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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상속녀의 남자
작가 : 은하연
작품등록일 : 2017.6.4

한날 한시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대일그룹 상속녀 인 유세희와 아버지를 잃은 천재 소년 도현준.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녀 딸을 지키기 위해 유 회장은 도움이 필요한 현준을 받아들이고 세희를 대신해 그룹의 후계자 수업을 받게 되었다.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세희와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홀로 떨어진 현준은 세희를 노리는 탐욕스러운 그룹의 세력들의 노림수로 인해 강제로 그녀와 헤어지게 되는데......
10년후, 그녀가 돌아왔다.

 
81. 새로운 시작 (1)
작성일 : 18-03-12 01:38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6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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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그건 왜요?”

 “계속 생각해 봤거든. 현준 씨가 대표 자리에 앉아 있는걸 봐서는 그 자리에 관심이 없어 보이다가도, 네가 말하는 거나 생각하는 이상을 듣다 보면 관심이 전혀 없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미래의 진한 그룹의 대표가 되기를 희망하는 소연은 오빠를 제치고 후계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앞을 내다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곁에 있는 현준과 세희가 가진 안목이 그녀의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세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지만 한 기업의 대표로서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런 소연의 의중이 전해졌는지 세희가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전 누가 대표 자리에 앉든 관심 없어요. 어차피 할아버지 재산은 제가 물려받을 테고, 오빠가 그만두고 싶다고 하지 않는 이상 전 오빠를 그 자리에서 내려오라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럼 넌 뭘 할 거야? 미국에 있는 대학을 이미 졸업하고 온 거라며?”

 

 뒤늦게 알려진 그녀의 스펙을 떠올리며 물었다. 잠시 편입했던 학교에는 이미 휴학신청을 한 지 오래였다.

 

 “다시 학교로 돌아갈 생각은 없고, 회사 감찰부에 들어갈까 생각 중이에요.”

 “뭐? 왜 하필 감찰부야? 그 자리가 직원들한테 얼마나 욕먹는 자리인데.”

 “그냥, 오빠가 운영하는 회사가 욕먹는 꼴 보는 게 싫어서요.”

 

 지난 몇 주 동안 황 이사와 그와 관련된 무리가 저지른 횡령과 비리가 현준과 유 회장에 의해 밝혀지면서 그룹운영진들을 욕하는 기사와 댓글을 수없이 읽고 또 읽으며 한 결심이었다. 게다가 그가 없는 학교는 그녀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 못했다. 차라리 회사에 들어가 조금이라도 그를 자주 볼 수 있는 길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에 뿌리박힌 썩은 가지들을 모조리 쳐내기로 마음먹었다.

 

 소연은 세희의 입가에 피어나는 싸늘한 미소를 보며 마음을 다졌다. 그녀의 판단대로 이 작고 여린 상속녀는 제 길을 방해하는 인물이라면 누구든 잘라버릴 날카로운 이성과 단단한 감성을 지니고 있었다.

 

 세희의 각오를 엿보며 오싹한 감정을 느꼈던 소연은 노크 소리에 감정을 속으로 갈무리했다. 그녀를 적으로 돌리는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겁을 낼 이유가 없었다. 신부를 식장으로 데려가기 위해 방문한 유 회장에게 인사를 한 소연이 자리를 비켜주자 유 회장이 눈물을 글썽이는 얼굴로 세희를 바라봤다.

 

 “거, 뉘 집 자식인지 참 어여쁘구나. 너무 예뻐.”

 “정말요?”

 “그럼, 내가 본 신부 중에 두 번째로 예쁘다.”

 “흥! 누가 저 보다 더 예뻤다는 거예요?”

 

 세희는 빈말이라도 자신이 제일 예쁘다고 해주지 않는 유 회장의 손을 놓으며 퉁퉁거렸다.

 

 “네 엄마. 그 아이가 내가 본 신부 중에 제일 예뻤거든. 네 외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상현이랑 그 아이가 함께 손을 잡고 식장으로 들어왔을 때 천사에게 아들을 빼앗긴 줄 알았다.”

