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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인간들의 이야기 2
작성일 : 18-06-12 20:03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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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머리맡에 두고 잔 휴대폰에서 요란한 알람이 울려 퍼졌다. 눈을 비비고 알람을 멈추고 시간을 확인했다. 출근까지 남은 시간을 확인하니 몽롱했던 정신이 확 깼다. 이불 같은 건 개지 않고 화장실로 재빠르게 달려가 머리를 감고 세수와 양치로 대충 겉으로 보이는 더러움을 떼어내고 옷을 입으러 옷장 앞으로 달려갔다. 사복을 제외한 옷들은 검은 정장들뿐이다. 공적인 자리에 가는 출근이기에 고민 따위 거치지 않고 바로 정장을 집어 입으며 시계를 봤다. 빠르게 차를 타고 가면 늦진 않을 것 같다. 혼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한테 인사할 필요는 없는데 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했다. 외로움에서 고개를 돌리려는 행동일지도 모르겠다는 자가진단을 내리고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도착해서 차를 타고 시동을 건 다음에 시간을 확인했다. 좋아, 괜찮겠어.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과하게 긴장으로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엑셀을 밟았다.

  사무실에 도착해 도착했다는 확인 인사를 모시는 분에게 해야 해서 계단을 올랐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게 하시라고 했으니 그렇게 할 뿐이다. 내 사무실은 2층, 그 분의 사무실은 4층.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엔 양심이 조금 찔려서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거라 생각하며 계단을 이용하고 있다. 허약했던 처음의 나는 2층을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도 숨이 차고 힘들어했지만 어느 정도 이러한 행동도 계속하다보니 이젠 4층에 도착해서도 웃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도착하여 그 분의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가볍게 노크가 세 번 문과 부딪히고 그 소리가 복도에 조금 울렸다. 그것이 잦아들고 몇 초 후, 문 안에서 “들어와.” 라는 말이 흘러나왔고 난 짧게 대답을 하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익숙한 공기와 익숙한 사람이 나를 반겼다.

  “지금 온 건가?”

  “네.”

  “흐음... 크게 늦진 않았군.”

  지각에 유념하며 온 거라 당연히 늦지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잘했다며 작게 칭찬하고 그 분에게 고개를 숙인 다음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 하는데 그 분이 날 불러 세웠다.

  “자네.”

  “네?”

  “내가 물어볼 게 있어서 말이야.”

  반사적으로 다시 몸을 돌려 내 앞에 있는 분을 바라보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 똑바로 그 분과 눈을 마주치고 있는데 그 분이 슬며시 웃고 달력을 내게 보여줬다. 그리곤 레이저 포인터로 오늘의 날짜를 가리켰다.

  “오늘이 이 날이지?”

  “네.”

  “무슨 날인지 내가 적어둔 게 보이지?”

  “네.”

  “읽어봐.”

  “음... 길고양이 정책 시행일...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맞아.”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한 달 전에 있던 그 회의에서 이 정책을 실행하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고 그 날에 정한 시행일이 한 달 이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 후인 오늘이 바로 그 시행일인 것 같다.

  “내가 한 달 전에 차 안에서 자네에게 물었었어. 이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 기억이 좀 납니다.”

  “지금 다시 물어보겠어. 어떻게 생각하지?”

  “...잘 모르겠습니다.”

  내 앞에 있는 분은 나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그 끄덕임에 무슨 의미가 섞여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어지는 불편한 침묵에 나도 모르게 시선을 내렸고 그의 책상 맨 앞에 놓여있는 것을 봤다. 명패다. 인장구 의원 ‘김장준’. 그 또한 이 침묵을 못 견디겠는지 헛기침을 크게 하곤 내게 말했다,

  “아무튼 그래서 저 일 때문에 가봐야 해. 차 좀 대기시켜주겠어?”

  “물론이죠.”

  고개를 끄덕이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을 받아들였다. 아까 했던 행동을 다시 반복하며 문 밖으로 나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가 서랍에서 차키를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차를 끌고 나와 건물 입구 앞에 두고 밖으로 나와 의원님을 기다렸다, 의원님의 질문의 의미를 아직 파악하지 못 하겠다. 그저 나를 떠보기 위함이실까? 혹은 그 분이 가지고 있으신 대답에 내가 부응하길 원하는 걸까? 그렇다면 이쯤에서 정리해보는 내 진짜 생각. 이 정책에 대한 내 생각... 난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 회의에서 나온 잡아들이는 이유가 아예 틀린 이유도 아닐 것이고 그것이 옳은 이유가 될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이런 나름의 극단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모두가 납득이 가능한 방향이 있을 거다. 그런 방향을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이런 방향을 잡는 건 틀린 것이다. 사회라는 거대한 바다 위에서 정책이라는 배를 띄웠는데 바다가 더러워지거나 방향이 틀어져 버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선장에게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런 걸 알고 있지만 내 위치 상 어쩔 수 없다. 알아도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게 현재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직업의 위치이며 또 다른 내 일이기도 하다. 애초에 누가 내 말을 듣는다고 쳐도, 내가 말을 한다고 쳐도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낳을 뿐 개선이 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들어줄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고 말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 정리가 다 끝나가는 타이밍에 의원님이 나오셨다. 나는 그 분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한 후 차의 뒷문을 열어드렸고 그가 타자 나 또한 운전석으로 빠르게 걸어가 차에 탔다. 목적지는 한 달 전의 회의 때 갔던 바로 그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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