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굿나잇 파트너
작가 : 나비야
작품등록일 : 2018.6.11

“누워.”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시운이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었다. “둘이서 누워도 충분할 만큼, 침대도 가장 큰 거로 바꿨으니까.” 그 남자, 자꾸만 나를 침대로 끌어들이려 한다! [navi_yaa@naver.com]

 
<1> 한 침대를 쓰게 될 사이
작성일 : 18-06-11 21:13     조회 : 398     추천 : 0     분량 : 428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 한 침대를 쓰게 될 사이

 

 “누워.”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시운이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털었다.

 

 “둘이서 누워도 충분할 만큼, 침대도 가장 큰 거로 바꿨으니까.”

 “쓸데없는 짓 했네요. 원래 있던 것도 충분히 큰 거였던 것 같은데.”

 “그건, 나랑 좁은 침대에서 부대끼는 게 더 좋다는 의미?”

 “내가 말했죠? 채시운 씨는 듣고 싶은 대로 듣는 능력이 있어요.”

 

  로연은 한숨을 내쉬며 눈앞에 있는 남자를 응시했다. 흘겨보는 눈길은 오래 가지 못하고 느슨하게 녹아내렸다.

 

 ‘쓸데없이 섹시하기는…….’

 

  제 앞에서 상체를 훌러덩 드러내고 있는 남자의 몸은 탄탄했다. 잔근육이 보기 좋게 자리 잡은 채였다.

 

  어디 몸매뿐이랴. 시선을 사로잡는 건 단순히 탄탄한 몸매 하나만이 아니었다.

 

  연예인이라 해도 믿을 만한 외모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지금껏 연예계에서 수많은 잘생긴 얼굴을 봐왔는데…….’

 

  연예계에 종사하는 로연의 눈에도 잘생겨 보인다는 건, 주관적인 시선은 물론 객관적인 시점에서도 시운은 아주 잘생긴 남자였다.

 

 “내 얼굴 뚫리겠네.”

 

  시운의 입술이 장난스럽게 위로 올라갔다. 그는 자신의 상체를 가볍게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아니, 얼굴보단 여기에 관심이 더 많은 건가?”

 “…흠흠.”

 

  너무 노골적으로 쳐다본 모양이다. 로연은 작게 헛기침을 한 뒤, 잡생각을 가라앉혔다. 시운은 새로 장만했다던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오늘부터 같은 침대 쓰는 거야.”

 “…말이 좀 그렇네요.”

 “왜, 틀린 소린 아니잖아?”

 “그렇긴 한데…….”

 

  오늘부터 한 침대를 쓰게 될 사이기는 했다. 하지만 어감 때문인지, 조금 민망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사는 언제쯤 할 생각이지?”

 “이번주 안으로는 마무리 될 것 같아요.”

 

  대충 필요할 것 같은 물건들은 다 채워놓았다고, 시운은 덧붙였다. 로연은 시운의 바로 옆집으로 이사할 예정이었다.

 

 “내 눈치 볼 것 없이, 편하게 지내도 돼.”

 “내가 그쪽 눈치 볼 이유가 뭐 있어요? 처음부터 눈치 따윈 안 봤는데.”

 “…그래. 그런 것 같긴 하더군. 좀 더 눈치를 봐줬으면 할 정도로.”

 

  자그마한 실소를 내뱉은 시운이 문득 팔을 뻗었다. 앞으로 뻗은 굵직한 손은 로연에게 닿았다.

 

 “얼마든지 편하게 지내도 괜찮은데, 한 가지는 무조건 지켜.”

 

  이루 말할 수 없는 서늘함이 로연의 손끝에 닿았다. 시운의 체온은 너무 낮았다. 흡사 얼음덩어리를 매만지는 것처럼.

 

 “밤은 무조건 나랑 보낼 것.”

 “…….”

 “내 침대에서.”

 

  시운의 손길은 너무 차가워 몸이 부르르 떨릴 지경이었다. 그는 로연의 얇은 손가락 사이로 자신의 손가락을 얽혔다.

