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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다시 고양이들의 이야기 2
작성일 : 18-06-11 21:03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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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백하게 반대에 있는 두 입장을 발설한 두 고양이는 말을 내뱉은 직후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무슨 뜻을 가리키는지 알고 있다는 듯 회의장에 맨 앞쪽을 향해 한 고양이가 턱짓을 했고 다른 쪽의 고양이도 끄덕였다. 그렇게 두 고양이는 회의장의 맨 앞에 서서 순서를 정한 뒤에 말을 늘어놓을 준비를 했다. 몇 초 정도 지난 뒤에 내 시점으로 봤을 때 오른쪽에 있는 고양이부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우선 이름부터 밝히겠습니다. 제 이름은 펀입니다. 우선 저는 길고양이, 즉 우리들을 잡아들인다는 인간의 정책에 대해 힘을 써서라도 막자는 의견입니다.”

  “왜 그런 의견인지 말씀 좀 해주세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이것은 우리의 생존, 더불어 생명에까지 위협이 오는 것입니다. 적어도 우리보다 이기적인 그들이 과연 진정한 선의로 우리를 잡아들일까요? 우린 적어도 가까운 이웃의 이름은 알죠. 그들은 몇 명이나 알까요? 같은 종인 자신들끼리도 선의를 베풀기 어려워하는데 다른 종인 우리에게 선의를?”

  “또 다른 이유도 설명 해주시죠.”

  “아까 제가 말한 선의에 관한 이야기와 어느 정도의 연장선에 있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선의라는 이름으로 포장이 된 진짜 그들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겠죠. 거리에서 우리를 없애기 위한 것이 첫 째 이유겠죠. 그들이 내놓는 봉투 속의 음식물을 우리가 먹고 배설을 하고 말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 거슬리기 때문입니다. 그들 또한 음식을 먹고 배설을 하고 말을 하는데 말이죠. 그들의 거리 위에 가끔 커다랗게 사진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여주는 네모나고 큰 기계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본 것이 또 다른 이유일 것 같은데요, 그것은 그들의 삶을 좀 더 낫게 해줄 무언가를 개발하기 위해 우리를 비롯한 동물들에게 무언가를 넣고 무언가를 뽑고 상태를 관찰하다가 죽으면 버리고 살면 다른 약을 위해 그냥 두는 행동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우리를 그들의 보금자리에 두고 보호해주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그것은 역시 부가적인 메뉴 아닐까요?”

  펀의 말에 회의장 안에 있는 고양이들은 각자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몇은 동의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몇은 그저 눈을 뜬 채 펀을 바라보고만 있었고 몇은 동의하지 못 하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펀은 그런 반응을 보이거나 말거나 고개를 돌려 반대편의 의견을 내비친 고양이에게 시선을 보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시선을 받은 고양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으로 나왔고 펀은 그의 자리를 대신하러 뒤로 물러났다. 새로운 의견을 가진 고양이가 앞으로 나와 모두를 바라보자 모두 눈을 똑바로 뜬 채 그를 바라봤다.

  “내 이름은 별이야. 나는 앞서 말해준 펀과는 반대의 의견에 있어. 나는 그들이 하는 짓을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을 가지고 있지. 그것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이유도 있고.”

  “그 이유에 대해서 말 좀 해줄 수 있을까?”

  “물론이야.”

  그리고 별은 조금 목을 가다듬고 나서 말을 이었다.

  “우선... 이러한 정책을 내세우고 실행하지 않는 인간들이 실행하는 인간보다 무수히 많아. 왜냐하면 그들은 딱딱하고 재미없지만 우리처럼 회의를 열고 정책에 대해 의논하고... 어쨌든 꽤나 복잡한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야. 아예 정책을 실행할 회의 자체를 안 여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논외로 치고. 그 정책에 대해 인간들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그랬지. 그것은 어쨌든 그 정책이 적어도 펀이 말한 네모나고 큰 기계로 광고가 되었다는 소리야. 하지만 후의 상황 변화에 따라 그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그러니까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난 말하는 거고.”

  별은 자신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는 듯이 고개를 가볍게 숙였고 뒤를 돌았다. 아까 펀의 말이 끝났을 때와 같은 반응이 회의장의 고양이들에게서 나타났다. 난 두 의견 모두 반응을 지켜보는 쪽에 속해있었다.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펀과 별은 상반되는 이야기를 했음에도 나란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소리이고 서로의 의견이 나름대로의 설득력과 신뢰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서로의 의견을 쉽게 접을 것 같진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회의들. 여전히 주제들은 경중을 따지지 않고 떠올랐지만 나의 마음은 무거웠다. 아마 나 뿐만이 아닌 여기에 있는 다른 고양이들도 그럴 것이다. 펀의 의견과 별의 의견.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혹은 둘 다 아닌 다른 의견을 취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말이다.

  정신없이 진행되는 회의가 어느새 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하늘이 푸른색을 띄기 시작한 것이다. 고양이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내 회의장은 텅텅 비게 되었으며 보금자리로 가기 위해 각자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만 조금 평소와 달라진 것이라면 이상하리만치 펀과 별의 뒤에 고양이들이 몰려있다는 것이다. 내부 균열이 일어나지 않기를... 라고 혼자 생각하며 난 발길을 돌렸다.

  보금자리에 도착하니 안락함이 나를 반기고 나 또한 안락함을 반긴다. 먹을 것은 오늘 해가 하늘 꼭대기에 떠있을 때 대충 해결해서 그런지 그렇게 당기지 않는다. 내 보금자리는 오로지 나 혼자만 쓴다. 어머니는 날 낳으신 다음 눈을 감으셨고 아버지는 내가 자립을 할 수 있게 됐을 무렵 홀연히 자취를 감추셨다. 그러고 몇 달 전에 회의가 없는 날 새벽에 아버지를 인간들의 바퀴가 굴러다니는 검고 인위적인 길 위에서 발견했다. 누워계셨는데 바닥에는 빨갛다 못 해 새빨간 피가 흥건했고 그의 배 밖으로 터질 것 같기도 하면서 징그럽고 금방이라도 꿈틀거릴 것 같은 무언가가 나와 있었다.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이질감에 난 나의 보금자리를 향해 달렸다. 무작정 달렸다. 그 길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으니 꽤나 빠르고 정신없게 뛰어왔을 거다. 그렇게 보금자리에 도착하고 머릿속이 안정이 된 건지 죽으시기 직전에 흘리셨을 눈물이 흘러 다 마르지 못 한 것을 본 게 떠올랐다. 목 놓아 울었다. 그저 울었다. 비 따위는 오지 않았는데도 난 비에 젖은 것처럼 몸이 무거워져서 그대로 보금자리에 엎어져 누워 한참을 울었다.

  그런 날들이 지나고 지금은 슬픈 마음으로 마주볼 수 있을 정도로 안정이 되었다. 오늘도 보금자리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그 하늘을 배경 삼아 아버지와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의 얼굴을 상상해서 그려봤다. 잘생기셨고 예쁘시다. 슬픈 마음이 실체화되어 눈물로 흐를 것만 같아서 하품을 고의적으로 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내겐 아버지와 어머니가 주신 이름이 있다. 제우. 부모님의 뜻이 담긴 이름이 있다는 것, 그것이면 된다. 나와 함께 있으시다. 이것이 내가 안정을 찾으며 내린 결론이다. 나는 내 이름을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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