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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황월비천가(㬻月庇天歌)
작가 : 불괴
작품등록일 : 2018.2.20

그 놈의 출신을 알려달라고? 그건 아무도 모를 걸세. 뿌리가 없거든. 소문으로는 가전무공만 연성했다는 데, 그 놈의 집구석이 워낙 다양해서 가전무공이라 부르는 무공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서로간에 개연성이 없어. 워낙 처세 질에 능해서 어딜 가나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놈이야. 정을 쉽게 주면서도 금세 학을 띠고 사라지는 놈이라. 어쨌든, 그 성장과정은 나도 궁금하다네 - 철공계 황천후

 
제 20화 - 명가의 저력
작성일 : 18-03-21 21:46     조회 : 382     추천 : 0     분량 : 7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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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자! 오늘도 한 소쿠리로 잡아왔네. "

 

 어느새 찾아온 봄에 어울리지 않게 신가리 어부 남씨는 짧은 외투에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물고기를 담은 어망을 땅바닥에 끌고 오고 있는데 오는 길에 작은 돌부리에 부딪혀 비린내 나는 물이 사방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는 하는 짓이 또 밉상이었다. 시장 통은 아직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자기 자리를 얼마든지 찾아갈 수 있을 텐데... 남씨 부인과 같이 시장에 다니는 대길 댁의 자리가 탐이 났나 보다. 나물이 꾸러 져있는 좌판은 대길 댁 자리였고 채소를 한데 모아 깔아 논 좌판은 남씨 부인의 자리였는데, 그 비좁은 공간에 남씨가 비집고 들어갔다. 제 남편이지만 하도 남사시러운 지...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리고 모른 척 하고 있는 남씨 부인. 남씨는 자리를 잡자 말자 무섭게 자신이 주섬주섬 물건들을 꺼내며 자신의 할 일을 다한다. 채반 위에 얹어 놓은 말린 물고기들이 그것이다. 그리곤 아침나절부터 잡아온 물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미꾸라지와 메기를 비롯한 갖은 물고기들을 나무함지에 들이 붇는다.

 

 얼마 후, 낚시대와 텅빈 어망을 들고선 손님이 찾아왔다. 벌써 점심 때가 되어 찬거리를 구입하려나 보다.

 

 

 "거 동자개(빠가사리) 한 마리 얼마에 줄 거요? "

 

 화덕골 추씨라는 사람이 고무함지에 올려놓은 물고기를 사러 나왔다.

 

 

 " 생긴 것도 못 생긴 물고기를 뭣 하러 사갈라고 그라오? "

 

 " 배때기가 노르스름하니 매운탕으로 일품이겠군 말이야. 한 마리만 주소."

 

 "일 없소. 맑은 물에 푹~ 고은 담에 건져내서 양념가루 풀고 갖은 채소 넣고 한 소끔 끓여낸 다음에 싱싱한 쑥갓을 넣고 한 번 더 끓인 뒤에 먹을 사람은 나란 말이오. 허허허."

 

 "에잉~ 팔지도 않을 거면서 좌판 깔린 이 곳에 뭣 하러 나왔소? 사람 염장 지르는 것도 아니고

 내 오늘도 새벽부터 반나절을 버텼는데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말이요. "

 

 "나야... 이곳에서 속풀이로 먹을 매운탕에 싱싱한 채소거리를 구하러 왔소. 허허허. 그리고 파는 사람는 내가 아니고 우리 임자요. 물론 물고기가 아니라 야채만 판매하니깐 생각 없으면 그만 가보시구려!"

 

 

 그렇게 퉁퉁거리면서 사라지는 화덕골 추씨...

 

 

 "티 안 내려고 노력해봤자, 외지사람인 거 딱 티가 나는 구만. 그렇지 않소, 임자? "

 

 "그러게요, 당신한테 물고기를 사러 왔다는 것만으로 이미 다 들통났죠. 호호호

 게다가 낚싯대와 어망에 비린내가 하나 없으니 분명 새벽 나절부터 노력했다는 말도 거짓이겠죠."

 

 "내가 여기서 하루 이틀 세월을 낚은 것도 아닌데. 참 새삼스럽구먼. 요즘 지역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으니 여기저기서 정보가 되는 건 다 팔아버릴라고 외지인들이 들 끊는 것 같아.

 다른 곳이야 상관없다만 우리는 별일 없어야 할 텐데...

 

 

 

 신가리 어부 남씨는 시장 통에서 사람을 낚고 있는 것일까? 팔지도 않을 물고기를 가지고 사람 놀려먹는 일이나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때였다. 화탄이 터지는 소리게 요란하게 들리며, 하늘 높이 신호탄이 한발씩 연이어 터져나갔다.

 이윽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신호탄이 얇게 적색 꼬리를 남겼는데, 터지는 신호탄의 모양은 부채꼴을 닮은 호선을 그려댔다.

