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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세계의 환상
작가 : 아리본
작품등록일 : 2018.6.8

6개월 전 일어난 이상 세계 현상.
그 이후로 시작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World 3 포우-3(소인)
작성일 : 18-06-10 06:37     조회 : 11     추천 : 0     분량 : 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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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한번이면 끝나.”

  소인의 손에는 해성에게 받은 스크롤이 들려 있었다. 이걸 고통에 빠진 소민에게 스크롤을 가져다대기만 하면 그녀의 고통을 해방시킬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어찌된 일인지 손은 덜덜 떨리기만 했고, 더 이상 그녀에게로 다가갈 수 없었다. 머리와 손은 계속해서 움직이라 외치고 있었지만, 단 한 가지 마음이 그것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스크롤은 가져다댄다는 간단한 행위로 이상 세계 현상을 봉인할 수 있는 물건이다. 소인은 이상 세계 현상은 강한 힘과 같다는 사실을 유마에게서 들었기에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소민은 정상이 아니었고, 힘도 없이 빌빌대는 병에 걸린 한 마리의 토끼 같았다. 그는 약해질 대로 약해진 그녀에게 스크롤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소인이었기에 알 수 있었다. 마석의 영향을 받은 그녀의 힘은 본인의 것이 아니다. 그가 모를 수가 없었다. 그들은 제미니. 두 명이서 움직여야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전사다.

  소인은 소민이 마석의 영향으로 어떤 힘을 얻었는지 제대로 본적은 없었다. 적어도 위험한 힘인 것만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스크롤을 사용하면 어떠한 힘이 봉인되는 것일까. 애초에 스크롤으로 다른 힘을 봉인할 수 있는 것일까? 이상 세계 현상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걸,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게 과연 맞는 것일까?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소민은 스크롤을 잡은 손을 무겁게 내려놓았다.

 “젠장… 멍청한 새끼야…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도 좀 해보라고…”

  소인은 침대 모서리에 얼굴을 파묻었다. 울지 않으려 해도 눈물이 터져 나왔다. 힘을 잃는 게 두려운 건 아니었다. 소민을 위해서라면 이깟 힘 정도야 얼마든지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스크롤을 사용해서 그녀의 힘을 모조리 봉인해버린다면? 사경을 헤매는 그녀의 남은 힘을 봉인시켜버린다면? 결국에는 죽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이었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었다.

 “소인아…?”

  그때 소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인은 깜짝 놀라 고개를 쳐들었다. 그의 눈에는 침대에 누운 자신과 똑 닮은 은색 머리칼의 소녀가 거친 숨을 쉬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민아!”

 “울고 있던 거야?”

  힘겹게 말하는 소민의 물음에 소인은 코를 훌쩍거렸다.

 “아냐, 울긴. 누가 울었다고.”

  소인은 고개를 돌리며 울먹거렸다. 소민은 그런 모습에 지그시 미소 지었다.

 “누나를 위해 울었던 거야?”

 “누, 누나는 무슨! 너랑 나랑은 태어 난지 2분 차이밖에 안된다고.”

  소인은 어색하게 화내며 스크롤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예전과 다름없는 그녀의 말에 안도감을 느꼈다.

 “헤헤, 그래도 내가 누나야. 누나니까…”

 “누나니까 동생을 지켜야지. 맞지?”

  무덤덤하게 말을 가로채는 소인에게 소민은 황당함을 느꼈다. 거친 숨을 쉬는 와중에도 눈을 깜빡이며 그를 노려보았다.

 “누나가 지금 상태가 안 좋다고 동생이 누나한테 대드는 건…”

 “그럼 내가 지켜주면 되잖아!”

 “으이그!”

  소민은 소인의 머리를 주먹으로 쥐어박았다. 소인은 그녀가 힘겹게 때리는 탓에 아픔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 대신으로 마음이 아파왔다.

 “건방져 정말.”

 “지켜줄 거면, 혼자 다니지 말라고… 혼자 남을 때마다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소인은 붉어진 눈시울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곧 팔소매로 눈을 가렸다. 눈을 가린 뒤에도 계속해서 훌쩍이며 분을 삭이려 했지만, 두려움으로 인해, 사라지기는 커녕 더욱 솟아올랐다.

