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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변장공주 개정판
작가 :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8.1.2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잉글랜드의 에반젤린 공주가 자신이 늙어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소녀로 변장해 모험에 나선다. 자신을 스코틀랜드의 왕자에게 강제로 시집보내려는 아버지 마이클 왕의 명을 거역하고 공주의 신분을 버릴 각오로 모험에 나선 에반젤린 공주는 과연 진정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작별 키스
작성일 : 18-03-08 11:00     조회 : 53     추천 : 1     분량 : 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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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흥분을 가라앉힌 레이디 제인은 로버트 왕자의 대화를 계속 엿들었다.

 

  "저 역시 공주께서 저의 청혼을 수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나, 이미 저와 공주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본 이상, 공주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알겠네. 그럼, 일단 숙소로 돌아가 쉬고 있게. 내가 공주를 좋은 말로 설득해 보겠네. 늦어도 내일까지는 결과를 알려줄 터이니, 떠나지 말고 기다려주게."

 

  로버트 왕자는 마이클 왕이 계속 권하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잉글랜드 국왕 폐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내일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청혼에 대한 수락 여부는 공주의 뜻에 맡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마이클 왕은 어떻게 해서든 에반젤린 공주를 설득할 작정이었지만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로버트 왕자가 나가자 처소 밖에 있던 레이디 제인이 말을 걸었다.

 

  "왕자님께 드릴 말씀이 있으니 객실로 따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로버트 왕자는 레이디 제인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들어보자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레이디 제인의 인도를 받아 객실로 들어가자마자 로버트 왕자가 대뜸 물었다.

 

  "내게 하려는 말이 무엇이오?"

 

  레이디 제인은 하기 어려운 말을 꺼내는 듯 말을 빙 돌렸다.

 

  "아무래도 왕자님께서 꼭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그게 무엇인지 말씀해 보시오."

 

  레이디 제인은 자신에 대한 로버트 왕자의 호감을 살피느라 말하지 않고 뜸을 들였다.

 

  '로버트 왕자는 정말 나한테는 일말의 호감도 없는 것일까? 나처럼 아름다운 여자에게 끌리지 않는 남자는 내가 아는 한 리처드 경 뿐이었는데 로버트 왕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군. 어째서 내가 호감있는 남자들은 모두 내게 호감이 없는지 모르겠군.'

 

  레이디 제인이 마음속으로 푸념하고 있을 때 로버트 왕자가 기다리다 못해 재촉했다.

 

  "할 말이 있다면, 빨리 말해주시면 감사하겠소."

 

  매너있게 말하는 로버트 왕자에게 레이디 제인의 마음은 갈수록 끌렸다.

 

  '오! 이렇게 완벽하게 잘생긴 로버트 왕자가 매너까지 좋으니 매너없는 리처드 경과는 비교조차 안 되는군! 좋아! 리처드 경 따위는 에반젤린 공주에게 양보하고 내가 로버트 왕자와 결혼해야지!'

 

  혼자 착각에 빠진 레이디 제인은 이때서야 운을 뗐다.

 

  "우리 공주님과의 혼담은 잊어버리는 것이 왕자님께 최선일 것 같습니다. 공주님께선 이미 마음에 둔 사람이 있어서요."

 

  로버트 왕자는 레이디 제인이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리처드 경을 말하는 모양이군. 하기야 리처드 경처럼 잘생기고 충성스러운 남자에게 마음이 빼앗기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하지만, 정말 에반젤린 공주가 리처드 경을 마음에 두고 있다면 나더러 삼년 후에 다시 청혼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을 텐데...... 잠깐만, 레이디 제인의 말을 믿을 필요가 있을까?'

 

  순간, 로버트 왕자는 레이디 제인의 말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 나와 에반젤린 공주의 혼담이 깨어지길 누구보다 바랄 레이디 제인의 말을 믿느니, 차라리 에반젤린 공주의 말을 믿겠어.'

 

  로버트 왕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반젤린 공주가 삼년 후에 다시 청혼하라 했으니, 난 공주의 말대로 삼년 후에 다시 청혼할 것이오. 당신은 그리 아시고 다시는 내 앞에서 실없는 소리 하지 마시오."

 

  무안을 당한 레이디 제인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왕자님의 뜻을 잘 알겠습니다."

 

  "그럼, 난 이만 가보겠소."

 

  로버트 왕자가 떠나자 레이디 제인이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했다.

 

  "앞으로 삼년이나 남아 있으니, 반드시 로버트 왕자와 에반젤린 공주의 결혼을 막고 말겠어!"

 

  질투심에 눈이 먼 레이디 제인은 설령 자신이 로버트 왕자와 결혼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에반젤린 공주와 로버트 왕자와의 결혼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을 생각이었다.