 

 “그게 우리 계약이니까.”

 “…이미 알고 있어요.”

 

  로연이 고갤 끄덕이며 답했다.

 

  일순, 시운이 붙잡고 있던 손을 확 잡아당겼다. 로연의 몸이 앞으로 딸려갔다. 풀썩, 로연의 몸이 침대 위로 쓰러졌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

 

  그 옆자리에는, 탄탄한 상체를 자랑하는 남자가 함께 누워 있었다.

 

 “굿나잇 파트너.”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앞으로 100일 동안, 이 남자와 한 침대에서 보내게 될 밤이.

 

  로연은 문득 떠올렸다.

 

  채시운이라는 남자와의 첫 만남, 그리고 이 비밀스러운 계약이 시작되던 그 밤을.

 

 

   *  *  *

 

 

 “이봐요!”

 “……?”

 “미쳤습니까?”

 

  등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연은 휙 뒤를 돌았다. 시운은 잠시 그 자리에 멈춰 움찔했다. 로연의 두 눈에 검은 물감이 번져있던 탓이었다.

 

  확실히 ‘나 울었소’하고 광고하는 얼굴이었다. 시운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잠깐 바람이라도 쐴까 싶어 옥상으로 올라왔건만, 이런 상황을 맞닥뜨릴 줄은 미처 몰랐다.

 

 “위험하게 거길 왜 올라갑니까? 당장 내려와요.”

 “…내려갈 거예요.”

 “거기서 떨어지면 바로 즉사예요, 즉사. 알고 올라간 겁니까?”

 

  한껏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거슬렸다. 로연은 훌쩍거리며 눈물 가득한 두 눈을 손등으로 마구 비볐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죽겠다고 여기 올라온 사람이 있어서 애먹었는데…….”

 “…난 죽으려고 올라온 거 아니거든요?”

 “그럼 거길 왜 올라갑니까, 위험하게.”

 “답답해서요!”

 

  버럭, 로연은 크게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은 모든 게 짜증났다. 화가 났고, 울화통이 터졌다. 다른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으니, 이렇게 혼자서 푸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잖아도 짜증 나고 속상해 죽겠는데, 모르는 남자가 저렇게 소리를 질러대니 성질이 뻗쳤다.

 

 “신경 끄고 갈 길 가시죠!”

 “어떻게 신경을 끕니까? 거기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죽을 게 뻔한데.”

 “남이야 죽든 말든.”

 “여기 내 병원이거든요? 당신이 여기서 죽으면 내가 다 책임져야 한다고.”

 “……하.”

 

  짜증 가득한 남자의 목소리에 로연은 허한 실소를 터트렸다.

 

 ‘그러니까, 내가 죽을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이 병원을 걱정하는 거였어?’

 

  기분은 더욱더 바닥을 쳤다. 역시나, 자신을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을 리 없었다. 로연은 비참해졌다.

 

 “…당신, 내가 누군지는 알아요?”

 “그걸 어떻게 압니까. 초면인데. 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내려오기나 해요.”

 

  눈앞이 뿌옜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시야가 흐렸다. 눈물이 두 눈을 가득 채운 까닭이었다. 로연은 문득 억울해졌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이 현실이 너무 억울했다.

 

 “난로연이에요, 나.”

 “예, 예. 난로연 씨. 얼른 내려오라니까요.”

 “내 이름, 난로연이라니까?!”

 “아까 말했잖습니까. 술 마신 겁니까?”

 “…내 이름, 한 번도 안 들어봤어요?”

 “아니, 아까부터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초면인데 어떻게 알겠냐고.”

 

  답답하다는 듯, 남자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러나 로연은 그보다 더 얼굴을 가득 구겼다.

 

 “배우 난로연! 진짜 몰라요?”

 “…배우?”

 “그래요! 배우 난로연! 내가, 그래도 연예인인데….”

 

  서러움은 더 깊어졌다. 오랜 무명 세월에 이제는 무뎌졌다고 생각했건만, 오늘따라 유독 서러웠다.

