교무실에 열쇠라도 받으러 갈까 잠시 생각했지만

 

 보건 선생님도 없는 상태란 것을 다시 깨닫고 또 다시 고심에 빠졌다.

 

 "문이라도 열려 있으면 좋았을 텐데…"

 

 태경은 아무 생각 없이 손잡이를 한 번 당겨 보았다.

 

 그러자, 드르륵 하고 문이 열렸다.

 

 "…."

 

 그래도 가끔 식은 인생도 그를 동정해주는 것 같다.

 

 "실례합니다."

 

 

  *

 

 

 "이러면 됐나?"

 

 태경은 수의학에 대해 아는 건 없지만,

 

 여우를 위해 나름대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처치를 해줬다.

 

 그래봤자 간단한 출혈을 막는 정도에 응급처치 일 뿐

 

 나중에 병원에라도 데려가야 하는 변함이 없다.

 

 "…."

 

 편히 잠든 여우를 보고 여유가 생긴 태경은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언제나 그렇듯 선배의 심부름을 갔다.

 

 그리고 어떤 '미친 놈'에게 속아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그렇게 얻은 건 여우 한 마리.

 

 덤으로 일주일 치 화장실 벌 청소까지.

 

 …아무래도 태경의 인생에 마(魔)가 낀 듯하다.

 

 아무튼 뭐가 끼었든 간에 눈앞에 문제는 굿 같은 걸 한다고 해결될 만한 문제가 아니다.

 

 "그나저나 이 여우는 어디서 온 거지."

 

 현재 한국의 여우는 멸종 위기에 놓일 정도로 그 수가 매우 희박하다.

 

 만일 이 여우가 그 몇 안되는 여우라 하더라도

 

 털이 은색인 토종 여우가 있단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경우는 하나.

 

 이 여우는 누군가가 외국에서 데리고 온 애완동물일 가능성이 있다.

 

 "꾀나 비싸 보이는 데."

 

 이런 예쁘고 희귀한 애완동물을 잃어버린 주인은 한참 발을 구르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상처까지 입었단 사실을 알게 되면 거품 물고 쓸어져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태경은 그 모습을 상상하며 붕대로 묶은 여우의 상처를 살살 어루만졌다

 

 "이런 숲 속에 늑대가 있었다니."

 

 그런 덩치 큰 늑대가 바로 학교 뒷산에 있었다는 사실은

 

 이 학교의 있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고, 또 앞으로도 모를 것이다.

 

 그래도 몇 마리 더 있을지도 모르니 일이니 태경은 경찰에 신고를 해두기로 했다.

 

 그때 갑자기 여우가 작게 신음 했다.

 

 쓰다듬는 게 아팠는지 태경은 상처에서 얼른 손을 뗐다.

 

 "많이…힘들었나."

 

 혼자서 자기보다 큰 늑대를 앞에 두고서 벌벌 떨던 그 모습이 아직도 태경의 눈에 선했다.

 

 자신은 모르는 죽는다는 공포를 이 작은 여우는 알고 있었다.

 

 "나도 언젠가 너처럼 공포를 느낄 수 있는 날이 올까…여우야."

 

 태경은 다시 여우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번에는 아프지 않도록 상처를 피해서

 

 이제 안심하고 편히 쉬라는 뜻이 전해지도록 부드럽게.

 

 

  *

 

 

 날이 어둑하니 저물고 별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 시간.

 

 태경이 갔었던 그 산 속에서는 검은 군복을 마쳐 입은 군인들이

 

 무언가를 찾듯 분주히 산을 헤집고 있었다.

 

 그때 한 군인이 소리쳤다.

 

 "여기 있습니다!"

 

 그러자 일제히 군인의 주위로 다른 군인들이 모여들었다.

 

 군인이 찾은 것은 다름 아닌, 태경이 죽인 늑대의 사체였다.

 

 모여든 군인들을 가르며 계급이 가장 높아 보이는 한 중년의 남자가 사체를 살폈다.

 

 안면이 구겨진 사체 위에서 소주 병은 그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중년의 남자는 얼굴을 찡그렸다.

 

 "인간이다. 인간이 '옥녀'를 데리고 간 것 같다."

 

 그 말을 이어 군인들이 한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다들 목소리에 피곤함이 찌들어 있었다.

 

 "젠장, 겨우 여기까지 몰아왔는데 이런 곳에서 놓이다니! 지금 당장 냄새를 쫓아라! 아직 이 근방에 있을 거다!"

 

 주위 군인들이 모두 입을 모아 "옙!" 대답하며 각자 소리 없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순식간에 혼자가 된 중년의 남자는 사체에 꽂힌 병을 거칠게 뽑아냈다.