 

  이 무렵 마이클 왕의 부름을 받고 온 에반젤린 공주는 치마 끝을 들어올리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렇지 않아도 아버님께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에 대해 말씀드리러 올 참이었습니다."

 

  마이클 왕은 에반젤린 공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무라는 목소리로 물었다.

 

  "에반젤린, 총명하기 짝이 없는 네가 내 뜻을 모르지 않을 텐데, 어찌하여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청혼을 취소하고 삼년 후 다시 청혼하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단 말이냐?"

 

  공주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는 마이클 왕은 속이 끓는 것을 애써 억누르고 있었다.

 

  에반젤린 공주는 마이클 왕을 설득하기 위해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스코틀랜드 왕자께 삼년의 시간을 달라고 한 이유는 왕자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지 지금으로서는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자란 아내가 젊고 아름다울 때는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아내가 나이가 들어 아름다움을 잃으면 변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저는 왕자께서 삼년이 지난 후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을지 알고 싶습니다. 만약 왕자의 마음이 삼년이 지나지 않아 변한다면 제가 왕자에 대한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겠지요. 하지만, 왕자의 마음이 삼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면 청혼을 신중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

 

  마이클 왕은 젊은 시절 그토록 아름다웠던 안젤리카 왕비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청혼했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안젤리카, 난 그대를 영원히 태양처럼 뜨겁게 사랑할 것이니, 부디, 나의 진심을 받아주기 바라오."

 

  자신이 청혼했을 때 했던 말이 떠오른 마이클 왕은 양심에 찔리면서도 에반젤린 공주를 설득하기 위해 말했다.

 

  "너의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삼년이란 시간은 기다리기에는 긴 시간이다. 만약 스코틀랜드 왕자가 삼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나라 공주의 청혼을 받아들인다면 어찌할 생각이냐?"

 

  질투심을 유발하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이 정도의 말에 질투심을 느낄 에반젤린 공주가 아니었다.

 

  "제가 방금 말씀드린 대로, 만약 삼년도 되지 않아 스코틀랜드 왕자의 마음이 변한다면 그것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마이클 왕은 타이르듯 말했다.

 

  "에반젤린, 너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정말 네 말대로 한 여자만 일편단심으로 사랑해줄 남자를 기다린다면 평생을 기다려도 소용없을 것이다. 세상에 그런 남자는 없기 때문이다. 내 뜻에 따라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을 수락하거라."

 

  에반젤린 공주는 마이클 왕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버님, 세상에 그런 남자가 없다면 저는 차라리 결혼하지 않겠어요. 만약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가 없다면 결혼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공주가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자 마이클 왕은 화가 나서 언성을 높였다.

 

  "나는 너의 아버지이자 이 나라의 왕이다. 공주도 내 명령을 거역할 수 없으니 내 뜻에 따라 스코틀랜드 왕자와 결혼하거라.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내일까지 기다리라 했으니, 내일까지는 왕자에게 청혼을 수락하도록 하거라."

 

  마이클 왕이 강요하자 에반젤린 공주가 마침내 결심을 굳혔다.

 

  '이번만큼은 도저히 아버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다. 어머님처럼 남편에게 버림받는 여자가 되지 않을 테야. 오늘 안에 어머님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궁전을 떠나야겠어.‘

 

  에반젤린 공주는 마이클 왕을 안심시키기 위해 명령에 순순히 따르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님의 명령대로 늦어도 내일까지는 스코틀랜드 왕자에게 수락할 뜻을 밝히겠습니다."

 

  마이클 왕은 공주가 마음을 바꾼 줄 알고 기쁜 나머지 덥석 껴안았다.

 

  "잘 생각했다. 과연 착한 내 딸이로구나."

 

  에반젤린 공주는 아버지에게 거짓말한 것이 마음 아팠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위안했다.

 

  '아직 로버트 왕자의 진심을 모르니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에반젤린 공주는 궁전을 떠나면 앞으로 3년간은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이클 왕의 품에 안겨 그의 뺨에 키스했다.

 

  작별의 키스였지만, 마이클 왕은 그런 줄도 모르고 공주의 뺨에 키스했다.

 

  "나의 뜻에 따라주니, 말 할 수 없이 기쁘구나."

 

  마이클 왕이 키스하느라 껴안았던 손을 놓자 에반젤린 공주가 치마 끝을 들어올리며 인사했다.

 

  "특별히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면, 이만 제 처소로 돌아가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궁전을 떠날 준비를 하려는 것이지만, 마이클 왕은 아무 의심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만 가보거라."

 

  에반젤린 공주는 자신의 처소로 돌아오자마자 시녀들을 불렀다.

 

  "스코틀랜드 왕자의 청혼을 수락하라는 폐하의 명령이 내려졌으니, 이제 너희들과 이별할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내가 궁전을 떠나도 어머님께서 너희들을 잘 돌봐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거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에반젤린 공주와 헤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에 들떠 있던 시녀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한마디씩 말했다.