 “할아버지…….”

 “근데 너도 네 엄마만큼 눈이 부시구나.”

 

 따뜻한 온기를 품은 그의 말에 세희가 해사하게 웃으며 촉촉해진 눈꼬리를 감췄다.

 

 “지금까지 잘 키워주셔서 건강하게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해요. 할아버지.”

 출발해야 한다는 결혼식 도우미의 말에 서둘러 그의 팔에 팔짱을 끼며 세희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 말에 가슴이 벅차 신부 입장을 도우러 나왔던 유 회장은 버진 로드를 걸어가는 내내 세희 대신 눈물을 흘려 사회를 보던 민영에게는 당혹감을 하객들을 웃음을 선사했다. 그걸로도 모자라 세희를 마중 나왔던 현준에게 손을 넘겨주지 않고 부들부들 떠는 바람에 보다 못한 민주와 비서실장인 다가와 유 회장을 끌고 나가다시피 부축해 자리로 데려왔다.

 

 현준은 눈부신 모습으로 다가오는 세희의 손을 잡고 자리로 온 뒤 주례를 맡아 주셨던 교수님께 주례사를 짧게 하라며 재촉해 하객들을 미소 짓게 만들었다. 양가 부모님이 안 계시는 점에 착안해 간결한 식으로 진행되었던 결혼식이 끝나고 유 회장은 폐백실에서 대추와 밤이 담긴 그릇을 들고 열매를 던져 세희와 현준을 기겁하게 했다.

 

 “너희는 아들딸 구별 말고 그저 낳기만 해. 그럼 이 할아비가 다 키우마.”라며 당당하게 큰소리치는 유 회장 때문에 난처한 표정으로 현준을 바라봤던 세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현준을 보며 얼굴을 붉혔다.

 

 무사히 식을 마친 세희와 현준은 바빠도 신혼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는 유 회장의 등쌀에 가까운 제주도로 갔다 오기로 합의를 봤다.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호텔을 떠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던 유 회장은 신혼부부의 뒷모습을 보며 주책없이 눈물을 흘렸다.

 

 ‘세희야, 고단했던 과거는 잊고, 기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회장님!”

 “둬라. 기뻐서 그런다. 세희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무사히 시집간 게 너무 기뻐서.”

 

 부모를 잃고 우는 작은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느라 고생한 게 어제 같은데 벌써 저리 자라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그의 품을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자 만감이 교차하며 눈물이 흘렀다. 하나밖에 없는 핏줄이 제 품을 떠났다는 사실이 허전하면서도 무사히 시집을 보냈으니 하늘나라에서 자식들 보기에 떳떳할 수 있어 기분이 좋으면서도 곧 생길 증 손주, 손녀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냉정하고 근엄하기만 했던 유 회장의 인간적인 모습을 지켜보던 비서실장과 민주, 저택에서 세희와 현준의 수발을 들던 도우미들은 유 회장의 손에 이끌려 그의 저택으로 향했다. 그들이 신랑 가족이고 신부 가족이니 그들과 함께 축배를 들어야 한다는 유 회장의 말에 초대된 인원 모두가 감사의 말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들과 함께 축배를 들며 폐백 음식을 나누던 유 회장은 그들의 과거부터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거침없이 쏟아지는 뒷이야기에 화내고, 웃고, 눈물짓기를 반복하며 외롭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한편 짧은 비행을 끈으로 제주도에 도착한 신혼부부는 공항에 대기 중이던 리무진을 타고 호텔에 도착했다. 가벼운 여행용 가방을 끌고 방안으로 들어온 현준은 세희가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잡아주었다.

 

 ‘드디어!’

 

 유 회장 지시한 것인지 신혼부부를 위한 스위트룸에는 달콤한 향기와 은은한 촛불 그리고 입구에서 거실을 지나 침대 위 하트 모양으로 장식 된 붉은 장밋빛 꽃잎에 세희가 탄성을 터트렸다.

 

 “와! 너무 예뻐.”

 “마음에 들어?”

 “응.”

