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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변장공주 개정판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8.1.2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소녀로 변장해 모험에 나선다. 자신을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강제로 시집보내려는 아버지 마이클 왕의 명을 거역하고 공주의 신분을 버릴 각오로 모험에 나선 에반젤린 공주는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루이즈 왕비를 설득하다
작성일 : 18-04-17 15:00     조회 : 488     추천 : 0     분량 : 6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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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왕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샬롯 공주에게 말했다.

 

  "이미 예약을 해놓았다면 어쩔 수 없구나. 마리가 오면 지금의 상황을 설명한 후 양해를 구하거라."

 

  그러고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말했다.

 

  "모든 것이 나의 불찰이니, 공주께 양해를 구하겠소."

 

  에반젤린 공주는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괜찮아요."

 

  그러고는 위니를 가리켰다.

 

  "하지만, 우리가 왕과 왕비님을 접견하고 돌아올 때까지 위니는 어디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요?"

 

  "위니는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리처드와 함께 궁전의 객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에반젤린 공주가 '우리'라 말하자 로버트 왕자도 '우리'라 말한 것이다.

 

  샬롯 공주가 잘 되었다는 듯 손뼉을 치며 말했다.

 

  "오라버니와 에반젤린 공주께서 우리라는 말을 쓰는 걸 보니, 벌써 약혼한 사이같군요."

 

  그러고는 에반젤린 공주의 손을 잡았다.

 

  "에반젤린 공주께서 제 오라버니와 꼭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샬롯 공주는 리처드와 결혼하려면 에반젤린 공주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호의를 보인 것이다.

 

  에반젤린 공주는 샬롯 공주의 입에서 결혼이라는 말이 나오자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

 

  "그건 로버트 왕자께 달린 일이예요."

 

  이 말이 에반젤린 공주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환하게 밝아진 로버트 왕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나에게 달린 일이라니, 내가 어찌하면 공주께서 내 청혼을 받아주시겠소?"

 

  "로버트 왕자께서 저와 약속한 삼년이 지나도 저에 대한 마음이 지금과 같다면, 로버트 왕자의 청혼을 받을 생각입니다."

 

  로버트 왕자는 문제없다는 듯 자신있게 말했다.

 

  "공주에 대한 내 마음은 삼 년이 아니라 삼천 년이 지난다고 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오."

 

  이 말을 듣자 에반젤린 공주는 그렇게 되기만 하면 좋겠다는 듯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렇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어요."

 

  에반젤린 공주와 로버트 왕자가 이렇게 진심이 담긴 말을 주고 받는 것을 울적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리처드였다.

 

  리처드는 자신이 사랑했던 에반젤린 공주가 로버트 왕자와 결혼하게 되는 것이 기쁘면서도 마음 한 구석으론 슬픈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리처드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으니, 위니와 샬롯 공주였다.

 

  리처드가 에반젤린 공주에게 아직도 사랑의 감정이 남아 있음을 깨달은 위니는 마음이 먹먹해 눈물을 흘렸고, 샬롯 공주는 질투심을 참지 못해 코웃음을 쳤다.

 

  "흥!"

 

  샬롯 공주가 코웃음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다 위니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 에반젤린 공주는 깜짝 놀라 물었다.

 

  "어머, 위니! 어째서 눈물을 흘리는거죠?"

 

  위니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공주님과 왕자님께서 나누시는 말씀이 너무 감동적이어서요."

 

  위니가 그로 인해 눈물을 흘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샬롯 공주는 또 다시 코웃음을 쳤다.

 

  "흥, 그건 위니가 눈물을 흘린 진짜 이유가 아닌 것 같은데."

 

  당황한 위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정말이예요. 다른 이유는 없어요."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가 뭔가를 숨기는 것 같아 샬롯 공주의 귀에 속삭여 물었다.

 

  "위니가 눈물을 흘린 이유가 뭔지 아세요?"

 

  샬롯 공주는 눈으로 리처드를 가리키며 속삭였다.

 

  "제가 대답하기가 곤란하니 리처드 경에게 물어보시지요."

 

  리처드를 바라보는 순간, 에반젤린 공주는 모든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리처드 경이 아직도 나에 대한 감정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구나!'

 

  위니가 자신 때문에 눈물을 흘린 사실을 깨달은 리처드는 몹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한 리처드를 보자 에반젤린 공주는 위니가 어째서 눈물을 흘렸는지 알 수 있었다.

 

  "잠시 리처드 경과 이야기를 나누겠어요."

