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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추리/스릴러
경성특수마약수사부
작가 : 글쓰는고양이
작품등록일 : 2018.2.3

1931년 경성에 급격하게 생겨난 주사옥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마약. 마약유통조직을 일망타진하려는 특수마약수사부와 숨겨진 비리와 음모.

 
새벽녘의 총성(4화)
작성일 : 18-02-10 00:59     조회 : 422     추천 : 0     분량 : 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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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에노모토는 건물 안에서 중훈이 도착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낡은 건물 안은 책상과 서류 등으로 제법 깨끗이 꾸며져 있었다.

 

  “여긴 도대체 뭡니까? 왜 이런 곳에.....?”

 

  중훈이 말하자 에노모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곤 말했다.

 

  “이제부터 우리 수사본부야. 네 자리는 저기.”

 

  에노모토의 말에 중훈의 눈이 커졌다.

 

  “수사본부? 저랑 같이 하자는 일이 이런 겁니까? 근데 전 이미.....”

  “총독부에서 결정한 일이야. 앉아.”

 

  중훈은 에노모토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책상엔 권총 한 자루와 가죽잠바 한 벌이 놓여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권총이 꽤나 반가웠다. 권총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으니 철문이 열렸다.

 

  말끔한 양복차림에 콧수염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그는 에노모토를 보곤 경직된 자세로 경례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에노모토경감님. 이시가키 신지 인사드립니다.”

  “신지 왔나? 앉지.”

 

  신지는 경직된 자세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자리에 앉았다. 신지의 책상에도 권총과 가죽잠바 한 벌이 놓여있었다.

 

  에노모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 사이를 오고가며 어깨를 두들겼다. 그는 잔뜩 긴장한 두 사람에게 담배를 한 개비씩 건네곤 말했다.

 

  “우리는 총독부직할 특수마약수사부다. 여긴 김종훈. 여긴 이시가키 신지. 두 사람 인사해.”

 

  에노모토의 소개에 중훈은 자리에서 일어서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김종훈입니다. 에노모토경감님의 정보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신지는 에노모토에게 말 할 때와 다른 차가운 저음목소리로 말했다.

 

  “이시가키 신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조선인이라 무시를 하는 태도가 분명했다. 하지만 종훈은 익숙한지 전혀 개의치 않고 담배를 피워 물었다.

  “본격적인 수사는 내일부터 진행한다. 내일 종로경찰서에서 순사 5명하고 순사보 12명이 지원을 나올 거야. 알아서 필요에 따라 일을 시키면 되. 두 사람은 오늘부터 부장으로 직위가 올랐으니 그렇게 알고.”

  “알겠습니다. 경감님. 그럼 무엇부터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신지가 묻자 에노모토는 담배연기를 길게 흘리며 말했다.

 

  “신지 자네는 종로경찰서에 들려서 기존에 진행된 모든 마약사건 수사 자료를 받아와. 이제부터 모든 마약사건은 우리가 처리한다. 김종훈 자네는 오늘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주사옥들 정보를 수집해와. 위치부터 주로 누가 출입하는지 상세하게. 이건 수사비로 쓰고.”

 

  에노모토는 종훈에게 50원을 건넸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신지와 종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지가 에노모토에게 경례를 하자 종훈도 마지못해 경례를 했다. 두 사람이 수사본부를 나가자 에노모토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볐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었다.

 

  육중한 철문이 닫히자 신지는 바닥에 침을 퉤 뱉었다. 에노모토의 앞이라 물부리가 없이 담배를 피웠더니 입이 텁텁했다. 그는 종훈을 힐끔 보곤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말투에 증오가 가득 묻어났다.

 

  “共に勤めるからって僕とおなじだと思うな。偉大な天皇陛下のご恩でキサマが勤めているのだ(같이 근무한다고 해서 나랑 같다고 착각 하지 마. 위대하신 천왕폐하의 은혜로 네놈이 일하는 거다.)”

 

  종훈은 신지의 말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신지는 그대로 기다리고 있던 인력거로 향했다. 신지를 태운 인력거가 떠나자 종훈은 피우던 담배를 멀리 튕겼다.

