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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여우와 소년이 있었지만 감정은 없었다.
작가 : 웨인이
작품등록일 : 2018.6.9

#현대 판타지 #여우 #불쌍한 주인공 #각성 #조금 다크

세상의 그늘 속에 남몰래 살아온 존재 '일족'.

인간임에도 감정이 없는 소년 한태경은 선배의 심부름을 받고 산을 오르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잃고 또 잃기만 하던 그가 얻어낸 건 바로, 여우 일족의 소녀 '미호'!

그러나 그가 얻어낸 것은 또 다른 위협의 시작이기도 했는데?!

쓰레기 선배의 괴롭힘, 학교를 습격한 의문의 집단, 그리고 지독한 운명까지.

그럼에도 소년은 맹세한다.

"이 망할 운명에 대고 말해주겠어. 내가 잃어버린 것들까지 합해서, 모든 걸 돌려받겠다고…!"

이것은 두 세상을 그린 것이자,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숲 속의 만남>
작성일 : 18-06-13 22:17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3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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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한 발짝 한 발짝, 조심스레 나무를 짚어가며 걷는 한 소년.

 

 태경은 남자가 가리킨 쪽으로 풀을 헤쳐나가고 있었다.

 

 '땅이 눅눅해.'

 

 조금 걸었을 뿐이데 신발은 어느새 흙으로 더러워졌다.

 

 딱히 남자의 도움이 없더라도 태경 스스로 이 산을 나갈 수 있다.

 

 만일 점심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더라면 그는 분명 그랬을 것이다.

 

 이 숲속에서 길 한번 잃지 않고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 못하면 그대로 아웃.

 

 급할수록 돌아가란 말이 있듯이 태경은 그 말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소주 병은…여기까지 올 사람은 없겠지."

 

 아까보다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이곳에 학생이 숨긴 소주 병을 찾으러 올 선생님은 태경이 아는 한 없다.

 

 태경 이상으로 이상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말이다.

 

 "?"

 

 주위가 고요해서 그런 걸까, 태경은 평소에는 놓쳤을 희미한 소리를 들었다.

 

 "울음소리. 근데 너무 작아."

 

 스스로도 들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작은 울음소리.

 

 이런 곳에 울음소리라고 한다면 남자가 말한 여우 밖에 없을 것이다.

 

 "어디지, 어느 쪽이지."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탓에 소리가 울려 소리의 발원지를 찾기 힘들었다.

 

 "…."

 

 태경은 두 눈을 감고 온 신경을 귀에 집중했다.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새 몇 마리가 지저귀는 소리까지 귀에 잡힌다.

 

 '들렸다.'

 

 태경은 눈을 뜨고는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쪽."

 

 우거진 초록색 풀들을 헤치며 달려가는 태경.

 

 방금 태경이 들었을 때 여우의 울음소리가 어딘가 이상했다.

 

 아까보다 크지만 어딘가 불안한 듯한 그 목소리.

 

 그건 마치, 비명과도 같았다.

 

 '찾았다.'

 

 방향을 잡고 뛰니 금방 여우가 있는 곳에 다다랐다.

 

 저 앞에 태경이 찾고 있던 여우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태경은 여우를 바로 앞에 두고서 서둘러 풀숲에 몸을 숨겼다.

 

 그곳에는 여우만 있던 게 아니었다.

 

 여우는 역시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자기보다 몸집이 배나되는, 사나운 늑대 한 마리를 앞에 두고서.

 

 '어째서 늑대가 이런 곳에.'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좋지 못했다.

 

 '어떠면 좋지.'

 

 그럴듯한 무기 하나 없는 태경과는 달리 늑대는 그 존재 자체 만으로도 위협적이었다.

 

 게다가 여우는 발목을 다쳤는지 새빨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상황이 배로 좋지 못했다.

 

 ''위험'이란 게 저거라니. 그 사람, 생각 이상으로 비정상, 아니면 미친 사람이겠지.'

 

 지각해서 혼나는 것과 목숨을 건 싸움의 저울질 앞에서 태경은 당연 전자로 기울었다.

 

 '일단 돌아가서 경찰에 신고를…'

 

 미련 없이 여우를 뒤로하려던 그때였다.

 

 "크르르?"

 

 늑대가 갑자기 코를 킁킁 대더니 태경이 숨은 쪽을 똑바로 바라 본 것이다.

 

 '뭐지. 갑자기 왜 저러는 거…'

 

 그때 문득 태경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자신의 손에는 냄새 풀풀 나는 소주 병들이 있단 것을.

 

 '이런.'

 

 "크르르르!!"

 

 이쪽을 알아차린 늑대는 크고 뾰족한 송곳니를 연신 드러냈다.

 

 틀렸다, 이렇게 된 이상 잡아먹히거나 또는 뜯어 먹히거나, 둘 중 하나 다.

 

 결국 죽는 건 확정이라 생각했다.

 

 "크르르릉!"

 

 늑대가 큰 몸집으로 풀숲을 덮쳤다.

 

 끝이다.

 

 죽는다.

 

 결국 이렇게 죽는 거다…

 

 죽는…건가?

 

 그때, 태경의 뇌리에 한 가지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죽는다고?'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공포'도 감정이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남들과는 다른 태경은

 

 이런 상황에서 조차 평소와 똑같이 침착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온 신경이 늑대에게 쏠린 탓에 평소 이상으로 집중이 잘 되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가 위급한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냐 없냐에 따라 크게 운명을 좌우한다.

