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도플갱어의 피 - 초월
작가 : 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8.2.7

[미스터리/판타지]운명을 믿지 않으려던 한 소녀가 현자의 돌을 마주하고 운명의 비밀이 얽힌 혼란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엿보게 된 이면세상의 진실 앞에서 그녀는 자신의 해답을 찾아 나간다.

 
11.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5)
작성일 : 18-02-07 01:08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678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1.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5)

 

 

  “이제 좀 대화를 할 준비가 된 것 같네. 그런데 여기는 대화를 나누기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데 아까 그 곳으로 돌아가도 될까?”

 

  시안이 그 말에 움찔했지만 이내 자신에게 선택권은 없다는 걸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카사가 먼저 움직이자 시안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렇게 가긴 좀 이상한데?”

 

  카사는 시안이 선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시안의 오른팔에 팔짱을 꼈다. 갑작스런 접촉에 시안이 흠칫했지만 아까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지현이 원래부터 시안보다 키가 컸던지라 시안의 팔짱을 낀 카사의 구부정한 자세가 영 불편해 보였다. 두어 걸음 걸어보고 그 사실을 깨달은 카사. 시안이 붙잡힌 팔을 빼고 카사의 옆에 섰다.

 

  “그냥 이렇게 가요. 도망가지 않을 테니.”

 

  “그래.”

 

  둘은 속도를 맞춰 걷기 시작했다.

 

  “한결 낫네. 어색해 보이지도 않고.”

 

  카사가 마음에 든다는 듯 웃자 시안이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카사가 왜 그렇게 보냐는 표정을 지었다.

 

  “신기해서요.”

 

  “뭐가?”

 

  “그냥 얼굴이나 목소리만 같은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웃는 모습도, 중간 중간 보이는 습관 같은 것도 똑같네요.”

 

  시안이 답하며 다시 걷기 시작하자 카사가 지현 특유의 종종걸음으로 따라붙었다.

 

  “아, 그거? 어렵지 않아. 똑같아지면 돼. 겉모습 속에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게 다 들어있거든. 겉모습도 결국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니까."

 

  가벼운 스킨십 이후 카사와의 대화가 이어지자 시안이 가지고 있던 공포심이 차차 옅어졌다. 카사가 무게감을 조금 내려놓고 지현의 방식으로 편하게 말하자 그 상황이 익숙하게 여겨진 것도 영향이 있었고.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걱정으로 긴장을 완전하게 풀 순 없었다.

 

  “뭐. 그 똑같아진다는 게 제일 어려운 것 같은데요.”

 

  “그건 너네 생각이고. 애초에 우린 인간과 종족 자체가 다르니까.”

 

  카사가 스스로를 인간이 아니라고 밝히자 시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본인 입으로 확인을 받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심지어 그런 이야기조차 스스럼없이 해 준다는 건 자신을 이대로 돌려보내지 않을 거라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덜컥 겁이 난 시안이 고개를 숙인 채 걸음을 멈추자 카사도 멈추었다.

 

  “이번엔 또 왜?”

 

  “카사 님 이라고 했죠? 저 이제 어떻게 되는 건가요?”

 

  “별 거 없어. 그냥 데리고 가서 기억 조금만 손보고 돌려보낼 거야. 현자의 돌에 관련된 기억을 비롯해 요 며칠 겪었던 일들에 대한 기억 정도만 지우면 될 것 같은데. 그리고 그 자리에 원래 있어야 하는 일에 대한 기억을 넣을 거고. 뭐랄까. 너희들이 유전자 가위로 대장균에 장난치듯 그렇게 라면 알아듣기 쉬우려나?”

 

  카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답했다. 오히려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대답하자 시안이 불신과 안도가 반반 섞인 기괴한 표정으로 카사를 쳐다보았다. 그런 시안의 표정을 본 카사가 웃음을 터트렸다. 눈물까지 닦아가며 한참을 웃은 카사가 겨우 진정하고 시안에게 물었다.