 

  로버트 왕자에게 양해를 구한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의 귀에 속삭였다.

 

  "위니가 눈물을 흘린 것은 리처드 경 때문인 것 같군요. 다시는 위니가 그대로 인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할 것을 내게 약속해 줄 수 있나요?"

 

  리처드가 자신있는 목소리로 에반젤린 공주의 귀에 속삭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시는 위니 아가씨가 저로 인해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할 것을 공주님께 약속드리겠습니다."

 

  "좋아요. 리처드 경을 믿겠어요."

 

  리처드와의 대화를 끝내자 에반젤린 공주는 로버트 왕자 쪽으로 돌아왔다.

 

  "이제 왕자의 아버님을 뵈러 가요."

 

  그러고는 리처드에게 말했다.

 

  "내가 스코틀랜드 국왕 폐하를 접견하고 돌아올 때까지 리처드 경은 위니와 함께 객실에서 기다리고 있으세요."

 

  리처드와 위니가 단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때 샬롯 공주가 끼어들었다.

 

  "제가 리처드 경과 위니를 객실로 인도하겠어요."

 

  에반젤린 공주는 리처드와 위니가 단둘이 함께 있지 못하도록 방해하려는 샬롯 공주의 의도를 알았지만, 샬롯 공주의 호의를 거절할 수가 없었다.

 

  "샬롯 공주의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이때 로버트 왕자가 나섰다.

 

  "샬롯, 리처드 경과 위니는 내 호위병들에게 맡기고, 너는 나와 함께 아버님을 뵈러 가자꾸나."

 

  샬롯 공주는 로버트 왕자의 말을 거역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오라버니의 뜻을 따르겠어요."

 

  샬롯 공주가 동의하자 로버트 왕자가 앨버트 왕의 처소를 가리키며 에반젤린 공주에게 말했다.

 

  "공주, 이제 아버님을 뵈러 갑시다."

 

  "좋아요."

 

  로버트 왕자는 에반젤린 공주, 샬롯 공주와 함께 앨버트 왕의 처소로 향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로버트 왕자, 샬롯 공주와 함께 들어오자, 앨버트 왕이 감탄사를 지르며 에반젤린 공주에게 말했다.

 

  "아! 잉글랜드 공주, 그대는 참으로 아름답구려. 내 아들이 그대에게 다시 청혼하기 위해 삼년을 기다리겠다는 이유를 알 만 하오."

 

  에반젤린 공주는 앨버트 왕의 말을 듣자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제가 로버트 왕자의 청혼 수락 여부를 삼년 후로 미루어 폐하께 근심을 끼쳐 참으로 죄송합니다."

 

  바로 이때 처소 밖에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오. 지금 당장 내 아들의 청혼 수락 여부를 결정하시오."

 

  루이즈 왕비의 목소리였다.

 

  "내 아들의 청혼 수락 여부를 삼년 후에 결정해야만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이오?"

 

  흥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들어온 루이즈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를 보자마자 감탄사를 내지르며 말했다.

 

  "와우! 여자인 내가 봐도 예쁘긴 예쁘군!"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여 물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공주, 사람이란 무릇 잘나면 잘날수록 겸손해야 하는 법이니, 겸허하게 지금 당장 내 아들의 청혼 수락 여부를 결정해 주시는 것이 어떻겠소?"

 

  에반젤린 공주는 루이즈 왕비를 보자마자 인사부터 했다.

 

  "저, 잉글랜드 공주가 스코틀랜드 왕비님께 인사드립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인사하듯 잉글랜드 궁중의 예절대로 치마 끝을 들고 허리를 굽혀 정성스럽게 인사했다.

 

  에반젤린 공주는 루이즈 왕비가 자신의 시어머니가 될 사람이라는 생각에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인사한 것이다.

 

  처소에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불만에 찬 얼굴이었던 루이즈 왕비는 흡족한 얼굴로 바뀌어 있었다.

 

  외모도 천사처럼 지극히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예의까지 바른 에반젤린 공주가 며느리감으로 마음에 쏙 들었다.

 

  루이즈 왕비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잉글랜드 공주, 그대는 외모만 지극히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예의까지 바르구려."

 

  루이즈 왕비의 칭찬을 듣자 에반젤린 공주는 고개를 숙여 감사했다.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이즈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예의바른 태도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

 

  "잉글랜드 공주, 나는 그대가 며느리감으로 마음에 드오. 다만, 내 아들의 청혼 수락 여부를 빨리 결정해 주었으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구려."