 

 아름답게 치장된 방의 모습에 흥분하며 뒤를 돌아봤던 세희는 그녀의 뒤를 따라오던 현준의 단정한 모습이 버진 로드 위에서의 모습과 겹쳐지며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녀의 손을 놓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손에서 부드럽지만 단호한 손길로 그녀를 이끌던 그의 모습에 심장이 터질 듯 열광하며 식이 진행되는 내내 그의 모습을 훔쳐보느라 어떻게 식이 지나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손끝에서 전해지던 온기와 결혼 서약서를 읽어 내려가던 그윽한 목소리, 떨리는 그녀의 팔을 지탱해주던 단단한 팔이 주는 안도감만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 순간 그녀의 품에 느껴지지 않는 그의 온기가 미칠 듯이 그리워 떨어져 서 있던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세희야?”

 “잠시만, 잠시만 이대로 있어 줘.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하고 기뻤는데 혹시나 또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서 그래. 깨어나면 또 혼자 일까 봐 빈 방에 혼자인 날 발견하게 될까 봐, 그게 무서워서.”

 

 물기 어린 세희의 고백에 현준이 그녀를 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두 뺨을 그러잡은 커다란 손이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위로 들어 올렸다.

 그녀의 눈에 가득 찬 그의 진중하고 신뢰 되는 검은 눈동자에 흔들리던 그녀의 눈빛이 침착해졌다.

 

 “나 보여?”

 “응.”

 “내 손길이 느껴져?”

 

 뺨을 스치는 그의 손길에 세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만져 봐.”

 

 현준이 세희의 손을 잡고 그의 뺨 위에 올려놓았다. 달아오른 피부 너머로 느껴지는 뜨거운 온기에 세희의 입이 벌어지면서 나직한 숨결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생생한 꿈 꿔본 적 있어?”

 

 현준의 숨결이 아래로 내려오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뜨거운 입김이 귓가에 와 닿자 세희가 몸을 떨며 어깨를 움츠렸다.

 

 “아, 아니.”

 “그래, 이건 꿈이 아니야. 네가 내 앞에 있는 것도, 우리가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언약을 맺은 것도. 사랑해 세희야.”

 

 귓가와 목덜미에 와 닿는 그의 호흡과 그가 하는 말이 그녀의 피부와 마음에 녹아들었다.

 

 “두 번 다시 이 손을 놓치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의 뺨을 감싸던 그녀의 손 위로 그의 손이 다가와 작은 손을 잡았다.

 

 “응, 응. 나도 다시는 오빠 곁에서 떨어지고 싶지 않아.”

 

 현준은 그녀의 손을 그의 어깨에 올리고는 울먹이는 세희의 얼굴 위로 뜨거운 숨결을 내려놓았다. 그의 숨결이 분홍빛 입술을 가르고 그녀의 숨결을 빼앗는 동안 그의 손길이 그녀의 목덜미와 허리를 지탱해 주었다.

 

 그의 어깨 위를 유영하던 그녀의 손길이 조급한 듯 그의 셔츠 단추를 푸르기 시작했다. 서투른 악력으로 그의 입술을 흡입하고 애달픈 손짓으로 그의 단추를 풀어 넘겼다. 현준은 옷이 벗겨지는지도 모른 채 그녀의 허리를 움켜쥐고 몸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세희가 허공에 뜬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에게 몸을 지탱하는 세희를 위, 아래로 더듬고 애무하며 현준이 열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은은한 촛불과 달콤한 향이 흩어진 방에 들어선 현준은 곧장 침대로 다가갔다.

 폭신한 침대 위로 세희를 떨구고는 그녀의 위로 올라타 그의 옷을 헤집고 단단한 가슴을 쓰다듬던 그녀의 손을 머리 위로 올려 구속했다. 거친 숨결이 서로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간절한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하던 둘은 현준이 거센 숨을 내쉬며 그녀의 입술을 점령해 나가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녀의 부드럽고 달콤한 입술은 삼키고 또 삼켜도 갈증이 났다. 타는 듯한 갈증에 입술을 더듬어 올라가며 예민한 그녀의 귓바퀴와 숨결이 닿을 때마다 바르작거리는 목덜미를 공략해 나갔다. 코트 안에 입었던 얇은 블라우스 위쪽으로 한 손을 내려 봉긋한 가슴과 가는 허리를 번갈아 쓰다듬다가 이내 소유권을 주장하듯 거침없는 손길로 그녀의 살결을 움켜쥐었다.

