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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판타지
이스타샤 -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
작가 : 한송이장미
작품등록일 : 2018.3.26

[로맨스판타지/강한여주/능력자 여주/빙의(?)/차원이동/정령물/피폐물 절대 네버 아님/먼치킨 주인공들/남주는 과연 누굴까]

거대 조직의 간부 킬러로 살다가 죽어버린 그녀, 눈을 떠보니 그 흔한 호수도 아닌 숲 한가운데도 아닌 먼지 가득한 창고에 떨어지게 되었다는것을 알게 됬는데..

"나는 강하다."

".....!"

"이 대륙에서 나를 이길 자는 몇 안된다. 그러므로 호위기사는 필요없다."

"그럼 당신, 어둠속에 몸을 숨긴 자객들을 대적할수 있나요?그것도 여러명이라면요."

"나는 할수 있어요. 당신을 노리는 자객들이 몇명이던간에 헤치울수 있을만한 능력이 충분히 있어요. 어때요, 그래도 나같은 인재가 탐나지 않나요?"

*주 2회 랜덤 연재를 지향합니다 :)
*리메 버전입니다

 
귀인(貴人)들과의 만남 (1)
작성일 : 18-03-26 16:52     조회 : 478     추천 : 0     분량 : 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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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인(貴人)들과의 만남> (1)

 

 현이 저택에서 일하게 된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고 그녀의 완벽한 일처리에 만족을 한 에릭은 7일째 되는 날에 그 자리에서 바로 그녀를 정식으로 고용하였다.

 

 그날만 생각하면 기쁨 보다 당혹감이 먼저 느껴졌었다.

 

 현은 그날이 약속한 일주일째 되는 날 인줄도 모르고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집무실에 들어섰다.

 

 '사인해라.'

 

 '…네?'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사인이라니. 처음엔 영문도 모르고 어벙하게 서있었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눈빛 안에 들어 있는 무언의 압박에 그녀는 종이가 놓여있는 책상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것이 계약서라는 것임을 깨닫는데 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난후, 두루뭉술한 부분이라던가, 꼬투리 잡힐만한 것들이 보이지 않자 안심을 하며 사인을 했다. 무엇보다도 의, 식, 주 제공과 동시에 월 800골드라니 -평민들의 월수입은 대부분 5골드에서 10골드였다-. 이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붙잡아야 했다.

 

 하지만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는 것과 동시에 그녀에게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으니 그것은 바로, 둘째 날 이후로 더욱 더 선명하게 들리고 보이는 정령들이었다. 정령들은 현이 지나갈 때마다 그녀의 몸에 찰싹 달라붙었고 그것은 업무 시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이 정령이요, 밥을 먹을 때도 보이는 것이 정령이고, 또 일을 할 때도 보이는 것은 정령, 눈만 뜨면 사방에 보이는 것이 정령이니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보이는 것을 못 본 체 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눈만 마주치면 저희들끼리 수군거리더니 자신이 말을 걸면 귀신을 보듯이 보며 냅다 도망을 치는 것이었다. 일하고 있는데 귀찮게 달라붙는 것 보다야 났긴 했지만 억울했다.

 

 '아니, 내가 뭔 잘못을 했다고?!'

 

 별달리 한 짓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대놓고 귀신-혹은 괴물- 취급을 받으니 이것 또한 억울해 미칠 노릇이었다. 그리고 요즘 들어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였다. 어릴 적 빼곤 꾼 적이 없던 기묘한 꿈을 최근에 다시 꾸기 시작한 것이었다.

 

 현재의 자신의 머리칼보다 더욱 강렬한 붉은 머리칼의 소유자인 여성이 자신을 향해 팔을 벌리고 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는 그런 꿈. 그러나 꿈에선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용을 써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곤 점점 멀어지면서 그녀의 주위에 다른 기묘한 존재들이 희미한 목소리 뭐라뭐라 말하는 것을 보며 꿈에서 깨곤 하였다. 마지막에 들리는 말은 언제나 똑같았다.

 

 '…이스타샤….'

 

 날이 갈수록 더 또렷해지는 꿈에 그녀는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묘한 기분에 머리를 부여잡아야 했다.

 

 며칠 전엔 또 이런 일이 있었다. 그날 또한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일찍 업무실로 나와서 에릭의 앞으로 올라온 서류들을 정리하고 일정들을 보고한 뒤 산처럼 쌓인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업무 처리 능력이 여느 귀족 자제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앞으로 그의 앞으로 올라오는 몇몇 가벼운 서류들은 그녀가 처리하도록 하였다.

 

 그날 또한 여느 때와 같이 정령들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것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일을 하던 도중에 정령들의 수다 내용을 살짝 엿 듣게 되었다.

 

 '…저 인간 아이가?'

 

 '응응, 그렇다니깐?!'

 

 '조용히 좀 해! 잘못하면 저분이 듣겠어!!'

 

 '이크, 조용조용.'

 

 '쉿쉿.'

 

 이건 또 뭔 소린지. 현은 그 내용이 자신의 꿈과 연관 돼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업무 중이니 나중에 정령들을 억지로 붙잡아서라도 물어봐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일에 집중을 하였다. 그러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정령들의 대화 내용에 그녀는 종이 위에 찍고 있던 도장을 삐끗 하고 말았다.

 

 그녀의 사색이 된 것을 우연히 보게 된 에릭이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 있나?"

 

 "아, 아닙니다. 잠시 멍을 때리다보니…이 서류는 다시 복사해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녀는 에릭이 꽤나 관대한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말을 높이되 전과는 달리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보기 드물게 업무 도중에 당황한 그녀의 모습에 에릭은 이상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다시 서류를 향해 눈을 돌리며 말하였다.