 

 이유는 그 차이에 따라 그 사람이 볼 수 있는 시야의 폭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는 누구든 죽는다'라는 보편적인 삶 속에서

 

 태경은 스스로의 생각을 그런 보편 속에 마쳐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태경은 그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한계'란 것을 깨달았다.

 

 남들에게는 위협적인 호랑이로 보일 늑대

 

 허나 그것은 인간의 공포가 만들어낸 착각.

 

 공포라는 방해 요소가 없는 태경에게 그 늑대는 '큰 개' 정도 밖에 보이지 않는다.

 

 앞도 보이고 손도 제대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대응을 하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이럴 때는…이렇게."

 

 태경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병이 든 봉지를 들어 쩍 벌린 늑대의 입에다가 쑤셔 박았다.

 

 갑작스레 입속에 병이 한가득 들어오리라곤 생각도 못했는지

 

 늑대는 몸이 뜬 상태로 아등바등 거렸다.

 

 중심을 잃은 늑대를 넘어뜨리기란 태경에겐 쉬운 일이었다.

 

 아까 보여줬던 박력을 잃은 늑대는 꼴사납게 땅에 떨어진 체 배를 훤히 들어냈다.

 

 아직이다.

 

 태경의 대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태경은 한 손에 소주 병을 거꾸로 들고서, 늑대의 안면을 마구 후려쳤다.

 

 "캐겡!"

 

 이번에는 늑대가 비명을 질렀다.

 

 딱히 태경은 보복을 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단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되니까.

 

 그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태경은 계속해서 술병을 휘둘렀다.

 

 -퍽, 퍼억!

 

 -퍽!

 

 -퍼걱!

 

 리듬 따윈 없는 둔탁한 소리가 길어질수록 늑대의 비명은 점점 꺼져 갔다.

 

 -쨍그랑!

 

 먼저 한계가 온 건 병 쪽이었다.

 

 유리 파편이 주위에 휘날렸고 늑대의 얼굴에도 몇 조각 박혔다.

 

 늑대는 전의를 상실한 듯 몸을 떨기만 할 뿐 일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

 

 태경은 잠시 깨진 병과 늑대를 차례로 보았다.

 

 늑대의 안면은 무참히 함몰되었고 힘겹게 안쓰러운 숨을 내쉬었다.

 

 "너무, 심했을 지도."

 

 태경은 살육을 즐기는 사이코패스가 아닌 데다 '정도'란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태경은 이제, 늑대를 위해서 그만하기로 했다.

 

 

 -푹

 

 

 일 순간, 태경의 손에 있던 깨진 소주 병이 늑대의 배에 박혀 들어갔다.

 

 우연인지 의도인지 병은 심장을 정확히 꿰뚫고 들어갔다.

 

 늑대는 아무 저항도 못하고 허무하게 사체로서 식어갔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면 되려나?."

 

 자신이 상처 주고 죽인 동물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태경은 고민 되었다.

 

 "뭐 정당방위니까."

 

 태경은 곧 늑대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서 원래 목적이었던 여우를 돌아 보았다.

 

 여우를 본 순간, 태경은 작게 탄성했다.

 

 겉모습만 봐도 여우는 보통 여우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전신의 털은 모두 보석같이 반짝이는 은색에,

 

 생긴 것도 또한 평범한 종의 여우 같지 않는

 

 단정하고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움까지 겸비하고 있는 마치 환상을 보는 듯 했다.

 

 태경을 바라보는 두 눈동자는 푸른 물을 담아 놓은 것처럼 맑은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영물(靈物)'.

 

 그 밖에 여우를 표현할 말은 없었다.

 

 -풀썩

 

 "아"

 

 여우는 기력을 다했는지 쓰러져 버렸다.

 

 태경은 서둘러 여우에게 다가갔다.

 

 여우라는 걸 처음 만져본 태경은 손으로 느껴지는 여우의 부드러운 털에 또 다시 감탄했지만 곧바로 고민에 빠졌다.

 

 "이제 애를 어쩌면 좋지."

 

 '남자'가 부탁한 건 여우를 구해주는 거였으니 데리고 가면 되는 일이다.

 

 허나 이런 일을 학생에게 맡기는 미친놈이 순순히 약속을 지켜줄지도 의문.

 

 그렇다고 부상 당한 여우를 이곳에 버려 놓기도 태경으로 써는 그랬다.

 

 "보건실에…데려가 볼까? 갑자기 여우를 데려가면 선생님이 많이 놀라시겠지."

 

 늑대의 피가 온몸에 튄 자신의 모습에 더 놀랄 거라는 자각을 하지 못한 체,

 

 태경은 '보건 선생님, 수의사 자격증도 있으실까?'하고 중얼거리며 여우를 안아 들었다.

 

 "올 때는 손에 소주 병을, 갈 때는 다친 여우 한 마리. 어째 짐은 줄지 않네."

 

 태경은 여우를 품에 안고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나무 사이로 태경의 모습이 사라지고

 

 그곳엔 쓰레기처럼 방치된 사체만이 남게 되었다.

 

 "이거 예상 밖이군."

 

 그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천 자락.

 

 태경에게 이 일을 부탁한 남자다.

 

 어째서 그곳에서 나오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이 모든 걸 보고 있었던 것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남자는 늑대의 사체를 유심히 살펴보며 말했다.

 

 "설마…이런 곳에서 그 소년을 다시 만날 줄이야, 이게 '운명'이라는 건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남자'.

 

 그의 눈이 잠시 소주 병에 머물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라……그렇다면 이건 '운명의 장난'이로군."

 

 남자는 태경이 간 쪽을 돌아보며 마치 기도를 하듯 말했다.

 

 "부디 소년이 소녀의 희망이 되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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