 

  “아고, 배 아파. 그 표정을 네가 봤어야 하는데. 그런데 너 설마, 아무도 모르게 끌고 가서 묻어버린다거나 뭐, 그런 거 생각한 거야?”

 

  시안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카사가 허탈하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래서 도망간 거구나. 난 덕분에 쓸데없는 고생을 한 거고. 하기야 우릴 만나면 무서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 상당수가 신을 거스르는 이들이니까. 그런데 넌 뭐 잘못한 거 있어?"

 

  시안이 고개를 저으며 항변했다.

 

  “아뇨. 그렇진 않은데 아까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아까? 아! 그 대가라는 게 기억 이야기였지. 그것도 내가 뭔가 말 하려는데 네가 끊었었잖아.”

 

  “제가요? 전 잘못 없어요. 저한테 뭔가를 하시려다 실패해서 그러신 거잖아요!”

 

  시안의 언성이 조금 높아지자 카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안을 쳐다봤다. 저런 표정, 습관까지 모두 지현과 똑같다는 사실에 새삼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 표정의 의미를 알기에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그녀가 짓고 있는 표정은 지현이 무언가 심경이 아주 불편할 때 보여주었던 표정이었다.

 

  “어머, 설마 나한테 대들고 있는 건 아니지?”

 

  아차 싶었다. 카사가 지현의 목소리와 지현의 표정으로 자신을 스스럼없이 대하자 자신도 어느새 그녀의 본질을 잊고 그녀를 편하게 대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시안이 빠르게 사과했다. 지금 상황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시안을 잠시 쳐다보던 카사가 말을 이었다.

 

  “사과는 참 빠르게도 하네. 그보다 아까 그거,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아까요?”

 

  “그래. 날 날려 보낸 거. 펑 하고 나를 날려 보냈잖아.”

 

  카사가 오른손으로 작은 원을 그리더니 날아가는 걸 의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녀의 말에 시안이 무슨 소리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시안의 표정을 보며 카사가 한숨을 쉬었다.

 

  “표정을 보니 역시 모르는 일인가 보구나. 혹시 부적 같은 거 지니고 있는 거 있어?”

 

  시안이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잘......모르겠어요. 엄마가 절에 다니시기는 하는데.”

 

  “하기야. 요즘 애들은 그런 거 싫어하지? 그래선지 어떤 엄마들은 자식들 가방 같은데 숨겨 두더라고.”

 

  마치 옛날 사람이 이야기하는 듯한 묘한 뉘앙스에 시안은 작은 의문이 생겼지만 물어볼 엄두는 나지 않았다.

 

  어느새 두 사람의 발길은 아까 시안이 방향을 바꾼 번화가 쪽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까 그 곳에서 본 풍경을 떠올린 시안의 발걸음이 조금 느려지자 카사의 발걸음도 자연스레 늦춰졌다. 하지만 카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별 말 없이 시안의 걸음에 맞추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내가 왜 왔고, 무엇을 어떻게 할 건지 그걸 설명 해 줘야하는데. 그 전에 네가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가 의문이네. 일단 넌 현자의 돌을 접했어. 맞지?”

 

  시안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아까 현자의 돌이니 호문클로스니 말했으니 당연히 알겠지. 그런데 그게 뭔지는 알아?”

 

  “사람과 접촉하면 사람의 피처럼 변하는 알약이란 정도만 알아요. 그게 맞아요?"

 

  시안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더니 카사가 대답했다.

 

  “흐음. 직접 먹어본 건 아니란 말 같은데. 그나마 다행이네. 달라. 현자의 돌은 원래 운명의 돌이라고, 우리들이 외형의 변화 없이 사람들의 운명을 일시적으로 바꾸기 위해 사용하던 비약이었지.”

 

  시안의 표정이 순간 어두워졌다.