  소민은 그의 모습에 잠시 눈을 감아 자신과 그를 되돌아보았다.

  그의 말처럼 소민은 2분 먼저 태어난 쌍둥이 누나다. 그랬기에 더욱 누나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소인은 그녀와 다를 바 없이, 서로가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동일했었다. 그랬기에 소민은 마음속에서 뿌듯함이 느껴졌다.

 “저, 소인아. 누나가 지금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데…”

 “지금 아이스크림이…!”

  소인은 화를 냈지만,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선한 웃음이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두려움과 고통이 섞인 힘겨운 미소를 보자니 도저히 쏘아붙일 수 없었다.

 “녹차 초코맛.”

 “…금방 사올게. 그니까, 집에서 기다려줘. 제발…”

 “응! 기다릴게!”

 

 

  소인은 차오르는 숨을 참으며 집 근처 편의점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소민이 원하는 녹차 초코맛이 없었다. 결국 그는 하는 수 없이 모든 편의점에 발 도장을 찍을 각오를 다졌지만, 대부분의 편의점에서는 녹차 초코맛의 재고가 떨어졌거나, 아예 없었다. 소인은 마치 누가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것 같은 상황에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소인은 숨을 고르며 억지로 냉정해졌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네로 가야한다는 답밖에 내릴 수 없었기에, 점점 초조해졌다. 또 늦어버린다면 그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르자, 입술을 앙다물며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그는 누군가와 부딪치며 멀리 튕겨나갔다.

 “으아아!”

  소인의 귓속으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벌떡 일어나 상황을 확인했다. 그는 자신의 정신력이 깨지는 소리라 생각했지만, 정말로 뭔가 깨진 것이었다.

 “이, 이걸 어쩐담.”

  소인과 부딪친 사람은 낡은 후드를 입은 여성이었다. 부딪쳐 엉거주춤 넘어져 있었다. 소인은 후드에 가려진 그녀의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후드 사이로 빠져나온 몇 가닥의 긴 머리카락과 매끈한 맨다리는 볼 수 있었다.

 ‘맨발? 지금이 가을이지만, 그래도 밤에는 추울 텐데?’

  소인은 그녀의 옷차림에 대해 의문점을 느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는 소민을 위한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온 것이었고, 상황이 촉박해 옆 마을까지 가야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했음에도, 소인은 자신의 실수로 넘어진 사람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죄송합니다.”

 “큰일이에요. 영혼들과 유령들이 탈출해서…”

 “네?”

 “이 수정구가 깨져버려서…”

  후드는 깨진 수정구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녀의 말처럼 수정구는 약간 깨져있었다. 소인은 그곳에서 빠져나오려는 유령들의 일부를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임시방편으로 수정구를 잡고 주문을 외우자 유령들은 더 이상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인은 난감했다. 자신의 잘못이었기에 어떻게 해서든 해결을 해야 했지만, 그에게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어떻게 하지?’

  그의 머릿속엔 힘들어하는 소민과 깨진 수정구가 번갈아 떠올랐다. 그러다 곤란해 보이는 후드의 모습에 자신을 겹쳐보았고, 결국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일단은 그녀를 돕기로 마음먹었다.

 “제가 도와드릴게 있나요?”

 “엇? 음…”

  후드는 소인의 물음에 몹시 당황했지만, 시선은 가린 채,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부릅뜬 그의 눈빛은 부담스러웠고, 초조해보였다.

 ‘괜찮을까?’

  후드는 그의 무서운 눈빛을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상황을 파악했다. 생각 이상으로 유령들이 많이 빠져나왔기에 혼자서는 감당이 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우우… 어쩔 수 없네요. 원래 저밖에 하지 못하는 일이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부탁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물론이죠. 제 실수니 최대한 도와드릴게요.”

  소인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곧 후드는 손을 잡아 몸을 일으켰고, 두 사람은 유령을 회수하기 위해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떠나자, 가게의 문을 열리며 강혁이 고개를 내밀었다.

 “무슨 일이지?”

  두 사람이 부딪친 장소는 엔트의 앞이었다. 이곳에서는 창연이 우동을 먹던 중이었다.