 

  “ちくしょう(젠장)”

 

  종훈은 욕지거리를 내뱉곤 발걸음을 옮겼다.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 인력거를 돌려보냈으니 큰 길까진 걸어 나가야 했다.

 

  인력거가 다닐만한 큰 길을 찾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겨우 인력거를 타고 명치정에 도착하니 저녁시간이 훌쩍 넘어있었다. 그는 간단히 저녁을 먹고 여유 있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사진관 간판이 반쯤 떨어져 있는 불 꺼진 건물이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곤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문에 뚫려있는 동그란 구멍이 열렸다. 밖에선 안이 보이지 않게 만든 장치였다.

 

  “누구야?”

 

  가래가 잔뜩 낀 것 같은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봉칠이 소개 받고 왔는데.”

  “봉칠이? 어디 사는 봉칠이?”

  “안에 봉칠이 있잖아.”

 

  종훈이 대답하자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문을 연 사내는 키가 멀대 같이 크고 어깨가 산만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빨리 들어오라며 손짓을 했다. 종훈이 들어가자마자 사내는 문을 걸어 잠갔다. 사내를 따라 어두운 복도를 걸으니 금방 넓은 공간이 나왔다.

 

  종훈은 코를 막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했다. 지독한 아편냄새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는 구석진 자리에 앉아 아편을 뻐끔거리고 있는 사내를 보곤 미소를 지었다. 그가 순사시절 몇 번이고 잡아넣었던 일명 봉칠이라 불리는 마약왕이었다.

 

  “봉칠 할아범 아직도 약 못 끊었수?”

 

  아편을 뻐끔거리던 봉칠은 종훈의 목소리에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 ********

 

  “아직도 주사옥에 쳐 박혀서 그놈의 아편만 뻐끔거리고 삽니까?”

 

  종훈은 손이 덜덜 떨리는 봉칠을 대신에 대접에 막걸리를 따라 건네며 말했다. 봉칠은 말없이 웃고는 막걸리를 쭉 들이켰다.

 

  봉칠은 떨리는 손으로 겨우 김치를 한 조각 집어먹고는 말했다.

 

  “순사도 짤 린 놈이 왜 찾아왔어. 왜? 너도 아편 좀 해보려고?”

 

  종훈은 막걸리를 쭉 들이켜곤 호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냈다.

 

  “됐수다. 나는 담배면 충분하니.”

 

  종훈은 봉칠의 대접에 막걸리를 가득 따라주곤 성냥을 당겨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는 연기를 훅 내뿜으며 말했다.

 

  “할아범. 요즘 할아범 말고 아편 많이 유통하는 애들이 있다면서요?”

 

  종훈의 말에 봉칠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종훈의 담뱃갑에서 담배를 한 개비 꺼냈다.

 

  “할아범 담배도 핍니까? 노인네 뼈 삭아.”

  “그럼 여기서 아편 피우고 다 늙어서 잡혀가리?”

 

  봉칠은 담배를 한 모금 빨더니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이 기침을 했다. 종훈은 한숨을 내쉬며 막걸리를 들이켰다.

 

  “나도 이제 죽을 때가 다 됐는가...쿨럭 있지. 요즘 어떤 놈들인지 그래서 요즘 아편가격이 많이 올랐지.”

  “할아범이 모르는 애들도 있나? 마약왕 다 죽었네. 다 죽었어.”

 

 ******** ********

 

  평소보다 늦게 사무실로 출근한 강두는 사장실에 들어서자마자 냉장고에서 라무네를 꺼냈다. 벌써 날씨가 제법 후덥지근했다. 그는 라무네를 홀짝이며 아침 일찍 비서가 가져다 놓은 신문을 뒤적거렸다. 흥미로운 기사가 없는지 금세 신문을 내려놓고 남은 라무네를 단숨에 들이켰다.

 

  강두는 피곤한지 미간을 매만지며 진희를 불렀다.

 

  “진희씨 잠깐 들어와 봐요.”

  “네. 사장님.”

 

  진희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쾌활했다. 그녀는 사장실 문을 열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설렁탕 배달시킬까요?”