 

 "몸이 피곤한 것이라면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된다. 원래 나 혼자 하던 일이었으니 하루 정도는 괜찮다."

 

 "…아닙니다. 전 괜찮습니다."

 

 에릭에게 대답을 하며 도장을 잘못 찍은 서류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문을 향해 다가가는 순간 그녀는 다시 장난스럽게 대화하는 정령들의 말을 듣게 되었다.

 

 '저기 저 여자한테 장난을 치자고?'

 

 '재밌겠다!!'

 

 '가자가자.'

 

 정령들이 키득거리며 가리킨 여자는 다름이 아닌 에샨이었다. 대화의 내용을 듣고만 현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다. 현이 나가려고 하다가 돌처럼 굳자 에릭은 다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현은 결연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서류를 다시 책상에 내려놓고 에릭에게 말하였다.

 

 "…죄송합니다, 괜찮지 않은 것 같군요. 딱 30분만 아파서 쉬겠습니다."

 

 "…?"

 

 아프면 아픈 거지 딱 30분만 아픈 건 뭔가. 황당함이 가득 담긴 그의 얼굴을 못 본체 하고 현은 그대로 창문 밖으로 몸을 날렸다.

 

 "…?!?"

 

 본의 아니게 그 황당한 광경을 보게 된 에릭은 안전하게 착지한 후 다시 전력질주를 하는 현을 잠시 멍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웃음이 그의 입을 비집고 나왔다.

 

 "큭…"

 

 그녀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여자였다. 업무실은 저택의 3층에 위치해있었고 웬만한 기사도 불가능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었다. 그녀는 익숙하게 착지를 하여 저 멀리 에샨이 있는 곳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여자에 대한 사상을 완벽하게 깨부수는 그녀는 새로웠다. 여타 귀족 영애들과는 확연히 다른 그녀는 미지의 보물 같이 신비롭고 흥미로웠다. 그는 하루하루가 유쾌했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보다 그리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며칠 전부턴 점점 편하게 대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의 앞에서 무례한 행동은 이번을 포함해서 딱 두 번이었지만 왠지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그녀의 뒷배경이라던지 정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이상하게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은 신뢰가 갔다. 한 점의 거짓이 느껴지지 않는 진실한 그 모습 그대로여서 이리라. 그는 자신의 몸에 맞추어 제작된 편안한 업무실의 의자에 몸을 기대며 입 꼬리를 올렸다.

 

 "…재밌군."

 

 그녀로 인해 얼마나 더 자신이 변하게 될지 의문인 그는 아무도 모르게 기대감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

 

 

 * *

 

 평범한 일반인이라면 창문을 뛰어내릴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못할 터인데 이미 일반인의 경지를 뛰어넘은(?) 현은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전혀 못 느낀 체 그대로 달려서 에샨에게 달려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이 도착 했을 때 상황은 이미 종료되어있었다.

 

 "꺄아아악!!!"

 

 정령들이 아무도 모르게 재빠르게 파놓은 구덩이에 빠진 에샨은 누가 뿌린 것인지 모를 물을 흠뻑 뒤집어 쓴 체 멘붕 상태에 빠져있었다.

 

 "에샨씨!!"

 

 현이 놀란 눈을 크게 뜨고 구덩이에 빠진 체 주저 앉아있는 에샨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괜찮아요?!"

 

 "류…."

 

 에샨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현을 올려다보자 현은 그녀의 손을 잡아서 자리에서 일으켰다. 그리곤 엉망이 된 그녀의 옷을 친절하게 손으로 털어주며 말하였다.

 

 "죄송해요, 제가 빨리 왔어야 했는데…"

 

 "응? 아, 아니야. 그냥 내가 재수가 없었던 거지…."

 

 에샨이 애써 웃으면서 손사래를 치며 말했으나 현은 그런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일단 저한테 기대세요. 방까지 데려다 드릴게요."

 

 "에? 아, 아니야! 괜찮아!! 심하게 다친 것도 아니고 말이야."

 

 에샨은 친절한 그녀의 행동에 놀라 눈을 크게 뜨며 말하였다. 현은 엉망이 된 그녀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표정을 굳혔다. 그리곤 몸을 숙여 그녀의 긴 치맛자락을 살짝 걷어 왼쪽 발목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아…!!!"

 

 "이런, 심하게 부었네요. 넘어지면서 발목을 삐었나 봐요."

 

 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에샨은 자신도 모르게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현은 갑작스레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보고 몸을 일으켜 손을 그녀의 이마에 갖다 대었다. 여전히 한쪽 눈을 찡그린 체 물었다.

 

 "차가운 물 때문에 열이라도 오른 건가요? 감기나 몸살이라도 걸렸으면 큰일인데.."

 

 "아, 아니야!!괘…괜찮아!!"

 

 에샨이 붉어진 얼굴로 격하게 손사래를 치며 말하였으나 현은 그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그러곤 "빨리 응급 처치를 해야겠군요." 라고 중얼거리더니 이내 그녀를 번쩍 들어올렸다.

 

 "으왓!!!"

 

 "미안하지만 조금만 참으세요. 저도 시간이 얼마 없는 터라 빨리 가려면 이 방법이 제일 적절할 것 같아서요."

 

 그렇게 말하고 현은 에샨을 일명 '공주님 안기'로 안은 체 의무실을 향해 달렸다. 에샨은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반할 것 같은 그녀의 젠틀한 어투와 매너 있는 행동에 속으로 의미 없는 한숨을 쉬며 생각하였다.

 

 '…류가 남자였다면 한눈에 반했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님 아쉬워해야하나….'

 

 의미 없는 생각을 하며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체 도수가 있는 안경을 쓴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이건 진짜 사기야. 어떻게 사람 얼굴이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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