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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천국에서 만난 남자
작가 : 웬트워스글쟁이
작품등록일 : 2018.3.10

지구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천국이라 불리는 호주의 작은 섬
"해밀턴 아일랜드"에서 만난 세명의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

유도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꿈을 잃은 그녀와 미래 쉐프가 될 꿈을 꾸는 한 남자, 그리고 음악에 대한 꿈 속에서 길을 잃은 상처투성이 남자가 해밀턴 아일랜드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치유해가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함께 해 주세요.

 
1. 오지랖은 이제 그만!
작성일 : 18-03-10 08:36     조회 : 354     추천 : 1     분량 : 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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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공항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수 많은 사람들의 행렬 속에 이리저리 치이던 주하는

 한숨을 크게 내쉬다가

 문득, 명품관들 사이로 비치는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몸을 완전히 덮은 하얀 마시멜로우 같은 큰 패딩점퍼에

 거북이 등껍질 같은 배낭을 맨 여자.

 설렘에 빠진 여행객들의 표정들과 달리 주하의 두 눈은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녀는 벌써 땀에 젖은 이마를 쓸며 중얼거렸다.

 

 “ 내 몰골 좀 봐. 딱 여름 섬에 잘못 상륙한 북극곰이네.”

 

 주하의 나이 올해 25살.

 그녀의 길지 않은 인생 중 오롯이 혼자 하는 해외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리번 거리던 그녀의 눈에 저 멀리 빈 의자가 보였다.

 ‘일단 좀 앉자. 가방이 너무 무거워.’

 빈 의자에 무너지듯 주저앉아 눈을 감는데 벨소리가 들려왔다.

 

 발신인: 오 승리 여사님.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던 주하는 이내 전화기를 귀에 갖다 대었다.

 역시나 날카롭게 시작되는 엄마의 잔소리.

 

 [박주하. 너 다시 한번 생각해. 뒤늦게 반항기도 아니고.. 갑자기 무슨 워킹 홀리데이? ]

 

 “엄마. 내가 다 계획이 있다고 했잖아.

 그냥 한 번쯤 나도 내 인생을 스스로 결정해보고 싶어”

 

 [ 이 세상에 실패한 사람이 너 혼자야? 그냥 학교 졸업하고 체육선생이나 하면 될 걸.

 뭘 그렇게 고집이니?]

 

 “휴…. 엄마, 제발 좀… 그만해. 벌써 공항인데 어쩌라고. 비행기 출발 1시간전이라구.”

  그냥 맘 편히 다녀올 수 있게 행운이라도 빌어주면 안돼?”

 

 [……..넌 … 정말 고집쟁이야. ]

 

 “칭찬으로 받을게요. 건강하시고..

 아빠한테도.. 주환이한테도.. 안부 전해주세요...”

 

 수화기 너머로 대답 없는 조용한 숨소리만 들렸다.

 엄마는 분명히 또 울고 있으리라.

 

 ‘엄마… 잘 다녀올께요.’

 

 대답 없는 상대에게 인사를 한 주하는 전화기 종료버튼을 슬며시 눌렀다.

 잠시 멍하니 앉아있던 주하의 머리위로 청아한 목소리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09시 45분 호주 시드니 발 한국항공 738 비행편이 30분 뒤 게이트 37번을 통해

 보딩을 시작할 예정이오니 탑승 예정인 승객 여러분께서는

  게이트 37번, 37번으로 서둘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이크, 서둘러야겠네'

 

 급히 발걸음을 옮기며 가방에서 비행기표를 꺼내 게이트 넘버를 확인했다.

 오케이.. 게이트 37번 으로 가란 말이지?

 고개를 들어 게이트 표시들을 눈으로 정신 없이 찾던 바로 그 때였다.

 

 "어어, 거기 잠시만 지나갈게요!"

 

 주하만큼 큰 배낭을 맨 남자가

 에스컬레이터 앞에 멍하니 서 있던 주하의 어깨를 살짝 밀었다.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주하를 지나치다 그녀의 큰 배낭에 걸려 순간 크게 휘청~했다.

 

 "어어..어!"

 

 순간 주하는 날렵하게 몸을 돌려 남자를 감싸 안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육중한 배낭이 공항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지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 저기요, 괜찮아요?"