 “주방장. 한 그릇 더 줄 수 있겠나?”

 “또? 창연아, 벌써 5그릇 째야.”

 “상관없다. 한 그릇 더.”

  강혁의 걱정에도 창연은 무표정하게 빈 그릇을 흔들었다. 엔트의 우동은 다른 가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양이 많기로 유명했는데, 창연은 그 양의 5배를 먹고도 더 원했다.

 “먹는 건 좋은데, 쩝, 아니다. 부족하면 더 말해도 괜찮아.”

  강혁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큰 그릇에 한 그릇하고도 절반의 우동을 더 넣었다. 창연은 이걸 먹고도 더 먹을 작자임에 분명했지만, 내심 어느 정도까지 먹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주방장. 이 몸이 이렇게나 먹었는데도 더 제공할 의향이 있는 건가?”

 “무엇보다도 그 날 재료가 남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내가 돈을 벌려고 가게를 운영하는 게 아니거든.”

  강혁은 웃으며 말했다. 창연은 마음속으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 가게는 마음에 들어.’

 “그나저나 창연이. 의외로 말 잘하잖아?”

 “시끄럽다!”

  창연은 빈 그릇으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잠시 후, 우동이 나오자 그는 강혁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우동을 먹으며 창연은 강혁을 뜨거운 우동 같은 사내라 생각했다. 그와 대화를 나누고, 그가 만든 우동을 먹자 마음이 조금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주방장, 혹시 포우의 정체에 대해 뭐라고 생각하지? 의견을 듣고 싶은데.”

 “포우? 얘도 참. 내가 그걸 어떻게 아니?”

 “짐작 가는 사람이라도 있지 않나?”

 “없어. 포우를 직접 본 건 아까 그 공사현장이 처음이었어. 그 전까지는 그냥 도시전설로만 알고 있었고, 솔직히 자연재해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실존할거라 생각한 적도 없었거든.”

  강혁은 설거지를 하며 말했다. 창연은 그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는 수긍할 수 있었다.

  그와 달리 창연은 6개월 전, 당시 포우를 본 적이 있었다. 그랬기에 6개월 만에 다시 본 포우에 대해서는 ‘다르다.’라고 생각했다.

  당시 본 건, 검은 초인이었다.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검은 초인라는 건 똑똑히 봤었다. 그리고 현재, 다시 본 초인은 하얀 초인이었다. 다른 점을 찾을 순 없었지만, 하지만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창연은 무의식적으로 허리춤의 흑색 해방기를 꺼내들었다.

 “해방기네? 뭐, 나도 가지고 있으니 특이할 건 없지만.”

 “주방장 당신도?”

  창연은 조금의 감정 변화를 보이며 그의 말에 반응했다. 강혁은 주방 한 구석에서 백색 해방기를 가져와 그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응. 이거 덕분에 가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당신은 이 물건에 대한 의미를 모르는 건가?”

 “이상 세계 현상의 해결책 아냐? 그 유마라는 과학자분이 그렇게 말해줬는데?”

  담담하게 말하는 강혁의 태도에 창연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의 말이 맞았다. 해방기는 이상 세계 현상의 해결책으로 제작되었고, 그 역시 유마라는 이름의 과학자의 말로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나도 자세한 건 모른다. 하지만 왠지 그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창연은 유마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더군다나 그와의 대화에서는 항상 그가 자신의 머리 위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의 마음속을 읽는 것 마냥 불쾌했다.

  단순한 직감이었지만, 그가 해방기를 만든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접을 수 없었다.

 “뭐, 지금은 이상 세계 현상보다는 우동을 먹는 데만 집중하라고. 포우가 다시 나타났으니 이상 세계 현상도 종결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거 아니겠어?”

  창연은 심통한 마음으로 새로 나온 우동에 젓가락질을 했다. 한 젓가락 들었을 때, 창연의 혀에서 우동의 맛이 약간 변했다는 게 느껴졌다.

 “약간 칼칼하군.”

 “오? 단번에 맞췄네? 맞아. 이번에는 조금 칼칼하게 했어. 재료가… 아쉽게도, 평범한 우동을 만들 재료는 남아있지 않거든. 그래서 라면처럼 조금 칼칼하게 해봤어.”

