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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고양이 전쟁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8.6.9

길고양이를 전부 잡아들이자는 인간들의 선택과 그에 대해 반격하는 길고양이들.

 
그 시각, 인간들의 이야기 1
작성일 : 18-06-10 22:52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3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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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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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가 올라감에 따라 밖에 보이는 풍경이 점점 작아진다. 검은 색의 하늘과는 반대되는 밝은 빛이 에워싸고 있는 도심의 풍경은 꽤나 아름답게 보인다. 그 아름다움에서 눈을 떼고 엘리베이터의 천장을 올려다봤다. 회의장은 건물 내에서 옥상에 가까운 24층. 물론 회의를 하는 사람은 내가 아닌 내가 보필하는 분께서 하신다. 나는 그저 음식이나 물건을 배달해주는 사람처럼 회의에 필요한 서류를 가져다드리고 손님이 오시면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내오는 정도의 일종의 잡부역이다. 좋게 말해야 비서 정도? 해당 층에 도착해 그 분이 알려주신 그대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곳엔 회의장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다.

  가볍게 노크를 세 번 하고 문을 안쪽으로 밀며 회의장 안으로 들어섰다. 넓은 회의장 중앙에 배치된 기다란 형태의 책상. 그리고 그 책상의 바깥쪽엔 일정 간격을 두고 의자가 빼곡하게 놓아져 있고 그 위엔 양복을 깔끔하게 갖춰 입은 여러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들은 사회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더라도 텔레비전을 틀어 넘기다가 한 번 정도는 봤을 법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내가 모시는 분이 나를 바라보고 있으셨다. 서류뭉치들이 가득 들은 가방을 들고 그에게 재빠르게 다가갔다.

  “좀 늦었네?”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도로 공사를 하고 있어서.”

  “뭐, 하긴. 그건 자네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그는 살며시 내게 웃음을 지어보이시곤 내가 건넨 가방을 받으셨다. 이런 회의가 한 두 번이 아니시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버벅임 없이 바로 가방의 비밀번호를 맞추고 서류들을 꺼내셨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지켜보다가 그의 뒤쪽으로 가 반듯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런 말없이 회의의 진행을 지켜본다. 절대 개입하는 일 없이 말이다. 그렇게 서있으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책상 맨 끝에 있던 나이를 나타내듯 백발의 조금 주름진 분이 자신의 앞에 있는 마이크에 목소리를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저 분이 이 회의의 주최자다.

  “이 회의의 목적은 다들 알고 있으시죠?”

  흘려보내진 목소리에 전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내가 모시는 분이 그런 나의 약한 움직임을 느꼈는지 내게 손짓으로 주의를 주셨다. 말 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행동조차도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엔 일절 금지다.

  “길고양이들을 잡아들이겠다는 정책을 어제 바로 결정하고 오늘 아침부터 영상 매체에 공개했습니다. 반응들은 어떤가요?”

  질문을 끝마치며 시선을 한 명에게 꽂자 그 한 명이 목을 가다듬으며 마이크에 입을 대다시피 하며 말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각자 마이크에 가까이 다가갔다. 회의가 시작한다는 소리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반응이 있습니다. 다들 어느 정도는 예상하셨겠지만 반대와 찬성의 입장이 제일 대표적이죠.”

  “그럼 비대표적인 응답은 뭐죠?”

  “무응답과 제 3의 대답입니다.”

  “그런 건 됐습니다. 찬성과 반대라는 각각의 의견의 이유가 무엇이오?”

  “우선 찬성 쪽의 이유는 밤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길고양이로 인해 놀란 적도 많으며 그것들이 터트린 음식물 쓰레기들이 거리에 나뒹굴 때도 있고 배설물들로 인해 냄새와 통행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럼 반대는?”

  “충분히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잡아들이겠다는 건 너무 극단적이지 않느냐는 의견입니다.”

  “잡아들인다고 그랬지 죽인다고 하지는 않았지 않았습니까?”

  “잡아들인 후에 좋아질 것이란 가능성보단 안 좋아질 것이란 가능성을 더 보는 것 아닐까요.”

  여기까지 진행이 되었을 때 갑자기 한 남자가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크게 틀린 말은 아니지 않아요?”

  “그게 무슨 소리요?”

  “잡아들이고 나서 중성화를 시켜서 주인 될 사람들에게 줄 생각이었어요? 그런 건 소수잖아요. 그리고 그럴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고 그럽니까. 대부분이 안락사나 신약 실험용으..”

  말이 장황하게 이어지다가 돌연 회의장에 크게 퍼져나가는 소리에 뚝 끊겼다. 소리를 낸 주인공은 처음에 이 회의의 시작을 알렸던 주최자 분이다. 불편하다는 것을 감추지 않으려는 듯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회의장 전체를 바라보다가 방금 마지막 발언을 한 남자를 팍 쏘아봤다.

  “그런 말은 여기에서라도 함부로 하지 마세요.”

  화가 난 것 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예의를 갖춘 말을 하니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압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그 중압감에 마지막 발언자가 입도 못 열고 고개만 끄덕였다. 주최자 분께선 그걸 보시고 눈을 감고 한숨을 한 번 내쉬더니 다시 전체에게 물어보듯 마이크에 대고 말씀을 이으셨다.

  “아무튼... 그래서 찬성과 반대 중 어느 쪽의 비율이 더 높죠?”

  “찬성 쪽이 더 높군요.”

  내가 모시는 분께서 서류들을 보더니 모두를 대신하기라도 하듯 마이크에 대고 말하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쏠렸다.

  “근소한 차이이긴 합니다. 약 2퍼센트 정도의 차이입니다.”

  “어쨌든 찬성하는 사람들이 더 높다는 소리죠?”

  “네.”

  주최자 분께서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마음껏 지으셨다.

  “그럼 됐습니다. 한 달 이내로 시행하죠.”

  그의 마이크로 흘러나오는 한마디를 끝으로 회의는 종료되었다. 내가 모시는 분께서 “이제 가지.”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군말 없이 그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시간을 보니 새벽 시간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예전이었으면 졸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주차장으로 내려가 건물의 입구 앞까지 차를 몰고 나와 그를 태웠다. 그는 뒷좌석에 타서 기지개를 한 번 작게 켰고 나는 조용히 차를 몰았다.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반복적인 노래들에 싫증이 나기 시작할 즈음, 그가 내게 말을 걸었다.

  “자네.”

  “네, 부르셨습니까.”

  “아니지... 차 안이니 이름으로 부르겠네. 박광수.”

  “네.”

  “자네는 저 안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길고양이에 관한 안건 말씀하시는 겁니까?”

  “당연히 그거지, 이 사람아.”

  나는 잠깐 뜸을 들였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와 그것이 아닌 시점에서 봤을 때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충분히 생각하겠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대화다. 오래 끌어선 안 된다. 머리를 최대한 빠르게 굴려 난 후자를 택했다.

  “...글쎄요. 큰 난관이나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는다면 별 문제 없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 대답에 그는 조용히 내 눈을 룸미러를 통해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끄덕임이 그런 대답을 할 줄 알았다는 의미인지, 그런 대답을 원했다는 의미인지 나는 알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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