 

  에반젤린 공주는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지금 당장 로버트 왕자의 청혼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왕비님께서는 아무쪼록 제가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 수락 여부를 지금 당장은 결정할 수 없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루이즈 왕비를 설득하기 위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남자들의 사랑은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저에 대한 왕자의 진심이 삼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만약 왕자의 진심이 삼년이 지나도 지금과 같다면, 저는 반드시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일 것이니, 청컨대, 제가 삼년 후에 왕자의 청혼 수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끝가지 들은 루이즈 왕비는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공주의 마음이 변하면 어쩌나 싶었다.

 

  "같은 여자로서 공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삼년 후에 공주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소?"

 

  에반젤린 공주는 일리가 있는 말이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문제는 걱정하실 필요가 조금도 없습니다. 저의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을 테니까요. 만약 삼년 후에도 저에 대한 왕자의 진심이 변하지 않는다면, 왕자의 청혼을 무조건 수락할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겠습니다."

 

  마침내 루이즈 왕비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공주의 약속을 믿겠소."

 

  루이즈 왕비의 말을 듣는 순간, 에반젤린 공주는 뛸듯이 기뻤지만, 애써 기쁨을 자제했다.

 

  "왕비님께서 저의 약속을 믿어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고는 앨버트 왕와 루이즈 왕비를 차례로 바라보며 말했다.

 

  "절대로 제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국왕 폐하와 왕비님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을 것을 다시 한번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에반젤린 공주가 이처럼 자신있게 약속할 수 있는 것은 로버트 왕자를 진심으로 사랑할 뿐만 아니라 왕자의 마음이 삼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루이즈 왕비와 에반젤린 공주의 대화를 지켜보던 앨버트 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잉글랜드 공주의 약속을 믿소."

 

  그러고는 루이즈 왕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잉글랜드 공주의 약속도 있고 하니, 우리 왕자가 삼년 후에 다시 청혼하는 것으로 혼담을 마무리짓고자 하는데, 왕비께서는 어찌 생각하시오?"

 

  "저도 폐하의 생각과 같습니다."

 

  루이즈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약속에 믿음이 갔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루이즈 왕비가 동의하자 앨버트 왕이 잘되었다는 듯 손뼉을 치더니 기쁜 얼굴로 에반젤린 공주에게 말했다.

 

  "공주의 뜻대로 삼년 후에 우리 왕자가 공주께 다시 청혼하는 것으로 혼담을 매듭지을 터이니, 이제 공주는 처소로 가서 편히 쉬도록 하시오."

 

  에반젤린 공주는 치마 끝을 들고 앨버트 왕과 루이즈 왕비에게 인사한 후 말했다.

 

  "제가 듣기론 왕자의 사촌이신 프랑스의 마리 공주께서 궁전에 오시는 바람에 저와 제 친구가 머물 마땅한 처소가 궁전에는 없다고 하니, 저는 제 친구와 함께 별장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듣자 앨버트 왕과 루이즈 왕비 모두 깜짝 놀랐지만, 누구보다 깜짝 놀란 사람은 다름 아닌 샬롯 공주였다.

  자신의 거짓말이 앨버트 왕과 루이즈 왕비 앞에서 들통나게 생겼으니 깜짝 놀란 것이다.

 

  앨버트 왕은 대체 어찌된 일인지 묻듯 루이즈 왕비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루이즈 왕비는 샬롯 공주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마리에게는 네 처소 옆의 두 처소 중 한 처소만 내어주면 되는 일인데, 잉글랜드 공주가 머물 마땅한 처소가 없다니, 대체 어찌된 일이냐?"

 

  난처해진 샬롯 공주는 임기응변으로 말했다.

 

  "저는 잉글랜드 공주께서 제 처소를 함께 쓰시면 좋을 것 같아 마리 언니께 제 처소 옆의 두 처소를 모두 내어드렸는데, 마리 언니께는 제가 양해를 구하겠으니, 잉글랜드 공주께서는 제 처소 옆의 두 처소 중 한 처소를 쓰시면 될 것입니다."

 

  샬롯 공주의 말을 듣자 루이즈 왕비가 에반젤린 공주에게 말했다.

 

  "샬롯 공주의 처소 옆의 처소 하나가 비어 있으니, 공주께서 쓰도록 하시오."

 

  "아무래도 저는 제 친구와 함께 별장에 머무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으니, 별장에 머무르도록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가 이렇게 말하자 루이즈 왕비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께서 편하신대로 하시오."

 

  "왕비님께서 저의 편의를 봐주시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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