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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내가 너를 죽이지 않는 이유
작가 : 수혈하
작품등록일 : 2018.4.24

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명을 넘겨준 엄마. 아흔살 할머니의 신세계 적응기!!
"죽었느면 됐지 뭐할라고 다시 태어나서 이 고생이야. 염X할. 몸뚱아리는 젊은데 왜 삭신이 다 쑤시냐. 이봐 저승사자. 너네 이거 직무유기야. 알아? 다시만나면 진짜 가만 안둬!!"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분고투 하는 어린(?) 할머니의 이세계 모험기!!
"사랑하오."
"어디서 개수작이야! 죽었으면 곱게 기다릴 것이지. 살아서나 죽어서나 여자 뒤꽁무늬 쫓아 다니는 꼴 하고는.내가 영감 이런꼴 볼라고 다시 태어난 줄 알아. 쓰벌"

난생처음 경험하는 그녀의 두근거림!!

사랑하는 님을 만나러 고고!!
겸사 겸사 아들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얼쑤~~좋구나~ 지화자 좋다~~♡♡

 
#4.걱정말아요
작성일 : 18-05-08 12:21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5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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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걱정말아요 그대

 

 블레이체는 왕실로 떠나는 마차 안에서 생각에 잠겼다. 이런일이 언젠가는 생기리라 예상했지만은 그는 설마 했다. 설마... 정말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 어떻게 하면 조용히 넘어 갈수 있을지 고민에 잠겼다. 그렇게 생각에 빠진 사이 어느 덧 폐하의 직무실에 다가왔다. 천천히 걸음을 뗄수록 무거워지는 발을 어찌 할 수 없을 때 쯤 문 앞까지 와 버린 블레이체는 갑자기 열리는 문에 깜짝 놀라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앗... 폐하...”

 “어서 오게!”

 

 뒤 따라 안내하던 하인을 물리치고 둘은 조용히 테이블에 앉아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이 일을 어떻게 생각 하나?”

 “저도 이 일에 대해서는 어찌해야 할지... 당사자인 그린트 수장이 저리도 태평하니...참. 난감할 따름입니다.”

 “나도 그렇다네...그건 그렇고 오늘이 자네 막내딸 생일이지? ”

 “그걸 아시면서 오늘 부르신 겁니까?”

 “뭐 어때~ 수많은 생일 중에 하룬데~”

 “생일 중 하나라뇨!! 제 딸의 다시 못 올 다섯 번째 생일이란 말입니다!! 정말 폐하만 아니었다면...”

 “아니면 뭐? 옛날처럼 면상이라도 날리게?”

 “제가 언제 그랬습니까. 농이 지나치십니다.”

 “농이라니? 기억 안나나 봐~ 기억나게 해줘? 응? ”

 

 그때 밖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폐하 마법부 총괄 수장 그린트님이 오셨습니다.”

 “들라 하라!”

 

 그러자 조각을 새겨 놓은 듯 한 콧날에 날카로운 턱선. 푸른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찰랑 거리는 금발을 휘날리며 안으로 들어 왔다. 그는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 했지만 이내 닫히는 문을 확인하고는 어느새 입 꼬리를 올리며 장난스럽게 둘을 쳐다보며 인사 했다.

 

 “이야~~ 잘들 지냈어??”

 “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냐!! 늦은 주제에 어디서 태평하게 인사질이야~!!”

 “너도 참~ 성질 머리 하고는~ 그나저나 정말 큰일이야~”

 “큰일이라며 그렇게 싱글벙글 웃지마 임마!!”

 “이봐~ 공작이면 체통을 지키라구. 폐하도 계신데 말이야.”

 “그건 내가 할 소리야!!”

 “폐하. 요즘은 어때? 얼굴 많이 상했네~~ 힘든 일이 많은 가봐~~”

 “그중에 하나는 너 때문이지 그린트!”

 “들었냐 이 바보야!! 저걸 친구라고!!”

 “왜그래~~ 그래도 이뻐하면서 쿡쿡쿡~”

 “저 화상!!”

 “그런데 이제 어떻게 할 꺼야?!”

 “흠... 고민 중이긴 해~ 필립~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니가 오라고 그랬잖아. 나의 일로 말이야~ 역시 친구는 잘 둬야해~~”

 “저런 밉상을 왜 우린 친구로 뒀을까? 응? 블레이체!”

 “그러게 말이야~~저걸 그냥!!”

 

 국왕과 신하가 아닌 삼십년 전 친구사이로 돌아간 그들은 저 구제불능 친구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훗훗~ 다들 날 좋아하면서 말은 꼭 그렇게 한다니까. 내가 이래서 너희를 사랑하잖아~~”

 “엿이나 쳐 먹으시지!!”