 

  진희가 대뜸 묻자 강두는 웃음을 터트렸다. 술을 마신 다음날이면 항상 설렁탕으로 해장을 하는 그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나온 질문이었다.

 

  “오늘은 해장을 하고 왔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오늘 오후에 정웅씨 사무실로 나오라고 전해주세요. 간단한 심부름을 할 사람이 필요한데 정웅씨가 제격일 것 같습니다.”

 

  강두의 말에 진희는 애써 기쁨을 감추려 애썼다. 그녀는 감사의 뜻으로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곤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사장님!”

  “아. 괜찮으면 점심시간 맞춰서 오라고 하세요. 점심 같이 들게.”

  “네. 사장님.”

 

  진희가 사장실을 나가자 강두는 항상 자물쇠를 채워놓는 서랍장에서 두툼한 서류뭉치를 꺼냈다. 그는 그것을 준비한 궤에 넣고 자물쇠를 채웠다. 서류를 넣은 궤를 검은색 천으로 꽁꽁 싸매고 나서야 수상한 행동을 멈췄다.

 

  점심시간을 얼마 안남기고 정웅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새 옷으로 보이는 옷을 입은 그는 강두를 보자마자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안녕하세요! 박정웅입니다. 저를 바로 이리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정웅씨. 우선 점심식사 같이 하고 이야기합시다. 진희씨 오늘 점심은 설렁탕을 시킵시다.”

 

  정웅의 말끔한 모습을 흐믓하게 지켜보고 있던 진희는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네. 사장님! 지금 바로 주문할게요.”

 

  정웅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 어제 마신 술이 말끔히 깨는 것 같았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다른 직원들도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정웅이 큰 목소리로 말했다.

 

  “입맛에 맞으셨습니까? 하하 그럼 이제 사장실로 가셔서 일 이야기를 하시죠.”

  “예. 사장님!”

 

  강두는 라무네 두병을 꺼내와 한 병을 정웅에게 건넸다.

 

  “식후엔 이게 아주 좋습니다. 시원하니.”

 

  강두가 먼저 라무네를 따 한 모금 마시자 정웅도 따라서 라무네를 마셨다. 두 사람은 이어서 담배를 한 대씩 피우며 어제 술자리에 대해 가벼운 이야기를 나눴다.

 

  정웅은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곤 물었다.

 

  “그나저나 오늘 저를 필요로 하시는 일이 뭔지요.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두는 담배를 한 개비 더 꺼내며 말했다.

 

  “큰일은 아닙니다. 우선 앞으로 사무실로 출근하시면서 제 일을 도와주셨으면 하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아. 물론 충분한 월급은 드립니다.”

 

  정웅은 깜짝 놀라 물었다.

 

  “제...?예? 제...제가요? 저를 아니 정말입니까?”

  “마침 사무실에 심부름을 시킬 직원이 필요했었습니다.”

 

  정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큰 절을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장님!”

 

  강두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어서 일어나세요. 자! 마자 이야기 할까요?”

 

  강두는 아까 검은색 천으로 싸매둔 궤를 탁자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큰일은 아니고 이걸 대도정 학림다방에 가져다주시면 됩니다. 명치정에서 보냈다고 하면 뭔지 알겁니다.”

 

  정웅의 얼굴에 ‘이게 뭐지?’ 하는 호기심이 떠올랐다.

 

  “저한테 아주 중요한 물건이니 절대 열어보시면 안 됩니다. 이것은 여비입니다. 배달하시면 그대로 퇴근하셔도 좋습니다. 아! 내일부턴 진희씨와 아침에 같이 출근하시고요.”

 

  정웅은 강두가 건넨 10원을 바라보다 결심이 선 표정으로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정웅이 궤를 신주단지 모시듯 품에 안고 사장실을 나서자 강두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교환원 97번……. 아 저 김강두입니다. 지금 막 보냈습니다. 받으시면 확인하시고 바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예. 그럼 수고하세요.”

 

  전화를 끊은 강두는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담배연기가 고리를 그리며 빙글빙글 허공으로 올라갔다. 담배를 피우는 그의 얼굴에 이유모를 그늘이 졌다.

 

  강두는 밖에서 들려오는 기뻐하는 진희의 목소리에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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