 

 “한 번쯤은 내 이름 들어봤을 수도 있잖아. 내 얼굴, 알아봐 줄 수도 있잖아….”

 

  오늘은 정말 최악이다. 로연은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왜, 왜 나만 항상 양보하고… 나만 항상 포기하고….”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실연의 상처는 온갖 억울함을 몰고 왔다. 오랜 무명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자신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가장 친한 친구와 사랑하는 남자 덕분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 두 사람을 모두 잃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 최소윤과 정재헌이 사귀는 사이였다. 청순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소윤은 아역 시절부터 함께해왔던 친구였고, 남신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정재헌 역시 아역 시절부터 함께해왔다.

 

  또한, 그는 로연의 연인이었다. 동시에 그는 최소윤의 연인이기도 했다.

 

 “…나쁜 자식.”

 

  그 나쁜 놈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던 거다. 더군다나 재헌이 자신의 애인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소윤의 배신도 충격적이었다.

 

 ‘둘이서 사람 하나 바보 만드는 거… 참 쉽네.’

 

  로연은 이 모든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연기해왔던 이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었건만, 여전히 자신은 무명을 벗어나지 못해서.

 

  유명하지 못해서, 능력이 없어서 이런 일을 겪은 거라고. 친구라고 믿었던 두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우습게 봤으면 그랬겠는가.

 

 “나도… 성공할 거야!”

 

  로연은 두 눈을 꽉 감고 소리쳤다.

 

 “꼭 성공해서, 복수할 거라고……!”

 “일단 살아있어야 그 복수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득,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단호한 음성이 훅 끼어들었다. 로연은 휙 고개를 돌렸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래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남자가 어느새 바로 옆까지 올라와 있었다.

 

 “내려갑시다, 일단.”

 “…당신도 내가 우스워요?”

 “그런 거 아니니까 내려가자고요.”

 

  로연은 두 눈에 눈물을 그렁그렁 매단 채, 시운을 노려봤다. 그러다가 푹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게 무슨 추태인가 싶어서였다.

 

  하는 수 없이, 로연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찰나, 무게중심을 잃은 로연의 몸이 옆으로 기울었다. 시운은 반사적으로 팔을 뻗었다. 넓은 품에 무게감이 실렸다.

 

 “……!”

 

  로연을 품에 안은 순간, 시운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 여자가…….’

 

  가느다란 몸체를 품에 안은 시운의 두 팔에 힘이 실렸다. 로연은 일순 머리가 쨍하게 깨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삽시간에 추위가 밀려들었다. 로연의 몸이 얕게 떨렸다.

 

  반대로, 시운은 잃어버렸던 온기를 되찾았다.

 

  몇십 년 동안 잃어버렸던, 그래서 느낄 수 없었던 온기를.

 

 “으, 추워….”

 

  로연이 작게 중얼거렸다. 시운은 그녀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난로연 씨라고 했습니까?”

 “……?”

 

  두 사람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우리, 서로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드디어 찾았다. 시운은 이제껏 자신을 괴롭혔던, 길고 긴 추위를 끝낼 기회를 손에 넣어야만 했다.

 

 “거래를 제안하죠.”

 

  그러기 위해선, 반드시 이 여자가 필요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9 <9> 뜨거워 2018 / 6 / 22 211 0 3510   
8 <8> …우리 키스했어요? 2018 / 6 / 21 222 0 4213   
7 <7> 술과 입술 2018 / 6 / 20 244 0 4083   
6 <6> 세컨드 주제에. 2018 / 6 / 19 235 0 4876   
5 <5> 연애와 결혼과 거래 2018 / 6 / 18 238 0 5085   
4 <4> 고백 아니고 제안 2018 / 6 / 15 213 0 5004   
3 <3> 미래를 보는 남자? 2018 / 6 / 13 224 0 5218   
2 <2>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남자 2018 / 6 / 12 241 0 4712   
1 <1> 한 침대를 쓰게 될 사이 2018 / 6 / 11 399 0 42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