 

  “운명을...... 바꾼다고요? 저, 운명이란 게 정말 있는 거였어요?”

 

  “그래, 왜? 운명 같은 거 안 믿어? 잘 믿게 생겼는데? 얼굴에 나 그런 거 잘 믿음 하고 써져 있어.”

 

  “진짜요? 그런 것도 얼굴에 드러나요?”

 

  “그래, 전부.”

 

  시안이 걸음도 멈춘 채 황당한 얼굴로 카사를 쳐다보자 뭘 그렇게 당연한 걸 묻느냐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카사를 쳐다보며 침묵하던 시안이 다시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

 

  “운명은, 안 믿는다고 하기 보다는 믿고 싶지 않아 한다는 게 더 맞을 것 같아요. 제가 태어나고 나서 바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어릴 때 친구들이 저보고 아빠 잡아먹은 자식이라며 계속 놀려대서...... 그 후부터 운명이란 걸 믿는 순간 정말 그 말이 진짜가 될 것 같아서 솔직히 불안했어요. 내가 정말 아빠를 죽인 게 될 것 같아서. 에효. 죄송해요. 뭘 이런 것 까지 다 털어놓는 건지.”

 

  시안이 풀죽은 표정으로 다시 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찰싹!

 

  시안의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뒤늦게 시안의 뒤를 따라 붙은 카사가 손바닥으로 시안의 등짝을 후려쳤다. 생각지도 못한 타격에 시안이 인상을 쓰며 돌아서며 따지려는 찰나 카사가 그녀를 지나치며 먼저 입을 뗐다.

 

  “꼬맹아, 청승 떨지 마라. 운명이란 건 네가 바꾸겠다고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냐. 애초에, 운명이 뭔지나 알아? 그저 개개인에게 정해진 길? 혼자 사는 것도 아닌데 그게 그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아?"

 

  카사는 걸음을 멈춰버린 시안을 서너 걸음 정도 지난 곳에서 뒤돌아서서 앞을 막고 멈춰선 채 말했다.

 

  "이미 개개인과 그에 엮인 이들의 운명은 모두 정교하게 짜여 져 있어. 만약 너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면 너 때문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게 그렇게 되도록 정해져 있어서 그런 거야.

  물론 그 죽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본인의 운명이고, 어머니나 너, 그리고 부모님의 부모님이 가진 운명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건에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지. 너 하나 때문이 아니라고.”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안의 표정이 조금은 부드러워졌다. 그걸 보며 카사가 코를 긁적이고는 고개를 돌려 다시 움직였다.

 

  “가자.”

 

  시안이 카사의 뒤를 쫓아가며 물었다. 그녀의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져 있었다.

 

  “지금 저 위로해 주신 거죠?”

 

  고개를 돌리는 카사의 표정에서 지현의 습관을 떠올린 시안이 그녀의 뒤에다 장난스레 물었다.

 

  “너, 건방져.”

 

  카사가 다시 몸을 돌려 으르렁거렸지만 시안은 그저 카사를 향해 베시시 웃어 보이며 다시 걷기 시작했다.

 

  “에고, 됐다. 말을 말자. 애초에 이 모습으로 나타난 내 잘못이지. 가자.”

 

  카사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다시 발을 맞춰 걷기 시작하자 시안이 조심스레 작은 소리로 물어왔다.

 

  “카사님, 한 가지 부탁 좀 드려도 될까요?”

 

  “무슨 부탁?”

 

  “저, 어딘가로 가게 되면 기억이 지워질 거잖아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좀 전에 말씀 해 주신 것도 다 잊어버리게 될텐데."

 

  시안이 양손을 깍지낀 채 아래로 늘어뜨리고 바닥을 주시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그래도 그 기억은 좀 남겨 주실 수 있을까요? 흐릿해도 좋아요. 대충만이라도 괜찮아요. 어렴풋이라도 기억할 수만 있다면......”

