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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소유 생활기
작가 : 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7.6.28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휴머노이드 한소유가 우주를 떠돌다 도착한 이세계에 적응하며 생활하는 이야기.

 
수도 마할레스
작성일 : 18-03-15 10:06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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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알파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소년의 머리통을 계속해서 터뜨리는 베타를 다시 한 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곤 곧 발을 옮겨 알파가 뚫어 놓은 길, 단순히 문을 열고 검문관을 내던졌을 뿐인 알파가 만들어 낸 검문소의 다음, 겨울나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흙길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러자 알파가 즉각 소유의 뒤를 따랐다. 베타는 여전히 소년의 머리통을 터뜨리고 있었지만, 다른 한 손으론 연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두드리고 있었다.

  소유는 그 행동이 금세 소년의 죽음을 무한대로 반복하는, 이른 바 '위성 레이저 포'의 궤도와 발사 시간 등을 설정하는 동작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소유는 아무런 물음도 꺼내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필요에 의한 행동이었기에,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던 까닭이었다.

  마더는 저 반복적인 죽음이 소년의 정신을 파괴하는 일이라 속삭였다. 물질적인 육체를 죽일 수 없다면, 그 육체가 아주 쓸모가 없어질 때까지 정신을 괴롭히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건 슬슬 효과를 보이고 있던 터라, 소유는 무심결에 돌아본 베타, 정확히는 그 앞의 쭈그리고 앉아 있던 소년이 드디어 애걸복걸을 하며 베타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나아가 이윽고 모든 설정을 끝낸 것인지, 평범한 인간이라면 눈으로 쫓기도 힘든 가랑비 같은 흰색 광선이 소년의 머리통, 아니, 아예 몸 전체를 산산조각 내는 광경 또한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아무리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다 한들, 재생이 되기도 전, 그러니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완벽히 재생이 되기 무섭게 미리 쏘아둔 광선에 속수무책으로 몸이 터져 나가는 것은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것인지, 소년은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아예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 소년을 광선의 궤도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게 해 주지 않는 한, 틀림없이 소년은 위성이 무쓸모가 될 때까지 몇 천, 몇 만 번이고 죽어 나갈 게 분명했다.

  확실히 육체는 멀쩡할지 모르나, 정신적인 부분에선 심히 어마어마한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필시 정신이 나가거나, '죽음'에 대해 익숙해지다 못해 더는 '삶'이란 것에 흥미를 잃을지도 몰랐다.

  마더의 계획처럼, 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 그 자체를 어떤 방향으로든 꺾어 버린다는 뜻이었다. 물론 오히려 독기를 품을 더 가능성도 있었지만.

  "베타의 합류 기간은?"

  이건 잘게 가라앉은 모래와 먼지들이 가벼운 발걸음에도 쉴 새 없이 피어오르는 흙길을 따라 걸으며, 베타가 혹시 모를 방해자를 저지하기 위해 남는다는 마더의 말을 듣자마자 소유가 흘려낸 물음이었다.

  "새로운 방어형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질 때까지 입니다. 그 기간은 대략 사흘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싱거운 대답은 알파에게서 들려왔다.

  원통형의 상처가 흉하게 남은 흙길의 마지막 부근, 검문소를 통과했으면서도 내리 100M는 더 발품을 팔아야 도착하는 세 갈래길 바로 앞에 잠시 멈춰선 소유는, 아직 검문소 내부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는지 한가하게 나무둥치에 등을 기대고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세 명의 마부를 차례대로 살펴보았다.

  그런 뒤 거의 습관적으로 손님을 받기 위해 자리를 털고 일어서다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린 마부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세 갈래길의 목적지를 알려주는 표지판, 나아가 그 너머의 길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서쪽부터, 반드시 숲이 우거진 길을 통과해야만 하는 나무, 풀, 뿌리의 길과, 그 바로 옆엔 바람의 계곡과 더불어져 흡사 하나로 이어진 듯한 흙과 모래, 먼지의 길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오른쪽엔 몇 걸음 더 나아가지 않아도 보이는 널찍한 평원이 지평선 끝까지 펼쳐져 있는 건초, 바람, 곡식의 길이 있었다.

  각각 정령의 예하난, 태양의 가바츠, 파편의 슈르벤으로 가는 길임은 구태여 마더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표지판에 써 있는 글자를 읽음으로써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아니, 이어진 장소인 갈래길의 세 가지 길이 시작부터 이토록 극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인지라, 소유는 눈을 반짝이며 이 세 가지 길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알파가 직접 마부를 고용할 때까지, 소유는 단지 뻔할 따름인 길을 조용히 두 눈에 담아두기만 했다. 보는 것 외의 행동은 그 어느 것도 일절 하지 않았다.

  "첫 번째 목적지는 슈르벤의 수도 마할레스입니다, 소유 님."

  알파가 문득 말했다.

  그에 소유는 뚫어져라 길을 응시하던 시선을 거두고 알파, 그리고 오랫동안 길을 왕복했던 모양인지, 짙은 구릿빛의 피부와 검은 갈기를 지닌 단단한 체구의 말 두 마리를 가볍게 쳐다봤다.

  그리곤 그런 말의 어깨를 툭툭 치며, 빛바랜 마차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마차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마부에게 또한 잠깐의 눈길을 준 소유는, 이어 알파에게 물었다.

  "그 다음은?"

  그러자 알파가 바로 입을 열고 대답했다.

  "그 다음은 소유 님이 하고 싶은 걸 하시지요. 모든 건 소유 님의 뜻대로 실행될 것입니다."

  "응. 알겠어."

  어차피 '테론'이란 행성 자체에 흥미를 느껴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 전부였기에, 하고 싶은 것이라봐야 사실 아무것도 정한 게 없었지만, 일단 여건이 된다면 소유는 '마법'이란 걸 직접 보고 싶었다.

  평면적인 스크린을 통한 게 아닌, 그 생생한 입체감을 보고 싶었다. 정령이란 존재를 직접 보았던 것처럼, 과학으론 전부 설명이 안 되는 그 신기로운 학문을 몸소 목격하고 싶었다.

  -그러면 마할레스 내부의 마법 교육 기관, '메모리얼 아카데미Memorial Academy'나 마법의 대도서관, '영광의 전당The Hall of Glory'이란 곳을 추천드립니다. 마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장소이고, 또 '신의 테라스'란 마할레스의 중요 기관 중 하나이니, 아마 견학이 가능할 겁니다.

  마더의 말이 기다렸다는 듯 소유의 머릿속에 울렸다.

  그와 동시에 소유는 머릿속을 꽉 채우는, 마할레스의 전체적인 지도를 인지하며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제 타셔도 좋습니다, 아가씨들."

  마침 모든 점검을 끝낸 마부의 말이 뒤이어 들려왔다.

  소유는 다시 한 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파의 안내에 따라 어렵지 않게 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알파마저 자신의 옆에 자리를 잡자, 소유는 곧 덜컥덜컥 움직이는 마차의 진동을 고스란히 느끼며 그나마 문 한가운데에 뚫린, 손바닥 두 개를 합친 것보다 살짝 더 큰 창문 너머를 가만히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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