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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도플갱어의 피 - 초월
작가 : 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8.2.7

[미스터리/판타지]운명을 믿지 않으려던 한 소녀가 현자의 돌을 마주하고 운명의 비밀이 얽힌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엿보게 된 이면세상의 진실 앞에서 그녀는 자신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12.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6)
작성일 : 18-02-11 01:25     조회 : 302     추천 : 0     분량 : 7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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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6)

 

 

  “정식으로 소개할게. 나는 카사 오이어, 수호의 도플갱어야. 네가 기억을 바꾸고 돌아올 때 까지 널 대신할 거야.”

 

  시안이 잠시 멍하니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그, 도플갱어라면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이를 말하는 거죠?”

 

  “그렇지.”

 

  카사가 한쪽 입 꼬리를 씩 올리며 답했다. 비틀린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의 표정에 시안은 섬뜩함을 느꼈다.

 

  “그런데 도플갱어를 만난 이는 결국 죽는다고......”

 

  이어지던 시안의 말이 점점 느려지더니 결국 말을 다 잇지 못했다. 카사의 입가에 머무는 미소가 더욱 진해지는 것을 본 탓이다.

 

  “그런 경우도 있지.”

 

  대답과 함께 카사가 한 걸음 다가서자 시안이 뒤로 물러섰다. 정작 시안은 잔뜩 겁에 질린 탓에 자신이 물러섰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순간 카사가 표정을 풀고 피식 웃었다.

 

  “더 하면 울겠구나. 뭐. 소문이 그리 났으니 어쩔 수 없나.”

 

  카사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꾸었지만 시안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못했다.

 

  “어쩌다 우리들의 존재가 그렇게 알려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 신이나 천사들의 존재도 자기 입맛대로 만들고 변형하는 인간들이니 어떻게 바뀌어도 이상한 건 아니지. 너도 이제 알지 않아? 보고 들은 것, 알려진 것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시안이 여전히 긴장을 풀지 않고 있는 걸 본 카사가 앞에 놓인 벤치로 가서 그 위를 대충 불어내고는 털썩 앉았다.

 

  갑작스런 카사의 움직임에 시안이 움찔했지만 잠시의 틈이 있었음에도 아까처럼 달아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카사는 그녀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곤 시안 뒤쪽의 어둠 너머를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우리와 ‘계속’ 마주친 이들은 죽는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야. 기억 수정이 반복되면 육체에 이상이 생길 확률이 높아지거든. 그러면 기존의 육체를 폐기하고 수정된 기억을 가진 새로운 육체로 영혼을 옮길 수 밖에 없지. 육신만 바뀔 뿐 영혼은 그대로니 죽었다고 하기도 애매하다만.

 

  어쨌든 이런 과정을 통해 세상은 안정적인 운명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고 개인은 윤회를 이어갈 자격을 잃지 않게 돼. 어찌 보면 영혼의 구원이랄수도 있지.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자 사명이야.”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다소 추상적인 이야기들이었지만 시안은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카사는 몰입한 듯한 시안의 표정을 보며 피식 웃고는 말을 이어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라니. 좋구나. 하지만 그와 관련해서 허락된 설명은 여기까지야. 다른 것도 설명 해 줄 테니 여기 앉아봐. 나중에 잊어버리더라도 알고 가는 게 마음이 편할 테니.”

 

  시안이 머뭇거리다 카사의 말을 따랐다. 시안이 자리에 앉자 카사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좀 전에 기억을 수정하는 동안 널 대신하기 위해 온 거라고 말했지? 내가 온 것, 네가 겪은 것, 그리고 겪게 될 것. 그게 다 ‘운명’에 얽혀 있어. 아까 얼핏 이야기 하긴 했지만 운명의 존재는 믿음의 영역이니 넘어가자. 네가 믿는다는 가정 하에 이야기 할게.

 

  너, 만약 운명이 존재한다면 네 행동이 어느 수준까지 운명을 따르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어?”

 

  카사가 시안을 힐끔 쳐다봤지만 시안은 고개를 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답부터 이야기 할게. 전부야. 어느 길로 갈까 같은 사소한 것, 무얼 먹고 언제 자는지 같은 기본적인 것,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같은 취향, 누구랑 만나 결혼하게 되는지 등등, 모든 순간의 선택이 이미 결정되어 있지. 그것도 네 과거부터 네 미래까지 전부.