 

 " 임자 여기는 알아서 정리하고 나는 이만 가봐야겠네."

 

 하릴없이 시장 통에서 뒹굴고 있는 한량 한 명이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

 .

 .

 신시(申時, 오후 세시~다섯 시) 말엽.

 거대한 회화나무 세 그루 아래에서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곁에 두면 가문이 번창하고 학자와 부자처럼 난 놈이 나온다고 해서 명가에서나 심는다는 그 나무. 영험 한 효험으로 인해 신목 중에서도 최고의 길상목이라고도 부르는 그 나무 세 그루가 마주보며 하늘을 뚫을 기세로 자라나 있었다.

 

 회화나무 한 가운데에 커다란 원형 탁자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몇 가지 물건이 가지런하게 놓여져 있었다.

 

 첫 번째 것은 화살이었다. 그것은 황룡문의 역사를 뒤틀어 버릴 수도 있는 상징적인 물건이었다.

 두 번째는 이번 간선지회가 옳게 열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황룡패였다. 황룡문주의 지위를 상징하며 황하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신패였다.

 

 

 " 남일! 일찍일찍 좀 다니게. 자네가 제일 늦었어. "

 

 " 강 단주, 자네 오늘도 문지기 했나? 늦을 일이 없어서 좋겠구먼. 하~ 참 그 직위를 가지고도 자꾸 그런 일만 도맡으면 안된데도 그러네. "

 

 " 말 돌리지마. 그러는 자네도 황하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규합, 판단해야 할 사람이 시장 통에서 술이나 한잔 걸치고 왔겠지! 세월을 낚네 뭐네 하면서 말이야. 하하하"

 

 

 "참나~ 내가 황하지류 곳곳에 열리는 시장마다 돌아가며 현황 파악하는 것을 알면서 그리 말하는 겐가? 그건 그렇고 갑자기 간선지회를 열게 된 연유가 먼가? 자네는 문에 기거하고 있었을 테니 알 거 같은데."

 

 "문주님께서 오시면 같이 듣기로 하세. 워낙 갑작스런 일이라 이야기 할 것이 많으니..."

 

 

 사람들은 각자 한 사람씩 붙잡고 이야기를 하며 문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일의 등장을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점차 수군거림을 줄여갔고 장내는 정적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때 다섯 명의 초로인을 대동한 문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간선지회에 걸맞게 올 사람은 모두 모였구려."

 

 문주는 탁자에 앉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천하의 모든 무림 인들이 경배하는 인물, 전통의 강자 황룡문의 문주가 나타난 것이다. 그의 미소에는 강렬한 눈빛에서 뒷받침되는 여유가 흘러나왔다.

 

 " 오늘 여러분께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씩 들려주겠소. 그 이후 단주 급 이상은 원탁에 자리를 하여 일을 논의해 보도록 합시다. "

 

 

 황룡문주는 자신의 곁에 모인 사람들을 하나하나 훑어보기 시작했다. 행색은 다양해도 이 자리에 모였다는 것은 단 하나 황룡문의 식구라는 사실이다. 그들 모두는 문주를 따라 강호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든든한 동료들이다.

 

 

 "자! 소개하겠소. 대산에서 무려 오십삼 년간 수련 끝에 돌아오신 우리의 선배이자 식구가 여기 있소."

 

 

 지금 이 순간 그들 모두의 시선이 다섯 명의 초로인에게로 모였다.

 문주는 그들의 마음을 잘 아는 듯 미소를 지었다.

 

 " 진구연이오, 잘 부탁하오. "

 " 연주철이오."

 " 다지안이오."

 " 사배항이요."

 " 탁철우요."

 

 노인들이 포권을 하며 각자 성명을 소개하였다.

 

 "대산이라면... 구도를 마치고 돌아오신 겁니까? "

 

 겨울날씨가 풀린 지도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털모자를 벗지 않고 있는 남일이 문주에게 물었다.

 

 " 그렇다네. 자네들 생각처럼 십만대산에서 돌아오신 선배님들이네. 아버님을 만나 신분 확인까지 마쳤으니 응당 웃어른으로 대해주게나. 이분들에게는 일단 호법의 자리를 맡길 것이네. 자세한 인사는 잠시 후 나누도록 하게나."

 

 

 말을 마친 문주는 탁자 위에 놓인 화살을 손에 잡고 들어올렸다.

 

 

 " 형제들! 좀 전에 방문첩을 하나 받았다. 이에 대한 대책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으니, 모처럼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세. "

 

 "..."

 

 " 협가가 방문하기로 했네! "

 

 

 "문주님, 설마..."

 

 "그렇네, 청하지 않는 손님이라는 게 문제지."

 

 "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협가의 공격을 받는 단 말입니까?"