  강혁은 우물쭈물했다. 창연은 그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다.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친근하게 굴고, 유쾌한 모습만을 보여주던 그였기에 뭔가 속사정이 있다는 것 밖에 결론이 나지 않았다.

 “억측일지도 모르지만. 사정이 있나?”

 “음, 맞아. 이건 주방장으로써도, 손님들에게 좋은 재료를 제공하고 싶은 한 사람의 입장에서도 부끄러운 일이기는 한데, 그래도 알려줄게.”

  강혁은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물 한잔을 마셨다.

 “저기 북쪽 산 알지? 그 지랄 맞은 명소인 얼음계곡이 있는 거기 말이야. 난 그곳에서 채소의 일부를 직접 재배하고 있어. 아무래도 장사가 잘 돼서 그런지, 공급량이 조금 부족해서 말이야. 덕분에 운동도 하고, 작물을 재배하는 기쁨도 누리고 있는데, 아니 글쎄 이상한 낡은 후드를 입은 사람이 내 작물을 서리하는 거야!”

 “그 후드가 그랬다는 확증은 있나?”

 “당연하지. 내가 봤으니까 말하는 거야.”

  강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덩달아 창연도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수긍했다.

 “북쪽 산이라면 가끔 들른다만, 그런 녀석은 보지 못했다.”

 “나도 한 번 본 게 다야. 그나저나 그 사람은 왜 굳이 작물을 서리하는 걸까?”

 “원망스러운가?”

  창연의 물음에 강혁은 턱을 만지며 곰곰이 생각했다.

 “처음에는 그렇게도 생각했는데, 사정이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 마냥 미워할 수는 없겠더라. 만난다면 대화로 잘 해결하고 싶어. 뭐, 그 사람도 포우처럼 한 번 본 게 끝이니까. 하하.”

 “주방장.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나중에 만난다면 당신의 이야기를 전해주지.”

 “오? 오오. 창연이! 믿음직스러운데?”

 “칫.”

  창연은 평소보다 말을 많이 했기에 입이 아팠다. 물론 6그릇의 우동의 면발을 우적우적 씹어 대서 아픈 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픔은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오랜만에 따뜻하고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창연은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올랐다. 강혁은 그것을 볼 수 있었지만, 그를 위해 언급하지 않고 자신도 미소를 지었다.

 

 

 “설거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주고, 가격도 지불하다니! 확실히 좋은 녀석이구나.”

 “5그릇만이다. 미안하지만 마지막 6그릇은 라면을 먹는 느낌이더군. 사정은 알겠지만, 그 가격만은 지불할 수 없다.”

 “어차피 심야식당은 돈을 안 받아. 이래 뵈도 장사 꽤 잘된다고?”

 “흥.”

  창연은 고개를 돌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강혁은 그의 모습에 귀여움을 느끼며 기지개를 폈다. 그러던 중, 그는 검지로 위를 가리키며, 눈을 비비고, 침을 꿀꺽 삼켰다.

 “저거 유령 맞지?”

  창연은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는 밤하늘에 만개한 별들처럼 엄청난 수의 유령들이 흐물흐물 움직이고 있었다. 갑작스런 문제 상황에 그들은 눈만 깜빡이며 유령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잠시 뒤, 그들은 그것들이 어딘가로 빨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신들은?”

 “오. 너는 쌍둥이 동생, 소인이지?”

  유령들을 빨아들인 건, 소인이 들고 있던 수정구였다. 그는 지친 표정으로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인사를 할 때가 아니라서, 그럼 조심하세요!”

 “잠깐! 무슨 일인지는 말을 해줘야지.”

 “제 실수로 유령들이 나온 거예요. 저는 이 구역만 정리하면 끝나거든요. 그럼 이만.”

  소인은 수정구를 조심스레 다루며 허둥지둥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은 영문을 모르는 상황에 그저 그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유령이라니. 어째 이 마을은 이상한 것들뿐이냐.”

  강혁이 한탄을 마친 바로 그 순간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순간적으로 두 사람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고, 마냥 가만히 있을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그들은 소인을 쫓아 비명소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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