 “우선 중요한건 너의 문제로 우리까지 시끄러울 까봐 미리 손쓰는 거라는 거 알아둬!! 물론 너의 그 행동에 대한 반성도 잊지 말 것!! 그래서 그 아이 엄마는 누구야??”

 “글쎄... 도통 기억이 나질 않아!!”

 “저...카사노바 새끼!! 내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다니까. 반질한 얼굴 하나 믿고 아카데미 때도 그렇게 이 여자 저 여자 뒤 꽁 무늬나 쫓아다니더니 말이야!! 너 때문에 우리 프린이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네 마누라가 우리 집에 하소연 하러 불이 나게 들락거린다고!!!”

 “낸들 어쩌겠어. 너 같은 일편단심 민들레하고 친구니까 어쩔 수 없잖아. 안 그래 필립?”

 “이봐~!! 왜 나까지 끌어 들여. 난 합의하게 후궁을 들인다고. 그리고 난 엄연히 비즈니스고 임마! 너희가 내 고충을 알어? 젠장!! 그건 그렇고 애 엄마가 누군지도 기억 못하는 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네 애가 맞긴 맞아??”

 “그게 말이지. 내 애는 맞는 거 같아. 왜냐면...”

 “왜냐면......??”

 “엄청 잘생겼거든!! ”

 “아오 저걸 그냥!! 필립 저거 그냥 둘 꺼야!! 조만간 우리 집에 들이 닥칠 거라구!! 그리고 나면 마린느가 다시 왕비님한테 달려가겠지!!! 그렇게 되면 온 성안에 그린트의 업둥이 얘기로 파다 할 거라구! ”

 “그래 우리 왕비가 입이 쫌 가볍긴 하지. 넌 이 일에 심각성을 모르냐 임마!! 우리야 그렇다 치고 마법부 총괄 책임자의 사생활 문란을 다른 대신들이 알면 너 바로 모가지야 임마!!”

 “그렇지만 단번에 짜르지는 못할 걸~~”

 “저 녀석. 머리만 멍청했어도 그냥 아웃인데. 쓸데없이 머리는 좋아서..쯧쯧”

 

 그린트는 갑자기 생각 난 듯 안주머니에서 납작한 수정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이거 내가 이번에 개발한 건데. 잘 봐~”

 

 그린트는 그것을 손에 쥐고 살짝 흔들자 투명한 수정안으로 희미하게 남자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했던 남자아이는 선명한 사진처럼 수정안에 나타났다.

 “이게 뭔가?”

 “응~ 사진 저장 수정인데~ 수정을 납작하게 잘라서 그 안에 빛을 통과하게 해. 그렇게 상대방의 모습을 저장하는 거야.”

 “신기한 물건이네...”

 

 둘은 신기한 듯 납작한 수정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남자아이의 웃는 입 꼬리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그린트를 쳐다 보았다.

 

 “아~ 내 아들! 어때? 잘생겼지??”

 

 수정안의 사내아이는 보기 드물게 칠흑같이 검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푸른 눈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간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누가 봐도 잘생긴 아이었다.

 

 국왕과 블레이체는 서로를 마주보며 고개를 저였다.

 

 “이 자식. 누가 봐도 그린트 아들놈이잖아!!! ”둘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서.. 몇 살이야?”

 “응?? 아~ 올해 다섯 살!!”

 

 둘은‘저 자식 안 봐도 나중에 속 꽤나 썩히겠어.’라고 생각하며 국왕은 한숨을 내쉬며 창문을 바라보았고 블레이체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저었다.

 

 “왜?? 괜찮아 괜찮아. 걱정하지 말라고!! 다 잘 될 꺼야~~큭큭큭~~”

 

 

 한편 피아는 아버지 없는 생일상이 못 마땅한 듯 잔뜩 부운 얼굴로 식탁에 앉았다. 전생에 같았으면 얼마나 호사스런 생일인가 할 테지만 그녀는 이상하게도 마음이 허전했다.

 

 -옛날에 엄니가 생일이라고 흰 쌀밥에 미역국만 끓여 줘도 행복했는데 말여. 아부지는 허구헌날 술독에 빠져 사느냐고 자식새끼 생일이 언제인지 알기나 했남!! 그런데 여기서는 아부지가 무슨 날만 되면 우리아가 우리 딸 해가매 챙겨 줬는데~~ 그게 정말이지 징글징글 했는디 말여 그래두 아부지라고 없응께 서운하네... 전엔 아부지가 생일은커녕 집에 맨 정신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말여~~

 

 “자~~피아. 우리 촛불 후~ 하고 끌까?”

 “시져!!”

 “왜 그러니 우리 딸. 뭐가 맘에 안 드는 거니? 응?”

 “아부지 업쪄!! 시져!! 아부지 오면 하끄야!!! 뿌웅!!!”