 

 "잘못이야... 명분에 달린 것 아닌가? 일단 대책부터 세워야지. 어짜피 협가의 방문은 언제나 이틀 후에 이루어 지니 만반의 준비를 해야 되겠군."

 

 황룡문의 문도의 말을 받아 남일이라는 남자가 답변을 했다.

 

 "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네. 남일! 대책은 세우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무력으로 맞받아친다. 그게 이번에 내 생각이다. "

 

 " 문주님. 이제... 웅지를 펼칠 생각이십니까? "

 

 "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하질 않나! 지금의 혼란이 얼마나 갈 것 같나? 청조각주로서의 생각을 말해주게.

 

 " 적어도 하루 이틀 만에 잠잠해 지긴 힘들겠습니다. 아마도 몇 년간은 혼란이 수그러들지 않을 걸로 판단됩니다. "

 

 " 이번 기회로 천하제일문의 실력을 확실히 보여준다. 황하의 이무기로 불리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는 오 새주와 삼천이 나눠먹고 있는 무림에서 우리의 입지를 제대로 다질 것이야."

 

 .

 .

 .

 

 이틀 후, 날이 밝았다. 열려 있는 정문을 통해서 검붉은 옷을 두른 인물들이 천천히 들어왔다.

 과연 협가의 인물들답게 보무가 당당했으며 맨 앞의 있는 인물이 두루마기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 죄인 황룡문주는 다음과 같은 죄목을 통하여 천하의 대악인 임이 드러났다.

 

 첫째, 어린 아이들을 납치하였으며... "

 

 

 "그만!"

 

 죄목을 나열하던 협가는 자신을 꿰뚫을 듯 노려보는 강렬한 눈빛과 음성에 혼백이 아득해졌다.

 안광을 쏟아내는 이가 창룡후를 터뜨린 것이다.

 

 "죄목이야 같다 붙이기 나름 아닌가? 내가 나쁜 일을 했다고 긍정하려는 게 아니라. 그대들이 그렇게 징 취할 권리를 가졌다는 것이 거북하단 말이야. 내가 황룡문주다. 얘기해 보아야 피차 좋은 내용이 오갈 것 같지는 않고... 한바탕 해야 그대들이 물러 가겠지? 물론 갈 때는 오늘의 무례함에 대한 사유를 말해야 될 것이야. 올 땐 쉽게 왔으나 갈 때는 그대들 내키는 데로 할 수 없을 테니까. "

 

 

 " 죄인이 죄를 인정하지 않겠다면 그 죄를 달게 받겠다는 의미인 걸로 알겠소. 우리는 보다시피 공명정대하게 열 명의 인사가 방문했소. 그대들의 대응에 따라 우리도 달라질 테지만 말이오."

 

 우두머리로 보이는 협가가 답변했다. 그는 심령을 장악하는 정체모를 눈빛과 창룡후에 혼백이 흔들리지 않고 정연한 자세로 황룡문주를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그대들 모두 상대하기로 하지. 협가의 뛰어난 무위에 대해서는 누구나 인정하나 천하제일문의 문주인 내가 그대들의 위명에 부족하진 않을 듯하니."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소?"

 

 "푸하하핫. 후회라니! "

 

 

 "문주님이 정색하는 꼴은 진짜 오랜만에 보는 군. 강 단주. 자네는 얼마나 갈거라 보는가? "

 

 "문주님이 이룩한 경지에 따라 달려있지 팔성에만 도달하셨다면... 지천은 확실한데, 언젠가부터 무공성취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단 말이야. "

 

 "내 알기론 이미 문주는 구성에 도달했네. 그러니 저리 자신감이 넘치는 게지. 더군다나 작전이랄 것도 없는 오늘의 자리를 만들기 전에 확실히 확인한 게 하나 있네."

 

 "허허헙,,, 뭔가? 구성의 성취를 하신 문주님에다가 그대가 생각한 바가 있으니 오늘 이렇게 혼자 상대하신 다고 한 것일 텐데..."

 

 "그게 맨입으로 되겠나? 시장 통에서 술 나발 분다고 타박할 때는 언제더니... 작년 말에 백사에서 나온 협가 출두와 이번 출두... 그 간극이 너무 길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음... 여기까지만 하겠네. 하하하"

 

 "흐음,,, 그게 무슨 귀신 씨나락까먹는 소리인지... 그렇게 말하면 잘도 알아듣겠네. 참나! 끝나고 얘기 하세."

