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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림자 이야기
작가 : 문려현
작품등록일 : 2018.6.11

대기업의 사생아로 태어나 조용히 삶을 이어가던 요한.
하나뿐인 혈육이었던 누나마저 괴물에 손에 처참히 살해당하고...
그를 구해준 남자, 단테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결심한다.

스스로를 촉매로 타오르는 한 줌 불꽃이 된 요한.
이제 그의 칼날이 부유하는 환영의 땅, 그림자의 세계를 향한다

 
Solar eclipse (1)
작성일 : 18-06-11 00:38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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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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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그렇기에 가지지 못한 자는 가지려 하고 가진 자는 지키려 든다. 심지어 지켰다고 해도 더 가지려 드는 놈들이 부지기수다.

  문제는 위의 세 가지 경우 중 어느 하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지키려는 쪽이 그나마 덜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요한, 그는 언제나 항상 지키려는 쪽이었다. 단지 지킨 적이 없을 뿐이었지.

 

  대한민국에서 제법 알아주는 모 그룹 회장의 아들이었던 그는 본래라면 시작부터 인생의 8부 능선을 넘은 채로 시작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사생아라는 뻔하디 뻔한 설정으로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있는 듯 없는 듯 폐 끼치지 말고 조용히 살자.'

 

  소박하다면 소박하고 크다고 하면 또 큰 그의 신념이었다.

  이름값을 한다고나 할까. 비록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다는 구약 성경의 첫 페이지조차 구경해 본 적이 없었지만 그의 신념은 어딘가 기독교의 그것과 닮았다.

  때문에 누군가가 시비를 걸든 호의를 보이든 그는 언제나 항상 담담하려 노력했다.

  복수같은 거창한 생각따윈 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자신과 하나뿐인 혈육인 누이 정도는 지킬 수 있을 만큼만 단련하고 배워 나갔다.

  평화라는 것은 결국 힘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리고 이번만큼은 실제로 지키는 쪽이 되어야 했기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요한은 뻐근한 어깨를 주물렀다. 딱히 공부에 취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이 가지는 가지를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눈 뜨고도 코 베이는 세상이지.'

 

  어릴 적 겉으로는 웃는 낯으로, 뒤로는 서로를 생매장하기 바빴던 그룹의 일가 친척들이 떠올랐다.

  비록 자신은 운이 좋아 살아남았지만 앞으로 살다보면 어떤 식으로 엮일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편하게만 지낼 형편이 안되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에 한숨을 쉬던 그는 이윽고 집 앞에 도착했다.

  깜빡깜빡, 그를 반기기라도 하는 듯 불규칙하게 흔들리는 전등빛에 요한은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고쳤을텐데......'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어젯밤 그는 직접 그 말을 몸으로 체험했어야 했다.

 

  어제 새벽, 꿀 같은 단잠을 자고있던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그의 누이로서 극단적인 어둠공포증(어디까지나 본인 주장)을 앓고 있는 여성이었다.

  그가 살고 있는 오성동 2번가는 근방에서 으스스하기로 첫 손에 꼽히는 동네다.

  근처 가로등이 칙칙하기 짝이 없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대문 앞 현관마저 맛이 가버리자 집에 오지를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그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나가 그녀를 집안으로 들여보냈다.

  그 후 여자는 요리를 잘해야하고 남자라면 전자기기 쯤은 쉬이 고쳐아 한다는 흔하디 흔한 편견에 부응이라도 하듯 쩔쩔매며 간신히 꺼져가는 전등빛을 되살려 놓은 것이 바로 어제였다.

 

  '누군가가 장난이라도 친 건가?'

 

  그는 전문가가 아니었기에 설사 다시 고장났다 하더라도 딱히 이상할 건 없었다. 그리 생각한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현관문을 열었다.

 

  김하연, 방년 25세의 하나뿐인 누나인 그녀는 그가 알기로 분명 꿑같은 휴일을 만끽하는 중이어야 했다.

  그리고 어두운 것을 질색하는 그녀는 무조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집 안의 모든 전등이란 전등은 다 켜놓는 희한한 습성이 있었다.

  하지만 집 안은 깜깜하기 그지 없었다.

 

  단순 정전이라고 생각하면 분명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도저히 사람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이 싸늘한 냉기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쓰읍."

 

  한 차례 숨을 들이쉰 그는 조심스럽게 신발을 벗었다.

  바닥을 향한 그의 시야에 검붉은 무언가가 튄 흔적이 확연히 들어왔다. 그리고 그 흔적은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 마냥 현관에서 베란다로 이어져 있었다.

 

  '호러 영화 감독으로서는 실격이군.'

 

  진부해도 너무 진부한 연출이잖아. 실없는 생각을 하며 그는 신발장을 열고 오래전에 선물 받았던 낡은 알루미늄 배트를 꺼내들었다.

  까치발을 들고 조심스레 걸음을 떼는 그의 입에서 전력질주라도 한것 마냥 단내가 났다.

 

  거실에 들어서자 박살나 있는 베란다 문 너머로 머리가 뜯겨진 고양이가 보였다.

 

  '강이......'