 

 그의 키스로 잔뜩 부은 붉은 입술이 벌어지며 가쁜 숨을 몰아 내쉬자 그의 피가 더욱 뜨거워졌다. 뜨거운 혀를 움직여 얇은 천위로 그녀의 살결을 탐하다 오목이 패인 배의 중심에 다다르자 천을 찢은 듯 거친 공격을 가했다.

 

 “혀, 현준 오빠.”

 “달콤해. 부드럽게 달콤해서 참기 힘들어.”

 “아, 안 돼. 으흑.”

 

 그의 거친 공격에 들끓는 열기를 주체하지 못한 세희가 아래서 몸부림을 쳤다. 머리 위로 고정된 두 팔, 그의 애무에 녹아내릴 듯 뜨거워지는 살결, 피부를 헤집고 다니는 뜨거운 열기.

 

 가끔 침대 위에서만 보여주는 집요하고 끈질긴 손길에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열기가 그녀의 몸을 지배해나갔다.

 

 “아, 부드러워. 마구 깨물어 버리고 싶어.”

 “그러지 마. 흑. 제, 제발.”

 

 치마 아래 단정하지 못하게 흐트러진 다리 위로 뜨거운 입술이 내려왔다. 말캉한 허벅지 위를 유영하는 유연한 혀와 열기를 머금은 입술이 쉬지 않고 그녀의 살결을 탐하며 그녀를 뜨겁게 달궜다. 감당하기 힘든 희열이 그녀의 몸속에서 피어나 온몸으로 퍼져나가자 세희가 급격하게 달아올라 흐트러졌다. 여과되지 못한 격한 신음과 거친 숨결이 세희의 입에서 터져 나오자 더듬거리던 그의 손길이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꾸만 그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천들이 거슬리자 현준이 단숨에 옷을 벗겨냈다. 그의 손길에 엉망이 된 치마와 뜯어진 단추, 너덜너덜해진 블라우스가 떨어져 나가고 싸늘해진 공기가 그녀의 드러나 피부에 내려앉자 그녀의 고운 살결이 파르르 떨었다.

 

 “탐스럽고 눈이 부셔.”

 “오빠. 나 혼자서는 싫어.”

 

 세희는 현준이 선사한 열락에 흐느끼면서도 끝까지 그를 유혹했다. 아무리 황홀하고 기분이 좋은 일이라도 그녀 혼자서 경험하고 싶지는 않았다. 세희의 칭얼거림에 현준이 타락 천사처럼 유혹적인 눈빛을 빛내며 침대 밑으로 내려갔다. 그의 넓은 어깨를 가리던 재킷을 어깨 뒤로 밀어 바닥으로 떨구고, 푸르다가 만 셔츠 단추를 풀었다. 바지 위로 셔츠를 벗어 던진 현준 상체가 은은한 조명 아래 짙은 음영을 드러냈다.

 그의 색정적인 모습에 세희가 바싹 마른 입술을 달싹이며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런 그녀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현준이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자연인의 상태가 된 현준은 당당하게 그녀에게 다가왔다. 이미 그가 줄 수 있는 최상의 감각을 경험했던 세희는 그의 유혹적이고 자신만만한 시선에 저도 모르게 그를 유혹하듯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작은 유혹에 현준의 자세 심이 무너져 내리며 남은 옷가지들을 치워버리고는 드러난 피부 위로 뜨거운 숨결과 탐욕스러운 입술을 이용해 그녀를 탐하고 유혹했다. 거침없이 소유욕을 드러내는 현준의 손길 아래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던 세희는 그가 선물하는 열락 속에 속절없이 빠져들어 가며 욕심껏 그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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