 

 "이 무능한 녀석 같으니라고! 옥녀를 앞에 두고서 이딴 거에 당하다니. 이런 젠장! 젠장 할!"

 

 -쨍그랑!

 

 산속 깊이 남자의 노성이 울려 퍼졌다.

 

 

  *

 

 

 "으극!"

 

 언젠부터인가 잠들어 있던 태경은 피부로 느껴지는 따끔함에 놀라 잠을 깼다.

 

 주위가 온통 깜깜한 게 벌써 밤이었다.

 

 "윽."

 

 태경은 손바닥으로 뺨을 쓸자 손에서 무언가 끈적한 감각이 느꼈다.

 

 돌린 손바닥에는 길게 그어져 선혈이 나있었다.

 

 "갑자기 왜 상처가?"

 

 "크르르!"

 

 "응?"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태경을 보고 있는 푸른 눈이 보였다.

 

 먼저 깨어난 여우가 이쪽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눈을 뜨자 처음 보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듯 했다.

 

 "크르르르!"

 

 여우는 쉽게 경계를 풀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적어도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은인의 얼굴 정도는 기억해 줬으면 좋았을 테지만

 

 한낱 짐승에게 그것까지 바라는 건 무리일 듯 싶었다.

 

 "짐승의 기억력 수준이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크르!"

 

 "!"

 

 태경이 한눈을 파는 사이 여우는 잽싸게 열린 문틈 사이를 비집고 도망쳤다.

 

 뛰는 걸 보아하니 다리는 제법 괜찮아진 것 같지만

 

 마냥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태경은 서둘러 여우를 뒤쫓았다.

 

 "거기서."

 

 여우는 복도를 세차게 뛰어 다니며 요리조리 도망 다녔다.

 

 텅 빈 반에 들어가 책상 밑을 여기저기 쏘다니거나,

 

 손이 닿지 않는 사물함 위로 도망치기도 하는 것이 새삼 여우의 민첩함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멈춰!"

 

 여우는 지칠 줄을 모르고 계속 뛰어다녔고 곧 앞에 모퉁이가 나타났다.

 

 여우가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그 넘어에서 여우의 비명이 들려왔다.

 

 "왜 그러지?"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니던 복도에 갑자기 침묵이 내려앉았다.

 

 이질적이면서 어딘가 불길한 침묵이 말이다.

 

 "여우야, 거기 있어?"

 

 "너는 정말…심부름하다가 도대체 어딜 갔던 거야?"

 

 모퉁이 넘어에서 들려온 것은 여우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듣고 싶지도 들릴 리도 없는, '그 사람'의 목소리.

 

 뚜벅, 뚜벅, 고요한 어둠 속에서 울리는 발소리가 주위 공기를 잔뜩 긴장 시켰다.

 

 이윽고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 이런 밤중에 뭐 하는 거야, 친구?"

 

 "선배 님."

 

 태경의 몰꼴을 보고 선배는 방긋 미소 지었다.

 

 성진 앞에서 보여줬던 그 뒤틀린 미소를.

 

 "어째서 이곳에 있으신 거죠?"

 

 "어? 아~, 그게 듣자 하니 우리 아지트를 보수해서 다시 쓴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렇게 늦게까지 남아 '이사'를 좀 하고 있었지."

 

 "…."

 

 "근데 정말 너무 하지 않아? 정들어서 졸업할 때까진 거기 있고 싶었는데 말이야. 강제 이사라니, 너무 안타까워."

 

 "그런데 혹시, 여우 못 보셨어요?"

 

 "여우? 여우라고? 여우라~음~~."

 

 능청 거리듯 곰곰이 생각에 잠긴 듯한 자세를 취하며 선배는 눈을 가늘게 떴다.

 

 마침 생각난 재밌는 장난을 어서 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은 얼굴이었다.

 

 "음~여우라고 하면 혹시 네가 준 '집들이 선물'을 말하는 거야?"

 

 "집들이 선물?"

 

 "자, 다들 나와서 보여줘."

 

 모퉁이에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나왔다.

 

 죄다 점심시간 때 '아지트'에 있었던 학생들이었고 그중에는 성진도 끼어 있었다.

 

 그러나 태경은 그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태경의 시선은 그들이 아닌 그들의 손에 붙잡힌 여우에게로 향해 있었다.

 

 "…."

 

 "하하, 그런 얼굴 하지만 친구. 우리들은 받은 선물을 막 쓰지 않는다고."

 

 선배의 입꼬리가 더욱 높이 올라갔다.

 

 그리고 소악마는 웃었다.

 

 "아~주 오랫동안 갔고 놀아줄 테니까 말이야~하하핫 하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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