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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고양이들의 이야기 3
작성일 : 18-06-12 22:09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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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금 내 눈앞엔 개판이 벌어져있다. 아니, 고양이판이 맞는 표현일까? 둘 다 별로인 것 같은데 난장판이란 표현이 나을까? 뭐 어쨌든 그러한 광경이 내 앞에 있다. 싸움을 벌이는 것은 아니지만 온갖 말들이 뒤섞여 이렇다고 표현할 수 없는 어지러움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서로의 말을 들어줄 생각은 버리고 왔다는 듯 잔뜩 성을 내며 얼굴을 찌푸린 채 자신들의 생각만을 발설한다. 도리어 저런 모습을 보여야 할 각 주장의 맨 앞에 선 펀과 별이 그들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역시 둘의 목소리는 몇 십은 될 목소리에 묻힌다. 저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들의 정책에 대한 대응이 끼어있던 회의 이후에 우린 우리도 모르게 그 크고 네모난 기계를 바라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그 습관의 결실이라도 되는 듯 바로 오늘 아침에 그 정책이 실행이 될 것이라는 문자를 봤고 그로 인한 긴급 소집이 생겼으며 여태까지 그것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힘을 써서라도 제지를 해야만 한다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당장에 무슨 사태가 벌어진 건 아니잖아. 말 뿐인 정책일지도 몰라.”

  이것 또한 틀린 말은 아니다.

  “일단 모두 진정을 하고...”

  저 말이 제일 옳은 말 같다.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다들 예민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예민하기만 해선 어떠한 결론도 지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쟁이란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물론 내가 어느 쪽의 입장에도 들지 않고 관찰만 하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그럼 누군가가 내 모습을 본다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왜 한 입장에 들지 않고 중립을 유지하나요? 라면서 말이다. 그에 대한 내 답을 말하자면 어느 쪽의 입장에 들기 시작한다면 내 앞에 있는 저들처럼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냉정한 상황 판단을 못 하게 되고 그것의 결말이 중립을 유지했을 때보다 안 좋게 흘러갈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저렇게 계속 싸워봤자 답은 나오질 않는다는 것을 몇 명은 아는지 말리긴 하는데 역시 모두들 그 말림에 말려들지 않는다. 그것을 쭉 지켜보다가 펀과 눈이 마주치고 연이어 별과도 눈이 마주쳤다. 그들의 눈의 생김새는 달랐지만 눈에 깃든 간절함은 같았다. 하는 수 없이 숨을 크게 쉬고 내뱉은 다음에 목을 열고 배에 힘을 팍 줬다.

  “아아아!!!!!!!!!!!!”

  일단 고함을 내질러야 한다. 그러면 순식간에 내게 시선이 쏠리면서 아주 잠깐 동안 이 길고 긴 언쟁에 빈틈이 생겨난다. 그리고 그 틈을 놓치면 안 된다.

  “다들 그만 좀 해요!! 이렇게 해봤자 결론은 안 난다는 거 알잖아!?! 알면서도 하면 안 될 짓을 하는 건 잘못된 거잖아요!!!”

  내 말은 조용한 빈틈을 비집고 나와 모든 고양이들의 귓가에 들어갔고 그제야 시끄러웠던 언쟁은 평화를 맞았다. 어색한 분위기 속 서로에 대한 사과가 이어졌고 별과 펀은 내게 작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어떡해야 하는데?”

  “당장에 오늘부터 실행이 된다잖아요.”

  “이대로 그냥 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그리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나오는 아까보단 차분한 의견과 질문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들은 그들의 의견을 처음 말한 두 고양이가 아닌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대놓고 그 시선들을 피하며 별과 펀을 바라보고 내 쪽으로 오라는 고갯짓을 했다. 그들은 군말 없이 내게 왔고 난 목소리를 작게 해서 그들에게 물어봤다.

  “일단 말리기는 했는데 어쩔 거예요?”

  “그러게...”

  “우리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라서 말이죠...”

  그들도 나와 비슷한 볼륨으로 자신들의 말을 늘어놓았고 그들의 말을 들어보니 그들 또한 이런 극적인 언쟁이 나오는 상황은 예상하지 못 한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그렇고 별과 펀, 여기 있는 모두들이 알고 있다. 언쟁의 지속은 신체적인 싸움을 낳고 그 싸움은 분쟁과 내부 분열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알고 있으니 그것을 막아야만 한다. 막기 위해선 여기에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만한 말을 해줘야만 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결심을 굳힌 뒤 펀과 별에게 내 의견을 들려줬다. 그들은 웃지도 화내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방법을 제외하고는 답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적어도 이 자리에선 더 나은 대답을 내놓을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난 그 둘의 동의를 얻었으니 내게 쏠린 시선에 대해 보답하기 위해 모두의 앞에 나섰다. 앞에 나서는 일이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라며 말이다.

  “여러분. 방금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이 길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나의 말에 술렁이는 회의장. 그리고 그 속에서 한 질문이 튀어 올랐다.

  “그걸 어떻게 확신하시죠?”

  당연히 나올 질문인 것을 예상했기에 난 바로 답을 내놨다.

  “현재 문제가 되는 그 두 의견을 한 데 합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 대답에 다시 술렁이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어디 한 번 들어보자는 심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용해졌으니 난 내 의견을 말했다.

  “한 달. 한 달의 기간을 두고 지켜봅시다. 그 기간 내에 인간들의 정책에 의해 무슨 일이 터진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엎읍시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 별 일이 없다면 그냥 덮는 거죠.”

  “한 달 후에 만약 일이 터진다면 어쩌죠?”

  “제가 한 달이라고 특정한 것은 그 기간 안에 일이 안 끝난다면 그 일은 실행이 안 된다는 말과 다를 게 없기 때문입니다만... 그래, 그럴 수도 있으니 말을 바꾸죠. 무기한적으로 가만히 있읍시다. 다만, 일이 터져서 우리 중 하나에게라도 피해가 온다면 힘을 쓰는 겁니다. 어때, 꽤 괜찮지 않아요?”

  모두들 나를 바라보며 내가 한 말을 곱씹더니 이내 하나 둘씩 고개를 끄덕이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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