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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황월비천가(㬻月庇天歌)
작가 : 불괴
작품등록일 : 2018.2.20

그 놈의 출신을 알려달라고? 그건 아무도 모를 걸세. 뿌리가 없거든. 소문으로는 가전무공만 연성했다는 데, 그 놈의 집구석이 워낙 다양해서 가전무공이라 부르는 무공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서로간에 개연성이 없어. 워낙 처세 질에 능해서 어딜 가나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될 놈이야. 정을 쉽게 주면서도 금세 학을 띠고 사라지는 놈이라. 어쨌든, 그 성장과정은 나도 궁금하다네 - 철공계 황천후

 
제 5화 - 경계를 허무는 자
작성일 : 18-02-28 19:45     조회 : 379     추천 : 0     분량 : 6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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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초를 마치고 산에서 내려온다.

 달님이 모습을 드러낸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셈.

 

 아이는 아버지의 전철을 밟는다.

 아버지는 선산을 내려와 큰길을 건너 작은 길로 접어들고 객잔을 찾기까지 정면을 응시하지 않았다.

 좌로 우로 때로는 더 먼 곳으로 시선을 이동시킨다.

 백리웅은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본다.

 아버지보다 한걸음 뒤에서 아버님이 보는 풍경을 따라간다.

 점심에 방문했던 시하객잔을 찾기 어려워 두리번거리는 느낌은 아니다.

 

 무언가를 찾는 듯한 느낌.

 좌측엔 수염이 마른 옥수수가 대롱대롱 매달린 좌판이 있고 우측엔 매담꾼이 주변의 시선을 끌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별다를 건 없어 보인다.

 더 먼 곳을 바라본다.

 시하객잔에 있던 점소이가 뭣 때문인지 밖에 나와 있다.

 걸어오던 길에 벽이 생겼다.

 

 

 "툭."

 

 

 아버지가 잠시 멈춰 섰는데 그것도 모르고 웅은 가던 길을 갔던 것이다.

 

 술(戌)시 말엽에 달해서야 다시 객잔을 찾았다.

 아버지는 잠시 측간에 갔다.

 아까 보았던 점주가 눈에 띄었고 좀 전에 점소이는 보이질 않았다.

 심부름을 가던 길이었나 보다. 객잔에 많은 사람이 모여있다.

 어쩔 수 없이 점주가 연신 음식과 술을 날라대고 있었다.

 누구는 분주를 통째로 들이켜고 누구는 쉴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어떤 이는 음식을 먹고 있고.

 

 또 어떤 이는......?

 

 다짜고짜 웅에게 다가온다.

 

 

 "뭐여? 너 왜 사람들을 훑고 있는 겨? 내가 뭘 잘못한 겨?"

 

 

 갑자기 치고 들어왔다. 어린아이의 천진함을 무기로 사람들을 견주어보던 웅에게

 뭐라 말을 해야 할까? 대답 없이 웅은 고민하고 있었다.

 

 

 "이 자식이! 너 인마! 저 짝에 계신 어르신들이 뭐 하는 분인지 아는 겨? 그런 겨?

 요놈 바라~ 뭔 작당을 하고 있는구먼!"

 

 "아…. 아니에요! 그냥 사람 구경하고 있었다고요. 많은 사람이 이렇게 북적대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던 건데……."

 

 

 백리웅은 슬쩍 화장실을 쳐다본 후,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대답을 하였다.

 

 

 "이놈아!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이 몸이 가만히 보아하니 너 인마 사람을 평하는 눈빛이었단 말이여~"

 

 

 웅은 아버지가 빨리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다.

 무지막지하게 들이대는 사람은 웅과는 상극이다.

 

 

 "저기……. 아저씨 죄송해요. 기분이 상하셨다면"

 

 "하하하. 요놈 이거 아주 완벽히 난 놈이여. 난 놈! 어디 네가 바라보는 나란 놈은 어떤 분이여?"

 

 

 가만히 탁자를 두들겼다.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의 습관을 따라 한다.

 

 

 "음…. 아저씨는 저돌적이고 거칠어 보이세요.

 근데, 차림새가…. 차림새가 생각 외로 단정해요.

 멀리서는 소맷단과 바짓단이 낡아 보였는데, 지금 보니깐 질감이 그럴 뿐.

 때가 타질 않았을뿐더러 옷매무새가 단정해요.

 그리고…. 다짜고짜 들어와서 저에게 해코지할 줄 알았는데.

 저를 신기한 눈으로 응시하고 가만히 계신 걸 보면…. 거친 느낌은 가상에 불가해요.