 

  항상 건강하고 오래 살라는 뜻에서 지어준 이름은 아쉽게도 별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아침까지만 해도 자신이 쓰다듬었던 애완묘가 이제는 제법 그럴싸한 변사체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자 그의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그룹에서 한 짓인가?'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그렇게 생각해봤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굳이 겁을 줄 생각이었다면 이보다도 더 효율적인 방법이 많았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사람 다루는 데는 도가 튼 그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대체 무엇이 피륙으로 이루어진 생명체를 저렇게 기괴하게 뜯어놓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순간 흠칫하며 귀를 기울였다. 무언가가 씹히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소리가 바이노럴 사운드 마냥 실감나기 짝이 없었다.

  누이의 방으로 가까이 갈수록 소리가 선명해졌고 그의 심장은 터질듯이 쿵쾅대었다.

  그는 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예쁜 글시체로 '김요한 출입금지'라고 써져있는 방문을 열었다.

 

  "......"

 

  과연 그곳에는 피칠갑을 한 채 내장이 흘러나온 그의 누이가 널부러져 있었다. 당한 지 그렇게 오래되진 않은 듯 파헤쳐진 복부에선 피가 꿀럭였다.

  요한은 실제로 처음보는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넋이 나가있었다.

  멍청히 서있던 그의 목덜미에 뜨뜻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까앙!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배트가 볼성사납게 구부러졌다.

  척 봐도 이 사건의 범인인것 같은 남자가 어느새 요한의 뒤에 서 있었다.

  그는 맨손으로 야구배트를 쳐낸 것 치곤 태연하게 입에서 살점을 퉤 하며 뱉어내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전봇대라도 부수려 한것 마냥 요한의 오른팔은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다.

  남자는 요한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달려들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요한은 이를 악물고 저항해보려 했으나 남자는 공업용 프레스 같은 힘으로 순식간에 그의 어깨를 찢어버렸다.

 

  "크으으윽!"

 

  살점이 찢겨나가고 피가 튀었다. 이를 꽉 물고 버텨내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아 쥐고있던 배트를 떨어트렸다. 애초에 생으로 어깻죽지가 뜯겼는데 비명을 지르지 않은 게 대단한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의 얼굴을 한 괴물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그 흉측한 아가리를 벌어진 그의 어깨에 들이밀었다.

  난데없는 무식한 외과 시술을 받은 요한의 눈 앞에서 불빛이 번쩍거렸다. 아득해져가는 정신 속에서 그는 젖먹던 힘을 짜내 멀쩡한 왼손으로 다시 배트를 붙잡으며 고함을 질렀다.

 

  "야이 개새x야!!!"

  -콰앙!

 

  혀를 낼름거리던 남자의 가슴에 폭음과 함께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동시에 위태로웠던 요한의 오른 어깻죽지가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덕분에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요한은 그대로 정신을 놓았다.

 

  "크륵?"

 

  아까까지의 비릿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남자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그런 그의 뒤에서 은빛 호선이 번뜩였다. 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일도양단! 야구 배트를 구부러뜨린 단단한 신체가 힘없이 두쪽으로 갈라지며 무릎을 꿇었다.

 

  거대한 백색 검신을 가볍게 휘둘러 피를 털어낸 금발의 남자는 기절한 채 쓰러져 있는 요한을 바라보았다.

  뜯겨나간 오른쪽 어깨로부터 꿀럭꿀럭 피가 새어나왔다.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다. 당장 지혈을 하고 처치를 받는다면 충분히 살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품에서 거대한 권총을 꺼내더니 요한을 겨누었다.

 

  근본적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이들 남매가 이렇게 된 것은 어디까지 운이 나빴던 것이다.

  하지만 그가 사냥중이던 그림자(broller)중 몇 놈이 낌새를 눈치채고 달아났기에 그에게 아주 책임이 없다고도 할 수 없었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라."

 

  부유하는 환영의 땅, 이면세계의 존재가 문명에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이쪽 세상에서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비록 그는 굳이 살인멸구가 아니더라도 심령 제압 따위의 마법으로 기억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기절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수단이었다.

  더군다나 살인 하나하나에 일일이 스트레스를 받는 모랄리스트가 되기에는 지금껏 살아온 그의 인생이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샹념에서 빠져나온 그가 조용히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쳤다.

  그러던 도중 요한의 손에 꽉 쥐어진 채 떨어질 생각을 안하는 야구배트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죽이기엔 아까운 놈이군."

 

  겨누던 총을 거두고 그는 자신이 두 동강낸 사체로 다가가 가슴 부근에 손을 찔러 넣었다.

  비위도 좋게 몇 번 손을 휘적이던 그는 이내 심장으로 짐작되는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특이하게 피가 아닌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그 심장을 사내는 주저없이 터트렸다.

 

  -슈우우우.

 

  불길한 연기가 손 안에서 피어오르는 것도 잠시, 사내가 뭐라고 중얼거리자 연기는 이내 바닥을 뒹굴고 있던 요한의 오른팔에 스며들었다.

  사내는 그런 오른팔을 주워들고는 쓰러져있는 요한의 어깨에 팔을 갖다대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팔의 절단면에서 연기가 새어나와 어깨의 절단면을 이어 나갔다.

  그 장면을 묵묵히 지켜보던 그는 몸을 돌려 방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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