 

 주하가 자신의 위에 있는 남자를 흔들자,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아, 괜찮..으윽....."

 남자가 다시 다리를 잡고 앉았다.

 그제서야 주변에 잔뜩 몰린 사람들이 주하의 시선에 들어오는데,

 한 할머니가 그녀에게 다가오며 크게 말했다.

 

 "아이구, 총각이 이 처자 때문에 목숨을 건졌네.

  그러게 이 사람아, 그렇게 서두르다가 황천길 갈뻔했구먼.....쯧쯧.."

 그나저나 아가씨는 괜찮아?"

 

 주하가 할머니께 손사래를 치며 웃어 보이는데 남자의 빨개진 얼굴이 보였다.

 하얀 피부에 곱상하게 생긴 남자가 얼굴이 새빨개진 모습이 조금 안쓰러웠다.

 

 " 네, 전 괜찮아요. 제가 균형감각이 좋거든요, 근데 그쪽은 괜찮으세요?"

 

 남자가 다리를 쩔뚝이며 말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 비행기가 곧 출발해서.. 마음이 좀 급했어요."

 

 그제서야 자세히 본 이 남자의 행색은 그녀와 다를 바가 없었다.

 

 ‘흠… 나처럼 마구 껴입은 옷에.... 배낭도 산만하고... 알만하네.’

 

 주하는 도로 앉아 남자의 발목을 움켜쥐고 힘을 주었다.

 

 '뚝!'

 

 "아악!!! 아파, 아파!!"

 

 남자가 질러대는 비명에도 주하는 전혀 감정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걸을 만 하실 거예요. 살짝 삔 건데.. 제가 맞춰드렸어요."

 남자는 의심스런 표정으로 조심스레 일어나다가 통증이 거의 없자

 꽤나 놀란 얼굴로 주하를 보았다.

 

 "그런데..워킹 홀리데이 가시나 봐요?”

 "그건 또 어떻게 아셨어요? ..."

 

 그녀는 그의 남산만한 배낭과 자신의 배낭을 번갈아 가리켰다.

 남자는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는 듯 해맑게 웃었다.

 ‘짜식.. 예쁘게도 생겼네’

 

 남자는 반갑게 물었다.

 “저는 호주로 가요, 그쪽은 어느 나라로 가세요?”

 

 주하는 대답 없이 그의 배낭을 어깨 한쪽에 매며 걸어나갔다.

 “게이트 37번, 이제 10분 남았는데, 빨리 따라 오죠?"

 

 어리벙벙하던 남자는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다리를 쩔뚝이며 따라왔다

 남자는 연신 해맑게 웃으며 주하를 향해 말을 걸었다.

 

 "정말 고맙습니다. 죽을 뻔 했는데..

  구해주시고 다리도 고쳐주시고 이렇게 또...도와주시니.."

 

 "그런 인사치레는 비행기 타서 하자고요.."

 

 “아우..그래도 너무 감사해서..”

 

 주하는 갑자기 짜증이 나서 버럭 소리쳤다.

 “아, 가방도 무거워죽겠는데 자꾸 말 시킬 거예요? 입다물고 빨리 걷기나 해요.”

 

 남자의 빨개지는 얼굴을 보자 조금 미안해진 주하는 마음과 달리 더욱 인상을 쓰며

 37번 게이트를 향해 재빨리 걸어갔다.

  거북이 배낭 두 개를 짊어진 그녀의 이마에선 땀이 비오 듯 흘러내렸다.

 

 ---20분 후 ----

 

 바로 옆 좌석으로 나란히 앉은 주하와 남자 사이에는 서로 어색한 침묵만 흘렀다.

 

 ‘무슨 이런.. 우연이……’

 

 그 때 남자는 지나가던 승무원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저.. 제가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아서 그런데요.. 물 한잔만 주시겠어요"

 

 승무원이 곧 이륙시작이라 곤란하다고 하자 남자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예의 그 해사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자 그 승무원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오호라.. 저 기술 들어가는 것 봐라? 이 남자 보통이 아니구만...'

 

 결국 남자는 승무원에게 물을 받는데 성공했다.

 "저.. 이 물 좀 드세요."