 아마 어쩌면 냉철하고…."

 

 "거기까지! 너 하오문도구나? 이 자식…. 알겠다.

 그래도 인마 사람을 평가할 땐 너 역시도 평가당한다는 걸 조심해야 해! 알겠지?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조언해주는 거야!

 그리고 아저씨는 아니고 형님이다.

 인마! 보기엔 이래도 이립(而立)을 지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단 말이야.

 다음에 볼 땐 형님이라고 불러라~

 형님은 바빠서 이만 간다!"

 

 

 순간 웅은 아찔한 경험을 했다.

 손바닥이 축축하다.

 방금 뭔가가 웅의 마음속에서 꿈틀거렸다.

 감정이 동한다. 궁금하다.

 웅은 저 정체불명인의 모든 것이 궁금했다.

 특히나, 정곡을 찔러오며 자신의 할 말만을 늘어놓고 사라진 이유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었다.

 순수한 아이의 눈빛에서 순수를 걷어내고 순진을 가장한 시선을 잡아챘다.

 혼자만의 상념에 빠진다.

 이 상황에 대한 자기 분석을 하느라 정신을 놔버리는 웅.

 어린아이답지 않게 저 너머를 응시하며 동공이 풀린다.

 

 

 "아 잠깐, 꼬마야! 너 정도 나이에 이런 식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아마 하오문 시찰단(視察團) 수습단원이겠지? 나 좀 도와줘야겠다."

 

 

 멍~하니 앉아있던 소년을 몇 차례 두들기며 혈도를 짚고는

 허리춤에 들고 밖으로 뛰쳐나가는 무명의 형님.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

 

 .

 .

 .

 

 "자~ 자! 어르신! 주목해주십시오."

 

 

 참담했다. 무른 공터에 단 한 명이 앉아있었다.

 시체 위에 올라타서 곰방대를 뻐끔뻐끔 피워대며 상반신을 드러낸 노인.

 노인의 인상을 잠시 살폈는데 한쪽 귀가 보이질 않는다.

 멍하니 있다가 끌려온 백리웅은 난데없이 만난 노인의 모습을 보고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다.

 어르신이라 불린 이가 연초를 다지기 위해서 단죽을 시쳇더미에 툭툭 쳤다.

 

 치이익. 치익.

 

 애초에 불이 붙어 있던지라 시체에 단죽을 쳐대니 시체를 불로 지지는 소리와 냄새가 코를 찔러왔다.

 그리고는 거기서 흘러내리는 핏물을 닦아내려 하지도 않고 다시 입에 곰방대를 가져가는 모습이 흡사 지옥의 사신을 영접하는 기분을 풍기고 있었다.

 곰방대에 서린 검푸른 빛깔은 필시 수많은 생명을 거둔 살인병기로 보였다.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저 노인에게서 풍기는 기운은 무겁고 괴기스러웠으며 공포 그 자체였다. 백리웅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황급히 정신을 차렸다.

 

 

 "요 놈이. 고놈이렷다!"

 

 

 노인은 백리웅을 쳐다보지 않고 천천히 흐트러진 자신의 옷매무새를 갖추면서 중얼거렸다.

 그 작은 틈 사이로도 보고 싶지 않은 구경거리가 하나 있었다.

 병장기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상처를 자신의 몸으로 모두 옮겨놓았는지….

 군데군데 드러나는 맨살에서는 지렁이들이 꿈틀대는 것처럼 흉한 상처부터 비교적 깔끔한 자상까지….

 성한 곳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제가 총명한 검사단 인재 한 명을 잠시 모셔왔습니다.

 이제 다시 문제에 접근해 보도록 하죠.

 이놈의 골격을 보면 대여섯 살 남짓으로 보이는 데, 제 눈썰미로 판단해본 결과 검사를 넘어서 시찰을 넘볼 놈이 분명합니다.

 이 일대를 통틀어 이놈이 제일 낫죠.

 근처에 이놈을 관리하던 단원이 있을 테니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웅은 이 시점에서 '왜요?'라고 묻질 않았다.

 자신을 데려온 것은 분명 쓰임새가 있어 불러온 것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벽(魄壁)에 대하여 알고 있느냐?"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배웠던 지식을 거슬러 본다. 백벽이라….

 

 

 "백벽이란 단어는 시천마와 함께 들어본 적은 있습니다.

 허나,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전혀 아는 바 없습니다…."

 

 

 "흠…. 밀전의 종자들도 하오의 영재급도 모른다. 개방도 모를 게 뻔하군.