 “어머나~ 세상에나! 기특하기도 하지~ 피아. 오늘은 아빠가 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 늦게 오신단다. 그러니까 우리 먼저 밥 먹자 꾸나. 응~”

 “시져 시져~!!!!! 아부지 오면 하끄란 말야!!!”

 

 고집불통 막내 딸의 고집을 꺽을 재간이 없는 순 하디 순 하고 착한 엄마 프린은 난감한 듯 자신의 아버지인 벤투스를 바라 보았다. 그러나 벤투스는 ‘우리 프린도 어렸을 때 그랬지~~암~~ 아빠 아빠 하며 달려오곤 했는데...’ 라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그러자 둘째인 아노와 셋째인 메세가 피아를 달랬다.

 

 “여기 소고기와 토마토를 듬뿍 넣은 스튜가 있네~ 우리가 다 먹어 버릴까 메세~”

 “그럴까? 그런데 이건 우리 피아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어쩌지?”

 

 디안도 형들을 거들었다.

 

 “여기 으깬 감자에 고소한 치즈가 솔솔 뿌려진 샐러드도 있어!!”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피아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나 어느새 피아는 침을 질질 흘리며 음식들을 탐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카시안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피아. 밥 먹고 아버지 기다리자. 대신 촛불은 아버지 모시면 하는 걸로!! 알았지?”

 “응응!! 오빠얌!!”

 

 피아는 큰오빠에게 격하게 고개를 흔들며 밥을 달라고 졸랐다.

 

 -응. 알았응께 빨리 줘!! 그러고 보니 이 몸뚱아리는 월케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거여~~

 

 

 

 어두운 광장에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명의 남자가 서있었다.

 

 “이쯤 이었는데~~”

 “선배! 제대로 알 고 오신 거예요?”

 “음.. 약속장소가 여기가 맞아. 이걸 보라구. 크레티제국의 수도 델라 중앙 광장 분수대 앞 이라고 써 있잖아.”

 “그러면 곧 오겠죠~~ 그나저나 여기 정말 멋지네요~~아하하하”

 “애들처럼 좋아하기는!! 것봐 ~ 오길 잘했지?”

 

 그렇게 둘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멀리서 거대한 체구의 사내가 조심스럽게 다가 왔다. 그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녹아 내릴 것 같은 피부에 머리 중앙에는 여러 개의 뿔이 달려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지옥에서 막 올라온 악마 같아보였다.

 

 “앗 저기 온다. 여~~ 여기야 여기!! 왜 이렇게 늦었어.”

 “뭐야~~ 자네였잖아. 괜히 치장하고 나왔네~”

 “아하하하 그게 뭐야. 그 정도로 놀라면 천하의 저승사자가 아니지!! 큭큭큭.”

 “그 천하의 저승사자 한분이 이미 쓰러지셨는데...큭큭”

 “아... 놔둬 놔둬! 아직 신입이라 그래~ 이햐~~ 오랜만이야. 요즘에 유행하는 화장품인가? 아주 그럴싸하네~ 진짜 녹아 내린 것 같아~”

 “아~ 이거! 요즘 서쪽 관할 지옥부서에서 유행이야! 자네도 여기로 발령 받았으니 이런 거 하나 사서 쓰게. 번거롭지 않아서 좋아. 아 맞다. 내가 얼마 전에 덤으로 하나 받은 거 있는데 하나 줌세!”

 “오~ 좋지 좋아. 그런데 이번 출장 왜 이렇게 긴 거야? ”

 “아~ 이번에 잘 못된 시스템을 고치는데 오류가 나서 말이야. 바로 잡을 게 있다는구만. 마왕자리가 영 탐탁치 않아. 아주 망나니야. 여기 서류 있네. 모르는 거 있음 여기 적어놓은 연락망으로 연락 하라구!!”

 “ 그 소문 아주 파다하더라. 염라까지 와있다며? 이야~ 첫 일감이네~ 왠지 설레이는데~ 잘 알았네~~ 조만간 연락할 일 있을 걸야. 고마우이 그때 한잔 하자고!! ”

 “나야 좋지! 그나저나 저기 저 녀석이랑 괜찮겠어? 아무리 신입이어도 이런 깡다구도 없으니... 선배 힘들게 하는 후배가 바로 여기구만!!”

 “그러게 말이야. 내가 쟤 때문에 늙는 다니까!!”

 “힘내라구!! 그럼 이만!!”

 “그래!! 조심해서 가~~”

 

 그렇게 서쪽 악마가 떠나고 선배사자는 찬찬히 서류를 살펴 봤다.

 

 “오호~~ 부서 옮기자 마자 출장이라 짜증났는데 이거 재미있겠는데~~큭큭큭”

 

 바닥에선 후배사자가 꿈틀거리며 경기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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