 

  잘게 떨려 나오던 목소리가 차츰차츰 작아지더니 결국 말을 끝맺지 못했다.

 

  그 모습에 카사가 멈칫했다. 그동안 그 생각으로 시안이 얼마나 힘들어 했을지 알 것 같았다.

 

  “쯧. 애들도 괜히 그런 장난들을 쳐 가지고 말이야. 너도 아무리 물러도 그렇지 그런 데 흔들리면 어떻게 하냐."

 

  카사는 여전히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다시 코 아래를 슬쩍 문지르며 대답을 이어 나갔다.

 

  "뭐, 좋아. 쉽진 않겠지만 기억 조작은 내가 할 일은 아니니까. 부탁은 해 둘게. 대신 그들이 안 들어주면 어쩔 수 없는 거야.”

 

  퉁명스러운 말투였지만 시안은 그 속에 들어 있는 따듯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헤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마움을 전하는 시안의 입가엔 가벼운 웃음이 머물렀지만 결국 볼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후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걷기만 했다.

 

 

  어느새 두 사람은 번화가 쪽을 지나 다시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었다. 누군가가 다시 언덕 아래쪽을 향해 비틀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와 점점 가까워지자 시안이 눈이 커졌다.

 

  “저, 저기 저거.”

 

  시안이 겁에 질린 듯 그를 가리키며 말을 더듬었다.

 

  “왜? 술 취한 사람? 별 일 없을 테니 걱정 마.”

 

  카사의 말에 시안이 고개를 저었다. 시안이 가리키는 것은 남자가 아닌 남자의 옆쪽이었다.

 

  “아뇨. 그 사람 말고 그 옆에 귀, 귀신이요. 안 보여요?”

 

  “아, 귀신이 아니야. 너희들 표현을 빌리자면 천사들 쯤 되려나? 운명 시스템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유지하는 이들이지.”

 

  카사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자 남자의 옆에 있던 희끄무레한 형체도 덩달아 손 같아 보이는 것을 들어 올렸다. 정작 그 옆의 남자는 카사의 행동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들이 가까워지자 시안이 카사의 팔을 꼭 붙잡았다. 시안의 떨림이 느껴지자 카사는 피식 웃었다.

 

  “너 이런 면도 있었구나.”

 

  남자와 지나치고 나서 몇 걸음을 더 간 카사가 덜컥 발걸음을 멈추며 시안에게 물었다.

 

  “잠깐. 설마 너, 쟤들이 보여?”

 

  “천사요?”

 

  카사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안이 당연하다는 투로 답했다.

 

  “네.”

 

  시안의 말에 카사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신 내림을 받거나 할 운명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저들을 볼 수가 있지?”

 

  카사의 중얼거림을 들은 시안이 답했다.

 

  “모르겠어요. 원래는 아니었는데 아까 언덕을 달려 내려오면서부터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 흐음. 일단 가자.”

 

  카사가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궁금한 게 많아졌지만 분위기가 무거워지자 시안은 한 마디도 못하고 카사의 뒤를 따라갔다.

 

 

  이내 둘은 다시 처음 만난 그 곳에 서 있었다.

 

  “잠깐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도 겁먹지 마.”

 

  말을 마친 카사가 눈을 감고 그 자리에 섰다. 잠시 뒤 카사를 중심으로 바람이 일더니 그 바람은 시안을 통과해 멀리까지 뻗어나갔다. 카사는 자신에게 겁먹지 말라했지만 그녀의 말처럼 그게 쉽게 되는 게 아니었다.

 

  카사의 기운이 자신을 지나치는 순간 시안은 오싹함과 함께 자신의 모든 것이 발가벗겨진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카사가 눈을 뜨자 그녀의 눈에 귀화가 번뜩이더니 이내 사라졌다.