 낮은 직급에서는 무리인 게 확실해…."

 

 

 곰방대를 연신 피워대며 노인이 응답했다.

 이 시점에서 웅은 두 가지를 떠올렸다.

 무명 형님 아니면 사체 둘 중 하나는 밀전에 속한다.

 무명 형님의 위치가 노인네 곁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이야기를 듣는 처지니 말이다.

 

 

 "음…. 저 멀리 사람들의 움직임이 부산해지는 있는 걸 보니 너는 필시 요직에 앉을 놈이렷다!

 출신 연원이나 따지자고 부른 게 아니니 더 궁금할 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고 이런 기회가 흔하진 않지. 잠시만 참아 보거라."

 

 

 노인의 장심이 백리웅의 머리 위를 감싼다.

 백회혈을 타고 진기를 불어넣는가 싶더니, 머리 위에 있던 장심을 말아지고는 검지 하나를 펼친다.

 그리곤 웅의 시야로는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온몸을 두드린다.

 

 

 "아악! 아아아아아아아!"

 

 

 백리웅은 전신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가슴 저 깊숙한 곳을 강하게 울리는 통증에 앉은자리에서 꼼짝할 수 없었다.

 백리웅의 귀에선 귀신의 아우성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음 이건 백벽의 저주란 거다. 저주! 지금 나를 아프게 하는 고얀 놈이지.

 너에게는 맛보기로 보여준 거랄까.

 내가 이때까지 살아온 세월이 축복인지 저주인지 구별이 안 된다마는 그 덕분에, 천하에 둘째가면 서러운 침투경(浸透勁)을 탄생시켰다.

 감히 말하건대, 파해 불가의 내가중수법(內家重手法)이며 아마 죽을 때까지 지속할 것이다…."

 

 

 백리웅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이 노인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필시 정보단체에서 오래 굴러먹다 보면 나오는 단서가 있을 터!

 서안을 자주 찾도록 해라.

 서안은 무풍지대로 불리기 때문에 오히려 타 단체와의 정보교류가 활발한 곳.

 십 년 아니 이십 년이라도 좋다.

 요직에 올라 고급정보를 만지며 단서를 찾아라.

 그때까지 기다리겠다.

 그때까지 단서를 찾고 나에게 찾아오거라.

 

 난 비재(費財, 재물을 함부로 버리는 자) 천대파(踐岱波).

 

 죽지 않을 고통이나 호흡이 곤란할 경우가 생길 거다.

 적어도 이십 년의 고통을 대신할 영약 하나를 내려주지.

 그동안에 단서를 찾지 못하면 너와 나 둘 다 죽을 목숨.

 나는 백벽에, 너는 내 무공에 더는 견딜 수 없을 것이다.

 반드시 최선을 다해 찾아보아라! 백벽에 대해서 그리고 저주를 풀 방법에 대해."

 

 

 부지불식간에 발생한 고통에 웅이 몸서리친다.

 머리가 깨질 듯한 아픔은 처음일 것이다.

 머릿속이 타들어 가고 여기저기 짓눌리는 느낌.

 이것은 백벽의 편린, 아주 작은 조각의 통증이라는데….

 저 노인네, 아니 천대파는 이보다 심한 통증을 지금까지 견뎌왔다는 방증일 것이다.

 

 비재는 나에게 강렬한 저주의 단면과 이십 년간 나를 괴롭힐 고통 그리고 비재라는 별호에 걸맞게 재보로 영약 하나를 넘겼다.

 

 두 명이 사라지며 머릿속으로 천대파의 음성이 울려 퍼진다.

 

 

 "참고로 이 문제에 대해선 바보같이 흘리고 다녀선 안 될 거다.

 총명한 놈이니 무슨 뜻인지 알 터.

 단서를 찾을 시 언제든 찾아오너라.

 재물을 뿌린 자가 숨지도 않고 공개적으로 돌아다닌다.

 이 정도 단서만 확보하면, 나에 대한 위치를 추적하기는 쉬울 것이니…."

 

 

 고통이 웅을 집어삼켰다. 호흡이 달리고 심장이 옥죄어온다.

 들숨과 날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한다.

 

 금종탈식에서 수련하던 것이 찰나였다면 이건 영원이다.

 자기도 모르게 수련을 시작한다.

 몸에 내재되어 있던 방어기제가 발현된 것일까?

 시간이 멈춘 듯하다.

 사위는 고요한데 사늘한 바람만이 이 공간을 메우고 있다.