 

  사람들 간의 관계란 복잡하기 그지없어. 현대로 다가올수록 점점 더 심해졌지. 하루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세계 어디있든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지. 이런 상황에서 한 사람만 운명에서 벗어난 선택을 해도 그 이상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 나가. 그렇다보니 모두가 운명대로 살아가려면 약간의 자유도 허용되어선 안돼.

 

 그렇다면 말야, 그렇게 복잡하게 얽힌 인연은 누가 정한 것일까?”

 

  카사는 이야기를 마치고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키며 힌트를 건넸다.

 

  “하늘?”

 

  그 손짓을 보고 시안이 대답했다.

 

 "정확히는 '신'이시지. 과거부터 미래까지 세상 모든 것을 정해진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이, 그건 신 밖에는 없지 않겠어?

 

  어느 순간부터 인간들은 신께서 미리 정해주신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 복잡성은 신의 계획마저 일그려뜨렸지.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 인간들이 좋아하는 표현이지? 그래서 신께선 운명 시스템의 유지를 위해 하나의 과정을 추가하셨어.

 

  네가 아까 본 신의 사자, ‘천사’들이 중요한 선택을 앞둔 인간들을 찾아가 그들이 정해진 길을 따르도록 보이지 않는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빈도가 줄었을 뿐 여전히 오류는 발생했지. 인간들에게 주어진 의지가 문제였지만, 신께선 그 힘을 빼앗을 생각이 없으셨어. 대신 일어난 ‘오류’를 정정할 이들을 새로이 만드셨지. 그게 우리들, ‘수호자’야.”

 

  여기까지 이야기 한 카사가 잠시 말을 멈추고 시안의 표정을 살폈다.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였는지 확인하고, 머릿속으로 정리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예상과 달리 시안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카사에게 다음 이야기를 해 달라며 재촉하고 있었다.

 

  “다 알아들은 것 같네. 지금까지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뭘 것 같아?”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던 시안이 답했다.

 

  “카사님이 온 이유, 그리고 제가 기억을 지워야 하는 이유가 세상의 운명이 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요. 제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났고 카사님이 절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 오신 거라는 이야기잖아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카사가 한 가지를 덧붙였다.

 

  “그리고 네가 다시 돌아올 거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이기도 해. 너와 연관된 이들의 운명을 원래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찌 되었든 너라는 존재가 지금의 네 자리에 있어야 하거든. 다만 기억을 수정하고 그 기억을 안정화시키는 과정에서 며칠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 동안 너의 부재로 인한 빈자리를 메워주기 위해서 도플갱어인 내가 필요한 거야. 그 시간 동안에도 너는 거기 있어야 하니까."

 

  "그러네요. 뭔가 복잡하긴 한데 체계적인 것 같아요."

 

  "그렇지. 게다가 우리들은 타인의 모습으로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부담스러워. 타인의 모습을 받아들인다는 건, 그의 모습은 물론 그의 기억과 성향, 가치관까지 같이 받아들이는 것이라 자칫 타인의 자아에 침식될 우려가 있거든. 그래서 나도 네가 기억의 수정 과정을 순순히 받아들여 빠른 시간 내에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랄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네게 구구절절 설명해 주는 수고까지 하는 것이고.”

 

  “그렇군요. 듣고 나니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아요.”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자 시안의 안색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러니까 너도 빨리 끝내고 돌아와.”

 

  “네.”

 

  심적으로 여유가 생긴 덕분일까. 시안은 그제야 눈앞에 있는 또 다른 자신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와~ 그나저나 정말 똑같네요.”

 

  목소리는 물론 눈웃음치는 습관까지 모두 자신과 똑같았다. 시안은 흡사 신기한 동물이라도 보듯 카사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보이는 제 모습이 이랬군요. 흐음. 이런 귀한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이리 저리 각도를 달리해서 보더니 아예 일어서서 카사의 주변을 돌며 자신의 호기심을 채우고 있었다.

 

  “시안아?”