 

 주하는 기다렸다는 듯 물을 받아 단번에 다 마셨다.

 "캬.. 시원하네요, 감사해요"

 

 남자는 빈 잔을 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웃으며 주하에게 말했다.

 " 덕분에 비행기를 안 놓치고 탔네요,

  아까 목숨 구해주신 것 포함해서.. 정말 고맙습니다."

 

 주하는 남자를 위아래로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한번 끄떡 하며 생각했다.

 ‘음... 안구가 정화되는 느낌이 바로 이거구나… .

 주먹만한 얼굴에.. 마른 몸...25년 내 인생에 이런 생명체를 만날 줄이야...’

 

 그간 그녀의 인생에서 만난 남자들을 보라. 죄다 줄줄이 덩치 큰 고릴라였다.

 유도부 시절의 남자 선배들. 유도부 국대 코치인 아빠. 유도부 국가대표 남동생.

 그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으으으으, 생각도 하기 싫다'

 

 " 우리 친구나 합시다. 난 댁 같이 이쁘게 생긴 남자는 실물로 처음 봤거든요."

 

 그는 주하의 반응을 전혀 예상 못한 듯 얼굴이 다시 뻘개지며 땀을 흘렸다.

 “아,, 네.. 친구.. 좋죠. 근데..저... 비행기 안이 참 덥네요….그쵸?”

 

 주하는 그를 축은 한 눈으로 보며 말했다.

 “네, 아무래도 패딩을 그렇게 계속 입고 계시는 한 주~욱 더우시겠죠.”

 

 남자는 당황한 듯 패딩을 재빨리 벗으며 말했다.

 "아,, 하하하 제가 정신이 하나도 없어가지고..."

 

 놀랍게도 패딩을 벗은 그는 아주 얇은 티셔츠 한 장만 입고 있었다.

 운동을 한 듯 잔 근육이 많은 그의 팔뚝에는

 온갖 화상자국과 칼자국이 가득했다.

  ‘헉, 이 자식 뭐지? 조폭인가? 혹시 죄짓고 지금 해외로 도피하는 거 아냐?’

 

 "정말 오늘 제가 운이 좋네요."

 

 주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뭐가 운이 좋다는 거야, 나 같은 호구를 만나서?

 

 남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안 그래도 어떻게 이 은혜를 갚을까.. 생각했는데"

 

  '아니야, 갚지마 갚지마, 그냥 잊어! 이래서 남자는 얼굴보고 판단하면

 절대로 안 된다고 했는데……나.. 호주 가자마자 강도살해 당하는 건가?'

 

 주하의 머릿속에는 남자에 대한 온갖 거친 상상들이 더해졌다.

 

 심하게 쌍 욕을 자유자제로 시전하는 그

 

 쌍절곤을 돌리며 협박하는 그

 

 주하를 다트판에 묶고 칼을 던지며 협박하는 그

 

  ‘으으으으!! 이러다가 신문 기사에 나 나오는 거 아냐?'

 주하는 고개를 마구 절래 절래 흔들었다.

 현실로 돌아와보니 남자는 그런 그녀의 생각은 전혀 모른 채 여전히 해맑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아깐 정말 놀랬어요, 사실 저는 비행기 처음 타봐요..

 해외 나가는 것도 처음이거든요? 어제는 너무 설레서 잠도 하나도 못......”

 

 주하는 재빨리 그의 말을 가로챘다.

 

 “저기요... 제가 말 많은 친구는 딱 질색이거든요?

 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자야겠어요”

 

 "제가 눈치 없이 말이 좀 많았네요.."

 

 그의 말을 무시하고 주하가 황급히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자,

 남자는 잠시 당황하다가 그녀의 뒤통수를 귀엽다는 듯이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히 그녀의 귀에다 속삭였다.

 

 "친구, 그럼 잘 자요!"

 

 그의 귓속말에 더욱 놀라 뻣뻣하게 굳은 주하는 등뒤로 흐르는 식은 땀을 느끼며

 눈을 더욱 질끈 감았다.

 

 “이 망할 놈의 오지랖!!”

 

 
작가의 말
 

 행복한 연애를 하는 기분으로 즐겁게 연재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난 행복을 느끼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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