 마보자세로 시작하여 사방에 닫혀있는 공기를 쏟아낸다.

 폐부가 시원해진다. 가슴의 통증은.... 아직 남아있다.

 

 땀이 흐른다. 더운 열기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식은땀이 흐른다.

 처음이다!

 웅은 금종탈식을 수련하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땀을 흘려 본 적이 없었다.

 뭔가 잘못되었다.

 

 아직 여린 마음이 가시질 못해, 웅에겐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인적이 있는 곳이 저 멀리 보인다.

 쉬지 않고 앞으로 걸어간다.

 풍경을 훑을 여유는 없다.

 가슴의 통증 때문에 달리지도 못한다.

 천천히 느릿느릿 불이 밝은 저곳을 향해 나아간다.

 

 

 시하객잔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고 안에 계신 아버지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웅을 보고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버님. 잠시. 이야기를 나…."

 

 .

 .

 .

 

 모란 꽃향기가 코를 찔러왔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떠보니 익숙한 풍경.

 천장에 연도가 보이고 이어져 있는 만년청엽이 보인다.

 세가에 있는 자신의 방이었다.

 

 할머니 얼굴을 보고 웅은 눈시울이 붉어진다.

 

 

 "흑…. 흑…. 흑…."

 

 

 서러웠나 보다. 할머니 품 안에서 흐느껴 운다. 작은 소리를 내며...

 

 

 "웅아~ 괜찮다! 괜찮아! 내 아비한테 얘기는 잘 해두었으니 혼날 일은 없을 거야."

 

 

 왜? 자신이 혼난단 말인가?

 아버지가 측간에 갔다 온 사이, 웅이 호기심에 못 이겨 밖으로 나가 미아가 될 뻔했다고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정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왜? 뭐가 잘못된 걸까?

 방문 앞, 소 연무장에서 할머니와 금종탈식을 수련한다.

 좀처럼 웅의 인상이 풀리질 않는다.

 맺고 끊는 기식의 흐름이 통제가 안 되고 있다.

 

 

 "흡! 흐읍! "

 

 

 긴 호흡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폐부 깊숙이 공기를 넣었다.

 다 뱉어내고 싶은데 숨쉬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

 

 할머니는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웅아! 성취가 올랐구나! 사 성 경지에 해당하는 단계인 것을.

 삼 성을 건너뛴 느낌이라 할 정도로 빠른 성취이다. 장하다! 장해! 우리 장손."

 

 

 집중도 안 되고 깨달음이 있지도 않았는데 성과가 올랐다.

 마냥 기뻐할 계제(階梯)가 아니다.

 아버지! 아버님을 만나야 한다. 아버님은 언제나 막힘 없이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거인

 

 수련을 마치고 방안으로 들어와 보니 아침상이 올라와 있다.

 

 

 "크윽~"

 

 

 백리웅은 가슴을 옥죄는 고통에 경직되었다.

 예기(豫期) 없이 찾아왔다.

 짧은 순간 사위가 흐릿해졌다.

 정체 모를 불안감이 엄습했다.

 웅에게는 생경한 고통이었다.

 

 아버님의 회초리로 얻어맞는 것이 아니다.

 할머니가 가끔 안으로 침투시키는 내가 중수법의 발현도 아니었다.

 이 건…. 이러한 고통은 백리웅에게 낮선 느낌이었다.

 

 지난밤, 웅이 비재의 금제를 받을 적에는 머리의 고통 때문에 별로 의식 하지 않았다.

 지금은 가슴의 통증이 너무 명확하게 다가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냥 아침상 앞에 굳어버린 웅. 반각 정도 시간이 흘렀다.

 아무 이상이 없다.

 이전과 다름없는 몸 상태. 팔다리를 들어 올려보지만 결리는 부분도 없다.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어 보았다. 아무 이상이 없다.

 합각(蛤殼, 자개)으로 장식된 경갑(鏡匣, 거울이 담긴 상자)을 꺼내어 본다.

 안색도…. 아무 이상이 없다. 겉으로 드러난 바에서 어떤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아버지! 아버님을 만나야 한다. 도대체 언제쯤 만난단 말인가!

 

 .

 .

 .

 

 오늘도 아버님은 세가로 돌아오지 않았다. 무언가 긴급을 요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가슴의 통증은 오늘 두 번 호흡의 단속적 흐름은 세 번.

 

 백리웅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일단 아버님을 기다린다…. 올 때까지 어디에도 갈 수 없다.

 삼 주야.

 칠 주야.

 그리고 달포가 흘렀다.

 아버님은 돌아오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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