 

  카사는 갑자기 돌변한 시안이 부담스러웠다. 아무리 편하게 대해줘도 도플갱어가 자신의 모습을 복제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 다들 얼어붙었는데, 시안은 강한 호기심에 겁을 상실해버린 듯 했다. 예상

 밖의 반응에 카사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그 변화에도 시안이 감탄했다.

 

  “와. 그 표정도 똑같아요. 외형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습관 같은 것 까지 모조리 알 수 있나 봐요!”

  시안의 성향까지 복제했음에도 정작 호기심 가득한 시안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한 카사가 시안 뒤쪽의 허공을 향해 나직하게 말했다.

 

  “진천! 괜찮아 진 것 같은데, 이제 나오지?”

 

  갑작스런 카사의 이야기에 시안이 카사의 시선이 향한 곳을 쳐다보았지만 어둠 외에 다른 것은 없었다. 시안이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사가 당황하는 모습도 간만에 보네요.”

 

  다소 먹먹하고 탁한 남성 목소리에 시안이 긴장했다. 생각보다 가까이서 들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어둠 탓인지 인형은 보이지 않았다.

 

  “몸은 좀 어때? 괜찮아?”

 

  “완전히는 아니지만 버틸 만 해요. 좀 쉬었더니 낫네요.”

 

  이번 대답은 더 가까운 곳에서 들려왔다. 시안이 얼굴을 찌푸려가며 가로등 불빛과 밤의 어둠의 경계 너머를 주시했지만 여전히 보이는 건 없었다.

 

  “시안이랬지?”

 

  순간 희끄무레한 형체가 그 경계를 넘어서 흐물흐물 다가오는 것을 목격한 시안이 혼비백산했다.

 

  “으아아아~”

 

  뒷걸음질 치던 시안은 결국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모습을 보던 카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진천, 적당히 해.”

 

  밝은 곳에서 마주해서 그런지 희미하게 보이는 형체가 아까 마주친 이에 비해 훨씬 또렷하게 보였다. 반투명한 인간의 모습. 문제는 딱 TV에서 보던 귀신의 모습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가 접근하자 시안이 겁에 질린 신음소리를 내며 앉은 자세 그대로 뒤로 물러서려 했다. 바닥의 흙이 옷에 들러붙으며 옷이 더러워졌지만 시안은 그런 걸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물러서는 것도 두 걸음이 한계였다. 어느 새 일어선 카사가 이미 그녀의 뒤를 가로막고 있었다.

 

  “시안아. 천사라고 했잖아.”

 

  “알지만, 알지만......”

 

  시안의 반응을 보던 천사가 시안에게 인사를 건넸다.

 

  “탐색자seeker 역할을 맡고 있는 수호 소속 천사 진천이다. 반가워.”

 

  희끄무레한 형체가 악수라도 청하는 듯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시안은 그 행동을 의도대로 호의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내민 손의 방향이 앉아있는 시안의 목 인근이었고 겁에 질린 시안이 있는 힘껏 비명을 질렀다.

 

  공터에 시안의 다급한 비명이 울려 퍼지자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카사가 급히 시안의 입을 막았다.

 

  “쉿! 공포를 퍼트려 일시적으로 접근을 막은 거라 소리까지 막지는 못해. 사람들이 지금 우리 모습을 보면 뭐라 생각하겠어. 그러니 쉿!”

 

  카사가 시안의 눈을 쳐다보며 말하자 시안이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눈을 깜빡거려 알겠다는 뜻을 전했다.

 

  “진천, 너도 이제 장난 그만 치고 나와.”

 

  “에이, 카사. 아까 당한 거 생각하면 아직 멀었어요.”

 

  하지만 대답과는 달리 진천이 툴툴대며 모습을 드러냈다. 희끄무레한 형태가 점차 명확해지며 색깔을 더해갔다. 그에 따라 그를 쳐다보는 시안의 떨림도 진정이 되어 갔다. 시안이 그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날개는요?”

 

  “꺄하하.”

 

  이번에는 카사의 웃음이 공터에서 메아리쳤다.

 

  “운명 시스템을 만든 게 신이시고 우리가 운명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맡았기에 신의 사자, 천사라고 부르는 거야. 날개 때문이 아니고. 게다가 이리저리 종교가 섞이며 인간 기준에서 필요해 보이니까 날개를 단 거지, 원래 초기 천사들은 날개가 없었어.”