 

 그렇게 청조각주 남일과 승천단주 강천호의 대화가 끝나는 찰나에 장내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열 명의 협가가 수치심을 느꼈는지 정제되어 있던 기세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상대가 전통의 명가라 하지만 자신들의 협명은 천하를 위진시켜 왔다. 그런데도 긴장하는 기색이 없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적어도 문주 휘하의 수하들이라도 겁을 먹을 줄 알았다만, 그들도 팔짱을 끼고 옆집 불구경 보듯이 기쁜 미소를 감추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다. 알려진 협가의 무공은 최소 초절정. 그것도 등장하는 협가는 누구나 최소 초절정에 해당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무공에 대해선 철저히 비밀유지가 되어 있었으니,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협가의 무공을 견식할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였다.

 

 번쩍!

 폭발하듯 작렬하는 한 줄기 낙뢰. 허공을 찢고 모습을 드러낸 그 기운은 섬전보다 빨랐고, 웅혼한 진기를 내품고 있었다. 그 것은 황룡문주의 몸을 어루만지듯이 감싸며 전신에 휩싸여갔다.

 그리고... 황룡문주는 마주 서있던 협가 중 굳어있는 얼굴 한명을 확인 했다.

 

 빠앙!

 인중을 가로 질러 두개골을 불로 지지는 듯한 화끈한 충격이 일었다.

 검을 든 채로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날아가는 협가.

 그는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문주의 빠른 손속에 당한 것이다.

 

 "우으으아아아앙! 뭣들 하느냐 어서 덤비지 않고!"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여유로운 미소와 훈훈한 분위기로 문도들을 아우르던 그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단 한 번의 승부로 생사를 논하는 강호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언제나 선제공격은 최선의 방어이자 공격수단이다..

 

 강단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뜨며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내밀었다.

 

 드디어 협가 아홉명의 신형이 사라졌다.

 

 차앙!

 그러나 힘차게 뻗은 검을 무엇 때문인지... 힘겹게 움켜쥐며 부르르 경련을 하는 일 인.

 그사이 다른 인물이 들어와 황룡문주의 허리를 세차게 베어 넘기고 있었다.

 

 스스슥!

 황룡문주는 이형환위의 보법을 펼쳐 귀신 같은 빠르기로 자리를 이탈하였고 자신을 공격한 남자의 전신을 검결지로 내질렀다.

 

 문주의 손은 남자의 옆구리를 후비고 들어가 폐를 찢어발기려는 찰나에...

 

 위이잉!

 문주의 상하 좌우로 거대한 강기가 날아들었다. 매서운 속도로 뻗어나간 지라 피할 여지는 없어 보였다. 제자리에서 오른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며 강기를 맨손으로 쳐내려 했다.

 

 그때 조화지경에 올라야만 볼 수 있다는 강기성형의 단계가 문주의 손에서 발출되었다.

 바로 누런 먼지들로 휩싸여 명확히 목격할 순 없었지만 용 한 마리가 울음을 터뜨리며 다가오는 강기를 씹어버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슈슈슈슉

 

 일시에 시꺼먼 그림자들이 하늘을 뒤덮으며 문주의 공세에 화답했다.

 무려 수 백 개에 달하는 암기가 문주가 움직일 수 있는 사방을 점거하고 거리를 좁혀왔다.

 

 콰아앙!

 포탄이 터지는 소리가 발생하며 문주를 감싸던 뇌기가 전 방향으로 발출되었다.

 그리고 그 촌각의 시간에 수백개의 암기들은 문주를 위한 계단이 되어 주었다. 암기의 계단을 발판 삼아 습격자에게 쇄도하는 하후평.

 

 문주의 무위를 따라가는 안력을 짜내느라 문도들의 눈에서는 시뻘건 핏줄이 거미줄처럼 안구를 뒤덮고 있었다.

 

 순식간에 한 명을 재기불능으로 만든 하후평.

 구 인의 협가는 더 이상 안심할 수 없었다. 전력을 다해도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너무 쏠려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몸을 던져 폭사하겠다는 각오로 전열을 다시 다지는 이들.

 순간의 시야를 점할 수 있는 암기는 이미 소진되었으며 강맹한 강기를 빠른 시간에 생성하느라 약간의 내상을 입은 사람이 두 명이다. 각개 격파 당하지 않도록 작전을 다시 강구해야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하후전은 아버지의 실력발휘를 오늘 처음 목도하고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자신의 눈으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으며 아버지가 사라지고 나서야 파공음이 뒤늦게 울려대기 일 수였다. 옆에 자리한 강단주도 힘겹게 문주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있었으니 하후전의 뒷북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이 아버지란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챙채애앵!

 다시 시작되었다. 세 명의 칼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여 피하는 문주. 그 때문에 자신끼리 격돌하게 되었고 세 명은 전력을 다한 각자의 칼질에 피를 한 움큼씩 뱉어내야 했다.

 

 쿠웨엑! 퉤엣.

 자신의 경지에 걸맞는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지천에 오른 무인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강호의 포식자로 군림하던 협가의 이름이 쨍쨍한 햇볕 속에서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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