 

  그 눈을 본 시안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녀의 눈에서 번뜩이는 빛은 의식의 기저에 깔린 어떤 근원적인 공포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됐어. 아까 전과는 상황이 바뀌어서 불청객이 들어오지 못하게 조치했어. 부득이한 상황이 되면 다른 애들도 있으니까 뭐.”

 

  말을 마친 카사가 자신의 왼손으로 시안의 왼손을 잡아 올렸다. 마치 악수라도 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시작할게.”

 

  손에서 묘한 느낌이 올라오자 이전의 폭발을 떠올린 시안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질적인 감각이 손목을 넘어 팔까지 올라가는 듯 했지만 별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붙잡힌 팔이 아래로 살짝 내려간 느낌만 있었다. 아까완 달리 별 다른 반응이 느껴지지 않자 시안이 슬그머니 실눈을 떠 앞을 바라보았다.

 

  카사가 웃고 있었다.

 

 

  자신의 얼굴과,

 

  “안녕! 난 소시안이야.”

 

  자신의 목소리.

 

 

  그 곳엔 또 다른 한 명의 소시안이 서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초월의 세계관 (지속 업데이트 예정) 2018 / 2 / 25 529 0 -
29 초월자들의 마을(1) 2022 / 3 / 4 152 0 6249   
28 27. 과거의 인연, 현재의 인연(5) 2019 / 4 / 23 341 0 6000   
27 26. 과거의 인연, 현재의 인연 (4) 2019 / 4 / 22 278 0 6444   
26 25. 과거의 인연, 현재의 인연 (3) 2019 / 4 / 19 300 0 6471   
25 24. 과거의 인연, 현재의 인연(2) 2018 / 3 / 5 322 0 6263   
24 23. 과거의 인연, 현재의 인연 (1) 2018 / 3 / 4 291 0 6536   
23 22. 자유를 꿈꾸는 이들 (8) 2018 / 3 / 3 295 0 5355   
22 21. 자유를 꿈꾸는 이들 (7) 2018 / 3 / 1 296 0 7018   
21 20. 자유를 꿈꾸는 이들 (6) 2018 / 2 / 27 300 0 6060   
20 19. 자유를 꿈꾸는 이들 (5) 2018 / 2 / 26 285 0 6885   
19 18. 자유를 꿈꾸는 이들 (4) 2018 / 2 / 25 307 0 6251   
18 17. 자유를 꿈꾸는 이들 (3) 2018 / 2 / 25 308 0 6148   
17 16. 자유를 꿈꾸는 이들 (2) 2018 / 2 / 17 322 0 5565   
16 15. 자유를 꿈꾸는 이들(1) 2018 / 2 / 11 301 0 6563   
15 14. 자유를 꿈꾸는 이들 (0) 2018 / 2 / 11 300 0 6558   
14 13.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 (7) 2018 / 2 / 11 303 0 7916   
13 12.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6) 2018 / 2 / 11 301 0 7212   
12 11.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5) 2018 / 2 / 7 291 0 6789   
11 10.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4) 2018 / 2 / 7 301 0 5409   
10 9.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3) 2018 / 2 / 7 288 0 6522   
9 8.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2) 2018 / 2 / 7 283 0 6544   
8 7.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1) 2018 / 2 / 7 311 0 5952   
7 6. 이중으로 돌아다니는 자 (0) 2018 / 2 / 7 284 0 6071   
6 5. 피처럼 붉은 알약(5) 2018 / 2 / 7 272 0 7028   
5 4. 피처럼 붉은 알약 (4) 2018 / 2 / 7 293 0 6651   
4 3. 피처럼 붉은 알약 (3) 2018 / 2 / 7 287 0 6043   
3 2. 피처럼 붉은 알약 (2) 2018 / 2 / 7 285 0 6892   
2 1. 피처럼 붉은 알약 (1) 2018 / 2 / 7 301 0 6499   
1 0. Prologue - 꼭두각시들의 세상 2018 / 2 / 7 463 1 460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