 

  카사의 정신없는 웃음소리에 머쓱해진 진천이 시안의 질문에 답해줬다. 하지만 그의 대답이 끝날 때 까지도 카사는 웃음을 그만 둘 생각이 없어 보였고 둘은 카사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저기, 진천 아저씨. 제가 여쭤본 게 그렇게 웃겼어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네가 잘 웃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데.”

 

  어깨를 으쓱거리며 멋쩍은 표정의 진천이 대답했다.

 

  “그리고, 아저씨라는 말은 좀.”

 

  그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들은 카사가 더욱 신난다는 듯 웃어재꼈다.

 

 

  카사가 좀 진정이 되자 어둠 속에서 다른 이들이 더 등장했다. 그들 중 몇몇은 실체를 가진 채 나타났지만 몇몇은 희미한 그대로였다. 시안은 이미 한 번 경험한지라 비명을 지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몸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카사가 나서서 시안을 데리고 가서 기억을 바꾸고 다시 데리고 올 자신의 팀원들이라고 간단히 소개했다.

 

  “다들 괜찮아졌어?”

 

  “네.”

 

  카사의 말에 그들을 쳐다보자 다들 뭔가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카사가 그들의 모습을 보며 한쪽 관자놀이를 지긋이 눌렀다. 시안 자신이 뭔가 생각이 많을 때 하는 행동이기에 뭔가 다른 할 이야기라도 있나 싶어 카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카사는 상황의 종료를 이야기했다.

 

  “시안, 이제 작별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어. 궁금한 것들이 있겠지만 어차피 저들과 함께 갔다 오면 다 잊어버릴 테니 너무 궁금해 하지는 말고. 또 마주칠 일은 없기를 바래.”

 

  아쉽다는 표정으로 잠시 머뭇거리는 시안은 이내 표정을 밝게 바꾸며 감사를 건넸다.

 

  “네. 기억하진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상세히 설명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하게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안이 꾸벅 허리를 숙이고 인사를 건네자 카사가 인사를 받았다. 시안이 돌아섰다가 깜빡했다는 듯 다시 돌아서서 카사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그 곳에 가면 지현이를 볼 수 있을까요?”

 

  지현의 이야기에 카사의 표정이 묘했다.

 

  “아쉽지만 어려울 것 같은데? 그 곳에 도착하면 거의 바로 기억의 조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 만나진 못 할거야. 어차피 기억하지 못할 테니 너무 아쉬워 마.”

 

  카사는 시안에게 답하고 진천에게 눈짓을 보냈다.

 

  “가자.”

 

  진천을 제외한 다른 이들이 몸을 돌려 시안을 호위하듯 움직였다. 이내 그들과 함께 시안의 형체도 흐릿하게 바뀌었다.

 

 

  “흐음. 정말 수호부였나? 헛짚었나보네. 담지현을 구해간 이들이 이번에도 개입을 할 줄 알았더니.”

 

  카사는 그 곳에 서서 그들이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나무로 된 딱딱한 등받이에 몸을 기대자 피로가 몰려왔지만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었다.

 

  폭발 당시 시안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카사의 옆에는 팀원들이 이면세계에서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폭발로 이면세계에 있는 이들까지 피해를 입어 대부분이 행동 불능에 빠졌고, 그걸 틈타 시안이 달아났다.

 

  카사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이들을 이곳에서 회복하도록 둔 채 피해가 적은 자신만 시안을 따라 나서야 했고, 만일을 대비해 지원까지 요청했다. 지현을 데리러 갔던 이들 중 몇이 습격을 당했다며 자영이 주의를 당부하기에 혹시 해서 내린 조치였다.

 

  휴대폰을 들었다.

 

  “카사.”

 

  “잠시만......”

 

  진천이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카사는 이미 통화 버튼을 누른 뒤였다.

 

  “카사입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상 징후 없으므로 소시안 확인 작업을 완료하려 합니다. 지원 감사드리고, 수고들 하셨습니다.”

 

  휴대폰으로 상황이 종료되었음을 알리고 지원을 나온 요원들의 철수를 요청했다.

 

  이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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