 

  "공주님, 저희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부디 행복하소서."

 

  "저희들이야 공주님만 행복하시다면 여한이 없으니, 아무 걱정마소서."

 

  "공주님께서 스코틀랜드 왕자님과 행복하게 잘 사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정든 시녀들과 이별하게 되는 것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공주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애써 눈물을 참았다.

 

  "다들 고맙구나. 궁전을 떠나기 전에 너희들과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어머님을 뵙기 전에 준비할 것이 있으니 이만 나가보거라."

 

  에반젤린 공주는 시녀들을 모두 처소에서 내보낸 후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보며 변장하기 시작했다.

 

  공주는 지난번과 똑같은 못생긴 얼굴로 변장하고 시녀복으로 갈아입은 후 손거울, 면사포, 머리끈, 머리핀, 손수건, 공주의 인장이 찍힌 통행증을 품속에 집어넣었다.

 

  궁전을 떠날 준비를 마친 에반젤린 공주는 곧장 처소를 나섰다.

 

  "레이디께 인사드립니다."

 

  에반젤린 공주와 이별하는 것이 말 할 수 없이 슬퍼 정신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던 시녀들은 그녀가 에반젤린 공주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전 이만 가볼 테니, 시녀들 여러분 모두 안녕히 계세요."

 

  에반젤린 공주가 지난번과 똑같이 못생긴 얼굴로 변장한 채 처소로 들어오자 시녀들을 물리친 안젤리카 왕비는 올 것이 왔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에반젤린, 지난 번에 내게 말한 것처럼 그 얼굴로 변장한 채 잠적할 작정이냐?"

 

  "네, 어머님, 정말 죄송해요. 저는 아버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으니 잠시 궁전을 떠나있겠습니다."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의 걱정을 덜기 위해 말한 것이지만, 1개월이 될지 3년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안젤리카 왕비는 걱정되어 근심어린 얼굴로 물었다.

 

  "어디로 가겠다는 말이냐? 잘못하다가는 너를 숨겨준 사람도 처벌받지 않겠느냐?"

 

  "제가 잠시 몸을 의탁할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아버님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안젤리카 왕비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그럼... 설마... 로버트 왕자?"

 

  에반젤린 공주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어머님은 제 마음을 잘 아시는군요. 저는 로버트 왕자에게 몸을 의탁할 생각이예요. 제가 비록 변장했지만, 저의 인장이 찍힌 통행증을 보여주면 잠시 로버트 왕자께 몸을 의탁할 수 있을 거예요."

 

  안젤리카 왕비는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었지만 마이클 왕이 에반젤린 공주가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밀어붙이는 것이 더 걱정되었다.

 

  안젤리카 왕비는 에반젤린 공주의 손을 꼭 잡은 채 눈물을 흘렸다.

 

  "아, 에반젤린, 부디, 몸 조심하거라. 네가 아무 탈 없이 나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전능하신 신께 기도할 것이다."

 

  로버트 왕자와 약속한 3년이란 긴 시간동안 어머니를 못 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에반젤린 공주도 눈물을 흘렸다.

 

  "저도 어머님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겠어요.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게 지내시길 바래요."

 

  안젤리카 왕비는 문득 자신이 도울 일이 없을까 싶어 물었다.

 

  "내가 도울 일은 없느냐?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지금 잘 생각해보고 말해보거라."

 

  에반젤린 공주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없어요. 만약 어머님께 도움을 받을 일이 생긴다면, 그때 어머님을 찾아오겠어요.“

 

  안젤리카 왕비는 그렇게 하면 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도움이 필요하면 이 어머니를 언제든 찾아오거라."

 

  안젤리카 왕비는 별안간 우스운 생각이 들어 웃었다.

 

  "호호호... 네 변장한 얼굴은 폐하는 물론, 궁전 사람 그 누구도 절대 알아볼 수 없겠구나."

 

  안젤리카 왕비가 모처럼 웃자 에반젤린 공주도 함께 웃었다.

 

  "호호호... 혹시라도 누군가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얼굴로 변장하면 될 것입니다."

 

  "기왕에 다른 얼굴로 변장할 바에는 좀 덜 못생긴 얼굴로 변장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어머님의 말씀대로 덜 못생긴 얼굴로 변장하는 것도 고려해보겠어요."

 

  이때 이미 날이 어둑할 무렵이라 에반젤린 공주는 궁문을 닫기 전에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 궁문을 닫기 전에 나가야하니, 이만 가보겠어요."

 

  에반젤린 공주는 안젤리카 왕비와 서로 뺨에 작별의 키스를 했다.

 

  "어머님, 다시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안젤리카 왕비는 난생 처음으로 궁전을 떠나는 에반젤린 공주가 걱정되어 근심어린 얼굴로 작별 인사를 받았다.

 

  “그래, 부디, 몸 조심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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